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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덤: 아무도 이렇게 될 줄 몰랐던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 ⟨퀸덤⟩이 종영했다. 프로그램이 발표되었을 때엔 서바이벌이라는 방식에 대한 거부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컸으나, 회차가 거듭될수록 SNS를 통해 경연 무대들이 화제에 오르면서 작지 않은 파장을 이끌어냈다. 지난 10월 31일 파이널 생방송 무대와 함께 막을 내린 ⟨퀸덤⟩에 대해 아이돌로지 필진이 감상을 나누어보았다.



10회에 걸친 여정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일단 각자 간략하게 이 방송을 통해 느낀 점을 얘기해보자.

심댱: 초반 ‘컴백 전쟁’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서로 자존심만 다치고 끝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출연진이 무대에 쏟는 열정과 즐기는 자세는 동료 걸그룹과 시청자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마노: 아무도 이렇게 될 줄 몰랐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이렇게까지 큰 파급력을 가지게 될 줄. 물론 나 역시 이렇게 될 줄 정말 추호도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에 프로그램 기획 의도를 보고 껄끄러움을 느껴 방송을 보지 않기로 결심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했던 역기능보다 그에 반하는 순기능이 훨씬 많은 프로그램이었다. 무엇보다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여섯 팀의 저력과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가 유독 빛났던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한다.

랜디: 최근 유일하게 시청한 예능 프로다. 프로들이 자존심을 걸고 펼치는 쇼다운인데 안 볼 수 없었다. 매회 무대 퀄리티에 놀랐다.

서드: 처음엔 방송을 시청하지 않을 계획이었다. 신인도 아닌 걸그룹을 모아서 컴백 무대를 걸고 서바이벌을 시킨다는 발상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무대에 진지하게 임하는 가수들의 모습과 순위를 떠나 평소에 방송에서 보기 힘든 걸그룹끼리의 팀 단위 친목과 케미를 보는 재미가 커졌다. 아마 적잖은 시청자들의 의견도 비슷하리라 믿는다. 처음엔 한 팀을 응원하기로 정해두고 시청했지만, 어느새 출연한 모든 그룹들을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방송이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반전과 인상적인 순간들이 있었다. 퀸덤을 통해 이전보다 더 좋아진 팀 또는 멤버가 있을까.

심댱: 러블리즈의 케이. 이렇게 내면이 야망으로 활활 불타오르는 사람일 줄이야! 적극적인 구애 끝에 화사를 차지한 그를 보면서 ‘인사이더’가 사회에서 통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잘하고 싶은 그 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모습이 멋져서 이어진 그의 솔로 활동도 자연스레 응원하게 됐다.

마노: 오마이걸 승희. 평소에도 ‘재간둥이’라 불릴 정도로 끼와 능력치가 출중한 멤버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방송을 통해 그야말로 ‘포텐’이 폭발한 것 같다. 매회 리액션 비디오에 비치는 깨알 같은 오디오와 다채로운 표정이 프로그램의 예능적인 재미를 증폭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적재적소에 특유의 순발력으로 재치있게 들어가는 추임새 같은 리액션이 너무 재미있고 좋아서 아예 따로 짤 폴더를 가지고 있을 정도다. 원래도 좋아하는 멤버였지만, 완벽히 출구를 봉쇄당했다.

랜디: 마마무. 멤버들끼리 있을 때의 비글력과는 달리 다른 팀 사람들과 섞이면 한없이 수줍어하더라. 경연 후 다른 팀 퍼포먼스에 진중한 감상 코멘트를 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박봄은 팀으로 봐야 할지 개별로 봐야 할지 모르겠지만, 2NE1이라는 슈퍼그룹으로부터 홀로서기 하며 멤버들의 빈자리를 그리워하면서도, 에너지 면에서 후퇴하지 않고 결연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개별 멤버는 AOA의 혜정. 퀸덤이 사랑한 예능 영재. 긴장이 가득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가끔 혜정이 허심탄회하게 솔직한 얘기를 풀어놓는 것이 좋았다. 음색과 무대 연기력이 훌륭했다는 것도 새삼 다시 느꼈다.

서드: 오마이걸의 지호. 팀이 여태까지 해왔던 콘셉트에 대한 자신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모습이 돋보였다. 그리고 AOA의 지민. 이전부터 그의 독특한 랩을 좋아했지만, 리더로서 팀을 진두지휘하면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도맡는 모습은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발견이었다



여러 번의 경연 중 인상 깊게 본 무대들을 각자 꼽아보자.

심댱: 2차 사전 경연에서는 오마이걸 ‘Destiny (나의 지구)’. 1차 사전 경연 이후 다들 각성한 듯이 강렬한 무대를 선보였는데, 국악 버전으로 편곡된 ‘Destiny’는 오마이걸 특유의 서정성을 전달하면서도 경연에서 차별점을 불러일으켰다.

