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1>
마음의 정원을 열심히 가꿔주는 듯한 관리인-애인, 친구 심지어 가족까지-들은 '공짜'로 부릴 수 없다. 그들이 나에게 정서적 지지를 보내고 조언하며 정보를 공유해주는 것은 기분과 정서에 따라 언제든지 들쭉날쭉 할 수 있는 가변적인 것이다. 대게 그런 호의는 쌍방의 '관계 맺음'이라는 심리적 에너지 거래의 부산물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남에게 대가 없는 구원을 기대하지 마시라. 김밥천국 정수기에 붙어 있는 문구처럼 인생의 구원도 '셀프'다.



<2>
미녀와 야수, 노트르담 드 파리 속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의 아름다운 자태만으로 호감을 느끼게 된다. 반면 여자 주인공의 경우, 남자의 겉모습 뒤에 감춰져 있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현명하게 파악해야 하는 두 번째 미션이 추가 된다. 그의 진짜 모습과 사랑에 빠져야 하는 이중 시험을 통과해야 진정한 히로인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3>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는 여성들이 가족, 친구, 이웃 등 친밀성을 전제로 한 소규모 사회적 관계 속에서만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발달시키는 이유를 '공적 영역에서 배제된' 특수한 환경 때문이라고 봤다. 


<4>
"내가 목매고 있는 행복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놈들은 대체 누구지?" 대중문화와 미디어가 찍어낸 행복과 불행, 사랑과 불모의 이분법적인 대립구도와 연출들은 얼마나 극단적이었는지. 다른 사람의 존재 그늘 없이는 결코 달성할 수 없도록 꾸며놓은 행복의 이미지는 얼마나 교묘하게 장치되어 있었던지.




<5>
여자 경험이 없다는 것은, 수중에 좋은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써먹을 줄 모르는 얼치기와 동급 취급을 받는 것이리라. 하지만 여성의 경우, 남성 편력이 없다는 것은 곧 그녀의 정숙함을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된다. 같은 육신이어도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상이한 계산법을 적용받고 있는 셈이다.



<6>
오늘날 보편적 요소로 생각했던 성, 사랑, 결혼이란 개념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그 특성과 관계가 변해왔다. 즉 개인적 감정뿐만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에 따라 수시로 특징과 정의를 달리하는 '사회, 문화적 산물'인 셈이다.



<7>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권력이다.

네이밍을 하고 딱지를 붙이는 것은 지배자의 위치에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다. 똑똑하지 않은가? 이미 오랜 기간동안 보이고, 판단되고 점수 매겨지는 '피동적' 입장에 놓여있던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분할 통치 기준을 내재화하고 있다는 점을 빠삭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 여자보다 내가 이뻐, 쟤보다 네가 말랐어, 네 친구보다 네가 더 어려보여' 여자의 눈으로 다른 여자를 심사하고 품평하는 구도를 완성시켜놓고 나면, 이제 남성들은 두 손 놓고 편안히 앉아서도 상향평준화된 외모와 몸매의 여성을 길거리에서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개념녀'라는 여성의 기대 역활 프레임을 하나 더 던져 준다면? 



<8>
여자친구들이 '남성들이 인정해주는 자신의 모습'이 동성 친구들의 평가보다 무게 있고 가치 있는 것으로 느낄 때, 남자친구들은 '같은 동성 친구들 사이에서 능력 있다고 인정받는 자신의 모습'에서 진정한 가치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9>
남성은 '좋은 남자'에 대한 여성들의 기대치가 >상향평준화되는 것이 전혀 달갑지 않은 것이다. 괜찮은 남자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조건이 늘어나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부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10>
가슴 수술 후 회복하는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고통스러운 시간들은 그녀에게  '도대체 무엇을 위해 내가 이런 생살을 찢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다. 누군가의 여자친구, 아내로서 사랑받는 삶을 쟁취하기 위해서? 타인의 존재에 의탁해야만 얻을 수 있는 안정감과 시혜적 관심이 정말 이 모든 아픔과 슬픔을 감내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11>
타인(남성)에 의해 기준이 세워졌기에 절대 완벽하게 충족될 수 없을 '예쁜' 얼굴, 기형적인 조건으로 구성되어 있는 '육감적인' 몸매.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 되어야 하면서 동시에 '아내'이자 '엄마'로서 사적 영역의 테스크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워킹맘의 하중, 자신의 의겸을 거침없이 전개시킬 수 있을 정도의 머리를 가져서 남성들의 꽃밭 테스트는 너끈히 통화할 수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그들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할 가부장제 부역자 마인드를 탑재야 하는 아이러니



