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정원

전편 주소: https://www.dmitory.com/garden/92458960


생각보다 정말 많은 토리들이 좋아해 줘서 2편도 써왔어. 읽어주는 토리들 모두 고마워! 


전편 서문 요약:


남적남은 진리. 여자보다 남자들이 남자를 더 잘 팸. 혹시나 주변의 찌질한 남성들의 심리가 궁금하시다면 남자가 쓴 고전들을 읽어보세요. 세계적인 대문호들께서 그 쩌는 통찰력으로 남자의 찌질함을 나노 분자까지 분석해 주실 겁니다. 가까운 출판사에 문의하세요.  



남자 작가들이 주로 쓰는 여주인공의 분류:


1. 존나 예쁘고 자고 싶은데 돈/명예/기타 하찮은 것들을 밝혀서 고오오오귀한 남자의 감정을 몰라주는 나쁜년


2. 존나 예쁘고 착하고 현명하고 자애로워서 남자에게 영감을 주든, 사랑을 주든, 어쨌든 남자를 성장시키는 여신님 (플러스 여신님은 다른 여자들과는 달라 운운)


3. 육욕/돈/명예/기타 하찮은 것들에 굴복해서 타락하는 나약한 인간. (똑같이 타락했어도 남주가 재산 잃고 명예를 잃는 데 그친다면 여자는 재산 잃고 명예 잃고 가족 잃고 병까지 걸려서 죽는 수준)


4. 우리 사회엔 문제가 존나 많은데 그게 왜 문제인지 보여주는 장치로 쓰이는 희생양. 매애애애애~



아 그리고 스포 있으니까, 혹시라도 읽고 싶었던 책이고,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읽는 걸 좋아하는 톨들은 피해줘. 그리고 읽고 난 뒤에 나랑 같이 참을 수 없는 남주의 찌질함을 주제로 토론하자 ㅋㅋㅋ



아, 또 하나. 글 속 작품 인용은 내가 의역한 거라, 매끄럽지 못하거나 오류가 있을 수 있는 걸 감안해줘. 고전 덕질의 장점은 저작권 따위, 진작에 소멸해 버렸기 때문에 얼마든지 공짜로 판본을 구해 볼 수 있다는 점인데, 서양 문학 쪽 무료 판본은 영어가 압도적으로 구하기 쉽거든.



카르멘 - 프로스페르 메리메


카르멘은 위의 분류에서 1번, 예쁜 나쁜년 캐릭터이자 팜므 파탈임. 왠지 한국에선 팜므 파탈 하면 섹시한 옷 입고 찐한 화장에 담배 꼬나문 여자를 떠올리는데 나의 팜므 파탈은 그러치 아나. 고전적인 의미의 팜므 파탈은 섹시한 악녀가 아니라 본인이 의도치 않았는데도 주변을 파멸시키는 여자야. 일종의 자연 재해임. JYP 가사마냥 너무 예뻐서 남자들이 가만 못 두는 여자를 뜻하는 빻은 워딩임. 정작 미쳐돌아가는 건 주변 남자들인데 원인을 여자에게 돌리는 게 참 찌질하지 않니? 메리메 옹도 그 점에 주목하셨음. 그리고 소설 전체를 '예쁜데 나쁜년'에 대한 남자들의 원형적 공포를 분석하시는 데 투자하시지.



카르멘의 남주는 돈 호세인데 스스로 주장하기로는 산속을 누비며 자라서 날쌔고 테니스를 좋아하는, 정직하고 성실한 나바르 남자야. 힘든 군대 훈련도 잘 받고 승진도 빠르고, 여직공들의 속살에만 관심있는 양아치들이랑은 격이 다른, 아주 괜찮은 남자. 음란한 집시 여자따위에겐 관심 없고, 푸른 치마를 차려입고 땋은 머리를 어깨까지 내려뜨린, 순결한 고향 처녀들만이 취향이라고 TMI까지 방출해가며 셀프 금칠을 시전하심. 그런 훌륭한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어어어쩌다가, 예쁘지만 악마같은 집시년 하나 잘못 만나서, 군법도 어기고, 사람도 죽이고, 오갈 데 없어져서 밀수꾼으로 전락해 버린 아주 비이이련의 범죄자임.



