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자는 옵션이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워 하는, 그러면서도 신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정을 이룬 분들이야. 예전에는 나도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몇 번의 연애를 거치면서 그런 생각이 사라짐.
일단 나는 거짓말에 대한 결벽증이 좀 있거든. 남자친구가 나한테 거짓말을 하는 순간부터 신뢰도가 사라지더라. 물론 사람이 100% 솔직할 수는 없지만 상대방이 날 적당히 속여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눈에 보이는 순간부터 해제감이었어.
거짓말 유형도 다양했지. 양다리부터 시작해서 바쁘다고 해놓고 친구랑 여행가기, 병원 검진 결과 때문에 금주한다고 해놓고 몰래 술마시러 다니기 등등.
이건 연애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으면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일인데 ,그걸 다 품고 이해할만큼 내가 이해심이 넓거나 아량이 깊지는 않더라. 특히나 내가 세상에서 제일 믿고 사랑하는, 헌신해왔던 남자친구가 그러면 진짜 상처였음.
그뒤로는 누굴 만나도 그냥 못 믿겠어서 적당히 거리를 두고 만나. 또 내 자신을 다 걸만큼 좋아하지도 않음.
2. 믿을 건 통장 잔고 뿐이다
불행히도 나는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라지를 못했어. 물론 부모님은 최대한 내게 해줄 수 있는 걸 해주려 하셨지만, 정서적으로는 늘 불안정했음. 게다가 가족이 결정적인 순간에 내 발목을 잡을 때도 있었어. 어릴 때는 그게 원망스러웠는데 이제는 이해해. 부모님도 자식을 키워보는 건 처음이었을테니까.
그래서 나는 늘 경제적 자립을 꿈꿨어.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수입의 절반은 늘 저축했어. 주식이나 재테크 그런 건 뭔지 모르고 그냥 무조건 모았음. 덕분에 직장 생활 8년만에 1억 정도 모았고, 여기에 대출 조금 받아서 지금은 전세집에서 혼자 살아.
통장 잔고는 날 배신하지 않더라. 남자친구가 내 뒤통수를 쳤을 때도, 내가 실직 당해서 힘들어 하고 있는데 친구들이랑 술마시러 나갈 때도 통장 잔고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 여행부터 공부까지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게 해준 것도 통장 잔고였고.
3. 행복해지려면 운동해야 한다
몸매 관리를 위해서 운동을 했던 적도 있지만, 결국은 행복해지려고 하게 되더라. 체력이 뒷받침 되면 하루의 시작과 끝이 달라. 일단 출근할 때 지하철 계단을 오를 때도 가뿐해서 상쾌해. 퇴근하고 나서는 달리기를 하는데, 땀을 흘리고 샤워를 하면 아무리 우울했던 일들도 어느 정도 마음 정리가 되더라.
운동을 하면 체력적으로도 좋지만, 멘탈 관리하기도 진짜 좋아. 심지어 남친이랑 헤어지고도 울면서 달렸었음. 옆에서 보는 사람들은 무서웠겠지만... 그냥 그런 새끼 때문에 술 마시고 살찌고 울어서 얼굴 붓는 게 더 싫었어. 시간 아깝고.
4. 공부를 하면 꿈이 생긴다
나는 일이 나를 지배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 왜 그런 사람 있잖아. 모든 말이 회사에 대한 것으로 시작해서 회사에 대한 것으로 끝나는. 생업에 대한 이야기 말고는 별다른 주제가 없는. 자기 일을 정말 사랑해서 그런 걸수도 있지만, 나는 다른 분야에 관심이 없고 게으르면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봐.
그래서 나는 대화를 할 때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폭 넓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 (그렇다고 설명충이 되고 싶었다는 건 아님 ㅎㅎ) 아침에는 30분 일찍 출근해서 네이버 스탠드 들어가서 내가 구독한 언론사 1면이랑 주요 뉴스 보는 걸로 시작해. 저녁에 퇴근해서는 취미생활을 함. 글쓰기나 독서, 피아노, 수영, 그림 그리기 등등. 이렇게 종류가 많은 이유는 (어학을 제외하고는) 3개월~6개월마다 주종목을 바꾸기 때문이지. 요즘에 취미 배울 수 있는 소모임도 많잖아. 아 대신에 나는 빼어나게 잘 하는 게 없...
나의 꿈은 최대한 많은 곳을 여행하는 사람이 되는거야. 책상 옆에는 항상 지구본을 놓아둬. 사는 게 지칠 때마다 그걸 돌려보면 세상에 내가 아직 가지 않은 곳이 이렇게나 여러 곳이구나 싶어서 가슴이 두근거린다. 거기에는 또 내가 알지 못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겠지. 이건 내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이유이기도 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또 한 번의 이별을 겪었기 때문이지...ㅎ 썅놈의 새끼. 이제는 적당히 거리를 둘 줄도 알아서 덜 아플 거 같은데 그래도 멘탈이 나가기는 하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내 방식대로 단단하게 삶을 꾸리고 행복할 수 있다고 믿어. 그깟 놈팽이 한 놈이 내 삶을 흔들 수는 없지. 우리 모두 타인의 의해서가 아닌 자력으로 행복한 사람들이 되자. 이왕 이렇게 태어나서 치열하게 살아왔으니 그럴 자격 충분히 있잖아.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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