<12>
어쩌면 여성들이 오랜 세월 '좋은 남성과 연결'되고자 하는 고질적인 강박에 기달려야 했던 이유는 자주권, 주체성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좋은 남성이란 여성이 사회 속에서 겪어야 하는 경제적, 신체적 위협들로부터 버팀목이 되어줄 가장의 조건을 갖춘 이'를 지칭한다. 때문에 좋은 남성과 연결되는 데 고배를 마셨던 여성들은 단순한 감정적 상처가 아니라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했다.

.

.

'사회적 열외'라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감정에 선조들이 붙였던 이름은 외로움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심리적 공허, 감정적 허기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자신의 힘으로는 이룰 수 없는 자아실현, 자신의 손으로는 쌓을 수 없는 탑, 완성할 수 없는 그림...그것은 외로움이 아니라 박탈감, 좌절감이니까.



<13>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몸은 성인인데 피부와 말투는 4~5살짜리 여자아이를 이상적인 연애 상대로 원하는 남성들의 뒤틀린 모순적 요구 사항은 형태만 아주 교묘하게 바꾸어 일터에서도 그대로 답습되고 있었다. '진정한 커리어 우먼이라면, 이상적인 여성성을 유지하면서 업무적인 성과도 동시에 내야 하는 법'이라며 현대 여성들을 이중, 삼중의 지독한 딜레마에 휩싸이게 만드는 것이다.



<14>

하지만 여성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대화 주제로 올릴 때면 남자친구의 말과 태도에서는 커다란 낙차가 발생하곤 했다.입으로는 '네 말이 맞아, 그래, 그런 점에선 두려움을 부당함을 충분히 느끼고도 남지. 아마 내가 같은 여자였어도 그랬을 거야'라고 하면서도.정작 그의 태도는 이런 식이었기 때문이다. '네 입장에 공감해 줄 수 있도록 어디 한번 나를 잘 납득시켜봐'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주억거리던 그의 태도는 마치 배심원 같았다.

.

.

누군가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감정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은 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쥐어짜내야 하는 시혜적 차원의 도구가 아니다. 나는 왜 그에게 '설명 노동'을 빚지게 된 것일까? 나는 그저 심리적으로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는 상대에게  내 감정과 생각에 대한 동의를 얻고 싶었던 것뿐이었는데.



<15>
그의 바운더리 안에서 내가 아무리 '특별하다'고 칭해지더라도, '정신 나간 페미니스트들'이나 나나 가부장제 아래에선 똑같이 2등 시민일 뿐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을 테니까.  2등 시민들 사이에서 아무리 촘촘하게 위계 서열을 나누어봤자 우리는 '누가 더 가부장의 시혜를, 특혜를 많이 받고 있나'를 겨루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으니까.



<16>

남성들이 진정으로 여성을 사랑했다면, 어째서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에게 쏟아지는 혐오와 멸시를 묵묵히 팔짱만 낀 채 방조하는 것이 가능했겠는가. 그들은 여성을 사랑하지 않는다. 마치 할리 퀸을 대하는 조커처럼 말이다.



<17>
여성학자 정희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안다(know)는 것은 상처받는 일이라고 생각한다.안다는 것, 더구나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삭제된 역사를 알게 된다는 것은, 무지로 인해 보호받아 온 자신의 삶에 대한 부끄러움, 사회에 대한 분노, 소통의 절망 때문에 상처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18>
나는 사랑받는 삶 대신 나의 삶을 택하기로 결정 내렸다.<

  • W 2019.11.19 16:51
    안녕 토리들아!
    책 읽고 단어나 문장들 공책에 옮겨적곤 하는데
    이번에 너무 많아서 ㅋㅋ워드로 쳐야겠다 했는데
    이왕이면 토리들이랑 한번 다같이 읽어봤으면 해서 올렸어.