3차 사전 경연 ‘팬도라의 상자’에서는 박봄의 ‘눈, 코, 입’이 인상 깊었다. 전주가 시작된 순간 그가 YG에서 빛났던 시간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멀지 않은 추억을 소환해 내는 목소리의 힘을 느꼈다.

마노: (여자)아이들의 ‘LATATA’. 전소연의 천재적인 프로듀싱 능력과 뛰어난 팀워크로 팀의 엄청난 에너지와 존재감을 만천하에 선보였다. 이후로도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샘솟는 아이디어로 팀을 이끈 전소연의 리더십은 물론, 주술사 콘셉트로 각 멤버에게 적절히 스포트라이트를 부여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오마이걸의 ‘Destiny (나의 지구)’. (여자)아이들에 천재 프로듀서 전소연이 있다면, 오마이걸에는 승부사 지호가 있다는 것을 알리게 된 무대. 한국풍과 국악 편곡이라는 강력한 한 수로 그룹에게 결정적인 반등의 기회를 선사했다. 단 몇 분간의 무대에 풍부한 서사를 불어넣어 덕후들의 심장에 불을 지른 것은 덤.

(여자)아이들의 ‘Fire’. 모두가 아는 명곡을 나름의 해석과 적절한 파트 분배로 재탄생시켰다. 선배 그룹에 대한 애정과 리스펙트가 잘 드러나면서 동시에 팀 특유의 폭발할 듯한 에너지가 돋보였던 무대.

식스퍼즐의 ‘Power’. 원곡의 메시지도 그렇지만, 각기 다른 그룹에 속한 멤버들이 모여 걸파워 시너지를 일으켰다. 그룹도 춤선도 모두 다른 걸그룹 멤버들의 끈끈한 연대마저 느껴졌다.

랜디: AOA가 마마무의 노래를 다시 부른 ‘너나 해(Egoistic)’ 무대. 스패니쉬 기타가 주가 되는 뜨거운 느낌의 원곡과 달리 퓨처베이스 중심의 AOA의 보컬톤에 잘 어울리는 차가운 곡이 되었다. 전체 경연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편곡이었다. 통념을 깨는 팬츠수트 의상과 보깅 댄서 콜라보로 선보인 전복적인 메시지도 탁월했다.

마마무의 ‘I Miss You’. 프로 전체에 걸쳐 순위가 마마무에 너무 유리하게 돌아가서 우등생 응원하듯 긴박감이 덜 하긴 했지만, 역시 마마무는 각 멤버가 각자의 색깔대로 디바(diva)인 드림팀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파워도 감정선 유지도 모두 훌륭했다.

러블리즈의 ‘Cameo’. 편집된 멘트나 자막은 이 무대를 ‘깜찍발랄’ 정도의 수식어로 한정 짓고자 했지만, 이 곡은 원곡부터가 밝으면서도 쓸쓸한, 복잡한 감정을 담은 노래다. ⟨글리(Glee)⟩풍으로 다채롭게 꾸민 무대 구성과 편곡이 이런 곡의 감상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었다.

서드: 오마이걸의 ‘Destiny (나의 지구)’. 유튜브나 SNS에서 오마이걸에 대한 언급량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게 체감될 만큼 팀이 지닌 능력과 장점이 십분 발휘된 무대이며, 이후 경연에서 자신들의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커진 모습 또한 뚜렷이 보였으니, 여러 모로 오마이걸에게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또 AOA의 ‘너나 해 (Egotistic)’ 역시 원곡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지금의 AOA라는 팀이 지닌 강점이 무엇인지 대중을 설득하는 데에 성공한 무대라고 생각한다.

러블리즈의 예인이 ⟨친절한 금자씨⟩의 OST를 현대무용을 바탕으로 재해석한 퍼포먼스 무대 또한 인상적이었다



경연과는 별개로 인상적인 순간, 또는 최고의 장면이라 할 만한 게 있다면?

심댱: 선곡 회의를 포함해 녹음, 안무 연습 등 무대를 준비해온 과정들. 빛나는 무대를 만들기 위한 아티스트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은 물론 그들의 노력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이미지 콘셉트로 고민했던 러블리즈와 오마이걸, 그리고 유쾌하게 연습에 임했던 AOA의 비하인드를 즐겁게 보았다.

마노: 히트곡 경연 때, AOA의 무대를 지켜보던 승희가 단말마처럼 외친 “이건 아니지~!”. 오디오와 비디오 양쪽으로 아낌없이 리액션을 불어 넣은 모든 순간이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이 장면으로 ‘프로 리액터’로서의 존재감을 떨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단연 최고의 순간이라 꼽고 싶다. 이후로도 수많은 짤방과 밈을 양산하며 모두에게 두고두고 사랑받은, 사랑스럽고 재주 많은 ‘리액션 장인’의 탄생을 알린 순간. 자매품은 “저거지!”.

