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아 이건 내 직군한테만 해당될 수 있는데,

내가 중소기업다니면서 느낀 거 써볼게.

되게 흔한, 체계 없음, 식대 불포함, 이런 거 빼고.. 진짜 그냥 본질적인 문제.

중소기업의 생리? 라고 해야하나... 물론 업종별로 다름 (별표 오억개)

나는 네번째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고, 이제 9년차임.



1. 중소기업의 자본력


일단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자본력이란 게 없음. 그러다보니 자본력이 있는 곳에 기댈 수 밖에 없음.

대기업이라던가 공기관같이 자본력의 일부를 떼어 사업을 내놓으면

그 사업을 수주해서 먹고살거나 하청하는 수밖에 없음.


그러다보니 기술개발적인 면에서 한계에 부딪히게 됨. 판로가 없으니 신제품/기술을 개발해도 써먹을 수가 없고

특허를 받은 기술이라고 해도 하청 받은 사업에 끼워서 설치하거나 판매하는 식임. 

1:1의 판매개척이 안된다는 말.  그러다보니 순수익이 크질 않음.

이미 자본기업들은 견적 여기저기서다 받아보고 적정 규모의 금액으로 입찰을 내놓는데

거기서 수익을 남겨봤자 얼마나 남기겠어. 그냥 현상유지가 가능한 수준으로만 벌게 됨.

이익이 하나도 없다는 얘긴아니지만 판을 벌릴 만한 이익도 아니라는 얘기.


여기 부작용도 있는데 그러다보니 영업 역량이 수주율을 좌우할 떄가 있음.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곳들은 정해져 있고

매해 사업을 수주해야하니(2년 3년짜리장기도 있지만) 매번 해먹는 데만 해먹고

이런 병폐들도 있음. 이게 정말 치명상인게, 1년 벌어 1년 운영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다음 해 안정적인(영업이 돼 있는, 좋게 말하면 신뢰관계로 묶여있는) 자본기업이 없으면

작년 최고 이익을 찍어도 그 해 휘청일 수 있음.



2. 순이익과 규모의 상관관계


어쨌든 자잘한 이익이 남으니 많이 수주하고 계약할 수록 좋긴 함.

그럼 문제가 뭐냐. 프로젝트가 늘면 소화해야하는 일의 양이 늘고

정말 사람 갈아대며 일한다고해도 종국엔 인원을 충원할 수 밖에 없음.

외주로 내보낸다고 해도 그게 한 두번이면 이해가가는데 PM의 경우

내부 관리보다 외주 관리가 훨씸 힘들어서 그렇게 외주 나가면 일 과부하 걸림.

물론 외주비도 무시할 수 없음.

그렇다보면 자연스럽게 회사 인원을 늘리게 됨.


중소기업의 특징은 매해 사람을 일정 뽑아서 회사에서 써먹을 인력을 만드는 일을 하지 않음.

왜냐면 자본이 없으니까.... 미래 설계가 있을 수 없는 회사에서 상반기 하반기 공채를 뽑는 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임. 그러니까 일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충원하지 않고는 못 버틸 때.

그때 채용이 이뤄지는 것임. 그러다보니 즉전감을 뽑게되고 (물론 쪼렙을 뽑을 때도 있는데 그건 일이 120%라면 105%정도는

현재 인원에서 커버 가능할때) 그에 상응하는 연봉을 주어야함. 대기업에 비해서는 쥐꼬리지만 중소 신입이 받는 금액보다는 높겠지.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연봉이 고스란히 마이너스로 기록됨.

프로젝트 하나를 더 수주한다고 했을 때 연봉 한명만 커버 가능한데 프로젝트에 투입되는인원은 1명일리가 없잖아...


일이 많다-인원을 충원한다-일이 더 많아야한다-일손이 부족하다


중소기업이 바쁘고 잘나간다고 해도 저 마이너스의 뫼비우스 띠에서 벗어날 수가 없음.

분명 수주는 되게 잘되는데 사람당 프로젝트는 대여섯개씩 로드걸려있고

사람들은 다 죽어나가고 실질적 영업이익도 죽어라 일한 것에 비해 쥐꼬리인것........................



3. 인력 고용의 한계


연봉이 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다보니 중소기업이 가장선호하는 건 4~8년내의 대리 과장급 허리 라인임.

그 이상으로 가자면 연봉을 너무 많이 줘야하고

어차피 웬만큼 짬차면 요구 스킬이 충족되기 때문에 4~8년차 정도만 돼도 웬만한 스킬은 다 할 수 있는 상태임.

그 이상이 되면 이직도 힘들 뿐더러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중년의 나이들은 괜찮은 회사에 알박기를 함.

스펙업 방에서 보이는 고인물이다,는 이 경우인 경우가 상당함.

4~8년차에 입사해 괜찮은 회사여서 알박기 하는 거.

근데 그게 오늘날 우리에게도 괜찮은 회사인가는 생각해봐야할 일임.

왜냐면 고인물이 많은 곳은 "라떼는 말이야"를 존나 시전하기 때문임.


그러니 중소는 신입을 뽑는 곳은 거의 없고 체계적인 고용도 거의 없고

8년차가 넘어가면 이직도 어려움. 물론 이직하면서 연봉을 낮추거나 합의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탈출해서 이직은 가능하겠지만 우리 모두는 알잖아요.

중소기업 다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연봉 상승이란 이직밖에 없다는 것.

그래도 동일 연차 대기업 연봉에는 미치지 못한 다는 것...ㅋ......



4. 비상을 꿈꾸는 회사


내가 대표여도 개 좆같을 거 같음.