오페라가 워낙 돈 호세 이미지를 세탁 잘 해놔서 오페라만 본 사람들은 카르멘을 만나기 전에는 돈 호세가 순수하고 선량한 시골 청년이었다고 착각하는데, 원작에서 이 새끼는 고향에서 테니스 치다가 공만 칠 것이지 사람까지 쳐죽이는 바람에 쫓겨나서 군대로 도망간 분조장 환자임. 고향 처녀 말고는 관심 없다면서 처음 본 카르멘의 스타킹에 난 구멍이 몇 갠지 헤아리고 구두 색깔까지 기억함. 킁킁, 어디서 익숙한 냄새 안 나요? 거울 속 볼록한 뱃살과 칙칙한 피부쯤은 자체 필터링 하고 '나 정도면 괜찮지' 하는 K-자뻑의 장독 냄새가? 근데 이건 스페인 발효 식품 냄새니까 하몽 냄새라고 해 두자. 



메리메 옹은 작품 내내 남자들 특유의 자체 필터링과 허세를 내부 고발하셔. 왜 내부 고발이냐면 돈 호세의 자뻑이 너무나 양판소 판타지 수준임. 이야기가 돈 호세의 시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서 돈 호세가 자뻑하고 어느 부분에서 자기 합리화를 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남. 자기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는 부분은 존나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아 그땐 내가 초큼 병신 같았지, 싶는 부분은 얼렁뚱땅 넘어가. 



병신짓 1: 고향에서 사람을 죽여서 군대로 도망갔던 일


"우리 나바로 남자들이 테니스를 칠 때는, 다른 모든 것들을 잊어버립니다. 하루는 내가 경기를 이겼는데, 알라바 출신의 어린 녀석이 시비를 걸었지요. 우리는 쇠곤봉으로 한번 더 붙었고, 내가 또 이겼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고향을 떠나야만 했어요."



병신짓 2: 카르멘 스토킹 하다가 카르멘이랑 군대 선임이 같이 있으니까 눈이 돌아서 선임을 죽여버린 일


"나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어요. 마비된 것 같았죠. 소위는 내가 나가지도, 모자를 벗지도 않자 화를 내면서 내 멱살을 잡고 흔들더군요. 내가 그에게 뭐라고 했는지 모르겠어요. 그가 검을 뽑길래 나도 내 검을 뽑았죠..(중략)...소위가 계속 날 공격하던 중에 내 검 끝을 그의 몸을 향해 트니까 그가 달려와서 박혔어요."



자랑스러워 하는 짓: 카르멘의 남편인 애꾸눈 가르시아를 죽여버린 일.


"가르시아는 벌써 쥐를 덮칠 준비를 하는 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있었어요. 왼손에는 방어하기 위해 모자를 쥐고, 칼을 앞으로 겨눴는데 그건 안달루시아 식 자세지요. 나는 나바르 식으로 자세를 취했어요. 왼팔을 올리고, 왼발을 앞에 두고, 칼은 내 오른쪽 허벅지와 평행으로 두고요. 어떤 거인보다 강해진 기분이 들었어요. 그가 쏜살같이 나한테 달려왔죠. 나는 왼발을 짚고 돌아서 그의 정면을 완전히 비웠어요. 그리고 그의 목을 찔렀는데, 칼이 어찌나 깊게 박혔는지 내 손이 바로 그의 턱 밑에 있을 정도였어요. 나는 날이 부러질 정도로 칼을 세게 돌렸죠. 그게 끝이었어요. 칼을 뽑자 내 팔뚝만큼이나 굵은 핏줄기가 쏟아졌고, 그는 얼굴부터 처박으면서 쓰러졌어요."



보이니 이 온도 차이가? 이 새끼는 똑같이 살인을 해도 상대에 따라 선택적 치매가 오나 봐. 나는 정직하고 착하지만 테니스만 치면 기억을 상실해요. 나바르 남자의 특성이죠. 칼만 탁!하고 뽑았는데 선임이 억! 하고 와서 박혔어요. 나는 내 사랑을 가로막는 못생긴 안달루시아 놈을 찔러 죽이는 존나 센 나바르 남자. 하지만 내 여자도 찔러 죽이겠지.나바르 남자의 단검술은 세계 제이이이일! 