랜디: 2화 ‘효뿌엥’. 첫 1위를 안겨준 소중한 노래 ‘비밀정원’을 지키고 싶었던 리더의 눈물. 7화 보컬 디렉터로서 박봄의 모습. 경연 참가자지만 경력으로 보면 되려 참가자들을 가르쳐야 할 사람이다. 효정과 함께 꾸민 콜라보 무대 준비 과정에서 이 모습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서드: 러블리즈 케이와 마마무 화사가 경연 파트너가 되어 서로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보여준 모든 순간들. 아마 ⟨퀸덤⟩이 아니었다면 평생 보지 못했을지도 모를 장면이었다. 전혀 다른 외모와 성격, 음색을 지닌 두 사람의 하모니를 즐길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좋았다



파이널 생방송 경연곡과 무대 얘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AOA – Sorry

랜디: ‘너나 해’ 재해석 무대의 히트가 신곡에 미친 영향이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 그 무대를 좋아했던 입장에서 더 신이 난다. 전성기와 비교할 때 분명 그룹을 상징하던 메인보컬의 부재라는 치명적인 빈자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5인이 완전히 각자의 자리를 찾아 꽉 들어맞는 퍼즐처럼 채워졌다. 댄스유닛으로 발군의 퍼포먼스 실력을 보인 찬미가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를 보일 때는 퀸덤을 통해 얻은 모든 기회를 마지막까지 불태우고 가겠다는 결의가 느껴졌다.

심댱: 음원에서의 인상과 무대의 간극이 컸다. 장르로 따지자면 현대극에 더 가까운 메시지라 느꼈기 때문일 지도. 그러나 무관심해진 상대에게 퍼붓는 메시지는 화려한 액션신과 변명을 밀어내는 듯한 안무 등으로 구현되어 거친 서부영화의 한 장면으로 멋스럽게 연출되었다. AOA의 야심이 일궈낸, 볼거리가 가득한 무대가 ⟨퀸덤⟩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러블리즈 – Moonlight

랜디: 이제까지 러블리즈가 선보여온 마이너 감성은 ‘서늘한 가운데 느껴지는 불꽃 같은 정념’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사운드에까지 변화를 주며 좀 더 모던한 느낌으로 탈바꿈했다. 전자음악 1세대 윤상의 곡 제공에도 불구 이제까지는 고집스레 쓰지 않았던 특정 사운드가 있었는데(예: 트로피칼에 주로 쓰이는 마림바 신스 등), ‘Moonlight’는 그런 불문율을 깨서 좀 더 트렌디한 가요처럼 들렸다. 일사불란한 러블리즈표 군무와 짝을 이루니 더 아름다웠다.

마노: 특히 초창기의 러블리즈는 마치 우리의 곁에 있을 것만 같은 소녀를 연기해왔는데, 변화한 사운드에 발맞춰 콘셉트 역시 신비로우면서 ‘인외적’인 느낌을 더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마치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무사이(뮤즈)들이 달빛 아래에서 펼치는 가무를 보는 것 같았달까. 팀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도 변화와 진화를 꾀하는 데 성공했다.


박봄 – 되돌릴 수 없는 돌아갈 수 없는 돌아갈 곳 없는

서드: 발라드 위주의 선곡만을 해오다 조금이나마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선택했다. 제목부터 가사까지 ⟨퀸덤⟩에서 박봄이 겪고 느낀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듯한 노래도 인상적이었지만, 4개의 스탠드 마이크를 이용해 2NE1 시절 무대를 떠올리게 만드는 연출은 보는 이를 울컥하게 할 만큼 임팩트 있었다.

심댱: 과거의 박봄과 지금의 박봄을 거울처럼 배치한 시작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그리움이 뚝뚝 묻어나는 타이틀과 지난날을 넘어 홀로 성장할 그를 보여주기에 적절한 피날레 혹은 발걸음으로 보였다.

마노: ⟨퀸덤⟩에서 박봄은 홈그룹 2NE1에 대한 그리움과 솔로로서의 외로움을 가감없이 드러내곤 했다. ‘한’ 무대를 마치며 2NE1의 핸드 사인을 선보이는 순간이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곡이었기에 가사나 무대 장치에서 홈그룹의 자취를 남겨놓아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자극했다. 그룹으로서의 귀환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바라게 된 순간.