다니는 애들 어벤저스로 뽑아놓고 지가 영업 졸라 열심히 뛰어서

수주 몇 백억 해도 손에 떨어지는 순이익이 형편 없을 때의 심정.

순이익이 어느정도 남았다고 해도 내년, 내후년에 이만큼 수주할 수 있을지

자신 할 수 없는 막막함.


인원충원-프로젝트 추가 수주-또 인원충원의 늪에 빠져 회사규모는 커지는데

똑같이 짜칠 때, 중소기업 대표들은 캐시카우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함.

한마디로 자본력을 만들어줄 대표 히트상품을 만들겠다는 건데...

이게 진짜 딜레마임.


10년을 업계 대표 회사로 있던 중소가 쫄딱 망하는 일이 있었음.

자신이 가진 기술을 활용하여 복합문화콘텐츠 쇼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이 있었거든.

왜냐면 우린 기술도 최고고 업력도 10년이나 넘었고

이익도 적당히 들어오고 규모도 키웠는데

여전히 자본회사가 주는 사업만 받아먹고 납품해야하잖아.......

그리고 그 쇼를 한 뒤..........

100억이 넘는 빚이 생겼습니다....


자본회사한테 사업을 수주해서 먹고살던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판로를 열려고 할 떄, 그때가 제일 위기야.

없거든. 대중한테 뭐가 먹히는지 알 수도 없고, 자본력이 없으니 애초에 판을 벌리면서 빚을 내야해.

자본이 있는 회사는 실패하면 손해를 볼 지언정 그게 무형자산이라도 되는데,

중소기업은 성공하면 대박인데 실패하면 문을 닫아야함.....................


내가 다니는 업계에선 이렇게 뛰어들었다가 스러지는 회사들이 겁나 많았어.

일이년 뒤엔 뭐하려다가 망해서 힘들어졌다던데? 이 이야기가 엄청 들림.


엄청 잘나가는 회사도 이런 캐시카우 열망에 사로잡히면 망하기 일쑤임.

근데 잘나가는 중소 중 이제 남의 돈 빌어먹지 말고 우리끼리 잘해서 우리끼리 돈 벌자는

유혹에 안 넘어갈 대표는 거의 없다고 봐.........



나는 어차피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은 꿈도 안 꾸는 사람이거니와 (내 일이 좋기때문에)

업계 특성상 평생 중소기업에 있어야하는 사람인데.

중소기업을 왜 기피하냐? = 대기업만큼 돈을 안줘서의 단순한 공식을 넘어서서

그냥 우리나라 자체가(외국도 그런지 모르겠다만) 중소기업이 너무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야해서

중소기업에 고용되는 사람들도 극한의 환경을 살 수 밖에 없음.

같은 회사인데 왜 중소기업만 맨날 이렇게 힘이 들까? 생각해봤는데

그냥 나는 위에처럼 결론이 나왔어.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 건데? 라고 하면 나도 모름..ㅋㅋㅋ

일개 회사원인 내가 알 정도면 누군가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까....

아무튼 워라밸이 극악일 수밖에 없는 것, 정년보장이 안되는 것,

연봉이 쥐꼬리만한 것에 대해 생각해보니 저런 결론이 나오더라.....


나 9년차인데 이제 이직 1년 됐는데 여기서도 막내다 ㅋㅋㅋㅋㅋ얘들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소기업 진짜 완전 헬이고 가면 안되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야....

나는 나름 연봉도 만족스럽고(식대는 따로 나오고 연봉 3100임-매해 인상, 인상률 4%-나이는 31살이고....)

지금 온 회사는 워라밸도 좋고 사람들도 좋고, 중소치곤 육아수당 등 복지적인 부분도 많이 갖추고 있어서  만족스러움....


(이 회사는 재정문제로 캐시카우 만들기 하다가 4년전에 참담한 실패를 맛봐서 그때 죽음의 보릿고개를 넘음.

월급이 3개월동안 안나왔는데, 그때 존버한 사람들이 아직도 다니고 있음. 기적적으로 재기에 성공,

현재는 욕심 안내고 재정플랜을 투트랙으로 돌리고 있음.-이걸 깊게 들어가자면 국가과제로 연봉을 충당하면서 수주 실적으로

순이익을 만들어 내는 것- 한마디로 캐시카우 만들기에서 실패한 후 살아남은 몇 안되는 케이스 중 하나인데 그래서인지

고인물화가 심함 ㅋㅋㅋ꼰대가 별로 없어서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왜 중소기업이 열악할 수 밖에 없냐?에 대해서 취준하는 톨들한테 그냥 내 경험에서 나온 의견?을 말해주고 싶었어.

가뭄에 콩나듯 괜찮은 회사가 잇는데 ㅋㅋㅋ 그 회사를 알아보는 법은 솔직히.....

다니면서 그 업계 분위기와 평판을 데이터화 해서 베이스를 만드는 수밖에 없음....

막 잡플래닛 보고 그러는건 기본인데, 그건 표면적인 거고

업계 다니면서 정보파악하는 방법이나 경쟁사 이름 주워듣고

동종업계 네트워크 속에서 이것저것 캐내다 보면

나중엔 내가 못 들어본 곳이더라도 그냥 기업 홈페이지만 봐도 정보 파악이 가능해져..

아 여긴 자본기업 어디랑 어디는 도원결의 수준이구나........

그럼 회사 어려워질 일은 없겠네.. 이런 견적이 나옴.


내가 위에 적은 4~8년차있지. 그때 미친듯이 이직해야 해 진짜.

아무튼 도움이 됐음 좋겠다. 뿅



  • tory_1 2019.11.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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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19.11.1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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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 2019.11.1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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