 


ㅅㅂ 나바르는 대체 어떤 마굴이길래 저런 분조장 치매 환자가 지역 특산물인 걸까? 나바르 여자들 지못미...돈 호세가 자기 합리화가 얼마나 쩌는 새끼냐면 카르멘이랑 원나잇 후 스토킹 하다가 군대 선임 죽이고 밀수꾼이 됨. 밀수꾼 짓 하면서 카르멘한테 남편이 있는 걸 알게 되자 남편 죽임. 이 일련의 범죄 과정이 이 새끼 뇌내 필터를 걸치면 한 여자를 너무 사랑해서 저지른 지고지순한 순애보가 됨.



여기서 킬포는 카르멘은 처음 부터 이건 원나잇이니까 계속 나 쫓아다니면 넌 교수대에 매달릴 거라고 선을 그었다는 것임. 이 언니 입장에선, 잠깐 써먹은 군인한테 보답으로 데이트 한 번 해 줬더니 이새끼가 사업 방해하고 애인 죽이고 남편 죽인 꼴임(...). 거기다 적반하장으로 돈 호세 새끼는 카르멘한테 니 애인들 죽이기도 지치니까 이번엔 널 죽여야겠다고 윽박지른 다음에 같이 모은 돈 다 싸갖고 미국으로 이민가서 살자며 이렇게 애원해:



"부탁인데 이성적으로 굴어. 내 말 좀 들어봐. 과거는 다 잊을게. 하지만 네가 날 망친 걸 알잖아. 너 때문에 나는 강도와 살인범이 됐어. 카르멘, 나의 카르멘. 내가 널 구하게 해 줘. 널 구함으로써 나 스스로를 구하게 해 줘."



아아, 이것은 여친 썅년 만들기라는 것이다...! 난 저 이성적 운운에서 구남친한테 당한 맨스플레인이 떠올라서 뒷목을 잡았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돈 호세는 카르멘 만나기 전부터 위에 쓴 병신짓 1 때문에 살인범이었구요? 강도가 된 건 병신짓 2를 저지르는 바람에 백수 된 놈 카르멘이 밥은 먹고 살아야지 않냐며 밀수꾼 무리에 꽂아줘서구요? 이성적으로 굴자면서 칼 들고 협박하는 건 돈 호세구요? 만약 돈 호세같은 새끼가 미국으로 이민오려 한다면 난 트럼프한테 투표해서 벽 쌓을래. 단 멕시코가 아니라 스페인 있는 대서양 쪽으로. 갓 블레스 아메리카.



이 다음 장면이 바로 내가 메리메 옹께 '오오 작가님' 하고 무릎 꿇은 장면임. 전개도 고전 답게 아주 클래식해. 아마 연애할 때 똑같은 전개로 싸웠던 톨들 분명히 있을 것임. 돈 호세는 카르멘이 거절하자 자기가 잘못했던 건 잊어버리고 "딴놈 생겼냐?"를 시전하고 카르멘은 "뭐래 이 병신이. 듣기 좋은 말로 설명하기도 귀찮으니까 헤어져" 라고 답함. 돈 호세는 무릎을 꿇고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줄 테니 제발 날 사랑해 달라고 울면서 빌다가 카르멘이 계속 거절하니까 빡쳐서 마지막 기회라며 칼을 꺼내들어. 그때를 회상하는 독백은 이래.



"난 그 여자가 겁먹은 얼굴을 하고 자비를 애원하게 만들려고 했어요 - 그러나 그 여자는 악마였어요."



여기까지 읽었을 때, 내 머릿속엔 상투스가 울리면서 메리메 옹의 계시가 들려왔어.



Ecce Jjijilnam (이 찌질남을 보라)!!!



이 부분이 바로 메리메 옹이 쩌는 통찰력으로 '예쁜 나쁜년 공포'의 근원이자 모순을 까보이는 부분이야. 돈 호세는 카르멘이 뭘 요구해서 죽인 게 아니야.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아서 죽인 거지. 나한테서 뭘 뜯어가서 악마같은 년인 게 아니라 내 돈도 내 사랑도 내 자비조차 바라지 않으니까 악마같은 년인 것임. 



