약사로서 경력은 길진 않지만 그 기간동안 느낀걸 한번 적어볼까 해서 글을 써봐
난 약국 약사로만 일해 봐서 다른분야는 깊게 알지는 못해서 약국약사에 한해서 적어 볼까해
우리나라에서 약사란?
우리나라 제약 산업은 규제 산업이야
약의 제조 유통 소비 모든 단계에서 약사면허 소지자의 손을 한번이상 거치도록 관리하고 있어
약학대학에선 단순이 약에 대한 이과적 지식만이 아니라
약사법과 약의 제조 및 관리적 측면에 대해서도 배우고 졸업해
국가고시 필수 과목들이기도 하고
따라서 제약산업에서 약사면허가 가지는 메리트는 분명히 존재해
한학기에 23학점씩 들어가면서 약에 대한 이과 문과적인 부분을 배우는 곳은 약대 밖에 없을 뿐더라
반드시 약사가 필요한 분야도 있으니까.
1. 확인, 관리
약사의 일을 가장 관통하는 단어를 꼽으라면 확인과 관리라고 생각해
이는 병원, 약국, 제약회사 공장 등 대부분의 직군에서 통용된다고 본다.
왜나면
약사의 면허가 반드시 필요한 영역에서 이를 요구하기 때문이야
덕분에 약사의 일은 대부분 루틴하고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어
2. 약국약사의 장점
1) 약국장에게 존대 받으면서 일 할 수 있다.
- 기본적으로 약사 끼리 서로 존중하면서 일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약국장님(=사장님)도 기본 호칭은 약사님이며 존대를 한다.
- 물론 이상한 약국장을 만나면 굉장히 인생 피곤해 질수 있지만 걱정마라, 그만두면 된다.
2) 일 구하는게 쉽다 & 일하는 시간 형태를 고를 수 있다.
- 특수한 케이스가 아니면 한달, 아니 일주일 내에 취업이 가능하다.
- 정확히는 약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약사를 고용하니 어느 정도 경력만 있으면 그에 맞게 지원하면된다. 풀타임, 파트타임 자신의 상황에 맞게 고르면 된다. 물론 파트 타임으로 일하면 월급은 풀타임보다 적다. 그런데, 파트로 일해도 꽤 번다.
- 경력단절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3)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다.
- 야근 없다. 정시에 간다고 눈치주는 약국이면 그만두면 된다.
4) 비교적 고소득이다.
- 페이약사가 억대 연봉은 당연히 아니다, 그래도 서울에서 풀타임으로 일하는거 기준으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최고 급간에서 때가는 정도는 된다.
5) 정년이 없다.
- 말그대로 없다, 본인 약국 운영하면 더더욱 없다. 물론 나이들면 직장구하는거 쉽진않다, 그런데 불가능한건 아니다.
3. 약국약사의 단점
1) 환자 상대가 참 어렵다.
- 약사의 지식을 존중해주는 환자분들도 있지만, 안그런 환자분들도 꽤 있고, 안그런분들이 속 터지게 만든다.
최근 일화를 말해보자면
어떤 분이 남편이 과거에 동상을 앓은적이 있는데, 가끔 동상 앓은 부분이 가렵다고 연고를 달라 하셨다.
가장 광범위하게 가려움증에 사용 할 수 있는 연고를 드렸는데 다음날
'동상 연고가 아닌 다른 연고를 줬다 환불해 달라'
고 씩씩거리면서 화를 내면서 왔다.
왜냐면 동상으로 허가받은 연고가 아니라 효능 효과에 동상이란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상은 과거에 앓았던 질환이지 현재 동상을 앓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굳이 동상으로 허가 받은 연고를 쓸 이유가 없고
내가 준 연고가 오히려 강해서 가려움증엔 더 잘든다.
또한 당장 동상에 결렸던거여도 사용해도 잘 들을만한 연고다
하지만 이런 분들에게 내 지식을 설명해도 안듣는다 동상이라고 안적혀 있으니까.
이런경우 그냥 죄송합니다 하고 환불해줘야한다.
여러모로 자존심도 상하지만 어쩔 수 없다.
요즘은 어떤 X가 알벤다졸이 비염에 좋다고 유투브에 올려서 골치다
저렇게 먹다가 간손상 오면 어쩔려고 구충제를 9통씩 사가는지 모르겠다
은근 슬쩍 말해봐도 소용없다. 몰래 사라고 했나보다.
여기서 말하지만 여러분 검증되지 않은 낭설에 본인의 간건강을 담보로 인체실험 하지 마 제발
약이 약으로 관리 되는이유는 용법에 맞지 않게 먹었을때 건강을 해할수 있기도 하기 때문임
잘먹으면 약, 아니면 독이란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야.
2) 휴가 내기가 어렵다.
- 이는 약국마다 좀 다르다 인력이 충분한 약국이면(정확히는 약사가 많은 약국) 휴가를 많이 주는데 그런 약국이 드물다.
또한 병원이 열면 무조건 약국을 열어야하니 더더욱 머리가 아프다
위의 병원이 여러개면 어떤 병원은 첫째주에 휴가가고 어떤 병원은 둘째주에가고 이런식이라 휴가 기간 맞추기도 어렵다.
3) 약국엔 항상 약사가 있어야한다.
- 이 말은 약국에 약사가 한명이면 화장실가는 것도 눈치가 보이며, 아파도 병가 내는건 정말 어렵다. 애초에 병가 있는 약국도 드물다.
4) 아픈사람의 진상력은 어마어마하다.
-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런건 아니다, 그런데 진상을 피우면 그게 진짜 상상을 초월한다.
약 덜줬다고 쫓아오는 환자가 많다.
먹던약 줬다고 오는 환자도 있다. 궁금하다 어떻게 하면 이게 반찬도 아니고 먹던 약을 줄수 있을까 한번 연구해보고 싶다.
약값 올랐다고 화내는 환자도 있다. 저번달에도 같은 돈 주고 타갔는데도 그런다 이젠 이정돈 웃으면서 넘길 수는 있긴하다.
4. 직업 만족도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굉장히 만족하고 있음
주변 동기들보면 경쟁심있고 좀 위로 올라가고싶어 하는 타입 이랄까. .언터처블이 되고 싶어하느 타입들은
의대 갔으면 좋았을껄 하는 애들도 꽤 있어
워라벨적인 부분으로 봤을 때 풀타임일땐 마냥 만족스럽진 않았고, (이유는 하나 휴가 너무 적어서)
현재는 파트 타임으로 일하는 중인데 만족하고 있어
돈이 궁하다 싶으면 일을 늘리면 되니까 큰 스트레스도 없고
5. 다른 직업과 비교
난 다른 직업을 가져본적이 없어서 비교는 못하겠음 딤토에 온갖 직업과 비교 하는글들을 보긴했는데
나이들다보니 그냥 세상이 고등학생때 처럼 줄세워지는게 아니더라구
명예가 장점인 직업도 있고, 돈이 장점인 직업도 있고, 자유가 장점인 직업도 있는거 같아
어떤게 더 중요한지는 사람마다 다른거고 직업마다 결이 다르다고 봐서 큰 의미 있나 싶음
그냥 약사의 최고 장점은 자유라고 생각해 자유도는 어떤 직업보다 높은 편인거 같다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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