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면서 가장 소름끼쳤던 기억을 꺼내보라고 하면 이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
최근에 회사 워크샵갔을때 친한 직원들끼리 무서운이야기 하면서 놀았었는데
기억하기 조차 싫어서 그때는 차마 말하지 못했던
그냥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수 있는 가위 눌린 얘기야ㅋㅋㅋ
별건없는데 좀 길 수 있음 주의..
일단 때는 내가 대학생때였어.
난 미대생이었고 흔히 잘 알듯이 미대생들은 학교에서 야작을 많이 해.
으 생각하기도 싫지만 진짜 거의 3학년때가 전공수업이 몰려서
학교에서 제일 많이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
작업하다가 너무 피곤하면 종종 엎드려 잤었거든?
그 때 부터였어. 내가 그것을 보기 시작한게... ;;
처음 봤던 날은 사실 저게 뭔가 했었거든.
잠을 자다가 갑자기 눈이 정말 말그대로 반짝! 하고 떠졌어
-사실 이때 눈을 진짜 뜬지도 모르겠어. 감고있었는지 뜨고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눈뜬거처럼 다 보임.
같이 야작하던 동기들은 잠시 편의점에 갔는지 화장실에 갔는지
컴퓨터 모터 돌아가는 소리만 웅웅웅 났었고
실기실안은 지이이이인짜 조용했었어.
근데 엎드려서 자는 그 자세로
몸이 안움직이더라고;;
아씨 이거 가위눌린건가... 싶었는데
갑자기 멀리?서
톡톡톡 하는 소리가 들렸어.
아 정확하게 말해보자면
토옥. 토옥. 토옥. 토옥.. 이었어.
왜 그런거 있잖아
주변이 너무 조용할 때
어떤 소리가 들리면 그소리만 엄청 크게 들리잖아?
? 뭐지? 무슨 소리지... 하고 있었는데
저 멀리 시야에 뭐가 하나 걸리더라고.
되게 흐릿한데 또렷하게..? (내가 써놓고도 무슨말인지 모르겠지만)
흐리게 보이긴 하는데 아무튼 저게
'누군가의 손'이라는건 정확히 알수 있었어.
근데..... 그 손이 있는 위치가 음.......
문 넘어로 보이는 복도 끝? 바닥? 에 있었음..
그니까 이게 손만 보였었는데
그 손이 있는 위치가 바닥이었고
그 위치에 손이 있으려면 누군가가 엎드려있어야 말이 되는거거든.
근데 어떤 미친인간이 이 밤에 바닥에 엎드려있냐고;;;
처음엔 상황파악이 잘 안돼서
사람이 쓰러져있나? 왜 손이 저기 있지?
하고 있던 찰나에 갑자기
마치 중간과정 없이 뚝! 끊기듯
친구들이 돌아오는 소리와 함께 친구들이 날 흔들어 깨워서 일어났어.
..? 멍한 채로 그냥 이게 가위에 눌린건지 꿈을꾼건지
비몽사몽인채로 친구들이랑 남은 과제를 하고 집가서 뻗어서 잤지..
그땐 별 생각 없었어. 그냥 음 손이군ㅇㅇ 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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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봤던 곳도 똑같은 작업실이었어.
그때도 마찬가지로 엎드려자다가
갑자기 눈이 딱! 떠졌었고
내옆엔 아무도 없었고
웅웅웅 소리 빼고는 엄청 조용했었음.
그때까지만 해도 또 멍한 채로 뭐지... 하다가
또 들려오는 토옥. 토옥. 토옥. 하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
몸은 안움직이지만 눈은 보여서 그때 그 복도 끝 바닥을 봤는데
이번엔 거기가 아니더라구.
그 손 말고는 다른 움직이는 사물이 없었기 때문에
그 손을 찾는건 어렵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손만 보였고
그리고 이번에도 정말 이상한 위치에
사람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닌거같은 곳에.. 있었어.
복도쪽 창틀에.
..저기에 손이 있으려면...
밖에서 창문을 열고 손으로 매달려 있어야 되는거아닌가..
하다가 생각하기를 포기었음ㅋㅋ
그냥 악몽인가보다.. 했었어.