오마이걸 – 게릴라

심댱: 오마이걸이 보여줄 수 있는 ‘매운’ 무대였다. 날렵한 춤선, 나긋나긋하게 시작하는 보컬이 방대한 스케일과 설정을 만나 깊은 밤 숨소리를 죽이며 공모하는 게릴라로 재구성되었다. 결연한 자세로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은 마치 ⟨퀸덤⟩ 경연을 통해 대중의 마음을 공략해온 그들의 모습과 겹쳐졌다. 마침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오마이걸은 ⟨퀸덤⟩ 바깥에서도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니 계속 ‘Attention’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드: 그동안 해오지 못했던 음악과 콘셉트에 대한 멤버들의 갈망이 선명히 드러나는 무대였다. 도입부 밧줄을 이용한 퍼포먼스는 “폭풍전야”라는 가사에 맞춰 일렁이는 파도처럼 보이기도 하고, 멤버들이 줄의 위아래로 드나들 때면 마치 사각의 링 위로 들어서는 듯한 느낌도 주는 독특한 무대연출이었다. 오마이걸을 지켜봐 온 이들이라면 굉장히 낯설게 다가오는 이미지이기도 하겠지만, ‘비밀정원’으로 시작해 ‘Destiny (나의 지구)’를 지나 3차 경연 ‘Twilight’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생각한다면 꽤나 자연스러운 도착점이다. 어쩌면 오마이걸에게는 다섯 번째 계절을 지나 또 한 번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분기점으로 남을지도 모르겠다.

마노: 사전에 공개된 음원을 통해 SNS상에서는 ‘여섯 번째 계절’이라는 우스개 아닌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무대였다. ‘비밀정원’-’다섯 번째 계절’로 이어져 온 ‘오마이걸다운’ 서정성을 지켜낸 동시에, 콘서트 등에서만 선보여왔던 치명적이고 강렬한 느낌을 더해 오마이걸의 성장이 여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승희의 말대로 오마이걸은 ‘성장형’ 그룹이라는 것을 다시금 못 박았다.


(여자)아이들 – Lion

랜디: (여자)아이들의 ‘Lion’은 최고의 무대에 꼽고 싶을만큼 좋았다. 직접 작사작곡을 해야 하기에 프로그램 시작과 동시에 작업에 들어갔다고 해 더 놀라움을 자아냈다. 참가자 중 가장 어린 팀이지만 무대를 호령하는 에너지와 메시지는 중견 그룹도 쉽게 낼 수 없을 만한 것이었다. “뻔한 리듬을 망치고” 같은 전소연식 가사 작법이 이번에도 돋보였다. ⟨퀸덤⟩ 제작진조차 상상하지 못했을 제왕의 노래, ‘퀸’의 노래였다.

서드: 다른 경연곡과는 질감부터 다른 무대였다. ⟨퀸덤⟩이라는 방송 제목에서 테마를 맞춰 기다렸다는 듯 성대한 마지막 무대에서 스스로 왕관을 쓰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싫다고 말해’ 같은 무대를 비롯해 전소연과 멤버들이 보여준 야심 찬 모습들을 되새기다 보면 이들이 과연 데뷔 갓 2년 차를 향해가는 걸그룹이 맞는지 혼란스러울 지경. 경연을 위한 1회성으로 소비되기엔 너무 아까운 노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고 역시 그 스케일에 걸맞는 웅장함이 돋보인다. 정식 활동곡이 아님에도 아마 (여자)아이들의 커리어에 있어서 오랫동안 회자되고 기억에 남을 노래가 될 것이다.

마노: 전소연이 경연 전 모 매체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는 멤버들에게서 영감을 얻었지만, 이번 곡은 나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것이 완전히 납득되는 순간이었다. 특히 여성의 저음을 우아하게 잘 쓰는 것으로 정평이 난 전소연의 송메이킹 및 프로듀싱 능력이 그야말로 폭발해버렸다. 여섯 멤버들이 왕좌에 오르는 모습에는 소름이 돋으며 동시에 눈물이 왈칵 흐르고 말았다. 오프닝 무대에서 선보인 “그래 그 왕관을 내놔/맞아 그 퀸이 나야”라는 전소연의 랩 한 소절이 떠올랐다. 결국 스스로 왕관을 쓰며 ‘퀸’으로 군림한 모습을 보며, ‘진짜 1위’를 가린다는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반문하게 됐다. 프로그램이 주지 못한 왕관 대신 직접 거머쥔 왕관으로 성대하게 치른 대관식을 본 것만 같았다.