1번 타입의 여자가 나쁜년인 이유가 돈/명예/기타 하찮은 것을 밝히는 바람에 남자의 고오오오귀한 감정을 몰라줘서랬잖아. 근데 이건 사실 남자가 여자한테 줄 수 있는 최저시급이 그 고오오오귀한 감정이라 그럼(...). 돈 있는 남자는 여자가 돈 밝힌다고 지랄 안 하고 명예 있는 남자는 여자가 명예 밝힌다고 지랄 안 함. 정공법을 선호하는 남자는 여자가 밝히는 걸 갖추려고 노력하고 꼼수 쓰는 남자는 자기가 줄 수 없는 것들을 '하찮은 것'이라고 후려침. 그래서 여혐할 때 돈 없는 새끼는 된장년이라 욕하고 좆 작은 새끼는 걸레년이라 욕함. 근데 내가 줄 수 없는 걸 바라는 년은 나쁜 년인데 아예 바라는 게 없는 년은 무서운 년임. 이런 여자는 정공법을 쓰든, 꼼수를 쓰든 공략 자체가 불가능하거든. 



돈 호세가 참 여러모로 자기 객관화가 안 되는 새끼긴 한데, 스스로에 대해 제대로 평가한 게 딱 하나 있어. 성실하다는 거. 그래서 이 새끼는 범죄도 참 성실하게 저질러. 카르멘도 열심히 스토킹 하고, 밀수도 열심히 하고, 사람도 열심히 죽여(...). 만약 카르멘이 난 더 돈 많은 남자가 좋다고 하면 돈 호세는 노오오오오력을 해서 소처럼 벌었을 거고, 귀족 남자가 좋다 하면 노오오오오력을 해서 족보를 샀을거고, 딴 남자가 좋다 하면 노오오오오력을 해서 그 남자를  죽였을 거임. 근데 카르멘이 뭘 노오오오오력 해야 되는 지 안 알랴줌. 바라는 것 자체가 없으니까 그따위 하찮은 걸 바래서 네년이 썅년인 거라고 후려치기 할 수도 없음. 존나 무서움. 그래서 죽였음.



...메리메 옹, 나 좀 소름 돋았어요. 왜 꽃뱀들이 거들떠도 안 보는 남자들이 꽃뱀 욕에 거품을 무는지 정확히 알려주셨어요. 역시 세계적인 대문호는 다르다니까. 남자들의 허세를 까는 동시에 남자들이 그 허세 때문에 차마 밖으로 못 내뱉는 내면의 소리마저 까주심 (e.g. 내가 갖고 있는 것들만 좋아하라고 이 썅년들아). 캬 이런 게 내부 고발이지. 여자들은 기껏해야 남자들이 하는 말 갖고 패지 하는 생각 갖고는 못 패는데, 남자들은 자기들 외적인 면 내적인 면 가리지 않고 팰 수 있음. 이게 내부 정보의 힘이고 기업들이 산업 스파이들을 눈에 불을 키고 단속하는 이유임.



참, 그리고 돈 호세는 끝까지 자기 객관화를 못함. 소설 속 그의 마지막 대사는 이래.


"불쌍한 여자지요. 그 여자가 그리 된 것은 모두 칼레(피부 검은 집시)들의 탓입니다."


아놔 니가 죽여서 불쌍해진 거잖아 새끼야.  



  • tory_1 2019.09.17 09:04
    왠지 카르멘 언젠가는 나오겠거니 했는데 바로 나왔ㅅ넼ㅋㅋㅋㅋㅋㅋㅋ아니 오페라가 훨씬 미화된거였을줄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긍데 마지막에 카르멘은 뭔 깡으로 셋이나 쳐 죽인 놈한테서 도망가지도 않고 대거리를 하고 있었냐...나같으면 이미 돈 호세가 돌아와서 내 눈에 띈 시점에 줄행랑쳤을텐데
  • W 2019.09.17 09:26

    ㅋㅋㅋ 테스랑 카르멘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테스는 까이는 찌질남이 두 명이라 카르멘을 골랐어. 


