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들 동네 물가는 안녕하니?
우리 동네 슈퍼에는 지금 애호박 하나 3천원 시금치 한 단 16,000원이라는 지독한 물가 고공행진이 지속되는 중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 사람 목구멍에 거미줄 칠 순 없으니까 부지런히 해 먹은 나의 집밥을 구경해줘
거미줄 치지 않게 하려는 것 치곤 좀 과하게 잘 먹은 경향이 있지만
제주도 놀러갈 시간은 없는데 명진전복 전복밥은 먹고 싶잖아요
제주도 가도 그 기나긴 웨이팅 버틸 자신이 없어서 사실 명진전복은 이래나저래나 못 먹잖아요
그러니까 집에서 해결했어. 전복 내장 곱게 갈아서 단호박이랑 당근 넣고 솥밥! 전복은 썰어서 참기름에 볶아서 올려줬지
간은 간장이랑 참치액젓으로 맞추고 비린내 잡으려고 미림도 좀 넣었어. 단호박이랑 당근 덕분에 달달하고 전복 내장 덕분에 고소한 솥밥이 되었고요
명진전복 부럽지가 않어가 아니라 좀 부러운 맛이었어. 명진전복이 좀 더 맛있었던듯.
명절에 한우 선물이 들어왔는데 좀 많이 들어와서 역시나 또 솥밥행.
이번엔 밥을 지을 때 그냥 물로 지은 게 아니라 곰국으로 밥을 지어보았어. 소고기 곰국으로 지은 밥에 살치살 구이를 올려먹는 사치
곰국으로 밥 지으면 밥이 구수하고 기름지고 아주 맛있어. 츄라이 츄라이
아주 부추가 너무 묘하게 남은 거야. 전 부치기도 애매하고 어디 딱 토핑할 정도만 남은 거지
그래서 집에 있는 재료로 머리 굴리다가 팟타이 해먹었어. 덕분에 한 달 냉장고에서 묵힌 라임도 처리!
몸보신 좀 하려고 삼계탕 했어. 능이버섯을 조금 넣었더니 색이 구려짐.
사실 삼계탕은 닭죽을 해먹기 위한 수단 아닌가요?
찹쌀 대신 누룽지 넣고 닭죽을 해서 조금 더 구수한 맛을 냈어. 냉장고에 뒹굴던 짜투리 채소 다 해치워서 기분 째짐.
그런데 이거 해먹겠다고 누룽지 샀는데 그 누룽지가 사람 상체만한 봉투에 와서 지금 365일 아침으로 누룽지 먹어야 되는 위기에 처함
6천 원이길래 작은 봉지에 든 게 올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세요
카레가 아니라 하이라이스가 먹고 싶은 날이 있지
양송이, 양파, 소고기만 넣어서 하이라이스 했어 달걀 오믈렛 만들다가 실패한 것 위에 끼얹으면 또 감쪽같잖아
버터 듬뿍 넣어서 양파 볶아서 만들면 너무 맛있어 당연함 이즈니 버터 한 숟가락 가득 넣음 맛 없으면 고소해야됨.
집에 감자가 싹이 나서 급히 처분하기 위한 니쿠쟈가. 일본 가정식으로 많이 먹는 건데 그냥 뭐 소고기 감자 간장 조림이야
한국인 입엔 간장이 들어갔는데 마늘 맛이 안난다고??? 같은 느낌의 달짝지근한 간장 조림인데
가끔 먹으면 맛있어. 그러나 자주 먹으면 역시나 마늘의 향이 그리워지는.
이치란 라멘 인스턴트 사놓은 게 있어서 수육 삶아서 챠슈 만들고 달걀 반숙 올려서 한 그릇 해치웠어.
물론 가게에서 먹는 맛은 안나지만 그래도 엇비슷한 맛이 나.
냉동 우동 면을 너무 많이 사놔서 명란 크림 우동으로 해치우기
명란도 냉동실에 몇 개 남아서 얼른 해치웠어. 왜냐면 새로 명란을 사야 하니까.
식당 하는 이모 통해서 명란을 주문했더니 혼자 먹기에 너무 많은 명란이 와서 다음달에 내내 명란만 먹어야 할 지경이얄...
이 정도면 명태들이 가문의 원수라며 날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을 기세
기름진 것만 먹어서 양심 한 그릇 했습니다
하지만 드레싱이 가득 들어갔고 치즈에 파스타 면도 1.5인분은 들어간 샐러드 파스타라 양심을 말아 먹게 되는데...
샐러드 파스타만 먹으면 단백질 부족하니까 어쩔 수 없이 찹스테이크도 했어.
건강을 내가 이렇게나 생각해
냉동실에 꽃빵이 다섯 개 애매하게 남아서 해치우기 위한 고추잡채.