마마무 – 우린 결국 다시 만날 운명이었지 (Destiny)

서드: AOA가 황무지를 배회하는 현상금 사냥꾼 같았다면, 마마무의 무대는 여관에 딸린 선술집에서 모자를 눌러쓰고 앉아 기타를 연주하는 외로운 음유시인 같았다. 4인조라는 멤버 구성이 전혀 부족하지 않은 마마무의 뛰어난 퍼포먼스 연출은 ‘Good Luck’ 때와 마찬가지로 뚜렷이 드러나는데, 백댄서를 마치 무대 장치처럼 활용하면서 각자의 파트마다 마치 뮤지컬 영화의 장면전환을 보는 듯한 구성이 훌륭했다. 처음 듣는 노래의 후렴인데도 현장을 넘어 TV로 지켜보고 있던 사람까지도 떼창에 참여하고 싶게끔 하는 무대 매너와 흡인력은 말할 것도 없다.

심댱: 후렴구의 챈트를 듣는 순간 ‘이건 반칙이지!’ 싶었다. 관객의 연호로 이어진 강렬한 챈트는 현장 무대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한편 마마무의 특장점인 ‘소통하는 무대’를 실현하는데 유효했다. 분위기를 주도할 줄 아는 이들이 퀸덤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당연해 보여도 누구든지 납득할 만한 그림이었다.



각 그룹이 퀸덤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박봄에 대하여

랜디: 박봄을 동경하며 자란 후배들로부터의 피부로 느껴지는 단단한 지지. 혼자 몸으로 긴 공백 끝에 컴백한 그이기에 이런 것이 특히 필요했을 것 같다.

서드: 출연진 중 유일한 솔로 가수였기에 퍼포먼스까지 선보여야 하는 경연 룰 안에서 내내 불리해보인 것도 사실이다. 박봄은 그만큼 외로워 보이기도 했고 다른 팀을 보며 2NE1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모습도 자주 내비쳤지만, 그 감정을 부정하거나 애써 참지 않고 오히려 경연을 통해 쏟아내면서 인상적인 무대들을 선보였다. 박봄 스스로 말했듯 솔로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여자)아이들의 ‘한’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해석한 커버 무대는 의외의 일면이자 훌륭한 무대였다.


오마이걸에 대하여

심댱: 오마이걸다움. 무대 안에 서사를 녹이면서도 오마이걸 특유의 서정성을 고르게 전달했다. 자기 색깔만큼은 확실히 표현해낸, ⟨퀸덤⟩의 수혜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드: 데뷔 초기부터 팀을 응원해온 팬의 입장에서는 그간 오마이걸이 부지런히 갈고 닦은 것들을 경연을 통해 대중이 발견하고 인정해주는 것이 무척 기쁘면서도 ‘이제서야’라는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5년 만에 “찾았다, 오마이걸!”이라는 인사 구호의 의미가 리부트 되었다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마노: 최근 들어 소위 ‘걸크러시’ 콘셉트가 대대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아마 그룹 내적으로 고민이 컸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이 가장 잘 하는 것을 꿋꿋이 밀고 나가 끝내 시청자들을 설득해냈다. ⟨퀸덤⟩을 통해 오마이걸의 진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끝없는 포텐셜을 갖고 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어쩌면 첫 무대로 선보인 ‘비밀정원’에 심어둔 “멋지고 놀라운 것”은 아직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AOA에 대하여

심댱: 8년 차 걸그룹 AOA의 방향성. 프로듀서 지민이 만든 판에 스스로를 “꽃이 아닌 나무”라고 호명한다. 프로그램 중 화제를 불러일으킨 ‘너나 해’ 무대는 AOA의 자신감에 이유를 부여했다.

랜디: 스펙트럼의 확장. 긴 시간 활동했고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한 팀이었는데도, 우리는 이들에 대해 모르는 것이 이렇게 많았다.

마노: 누가 뭐래도 ⟨퀸덤⟩의 가장 큰 수혜자. 두 멤버의 공석과 오랜 공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함을 온 세상에 당당히 알렸음은 물론, 화제의 ‘너나 해’ 무대로 이미지 반등의 기회까지 얻었다. 그룹의 새로운 막을 올렸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러블리즈에 대하여

랜디: 드디어 찾아온 무대 프로듀싱 참여의 기회. 연차는 오래 됐지만 회사에서 이런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아서, 초반에는 여태 다수의 무대를 자신들의 아이디어로 꾸려온 그룹들과 경쟁하며 마치 후발 주자처럼 헤매야 했다. 중반을 지나며 드디어 궤도에 오른 모습에서 벅찬 느낌을 받았다. 여전히 엠넷의 악의적인 편집의 피해자였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만.