    메리메 옹도 남자시라 돈 호세는 정말 현실에 살아 숨쉴 것 같은 찌질인데 카르멘은 약간 환상종 냄새가 남ㅋㅋ 

  • tory_1 2019.09.17 09:32
    어 맞아!!카르멘볼때마다 위화감 들던게 뭐였지 싶었는데 남작가가 조형한 환상종이라는게 딱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 넘나 남자의 기준으로 본 팜므파탈이라 여자입장에서 공감 1도 안가는 캐릭터ㅋㅋㅋㅋㅋㅋ
  • tory_3 2019.09.17 09:54

    진짴ㅋㅋㅋ카르멘은 여혐도 여혐인데 집시까지 더해져서 으마으마한 여혐과 인종차별의 코라봌ㅋㅋㅋㅋㅋㅋㅋㅋㅋ

  • W 2019.09.17 12:59

    ㅋㅋㅋ 본문엔 안 썼지만 카르멘 마지막 챕터는 내셔널 지오그라픽 집시 버전임. '여기 집시라는 인종이 있습니다. 머리는 까맣고, 치켜올라간 눈에, 까맣고 긴 속눈썹을 갖고 있지요. 수컷들은 마르고 활동적입니다. 이들 중 예쁜 암컷들은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데, 스페인에 거주하는 암컷들은 못생긴 편입니다.'

  • tory_4 2019.09.17 12:50
    ㅋㅋ토리 글 진짜 재밌고 찰졐ㅋㅋ


    메르메옹은 약간 남성의 찌질함을 널리 퍼트리고자 의도적으로 카르멘을 쓴거야? 그리고 이런 빻은 내용인데도 카르멘이 고전문학으로 유명한건 왜 그런걸까?
  • W 2019.09.17 13:07

    난 의도적이라고 봤어. 왜냐면 무의식적으로 써서 얻어걸린 경우는 그 찌질함에 대한 변명이나 연민이 꼭 따라붙는데, 카르멘엔 그게 없음. 그렇지만 특별히 '남성'의 찌질함을 드러내려 쓴 게 아니라 '인간'의 찌질함을 드러내려고 썼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시대 상 '인간'의 디폴드 값이 남자기 때문임. 쩔어주는 문학 천재들이 세대를 꿰뚫는 인간 내의 나약함과 모순과 욕망을 캡쳐해서 보여주는데, 그 캡쳐된 '인간'들이 죄다 남자라 시대가 지나고 보니 팀킬에 내부고발이 된 거 ㅋㅋㅋㅋ

  • tory_5 2019.09.17 13:25

    그러고보면 카르멘 정말 불쌍하지. 어쩌다 이상한놈들만 만나서 ㅠㅠ 

  • W 2019.09.17 14:22

    남편 옥바라지도 몇 년 했고, 원나잇 상대는 스토커 살인범이고, 투우사 애인은 자기한테 리본 바치고 소뿔에 받혀 죽었음ㅠㅠ 고생 많이 한 언니임 ㅠㅠ

  • tory_6 2019.09.17 13:38

    오페라에선 돈 호세는 약혼녀 있어도 좋아하는 여자 위해서 감옥까지 가는 희대의 순정남으로 올려치기하고 카르멘은 이 남자 저 남자 홀려놓고 내팽개치는 쌍년으로 만들어 놓더니 완전 쓰레기네.

  • W 2019.09.17 14:25

    돈 호세는 아가리 순정임. 카르멘 놔준 걸로 감옥엘 가긴 하는데 며칠 근신으로 간 거였고 그 다음 군대 복귀함. 근데 카르멘은 그 며칠동안 답답할까봐 감옥에 사식이랑 탈출용 줄칼이랑 금화 넣어주고 데이트도 해 줌. 남자를 이용해 먹은 다음엔 꼭 수고비 챙겨주는 상도덕 있는 언니임. 근데 돈 호세 새끼는 수고비 챙겨줄 때마다 'ㅅㅂ 이년이 날 무시하나, 패주고 싶다' 하고 독백함;;;

  • tory_15 2019.09.17 20:55
    @W 정작 수고비 안줬어도 이년이 날 무시하나 했겠지...
    절레절레...
  • tory_40 2019.09.18 18:44
    @W