    저자는 엘리라는 분이고, 아마 영어 이름인것 같음 해외에서 거주하시는 거 보니.

    나중에 시간날 때 한번 보길 바라.
    가독성도 좋고 해학과 풍자도 있어서 피식피식 웃게 되더라
    덧붙여서, 책 제목처럼 연애를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
    자유로운 선택과 권리가 아니라 "의무"로 여기고
    각종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는 토리들이 있다면 더더욱 추천.
  • tory_2 2019.11.19 17:17

    너무나도 맞말이다

  • tory_3 2019.11.19 17:37

    요즘 드는 생각들이 정리된 느낌이다 고마워 톨아! 스크랩 하고 또 봐야겠다

  • W 2019.11.19 20:26
    나중에 기회가 되면 책 한번 꼭 읽어봐바 :)
  • tory_4 2019.11.19 18:00
    마지막 문장 공감돼. 진정한 나를 사랑할래
  • W 2019.11.19 20:25
    럽마이셀프 고고!
  • tory_5 2019.11.19 18:34
    뭐야 이 맞는 말 대잔치는!! ㅎㅎㅎ
    꼭 읽어야겠다 고마워^^
  • tory_6 2019.11.19 19:04
    나도 이 책 읽었어!! 나는 성매매가 성을 사고파는 행위가 아니라 그남들 말대로 기술을 사고 파는거라면 성매매 종사자한테 왜 '장인'이란 칭호를 안 붙이는가, 갓 성인된 종사자랑 성매매 경력 20년인 종사자 중에 과연 누가 더 높은 값을 받을 것인가 이 내용이 기억에 남더라
  • W 2019.11.19 20:23
    토리도 읽었구나! 그치 스킬을 사는 거라면 숙련도에 따라 급여도 그에 걸맞아야 하는데 어릴 수록 더 많이 받는 모순 그 자체.
  • tory_7 2019.11.19 22:11

    구구절절 맞말이네 좋은책 소개 고마워!

  • W 2019.11.20 00:14
    맞말이 넘무 많아서 간추리고 간추렸는데도ㅋ
  • tory_8 2019.11.19 22:24
    와 너무.. 고마워!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공감가는 구절도 많고 통찰력에 감탄했어
  • W 2019.11.20 00:52
    이 저자분도 학교와 직장에서 그리고 스스로 만든 자기검열 및 백래쉬등 여러 부당함과 시행착오를 겪은 후에 적은 책이라 나도 더 공감됐던 것 같아~!
  • tory_9 2019.11.20 00:11
    좋은 글 정말 고마워, 토리야! 추천 후 스크랩할게.

    구구절절 공감하는데 특히 '남성들이 진정으로 여성을 사랑했다면, 어째서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에게 쏟아지는 혐오와 멸시를 묵묵히 팔짱만 낀 채 방조하는 것이 가능했겠는가. 그들은 여성을 사랑하지 않는다. 마치 할리 퀸을 대하는 조커처럼 말이다.' 이 부분은 진짜 무릎팍함. 결국 사람이 아닌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여성' '우리와는 동등하지 않은 존재'로 인식하니까 그런 거 ㅇㅇ 진정 여성을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대상의 고통과 목소리에 공감하고 함께 싸워주지 않을까?

    살면 살수록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내 자존감을 지키는 것이 연애가 주는 모든 이점보다 더 크다는 것을 확신하게 됨. 적어도 나는 그래. 굳이 '이 정도 남자면 괜찮다.' 이렇게 적당히 타협하면서 연애에 내 자신을 맞추지 않기로 결심한 이후 내 삶의 만족도가 훨씬 더 높아졌다는 걸 직접 경험한 뒤라 본문의 발췌들이 피부로 와닿는듯해.
  • W 2019.11.20 00:39
    토리가 느낀 바와 최근에 내가 느낀 바가 비슷한거 같아!