신기한게 저번이랑 똑같이
누가 작정하고 중간부분을 뚝 잘라서 버려버린 것처럼
갑자기 친구들이 깨우는 소리에 깼어.
좀 이상하긴 하더라.
막 엄청 무섭진 않은데... 솔직히 소름끼치잖아.
토옥. 토옥. 토옥. 하고 일정한 박자로 탭하는 손만 보이는 꿈이라니.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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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처음 그걸 보고 나서부터
유독 실기실에서 야작할때 꼭 한번씩
미친듯이 눈이 무거워졌더라..
이게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잠이오는게 아니고
그냥 갑자기 눈이 겁나 무거워지면서
눈이 감기게 돼.. (이거도 지금 생각해보니 소름이다..
그렇게 몇번씩 똑같은 꿈을 꾸고나서
슬슬 오소소 소름이 돋기 시작함..
무서워서 그 실기실에서 야작하기가 싫어지더라고ㅠ.....
아니 솔직히 그 꿈은 별게 없어.
그냥 손이 저 멀리 이상한 곳에 있고.
손가락으로 토옥. 토옥. 토옥 하고 탭만 한다는거.
가까이 있지도 않고 멀리서.
그거 말곤 없는데
진짜 그 소름끼치게 정확한 박자와 소리가 너무 무서워.
창문을 탭할 때는 그 빈 창문 두드리는 소리가,
에어컨위에서 탭할 때는 에어컨 안에서부터 텅.. 텅.. 하고 울리는 소리가,
나무로 된 탁자위에서 탭할 때는 그 나무재질 특유의 터억. 터억. 하고 울리는 소리가 같이 나거든..
어디서 탭을 하든 손톱과 그 재질?의 마찰음으로 인해 나는 그그그 소리가!!!!
진짜 사람 미치게하는거 같더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난 그 사람?귀신? 손빼고는 본적도 없어
그 손도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탭만 해ㅠㅠㅠㅠㅠㅠ
근데 이게 이렇게 무서울일이냐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다가 내가 진짜 너무 무서워서 지릴뻔한 일이 생겼어.....
나 그때 이후로 한동안 실기실 안갔었다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4학년 되고나서도 꾸역꾸역 집에서 하다가 진짜 어쩌다 한번씩만 학교에서하고 그랬음..
그날도 똑같이 야작을 했었고 늘 똑같던 패턴대로
눈이 갑자기 너무 무거워져서 엎드려서 자게됨..
그렇게 잠들고 나서 또 눈이 반짝! 하고 떠짐.............
진짜 울고싶었어ㅠㅠㅠㅠㅠ........
이제 또 토옥. 토옥. 소리가 들리겠구나.....
하... 어디서 들리려나.. 으으 빨리 깼으면 좋겠다... 하면서
누가 제발 나좀 빨리 흔들어서 깨워줬으면 하고 계속 속으로 되뇌일때.
진짜 진짜 진짜 진짜
심장 멎어서 디지는줄.
내 오른쪽 뺨에 서늘한 감촉이 들더니,
내 눈 바로 아래로
토옥.
토옥.
토옥.
토옥.
토옥...
진짜 진짜 정말 진심으로
그 얼음장같은 손이
내 눈 밑을 탭할 때마다
꿈을 억지로 깨려고 속으로 얼마나 미친짓을 했는 지 몰라..
소리도 박박 지르고 발버둥을 쳤지만 깨지 못했고
그날도 친구가 날 깨우는 소리와 동시에
허억!!!!!!!!!!!!!하면서 깨서
진짜 엉엉엉엉 울었었어..........
....
아직도 냉기가 가시지 않은..
오른뺨을 손으로 비비면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뒤로 난 학교에서는 야작을 하지 않았고
더는 그 손을 보지 않았어..
나를 심각하게 괴롭혔다거나 위해를 끼친건 아니지만
날 놀래킬 심산이었다면 존나 성공이다. 손새끼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름은 갔지만..... 무서운 얘기한번 써보고싶어서 내가 엄청 무서워하는 손가락 탭 소재로 글써봤어 히히......
창작글인데 창작방으로 가야하나 공포방으로 가야하나 헷갈림. 방탈이면 얘기해줘!
난 아직도 누가 톡. 톡. 톡... 하는거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