    수고비대신 아 당신 멋져 날 가져요~ 해야 무시안한건가보지 ㅋㅋ

  • tory_7 2019.09.17 14:10

    토리 통찰력과 글솜씨 최고다! 중간 중간 뿜으면서 재미있게 읽고 바로 한번 더 읽었잖아ㅋㅋㅋ

  • W 2019.09.17 14:26

    두 번이나 읽어주다니! 고마워 톨아, 덕질한 보람이 생긴다 <3

  • tory_8 2019.09.17 14:59
    토리의 통찰력과 분석력 그리고 그걸 쉽고 재밌게 풀어내는 능력까지...크..bbb
    정공법을 선호하는 남자는 여자가 밝히는 걸 갖추려고 노력하고 꼼수 쓰는 남자는 자기가 줄 수 없는 것들을 '하찮은 것'이라고 후려침. -> 이 부분 정말 와닿는다ㅋㅋㅋ
    정말 재밌게 잘 읽었엉 고마워!!!
  • tory_9 2019.09.17 15:05

    하 구구절절마다 고개 끄덕이면서 보느라 뼈 나갈 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10 2019.09.17 16:12
    오페라는 아동용 축약판같은 거였구나... (아동용 삼총사 읽었을 때는 달타냥이 최애였는데 다 커서 완역본 읽었더니 리슐리외 최애됨) 다음 편도 써 주는 거겠지? 너무 재밌고 완역본을 읽어볼까 흥미가 생기기도, 속터질까 피하고 싶기도 하네.ㅎㅎㅎ
  • tory_40 2019.09.18 18:48

    맞아. 나이들어 삼총사 완역판으로 다시 보니, 삼총사와 달타냥 죄다 찌질하더라. 심지어 프랑스 왕도 찌질하고 영국 공작도 찌질함. 정말 여자들은뭔 죄로 저딴 남자들에게 둘러쌓여있는 건지.

    종교인인데 정치가&음모가 콜라보여서 욕했던 리슐리외가 그야말로 멋진 남자였고.

  • tory_11 2019.09.17 16:4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22 09:51:32)
  • tory_28 2019.09.18 02:46
    와, 토리 댓글 찰져... 루져남들을 관통한다
  • tory_12 2019.09.17 17:34
    와 글 너무 재밌다ㅜㅜㅜㅜㅜ 진짜 토리의 찰진 요약과 대문호들의 통찰력에 감탄만 나옴ㅋㅋㅋㅋㅋㅋㅋ 냄져는 저때나 지금이나 정말 똑같다 명작이 왜 명작인지 알겠어ㅋㅋㅋ
  • tory_13 2019.09.17 17:51
    와 좋은 글 잘 읽었어 이런 글 새롭고 정말 재밌다^^ 스크랩할게 고마워~!!
  • tory_14 2019.09.17 19:44
    진짜 재밌엌ㅋㅋㅋㅋ 저번 편 보면서 와 쩐다 햇는데 벌써 다음 글이 올라오다니 찐통 감동이야 감동 ㅠㅠㅠ
  • tory_16 2019.09.17 21:24
    토리가 분류해놓은 표에서 몇개 작품이 주르르ㅡㄱ 스쳐지나갔다 마담보바리는 3번에 들어가나봐.... 진짜 재밌게 읽었어!! 저세상 드립력ㅋㅋㅋ큐ㅠㅠㅠㅠ
  • tory_17 2019.09.17 21:3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8/12 15:49:37)
  • tory_18 2019.09.17 21:5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1 00:12:34)
  • tory_19 2019.09.17 22:09
    저 주인공 소설가 김유정이 생각나.. ㅋㅋ 소오름
  • tory_20 2019.09.17 22:29
    존잼 ㅋㅋㅋㅋㅋ
  • tory_21 2019.09.17 22:36
    하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글솜씨 찰진거봐
  • tory_22 2019.09.17 23:23

    재밌는데 속 터진닼ㅋㅋㅋㅋㅋㅋ

  • tory_23 2019.09.17 23:24
    토리야!! 나 지금 토리 1편도 방금 읽고와서 달려와서 너무너무 소오오오오름이라 댓글 잘 안다는데 댓글달아!! 이런 글 너무 좋아ㅠㅠㅠㅠ혹시 스탕달의 적과흑 은 어떻게 생각하니? 궁금해!!!! 속편으로 뭘써줄지 너무 기대된다!! 기다릴게
  • tory_24 2019.09.18 00:04

