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나를 강간이라도 할 겁니까?” 재미있는 걸 봤다는 듯 트리스탄의 얼굴이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중략)
일어설 순 없어 엉금엉금 숲 쪽으로 두어 걸음 기는데, 확 뒤에서 어깨가 당겨졌다.
“윽!” “어딜 가요.”
도화의 양어깨를 잡은 트리스탄이 그를 물가의 진흙 속에 무자비하게 처박았다.
“나를 강간하고 가야지. 그냥 가서야 되겠어요?” “하아, 으-.”
놀랍게도 달빛에 드러난 그의 진흙투성이 얼굴은 웃고 있었다. 아름다운 눈매가 휘어지고, 미치광이처럼 새하얀 이가 드러나 있었다. 도화는 그를 공격했던 이유도 잊고 순간 멍하니 올려다봤다. |
남자와 잣잣하는게 싫어서 사람 죽일 기세로 몸싸움 벌이던 그가
“참을 수 있습니다.” “참는 것의 문제가-.” “진통제를 가져왔으니, 내일은 먹고 나서 하겠습니다.”
(중략)
도화의 파리한 얼굴을 보던 남자가 의외로 선선하게 웃었다. 진심으로 재미있다는 듯이 눈매가 휘어졌다.
“누가 보면 그 짓에 미친 사람인 줄 알겠네.” “…….” “알겠어요. 이제 먼저 그만하자는 말은 안 하겠습니다. 일주일이 끝났을 때 횟수가 부족했다는 말은 안 나오게 해주죠.” “…감사합니다.” “진통제는 필요하면 더 구해줄 테니, 내일부터 충분히 먹어요. 필요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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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를 먹어가며 자신과의 잠자리를 참아보겠다는 상대의 말에 진심으로 그 짓에 미친 사람처럼 행동했던 그 남자가
“입막음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리고 이든 씨가 대표님께 치르기로 한 대가는….”
그 말에 트리스탄이 코로 숨을 짧게 내쉬듯 웃었다.
“손이 망가진 동양인 남자가 나한테 무슨 쓸모가 있겠어.” “…….” “예전에 말했던 대로 경제적인 지원이나 처리해 둬. 그가 죽을 때까지 매달 그의 계좌로 입금되도록. 증상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충분한 의료적인 도움을 받고 있는지 주기마다 확인하고.” “…네.” “입막음은 매니지먼트 사 쪽만 처리해. 피아니스트 쪽은 두고.”
닷새간 쉼 없이 몸을 섞은 남자를, 심지어 이제 영원히 피아노를 칠 수 없는 사람을 ‘피아니스트’로 칭하는 무심함도 지극히 자신이 아는 고용주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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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다시 안볼것처럼 쿨하게 선 긋던 그 사람이
“연습하기 전에 3층에 먼저 올라가는 건 어떨까요?” “...3층에요?” “손이 잘 움직이면 연습하기에도 수월하겠죠.”
말을 해석하려고 하는 사이에 벌써 그가 이끄는 대로 첫 번째 계단에 올라 서 있었다. 수건에 붙잡힌 율리시스가 따라오지 못하고 짧게 짖었다. 도화는 무심코 손을 움직이려다가, 손목을 잡은 남자의 손가락이 어느새 꽉 조여든 것을 발견했다.
의아하게 올려다봤다가 그와 눈이 마주쳤다.
“.......”
제정신이 아닌 눈빛을 본 순간 도화는 이게 어떤 상황인지 완벽하게 이해했다. 손목의 맥박이 가파르게 뛰어오르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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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부터 자신의 침실로 올라가 그짓 할 생각에 눈빛이 돌아버린 자가 되었는데
섬생님 대체 어디...어디 계세요ㅠㅠ
에보니 캐슬 기다리다가 나야말로 제정신이 아니게 됐다고 지금...
안대와 개목걸이 한 채로 한팀장의 거실에서 방치플 당하는 서단이의 마음으로 에보니 47편을 기다린것도 벌써 2주
도화의 피아노 연습을 위해 과잉진료하는 트서방 주세요
섬온화님 제발 살려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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