    서로 윈윈인 연애도 있을테지만, 이 책은 사랑과 연애를 지극히 개인적인 면으로 보지 않고 사회구조적인 시선으로 파악한 점이 몇번의 만남 후에 내가 심적으로 겪었던 고단함이 왜그랬던건지 조금 이해가 되었었어. 단적으로 내가 만났던 남자 혹은 남사친 중 어느 누구도 내가 여성으로써 부당하게 겪어야만 했던 언어폭력과 성적인 위협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거나 쥐똥만큼이라도 공감하려는 액션조차 취하지 않았음. 그냥 하나의 에피소드, 난 "그런" 남자는 아니니까 그 이야기는 패스, 아니면 내가 예민한 걸로 치부하니까 혼란스러웠어. 이 남자는 나를 좋아한다 사랑한다 소중하다 말하는데, 그 소중한 사람이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는데도 가벼운 에피소드로 치부하는 그들의 사랑이란 도대체 뭔가 싶더라. 어디에서 그랬더라? 남자는 남자만 사랑한다고.
  • tory_17 2019.11.20 04:12
    @W 와 톨 댓글 완전 백퍼 공감해
  • tory_9 2019.11.20 21:48
    @W

    토리 댓글 읽으면서 내 경험이 오버랩됐어. 토리 말대로 서로 윈윈인 연애도 있겠지만, 정말 수많은 여성들이 연애를 하면서 부당함, 찝찝함을 느꼈더라고. 심지어 "내가 예민한가?" 라며 자기검열을 하는 경우도 많았지. 나도 물론 그중 하나였고. 하지만 반대로 대부분의 남자들은 자기자신을 더 소중히 여기더라. 여성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보다 '남자'로서의 정체성이나 자존심을 더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았어. 그러니 소중한 애인이 아픔과 상처를 토로해도 "모든 남자가 다 그런 건 아냐. (=나를 싸잡지 마)", "(성범죄 관련 뉴스를 보고) 그건 '사건'일 뿐이야. (=넌 그게 일상이라고 하지만 그건 범죄일 뿐이고 단지 니가 예민해서 그런 거야)"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거겠지. 결국 그들은 여성보다는 '남자'로서의 스스로를 더 사랑한다는 것을, 수많은 여성들과 얘기를 나눈 후에야, 그리고 페미니즘 책들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어. 그리고 여성들이 아무리 괴로움을 털어놓아도 중립 아닌 중립을 지키면서 판단자의 입장에 선 양 선을 긋던 그들이 '같은 남자들의 문제'에 있어서는 얼마나 관대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어서, '남자는 남자만 사랑한다'는 말에도 적극 공감해. 현실이 이러하니 수많은 여성들이 연애에 있어서 만족하지 못하고 괜히 스스로를 돌아보는 그런 일이 많을 수 밖에 없었겠지.


    물론 연애도 자세히 파고들어보면 진리의 케바케 사바사겠지만, 수많은 여성들이 연애에서 권력차를 느꼈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은 분명 연애 역시도 사회구조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뜻 아닐까 싶어. 마침 여기에 대해서도 궁금하던 차에 토리가 정말 좋은 책을 추천해줘서 당장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한 번 좋은 책 추천 고맙고, 답댓글까지 정성스레 달아줘서 고마워!

  • tory_10 2019.11.20 00:1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4/22 11:33:01)
  • tory_11 2019.11.20 00:28
    꼼꼼하게 읽었어. 고마워 토리야 맞말대잔치다
  • tory_12 2019.11.20 00:36
    진짜 다 공감가 잘 읽고가 고마워 나중에 책 읽어봐야겠어
  • tory_13 2019.11.20 01:42
    고마워 잘봤어
  • tory_14 2019.11.20 01:50
    와 너무 맞말이다.. 잘보고가 ㅠ
  • tory_15 2019.11.20 02:22

    이 글의 첫글자부터 끝글자까지 전부 받음 ㅋㅋ 설명 노동이라는 단어... 요즘들어 많이 느끼고 있던 감정인데 보고 무릎을 탁 쳐따

  • tory_16 2019.11.20 03:2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0 08:26:25)
  • tory_17 2019.11.20 04:00

    찐톨 공유해줘서 고마워..!! 나는 특히 16번 너무너무 공감하고 가. 내가 나한테 고백한 남자에 대해 '이 사람과 왜 사귈 수 없는가'의 결론이 저거였거든,, 근데 이렇게 책에 있는 구절이라니 더 명확해져서 좋다. 마지막 18번까지도! 