    와 진짜 블로그 파서 연재할 생각 없어? 넘 재밌다 ㅋㅋ

  • tory_25 2019.09.18 00:31
    아앀ㅋㅋㅋㅋㅋㅋ2편도 재밋구욬ㅋㅋㅋㅋ
    긴글이 이렇게 술술 읽힐줄이야ㅋㅋ
    글쓰는 업 하는 사람같아ㅋㅋㅋ
  • tory_26 2019.09.18 00:42
    재밌게 잘읽었어!! 진짜 존잼이야 ㅋㅋㅋㅋㅋ
  • tory_27 2019.09.18 02:14
    어릴 때 무작정 읽었던 고전들이 이런 내용이었구나 무릎을 탁 친다ㅋㅋㅋ 빨간 약 먹은 뒤로는 새롭게 보이는 게 너무 많다 토리 통찰력, 분석력과 필력 너무 대단해♥︎ 시리즈로 글써조...8ㅁ8
  • tory_29 2019.09.18 08:15

    토리 연재 다음 편 기대했는데 이케 빨리 쪄줄줄이야!!!!

    토리 덕분에 고전문학 입덕할 거 같다 ㅋㅋㅋㅋ 양남들의 내부고발 관점이라니 ㅋㅋㅋㅋㅋㅋ

  • tory_30 2019.09.18 08:24
    ㅋㅋㅋㅋ하몽냄새라닠ㅋㅋㅋㅋㅋ존웃ㅋㅋㅋㅋㅋ아 존잼이다 잘읽었어
  • tory_31 2019.09.18 09:57

    역사와 전통이 있는 유구한 후려치기의 기록물이네

  • tory_32 2019.09.18 10:20
    우와 진짜 연재해도 되겠다. 너무 재밌게 읽었어. 다음 편도 기대기대!!!!!!
  • tory_33 2019.09.18 10:25

    3편도 기다릴게♡

  • tory_34 2019.09.18 11:19

    와 나 진짜 글 긴 게시물 잘 못읽고 휘휘 내려버리는데 완전 집중하고 봤다ㅋㅋㅋㅋ 토리 계속 글 올려줬음 좋겠어 ~!!

  • tory_35 2019.09.18 13:26

    하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올려줄꺼지? 기다릴게 기다린다!!

  • tory_36 2019.09.18 14:33
    토리야... 제발 10편이상 써준다고 약속해줘 제발...
    난 고전은 저런 여혐때문에 손에서 놓은 지 오래됐는데 저게 다 의도된거란걸 간파한 토리의 통찰력덕분에 다시 고전을 읽어봐야겠단 생각을 했어!!
  • tory_37 2019.09.18 14:48
    ㅋㅋㅋㅋㅋ토리의 유머감각을 비우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슨생님 ㅜㅜㅜ 글 더 써주실거죠?ㅋㅋㅋ
  • tory_38 2019.09.18 15:08
    오페라는 엄청난 각색의 결과였구나ㅋㅋㅋㅋㅋㅋ 다음편 기다릴게!
  • tory_39 2019.09.18 15:50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


  • tory_41 2019.09.18 22:36
    그래서 여혐할 때 돈 없는 새끼는 된장년이라 욕하고 좆 작은 새끼는 걸레년이라 욕함. 근데 내가 줄 수 없는 걸 바라는 년은 나쁜 년인데 아예 바라는 게 없는 년은 무서운 년임. 이런 여자는 정공법을 쓰든, 꼼수를 쓰든 공략 자체가 불가능하거든.


    야 진짜 여기서 부라끈을 탁 쳤다 진심 토리 통찰력 오졌어 이걸 연재해서 책을 내도 좋을 것 같아 필력도 쩔고 넘나 멋있고 그 능력이 부럽다 토리야
  • tory_42 2019.09.19 00:21
    내가 갖고있는 것만 좋아해라 쌍년아 진짜여ㅋㅋㅋ
    예를 들어 재벌이랑 만났는데 내가 상대 돈을 안좋아하잖아?
    그래도 또라이 쌍년됨ㅋㅋㅋㅋ 굳세어라 캔디/개념녀같은 건 사실 남자들한테 없음
    자기와 꾸준히 자주는 성녀 와 날 감히 거절한 또라이 쌍년만 있을뿐 ㅋㅋㅋㅋ
    -이상 글토리의 매우매우 열성팬, aka또라이 쌍년으로 불리던 토리가-
  • tory_43 2019.09.19 01:1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찰지다.....후루룩 국수 먹듯이 먹었어...ㅋㅋㅋㅋㅋㅋ

    나 왜 벌써 이걸 다 읽은거지...ㅠㅠㅠㅠㅠㅠ다음 글도 맛나게 읽고 싶다....잘 읽었어 고마워!!!