고추잡채라고 하기엔 고기 비중이 훨씬 높지만, 일단 넘어가 보자.
고추잡채할 때 고기를 전분, 식용유, 간장, 후추에 버부려놨다가 쓰면 탕수육처럼 겉에 쫀득한 막이 생겨서
고기 냄새도 덜 나고 간도 더 잘 들어가서 맛있어져!!!
날이 선득해져서 크림스튜 했는데 간 잘못 잡아서 크림 장아찌가 된 사연
여름 내내 흘린 땀으로 배출한 나트륨 하루만에 보강했지 이렇게 또 건강을 챙기고
그리고 그 건강 불닭 볶음면에 콘치즈 사리 추가로 조져볼게욘~
건강상 술을 한동안 멀리하다가 다시 술잔을 잡았어
처음부터 강한 걸 먹으면 위랑 간이 놀랄 수 있으니까 일단 시작은 하이볼로 가볍게
물론 위스키를 좀 때려 넣었지만 괜찮아 괜찮아 토닉워터가 더 많이 들어가니까
냉동실에 묵혀 두었던 미트볼로 스파게티 만들었어
미트볼은 한 번 만들 때 2키로 정도씩 해두는데 그럼 냉동실에 넣어두고 생각날 때 꺼내 먹기 좋아!
물론 전날부터 먹을 계획 세우고 미리미리 해동해야 한다는 계획성이 필요함
엠비티아이 끝자리 P 100%인 나에게 너무 어려운 일이잖아요 하지만 돼지런한 나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냅니다.
대만 키키레스토랑에서 먹은 그 파볶음이 먹고 싶어서 흉내내봤는데
마늘쫑 너무 적은 거 아니에요? 고기만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상태가 되었어. 그렇지만 단백질 섭취는 아무래도 중요하니까.
사실 마늘쫑 새우 볶음 만드느라 마늘쫑 다 써서 위의 파볶음이 그렇게 헐빈해진 것이었다.
원래 밑반찬 잘 안 하는데 엄마가 우리집 와서 너희 집엔 반찬도 없고 밥 먹을 게 없다고 잔소리 하셔서
엄마 있는 동안 먹으려고 급히 반찬해써. 우엉조림은 가늘게 썬 걸 좋아하는데 썰어서 나오는 우엉들은 다들 굵어가지고
일일이 껍질 벗기고 하나하나 써느라 손가락 관절 엉망진창 와진창 되어부려쓰
힘들어서 욕하면서 썰었지만 다 볶아두니 내 취향대로 맛있어서 다음번에도 또 이 짓을 하게 되겠지......
그리고 진미채 볶음은 마지막에 꼭 마요네즈를 넣어서 마무리 해야됨 그럼 맥주 안주로 또 기가 막혀.
밑반찬으로 술 마시는 사람....나만 그런 거 아니잖아..다들 밑반찬으로 맥주 한 캔씩 마시고 소주 일 잔 하고 그런 거잖아...
우엉이랑 어묵 볶은 김에 김밥 싸기
시금치 넣고 싶었는데 한 단 16,000원이라는 얼척 없는 가격에 부추로 대체하게 되었음을 알립니다
근데 가을 부추 너무 질긴 것...부추가 아니라 부추향 껌 아닌가요? 씹어도 씹어도 계속 씹혀서 아주 곤욕스러웠어.
나의 김밥은 당근을 겁나 넣는 스타일. 그리고 밥에 참기름을 아끼지 않는 스타일
방앗간에서 직접 짠 참기름 때려 붓고 김밥 싸면 얼마나 맛있게요?
근데 계란에 실수로 소금 쏟아서 김밥 겁나 짜서 혼났어
근데 그런 김밥을 10줄이나 생산해냈다는 게 문제
그러나 한국인은 어떻게든 먹어줍니다. 계란물 입혀서 구워 먹으면 덜 짜니까 그렇게 해치웠어.
그리고 요즘 만드는 데 재미 들린 얼그레이 시럽
얼그레이 시럽 대량으로 제작한 다음
얼그레이 하이볼 적셔!!!!!
안주 없이도 술술 들어가 그리고 남은 시럽은 밀크티를 해먹지!
그렇게 3주간 얼그레이 시럽을 1리터 조진 나는 몸무게가 2키로 늘어났어
얼그레이 시럽 1리터면 설탕이 300구람 들어가니까!!!!!
일도 바쁘고 정신도 없어서 한 달 사이 집밥을 그리 부지런히 먹지 못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먹은 기록을 남겨 보았어
다음달도 잘 먹고 잘 찍어볼게 토리들도 행복하게 9월 마무리하고 10월 준비해보자고!
미춌다 다 먹고싶어 사골로 만든 솥밥맛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