  • W 2019.11.20 17:59
    나도 16번이 좀 컸어 전전남친은 무슨 도시괴담쯤으로 취급..ㅋ
  • tory_18 2019.11.20 04:32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공감간다 내가 속으로 생각하던 것들이 명확하게 풀어진 느낌...스크랩 할게 고마워 톨아!
  • tory_19 2019.11.20 04:5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9/16 14:48:21)
  • tory_20 2019.11.20 08:06
    읽어보니 로맨스는 허상이야. 언젠가 후대에서 성평등이 이루어진다면 그때야말로 연애도 진짜가 되겠지.
  • tory_30 2019.11.20 12:5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9/07 11:55:49)
  • W 2019.11.20 18:00
    2222222222

    책에서도 로맨스란 어원 자체가 중세시대 기사와 유부녀의 불륜에서 시작된 거고 그리스로마는 할배신과 어린 소년의 연애가 사랑이라 정의
  • tory_21 2019.11.20 08:33
    이 책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 한참 어릴때 연애할땐 이런거 몰랐는데 지금은 남자란 존재가 나한테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자주들기도 해!!
  • tory_22 2019.11.20 08:51
    어쩌면 여성들이 오랜 세월 '좋은 남성과 연결'되고자 하는 고질적인 강박에 기달려야 했던 이유는 자주권, 주체성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좋은 남성이란 여성이 사회 속에서 겪어야 하는 경제적, 신체적 위협들로부터 버팀목이 되어줄 가장의 조건을 갖춘 이'를 지칭한다. 때문에 좋은 남성과 연결되는 데 고배를 마셨던 여성들은 단순한 감정적 상처가 아니라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했다.

    결혼적령기....ㅎㅎ....라 많이 생각했던 부분인데 이렇게 글로 정리된 걸 보니까 흐리게 보던 걸 안경쓰고 다시 본 기분이다... 결혼 안하면 온갖 남자들이 건들이는 걸 견뎌야하지만 결혼하면 한 남자만 견디면 된다고....ㅎㅎㅎ 결혼 하나 안하나 참고 견디고 감내해야하는 인생이구나 싶어
  • tory_33 2019.11.20 13:25
    22 나도 하나둘 결혼하는 주변 사람들 보면서 '남성 파트너'를 가져야 생활이 (어떤 부분에서는) 수월해지지않을까 했거든. 사회의 남자들이 가하는 위협에서 나를 보호할 남자?ㅋ 톨말대로 그것마저도 견뎌야하는 차악이지만. 여자로 태어난 이상 그냥 감내하는 수밖에 없나 싶다.
  • W 2019.11.20 18:11
    난 결혼적령기를 훨 넘었....ㅎㅎ한 평생 같이 살 사람인데 기본적인 젠더 의식과 자아성찰 안되는 사람이랑은 단 한시간도 살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 애초에 소통과 공감능력 떨어지는 사람과는 지인으로도 안둬서 한 남자를 견디는 게 나한텐 지옥과도 다름 없더라. 비혼과 1인가구가 점차 늘고 있는데 남성에게 기대지 않아도 될 사회적인 보호 시스템이 빨리 마련되었음 좋겠어
  • tory_23 2019.11.20 09:33

    설명노동...존나 현타온다 ㅋㅋㅋ 저단어를 보는순간 내가 그동안 내 주위 사람들(특히 남자들)에게 내가 겪었던 것들, 아프고 상처받았던 사건들을 걔네가 납득하고 어느정도 수긍할 때까지 구구절절 설명한 일들이 생각나네........ 톨아 책 추천 고마워. 읽어봐야겠다 

  • W 2019.11.20 18:16
    그래서 나도 더이상 얘기 안했어ㅋㅋ자신의 성별이 그럴리가 없다는 대단한 자부심이라도 있는지 마치 딴나라 얘기듣듯 한결같이 먼산 바라보기. 오로지 100퍼센트!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여자들만 공감해 주었지
  • tory_24 2019.11.20 09:52