  • tory_44 2019.09.19 09:43

    아 너무 재밌다 쓴톨의 필력 무엇... 진짜 이건 10편이상 연재해야 하는 시리즈라고 생각함!! 

  • tory_45 2019.09.19 22:03

    야 이 토리는 상줘야 한다

  • tory_46 2019.09.20 03:44
    찌질남들의 유구한 역사여... 어찌 변한게 단 한 톨도 없는지 신기할정도다
  • tory_47 2019.09.20 09:22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톨아 은근히 찌질한(난 걍 다양한 찌질남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하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여성에 대한 질투가 있음)데이지 밀러 남자인물 생각나가지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읽다가 덩달아 나도 신이났다
  • tory_48 2019.09.21 00:01

    쓴토리 글 너무 재밌다ㅠㅠ 3편도 써주세오.... 테스도 써주세오

  • tory_49 2019.09.21 03:48
    톨이가 쓴 글 모아서 비평집 만들면 꼭 살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모든 인간들이 이 글을 보길!
  • tory_50 2019.09.23 06:03
    ㅋㅋㅋㅋㅋㅋㅋ출판사차려줘ㅠㅠㅠ 너무재밌어
  • tory_51 2019.09.28 21:03
    하몽 미쳤나봐 ㅋㅋㅋㅋ큐ㅠㅠㅠ
  • tory_52 2019.09.30 20:14

    1번 타입의 여자가 나쁜년인 이유가 돈/명예/기타 하찮은 것을 밝히는 바람에 남자의 고오오오귀한 감정을 몰라줘서랬잖아. 근데 이건 사실 남자가 여자한테 줄 수 있는 최저시급이 그 고오오오귀한 감정이라 그럼(...). 돈 있는 남자는 여자가 돈 밝힌다고 지랄 안 하고 명예 있는 남자는 여자가 명예 밝힌다고 지랄 안 함. 정공법을 선호하는 남자는 여자가 밝히는 걸 갖추려고 노력하고 꼼수 쓰는 남자는 자기가 줄 수 없는 것들을 '하찮은 것'이라고 후려침. 그래서 여혐할 때 돈 없는 새끼는 된장년이라 욕하고 좆 작은 새끼는 걸레년이라 욕함. 근데 내가 줄 수 없는 걸 바라는 년은 나쁜 년인데 아예 바라는 게 없는 년은 무서운 년임. 이런 여자는 정공법을 쓰든, 꼼수를 쓰든 공략 자체가 불가능하거든. 


    --와.. 이대목에서 감탄을 금치 못했네. 모냐 이 카타르시스는 대체 모냐ㅠㅠ 최저시급이 고귀한 감정이라니... 참으로 고귀하고 값싸지 않을 수 없는 것 ㅠㅠ 진짜 토리, 논리적이고 흥미로운 생각을 가진데다가 표현까지 잘하는 것 같아!

  • tory_53 2023.12.12 20:13
    나도 여기서 오호라! 했음 ㅋㅋㅋㅋㅋㅋ 재밌다 ㅋㅋㅋㅋ
  • tory_54 2023.12.12 20:25
  • tory_55 2023.12.1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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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56 2023.12.12 22:14
    잘 봤어
  • tory_57 2023.12.12 23:56
    미래에서 왔다우
  • tory_58 2023.12.14 07:49
    👍
  • tory_59 2023.12.17 13:46
    우와 23년에서 왔습니다
  • tory_60 2024.01.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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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61 2024.02.1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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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62 2024.03.02 22:12

  • tory_63 2024.03.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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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64 2024.04.07 23:40
    메리메... 잘 읽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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