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들 최애시 소개해보기 하지 않을래?
좋아하는 시 딱 하나만 절대 하나만 ㅋㅋㅋ
골라서 적어주기.
일단 나부터 해보자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는
정호승 님의 산산조각이라는 시야.
일단 시부터 적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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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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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의 시를 잘 아는 건 아닌데 이 시는 드라마를 보다가 알게 된 시야.
처음 저 시를 알게 됐을 때 마지막 구절에 많이 위로를 받았어.
애쓰는 머리를 침착하게 쓰다듬어 주며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정말 많은 위로가 되더라...
좋아하는 시인은 따로 있는데 가장 좋아하는 시를 꼽자면 이 시를 꼽게 돼.
그냥 문득 떠오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는 뭐가 있을까 궁금해져서 한번 써 봤어!
좋아하는 시 딱 한편만 소개하게 된다면 어떤 시를 꼽을 거 같아? ㅋㅋ
나는 이상의 이런 시를 가장 좋아해
낭만시를 비판하려고 한구절 적은 부분이 아이러니하게도 낭만시의 대표처럼 내려오는 것에서 느껴지는 천재성이 남다르게 느껴져서 좋고
그 구절 자체로도 절절한 사랑을 경험하는 기분이라 좋아해
이상의 다른 시들은 나에게 어렵게 느껴지는데, 이 시 하나만 보고 이상 전집을 샀을 정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