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국사는 톨이고 한국 예능이라고는 보는 게 없었어..ㅠㅠ
윤식당 찾아서 보니까 소소하게 재밌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리뷰들 찾아보니까 위생문제, 비빔밥을 숟가락으로 안비벼먹는다 등등 여러가지 부정적 리뷰가 많아서 놀랐어
내가 재밌었다고 생각하는 포인트는 외국인들이 처음 한국음식을 접했을때 각각의 다른 리액션들?
그리고 그냥 왜 있잖아 여행가서 전혀 먹어보지 않았던 음식을 먹었을때 그 느낌이란거.. 그게 막 떠올라서 좋았다?
나는 2년전에 런던에 있는 한인식당에서 서버로 일했었는데 그 때도 한국음식을 설명하는게 참 어렵기도하고 외국인들에겐 일식, 중식보다는 생소한 하나의 아시아 음식이니까.. 재밌었던 그리고 곤란했던 일들도 많았어
비빔밥도 윤식당에 나온 것처럼 비벼먹는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아님 그냥 떠먹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고기를 구워먹을때 상추를 싸먹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물론 어떻게 쌈 싸먹는건지 알려준 다음에) 상추를 불판에 구워서 고기랑 같이 먹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어. 그리고 외국사람들에게는 대부분 생소한게 고기를 불판에서 가위로 잘라먹는 일인데 이것도 처음에는 고기를 가위로 왜 잘라?!? 라고 반응하는 사람도 있었고 나는 칼 줘, 이런 사람도 많이 있었어. 그런 사람들에게 아니, 가위로 잘라먹는게 한국식이니까 이대로 하는게 좋을거야. 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정말 불친절하고 이상한 레스토랑으로 소문나겠지. 그건 그냥 그 사람들에게 생소하고 불편하니까 그런거야. 물론 사람마다 다른게 해보다보니 잘 맞아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고 나도 이제 집에서 가위로 잘라야겠다 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어.
전문 한식 쉐프가 했던 한인음식점도 정말 이런저런 문제도 많았고 실수도 많았고 그랬는데, 윤식당이 엄청 대단한 쉐프를 데리고 하는 것도 아니고, 전문적인 레스토랑도 아닌데(사람들도 가격대를 보고 파인다이닝급의 서비스나 질은 기대하지 않았을 터) 왜 저건 저렇게 하는거지? 왜 저건 까먹는거야? 왜 저건 안알려주지? 이런 질문들이 난 좀 불편하더라
우리나라 식문화를 정말 제대로 알려주자-! 의 목적보다는 나는 일단 뭐가되었든 한국의 음식이란게 이런식이구나- 하는 걸 알려주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일본 음식이나 중국 음식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솔직히 외국에서 보통 가격의 일식이나 중식을 하는 레스토랑을 가면 정통 현지 일식/중식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아. 이미 그 나라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어서 현지음식보다는 너무 달거나 짤수도 있는거고, 수요하는 사람들의 입맛에 따라서 변하는거니까. 스시같은 경우에도 서양 국가에서는 스시 하면 거의 다 롤(캘리포니롤같은) 종류를 생각하는 것 처럼... 한국 음식도 무조건 정통! 오리지날 한국의 맛처럼, 먹는것도 한국인처럼! 외치기보다는 그 나라의 식문화나 입맛에 따라 바뀌는게 맞다고 봐. 그렇다고 해서 한국 음식의 뿌리가 흔들리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지
영국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도 요즘 한국 식재료에 정말 관심이 많은데 (김치, 고추장, 된장은 이미 많이 쓰이고 있어) 이게 또 정통 한국의 맛과는 많이 다르지만 나는 괜시리 뿌듯했어. 아 한국 식재료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구나. 근데 정말 한국처럼 고추장 하면 고추장만 쓰는게 아니라 예를들면 고추장 마요네즈라던지 김치 젤리(지만 김치는 정말 살짝 들어가는 정도)라던지.. 그들에게는 맛과 향이 너무 쎄니까 여러가지 재료를 섞어서 사용하는 걸 보고 흥미로웠어
비빔밥을 젓가락으로 비벼먹는 것도.. 사실 우리 아빠는 비빔밥을 젓가락으로 비벼먹는걸 선호해 (토종 한국인이셔) 왜냐면 젓가락으로 비비면 밥알과 야채들이 뭉개지지 않고 공기가 들어가면서 섞이기 때문에 자기는 숟가락으로 팍팍 비비는것보다 젓가락이 좋다네?
그래서 나는 아 그런가보다, 했어. 나는 물론 숟가락을 선호하는 편이야.
내가 현지 음식점에 갔을때도 예를들면 피쉬앤칩스에 소금과 식초를 뿌려먹는게 영국에서는 정말 대중적이고 다들 그렇게 먹는건데, 나는 식초보다는 마요네즈가 좋아서 마요네즈를 뿌려먹지. 그걸 보고 사람들이 쟤는 왜 마요네즈를 뿌려먹냐 식초안뿌리고 ㅉㅉ 이런 소리 장난삼아라도 들은 적 없어. 물론 내가 한번도 식초 안뿌려먹어봤다고 하니까 한번 먹어봐~ 맛있어! 이런 사람은 있었지만.
이런 것처럼 나는 한식을 세계화하려면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 여기서 좀 더 나아가서 한국의 식문화에 관심이 많아져 정말 더 알고싶다, 하는 경우에는 이제 제대로 된 한국의 식탁예절과 문화를 배우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아직 한국의 음식은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자, 가 목표인 레벨인 것 같아서..
윤식당을 그런 점에서 나는 응원해. 요식업에 종사했었던 톨이라 얼마나 힘든 일이 주방일인지 알고 거기다가 각지에서 온 외국인들을 상대한다는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니까.. 막 엄청 재미있다! 이런 예능 프로그램은 아닌데 나한테는 자꾸 보고 싶어지는 프로그램이야 ㅠㅠ
사실 뭘 어떻게 해도 불편한 사람은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냥 아 그럴수도 있구나 할 일을 죽자고 덤비는 사람들이 좀 이상한거다 싶어. 아 이렇게 생각하고 느끼는 사람도 있구나 싶은건 괜찮은데 가끔 너무 도가 지나친건 같은 시청자 입장에서도 피곤해 ㅠㅠ 우리집은 가족 모두가 윤식당을 좋아하는데 인터넷에서 나오는 논란 같은거 부모님한테 말씀드리면 별게 다 논란이다 이러시더라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