마노: 팀의 성장. 최근 들어 소위 말하는 ‘걸크러시’가 인기 콘셉트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팀의 고뇌가 가장 컸을 것이다. 방향을 급선회하는 강수를 두어가며 시행착오를 거치다, 결국 본인들이 가장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밀어부치게 된 일련의 과정에서 팀의 성장서사를 읽을 수 있었다. 어쩌면 러블리즈의 진화는 이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여자)아이들에 대하여

랜디: 서바이벌이 낳은 괴물, 일명 ‘서낳괴’ 전소연의 홈그룹은 전소연이 다가 아니었다는 더 무서운 사실. 보컬 유닛에서 보여준 민니의 음색과 곡 해석력, 퍼포먼스 유닛에서 보여준 수진의 파괴적인 표현력 등, 신인이라고는 믿기 힘든 무대를 연달아 선보였다. 무대를 준비하며 토론하고 협동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서드: 경연 무대를 꾸미는 과정을 담은 비하인드 컷을 보고 싶은 팀 1순위. 단순히 전소연이 작사, 작곡을 한다는 사실에 감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어떤 식으로 곡을 만들어가고 멤버들과 합을 맞추어 콘셉트를 다듬어 발전시키는지, 그 노하우를 더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퀸덤⟩은 아이디어를 우직하게 밀어붙이면서도 멤버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팀워크를 만들어내는 전소연과 (여자)아이들의 존재를 더 많은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는 발판이 되었다


마마무에 대하여

서드: 약점을 찾기 드문 팀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재확인 했다는 점. 그들에게 ⟨퀸덤⟩은 단순히 탄탄한 보컬을 지닌 것을 넘어 무대 장악력 또한 뛰어난 팀이며, 그렇기에 음원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또 화사와 러블리즈 케이 두 사람이 앞으로도 더욱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랜디: 워낙 보컬에 강점이 있는 팀이라 경연에 강할 거라 예상은 했다. 프로그램을 거치며 그런 그룹의 색깔이 그냥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 각자가 자기 영역을 깊이있게 고민한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시청자로서 가장 큰 소득이었다.

심댱: 출연진에게서 가장 많이 사랑받은 아티스트는 마마무이지 않았을까. 화사가 유닛 미션의 키 멤버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멤버 개개인에 관심이 쏠린 것은 물론, 다른 팀들이 눈독들였던 활동 곡은 대부분 마마무의 것이었으니 말이다. 팬들만큼이나 아티스트도 사랑한 그룹. 마마무는 더 자신해도 될 만한 근거를 퀸덤에서 찾지 않았을까.



⟨퀸덤⟩ 시즌 2가 방영한다고 가정했을 때, 출연했으면 하는 팀은?

서드:
에이핑크 – 9년 가까이 팀워크를 맞춰온 장수 걸그룹이라는 자체가 무기다. 그동안 멤버 각자 담아두었지만 표현하지 못한 비전들이 있을 것 같은데 궁금하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 – 역시 독보적인 콘셉트와 실력으로 무장한 팀이니 만큼 경연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완전체로서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이런 무대에서 그동안 묵혀둔 응어리를 마음껏 쏟아낼 수 있지 않을까.
우주소녀 – 10인 이상의 다인원 그룹이 어떤 전략으로 무대를 장악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군무와 보컬, 랩까지 퍼포먼스에 있어 다채로운 장점을 지닌 팀이기에 출연한다면 진가를 보여줄 것 같다.

랜디:
CLC – (여자)아이들과 같은 회사지만 다른 강점을 가진 팀이다. 승연과 유진을 필두로 보여주는 파워풀한 힙합 군무를 ⟨퀸덤⟩ 무대에서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구구단 – 시즌1의 컨셉돌이 오마이걸이었다면 시즌2는 구구단이 될 거라 확신한다(출연만 한다면). 본래도 다양한 시도를 약속하며 극단 콘셉트로 나온 팀이며, 원조 컨셉돌 빅스의 직속 후배이기도 하다.
브레이브걸스 – 댄스 유닛 경연 때 박봄을 지원하러 나온 은지의 홈그룹. 2017년에 나온 ‘Rollin’’은 아직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케이팝 명곡. 메인보컬 민영의 중독적인 보컬은 꼭 재평가 되어야만 한다.

심댱:
에이프릴 – ‘청순계’로 일컬어지는 걸그룹 중 하나. 그러나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속 ‘여주다’처럼 새로운 자아를 찾을 연차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
청하 – 현재 착실히 실력과 인지도를 쌓고 있는 솔로 아티스트. 무대 장악력도 뛰어나서, ⟨퀸덤⟩ 무대 위에 펼칠 그의 역량을 확인하고 싶다.
라붐 – ‘상상더하기’, ‘푱푱’같이 통통 튀는 발랄함만 기억한다면 오산. 2018년 하반기 ‘체온’을 기점으로 끈적하면서도 애틋한 기조를 유지하는 라붐의 2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한다.