    '네 입장에 공감해 줄 수 있도록 어디 한번 나를 잘 납득시켜봐'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주억거리던 그의 태도는 마치 배심원 같았다. ㅇㄱㄹㅇ


    구남친과 대화에서 페미니즘 얘기가 나오면 페미니즘이 정신병이 아니란걸 

    그를 납득 시킬수 있을법한, 그의 기분을 상하지 않을 정도의 수위로 내가 고심해서 설명해야 했고 

    구남친이 그걸 이해하고 있는건지 노심초사 눈치를 살펴야 했어. 그렇게 눈높이 맞춤 교육으로 설명해주고 나면 

    내 말이 일리가 있는 말인지 그냥 쿵쾅이들의 정신병인지는 판사인 그가 판결 내리는거였고 나는 조마조마하게 반응을 기다렸지.. 정말 역겨운 시간이었어. 

  • tory_25 2019.11.20 10:23
    난 안경 쓴 사람을 좋아하는데 ... 그래서 그걸 날 다른 사람(예를 들어 남친)을 통해서 만족하고 좋아하고 그랬단말야? 근데 지금은 내가 안경 쓰고 나를 보며 만족하고 날 사랑함 밖에서 찾는 만족과 애정은 없어지거나 변하지만 나를 향한 애정은 그렇지않는 거수같아
  • tory_26 2019.11.20 10:24
    고마워 ㅎㅎ
  • tory_27 2019.11.20 10:33

    <9>
    남성은 '좋은 남자'에 대한 여성들의 기대치가 >상향평준화되는 것이 전혀 달갑지 않은 것이다. 괜찮은 남자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조건이 늘어나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부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밖에서 애기하면 좋게 안듣고 남들이 유난이라며 패는 이유...

  • tory_28 2019.11.20 10:47
    나는 사랑받는 삶 대신 나의 삶을 택하기로 결정 내렸다

    글 올려줘서 고마워 잘 읽고갈게 나도 책 읽어봐야겠다~
  • tory_29 2019.11.20 11:11

    연애하지 않을 권리

    좋다... 구구절절 맞는말 핵심만 찌르네 글 되게 잘썼다 너무 잘 이해됨 ㅋㅋㅋ 좋은 책 좋은 구절들 소개해줘서 너무 고마워!!

  • tory_31 2019.11.20 13:05
    연애하는 팁 책사던 나톨이 이글 스크랩한닼ㅋㅋㅋ
    아놔 메갈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어
  • tory_32 2019.11.20 13:11

    글써줘서 고마워

  • tory_34 2019.11.20 13:3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7/11 13:58:36)
  • tory_35 2019.11.20 13:38
    고마워 추천받은 책이었는데 이렇게 우연하게 내용을 알고 가네
  • tory_36 2019.11.20 14:05

    공감되는 말들이다 고마워!

  • tory_37 2019.11.20 15:12

    와 내용 진짜 좋다.. 와닿는 문구 카톡으로 보내다가 너무 많아서 그냥 책 사봐야겠어ㅋㅋㅋ

  • tory_38 2019.11.20 17:36

    <8>
    여자친구들이 '남성들이 인정해주는 자신의 모습'이 동성 친구들의 평가보다 무게 있고 가치 있는 것으로 느낄 때, 남자친구들은 '같은 동성 친구들 사이에서 능력 있다고 인정받는 자신의 모습'에서 진정한 가치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공감된다

  • tory_39 2019.11.20 18:40
    문구들이 너무 좋다 원글톨아 고마워
  • tory_40 2019.11.20 18:47
    11번 보고 부역자 안돼게 노력해야겠어
  • tory_41 2019.11.20 18:59

    12번 진짜 뼈에 사무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42 2019.11.20 21:28
    12 14 17 너무 공감간다 특히 14는, 난 사실 이것 때문에 연애를 거의 포기한 것도 사실이거든... 왜 내가 나와 가장 정서적으로 가깝고 싶은 상대에게 그가 생각도 못해봤을 일들을 조심스럽고 공격적으로 들리지 않게 그러나 최대한 이해시키려고 아등바등 맘졸이며 '설명 노동'을 해야하는지.... 그 사람이 결국 똑같은 한남일지 아닐지 전전긍긍하며, 어디까지 말을 해도 좋을지 그걸 받아들여줄 수 있을지 아닐지 불안해하고, 나서서 무슨 사회적 운동을 해달라는 게 아니라 그냥 내 상황을 반이라도 이해해주길 바라는 것뿐인데도 그걸 위해선 내 말이 조금이라도 논리적으로 허점이 있는지 없는지 소위 메갈인지 아닌지 평가를 당해야 하는 것인가 현타가 왔음....
  • tory_43 2019.11.20 23:14

    <14>

    하지만 여성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대화 주제로 올릴 때면 남자친구의 말과 태도에서는 커다란 낙차가 발생하곤 했다.입으로는 '네 말이 맞아, 그래, 그런 점에선 두려움을 부당함을 충분히 느끼고도 남지. 아마 내가 같은 여자였어도 그랬을 거야'라고 하면서도.정작 그의 태도는 이런 식이었기 때문이다. '네 입장에 공감해 줄 수 있도록 어디 한번 나를 잘 납득시켜봐'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주억거리던 그의 태도는 마치 배심원 같았다.

    .

    .

    누군가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감정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은 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쥐어짜내야 하는 시혜적 차원의 도구가 아니다. 나는 왜 그에게 '설명 노동'을 빚지게 된 것일까? 나는 그저 심리적으로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는 상대에게  내 감정과 생각에 대한 동의를 얻고 싶었던 것뿐이었는데.

  • tory_44 2019.11.21 11:57
    내용은 넘 좋은데 한 가지 책 발췌라면 분량이 많아서 저작권이 좀 걱정스럽긴 해.
  • W 2019.11.21 19:31
    토리말 듣고 안그래도 저자분께 문의해봤오! 답변 받고 계속 놔두면 저자분이 오케이 한거고 아니면 수정할 생각이야! 걱정해줘서 고마웡
  • tory_44 2019.11.22 14:27
    @W 피드백 고마워^^
  • tory_45 2019.11.21 16:38
    남성들이 진정으로 여성을 사랑했다면, 어째서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에게 쏟아지는 혐오와 멸시를 묵묵히 팔짱만 낀 채 방조하는 것이 가능했겠는가. 그들은 여성을 사랑하지 않는다.
    .
    항상 가지는 의문이었어. 남자는 남자를 사랑한다는 말이 맞아. 남자는 제 정체성이거든. 그렇지만 여자는 열외지.
  • tory_46 2019.11.21 22:34
    글쪄줘서 고마워 마지막 문장이 정말 강렬하다
  • tory_47 2019.11.22 01:50
    토리야 글 올려줘서 정말 고마워.. 갑갑함 느끼면서도 끝까지 정독했어. 공감가는 글귀 추리고 추려도 수십줄은 나올 거 같아서... 머리속에 막연했던 울분 비합리 답답함 이런게 딱딱 정리되고 명확해지는 기분이 든다ㅎㅎ
    진짜 다 공감하며 읽었어. 딤토에서 원토리를 비롯해 댓글토리들한테도 많이 배우고 간다 진짜..
    글 올려줘서 고마워 토리야♡ 추천+스크랩하고 가
  • tory_48 2019.11.22 12:23

    글 올려줘서 고마워 너무 공감된다

  • tory_49 2019.11.22 13:53

    진짜 강렬하다.. 발췌문인걸 알기 전에는 정말 마르크스/엥겔스의 공산주의자 선언을 처음 읽는 19세기 노동자가 된 기분이었어. 좋은 글 고마워

  • W 2019.11.26 14:32
    토리가 말한 공산주의 선언응 갑자기 읽어보고 싶네 ㅎㅎ나중에 책 전문으로 꼭 한번 봐바 :)
  • tory_50 2022.05.02 00:48

    W절 볼게

  • tory_51 2022.07.12 17:3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9/17 23:54:19)
  • tory_52 2023.12.29 13:10

    좋은 책 추천해줘서 고마워!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