마노:
드림캐쳐 – 종영 전부터 SNS 등을 통해 요청이 빗발쳤을 만큼 매니아층이 두텁고 확실한 그룹이다. 여타 케이팝 걸그룹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단연 독보적인 콘셉트를 매번 훌륭히 소화해내고 있는 것은 물론, 콘서트와 공식 유튜브 채널 등에서 선보인 다양한 콘셉트의 커버 무대 역시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방송을 통해 그룹의 진가와 숨은 매력이 잘 드러났으면 하는 마음.
위키미키 – 당돌하고 에너제틱한 소녀상을 선보이며 걸그룹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진 팀. 유정과 도연이라는 뛰어난 키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위키미키만의 에너지로 재탄생할 무대가 궁금해진다.
이달의 소녀 – 무려 12명이라는 다인원을 보유한 그룹이며 동시에 2년 여에 걸친 기간 동안 솔로 싱글을 각 멤버별로 발매하며 역대급 규모의 프리 데뷔 과정을 거친 팀. 다인원이라는 자원을 최대치로 살린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무대로 국내외로부터의 지지가 두텁다. 모든 멤버가 솔로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지녔기에 이들이 선보일 무대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퀸덤⟩이 남긴 것, 그리고 만약 있을지도 모를 시즌 2에 기대하는 점이라면

심댱: 모두가 주인공이 된 쇼였다. 본인보다 ‘한 수 아래’를 꼽는 등 의도적으로 캣파이트를 유도한 경연방식을 뛰어넘어 무대 위에서는 대중에게 미처 알지 못했던 아티스트의 잠재력이, 무대 아래에서는 서로를 향한 뜨거운 박수가 ⟨퀸덤⟩에 남았다. 진정한 퀸의 모습을 보여준 그들이 방송 종영 후에도 주목받기를 기대한다. 사실 이번 출연진만큼이나 주목받아야 하는 퀸들이 많아 제2, 3의 ⟨퀸덤⟩을 보고 싶은데, 개인적으로 넓은 공연장에서의 미니 콘서트 등 우승 특전을 강화해, 참여할 이유가 크고 뚜렷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마노: 지난 회차를 되돌이켜보며 곰곰히 곱씹어보니, ⟨퀸덤⟩은 모든 그룹에게 있어 일종의 ‘성장 여정’이지 않았나 싶다. 모두가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스스로의 장점과 잠재력을 깨우쳐가는 과정을 시청자들도 함께 지켜본 것이다. 동시에 보이그룹에게는 상대적으로 너그럽게 허용되는 시행착오의 기회가 걸그룹에게는 유독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퀸덤⟩의 존재 의의는 걸그룹이 시행착오를 하고 ‘실수’를 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음껏 부여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것을 시도할 수 있는 리스크를 완충해주는 장치가 ⟨퀸덤⟩이라는 프로그램이었던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퀸덤⟩은 분명 지속될 가치가 있다. ⟨킹덤⟩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 역시 바로 여기에 있다. 오롯이 여성들이 주역이 되어 그들만의 단단한 연대를 이루어냈다는 점도 이 프로그램의 큰 의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여성들의 끈끈한 ‘카르텔’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싶기에 지속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하는 김에 시즌 2를 할 거라면 66 하차 제도와 한 수 위·아래 시스템은 제발 폐지하자. 시작은 캣파이트를 노렸으나 끝은 결국 ‘하트시그널’로 마무리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덤’ MC도 꼭 교체를 해주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 역시 있다. 다들 무슨 뜻인지 아시죠…) 어쨌거나, ⟨퀸덤⟩은 지속되어야 한다. ‘Queendom must go on’

랜디: ⟨퀸덤⟩이 잘 만든 프로가 된 이유는 주인공이 여성 아이돌이기 때문이었다. 여성 팬들의 생산과 소비를 주축으로 성장 서사에 기반한 팬 콘텐츠가 넘치는 남성 아이돌과는 달리, 여성 아이돌은 헌신적 팬덤의 규모가 비교적 작다. 그대신 대중의 단편적 소비가 그룹에 끼치는 영향은 압도적이다. 사회가 여성을 소비하는 기울어진 방식과 닿아있는 부분. ⟨퀸덤⟩은 그런 이중고를 겪는 여성 아이돌들이 음악과 무대를 만드는 과정, 그 안에서의 관계 조율, 그들이 느끼는 무대 뒤의 감정선까지 담아내며 여성의 성장 서사 ‘떡밥’을 제공한 프로이기 때문에 훌륭했다. 매회 레전드를 갱신한 무대 퀄리티는 말할 것도 없고. 이 훌륭함을 계속 해서 이어가려면 시즌2도 여성 아이돌이 출연해야 할 것이다. 상기한 추천팀들이 나오는 시즌2, 생각만해도 설렌다. ⟨킹덤⟩은 필요 없다.

서드: 걸그룹에게 자신들이 원하는 콘셉트로 무대를 꾸밀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없었는지 새삼스레 생각하게 되는 프로그램이었다. 방송을 끝까지 보고 나니 서바이벌이라는 방식이 부정적으로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여자)아이들의 전소연이 다음 무대를 준비하며 열의를 불태우는 모습, AOA 지민이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한 편으로는 발끈하는 모습 등은 예능적으로 재미를 주는 요소가 되기도 했고, 선의의 경쟁심이 팀마다 멤버들의 의기투합 계기가 되기도 했다. 2회 연속 최하위 팀의 방송 하차 같은 극단적인 룰보다는 꼴찌 팀에게 모종의 어드밴티지를 주어 거꾸로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식은 어떨까.
만에 하나 다음 시즌이 나올 수 있다면 프로그램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룰을 개선하고, 더 많은 걸그룹이 정규활동 외에 스스로 꾸미고 싶은 무대를 만들어갈 수 있는 자리로서의 방송이 되었으면 한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가며 따로 시간을 내어 경연을 준비하는 일이 가수에게 체력적, 정신적 부담을 준다는 팬들의 우려도 많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방송사와 기획사 간에 좀 더 아티스트를 배려하는 스케줄 조정을 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 tory_1 2019.11.14 18:57

    근데 진짜 후기나 관련 글들 보면 나만 진짜 기대한듯 ㅋㅋㅋㅋ

    나는 퀸덤 시작전부터 관련 글 뜰 때마다 걸그룹판 나가수일 것 같다고 기대된다고 했었는데 ㅋㅋ 

  • tory_2 2019.11.14 19:25
    에이핑크 나오면 진짜좋을거같은데 ㅋㅋㅋ 킹덤말고 퀸덤2나 내줘
  • tory_6 2019.11.14 21:22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8/21 20:51:22)
  • tory_3 2019.11.14 19:36
    특히 초창기의 러블리즈는 마치 우리의 곁에 있을 것만 같은 소녀를 연기해왔는데, 변화한 사운드에 발맞춰 콘셉트 역시 신비로우면서 ‘인외적’인 느낌을 더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마치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무사이(뮤즈)들이 달빛 아래에서 펼치는 가무를 보는 것 같았달까. 팀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도 변화와 진화를 꾀하는 데 성공했다.

    이거 완전 공감ㅎㅎ
  • tory_12 2019.11.15 09:55
    22222 맞아 무사이!!! 내가 느낀 게 바로 이거였오ㅋㅋㅋㅋㅋㅋ 다들 비주얼도 최고였고 벱소랑 수정 목소리 너무 좋았당
  • tory_4 2019.11.14 19:54
    전소연이 여성의 저음을 잘 쓴다는 부분은 색다른 시각이네.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기도하고. ㄷㄷ
  • tory_7 2019.11.14 23:01

    난 이거 예전부터 엄청 좋게 느꼈던게 다른 멤들도 그렇지만

    특히 우기는 음색이 낮고 특색있어서 걸그룹 음악에는 안어울릴 수 있는데(우기도 연생때 그런 고민 많이 했댔음)

    전소연은 우기의 목소리가 기가막히게 어울리는 파트를 진짜 잘 찾아주더라

    그 부분은 그 목소리가 아니면 안될 것 같고 확실하게 치고들어오고 그런거

  • tory_5 2019.11.14 21:12
    아이들 라이언에 대해서 질감이 다르다고 했는데 내가 머릿속에서 맴돌기만했던 표현임
    퀸덤에 가장 어울리는 무대였다고 생각해서 아직도 처돌이인 나 ㅎ
  • tory_8 2019.11.15 00:0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7/23 20:15:05)
  • tory_10 2019.11.15 02:3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7/01 18:17:38)
  • tory_12 2019.11.15 11:19
    444443 기사 하나하나 명문ㅋㅋㅋㅋㅋㅋ 특히 이부분ㅠㅠㅠ
  • tory_13 2019.11.15 14:02
    너무 맞말ㅋㅋㅋㅋㅋㅋㅋ 여성이 성공시킨걸로 또 남자 떠먹여주지 말라고
  • tory_14 2019.11.15 14:06

    66666666 킹덤은 없어도 될것 같고 하더라도 이런 분위기 안 날걸

  • tory_15 2019.11.15 15:29

    77777777퀸덤2 해!!!!!!!!!!!!!!!!!!!!! 리스트업된 여돌들 보니까 더 기대된다 퀸덤2해라

  • tory_9 2019.11.15 01:36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11/24 01:52:37)
  • tory_11 2019.11.15 09:47
    글잘읽었어!! 덤엠씨 교체됐으면... 요새바쁜지? 특히 생방때 너무 진행이아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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