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구레 아키토 관계성 & 아키토 분석글이야!
어릴 땐 나오는 대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후르바를 봤어. 그래서 아키토가 진짜로 십이지와 신의 인연은 영원하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고 원해서 쿠레노와 시구레와 잠자리를 하는 줄 알았어(불안감을 성행위로 해소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근데 나이먹고나서 다시 보니까 그동안 안보인 게 보이더라
아키토가 제대로 된 첫등장을 하기도 전에 2권에서 한 컷 나오잖아? 아키토가 이불 위에 누워있고 시구레가 사악+섹시한 표정으로 내려다보면서 갈구다가 '잔치의 시작이야. 뭐가 있을지 없을지, 길하다고 나올지 흉하다고 나올지, 그건 '신'께서도 몰라'하고 독백하는 씬.
어릴 땐 그게 누구 독백인지도 몰랐는데 지금 보니 참 의미심장한 개막씬이야ㅋㅋㅋ
아키토가 "토오루는 너보다 몇 십 배는 좋은 애고 유키랑 쿄우는 토오루로 갈아타서 널 떠날 것 같아^^ 니 계획 폭망할 듯^^" 하고 제대로 밟히면서도 그 지랄맞은 성미에 별 저항도 없이 "어차피 난 없는 걸(인연, 영원) 내놓으라며 떼 쓰는 사람이야" 정도로만 응수한 것도 지금 보니 납득이 가고ㅋㅋㅋ
어릴적엔 아키토가 하고 싶어서 성관계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면 울며 겨자먹은 거였어
후르바엔 아키토 이외의 여캐가 싫은 성적 스킨쉽을 하는 장면은 없잖아? 여자 엑스트라들이 유키나 쿄우한테 안기거나 카구라가 쿄우를 강제로 안거나 매달리는 장면 등 남캐가 싫어하는 장면은 나와도 여캐가 싫어하는 씬은 없었던 것 같아. 그래서 아키토도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나봐.. 적어도 아키토가 진짜 하고 싶어서 좋아서 한 성적 행위는 완결권에서 시구레와 본심을 확인하기 전까진 없었던 것 같아.
아키토는 본편 내내 모순ㅋ 그것도 사실이 아닌 걸 자기가 제일 잘 아는 궤변을 늘어놓잖아.
*십이지의 인연은 영원하다 : 저주 풀린 쿠레노가 바로 옆에 있음ㅋ
*신은 십이지에게 절대적인 존재고 십이지는 신에게 복종한다 : 툭하면 시구레한테 엉망진창으로 짓밟힘ㅋ
..........................할많하않ㅋㅋㅋㅋㅋㅋ
그중에서도 최고의 모순은 "난 십이지에게 있어서 신과 같은 존재, 십이지의 영혼을 지배하는 존재, 영혼의 지배자" 드립치는 중2중2한 양반이 버림받지 않으려고 쿠레노랑 시구레한테 몸까지 내준 거..... 그래서 그걸로 팩폭하는 시구레한테 제대로 반박은 커녕 멘탈이 탈탈 털리면서도 벗어나지도 못하는 거... 아니, 절대자고 신이라면서 왜 이렇게 비참해욬ㅋㅋㅋㅋㅋㅋㅠㅠ
심지어 여름별장편에서 쿠레노 소개하던 씬; 토오루한테 흑염룡 억누르면서(하필이면 포즈까지 중2중2....) 잘난 척 할 때도 이미 몇 년간 시구레랑 쿠레노한테 몸 내주고 있는 상태였어.........................Aㅏ................
얘네들 감정선 따라가보니까 시구레는 아키토 멘탈을 탈곡하는데 인생 배팅한 수준이고; 진짜 잘 패더라. . 그에비해 아키토는 몸도 마음도 인간 쿠크다스라 전투력이 형편없고; 시구레한테 제대로 딜 넣은 것도 없고(여름별장에 쿠레노 데려간 것 정도? 근데 시구레가 아키토한테 한 짓에 비하면 너무 하찮ㅠ)
어릴 땐 시구레가 아키토한테 억지로 뭘 하는 것도 아니고 언행을 험하게 하는 게 아니니까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나이들고 보니까.....어......음......쎄더라........ㅋ 이거 파다보니까 어설픈 피폐물 남주 따윈 하찮아서 못 봐주겠을 정도로 쎄..... 작가님이 참으로 배우신 분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키토랑 몸을 섞는 것도 단순히 아키토가 들이대니까 ㄳㄳ하고 받는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아키토를 짓밟는 공격이더라고. "나는 아키토를 좋아해서, 너무나 좋아해서 한없이 응석을 받아주고 싶기도 하고 아키토를 엉망으로 짓밟아주고 싶기도 한 거야"에서의 짓밟는 파트. 그래서 시구레도 아키토를 계속 유혹(정확히는 자기한테 몸을 던지도록 유도)했던 거고
완결권 직전까지 시구아키는 내내 이런 식인데 17권에서는 아예 직접적으로 다 나오더라. 시구레가 아키토로 하여금 자길 안 잡고는 못 배길 최적의 타이밍, 아키토가 '이대로 보내면 진짜로 버림받는다'하고 느낄만한 순간에 딱 칼 같이 몸을 돌려서 떠나려고 하고 아키토가 안기니까 곧바로 넥타이를 푸는 장면이ㅎ 시구레가 쿠레노한테 한 말이지만 연출상 시구레가 독자한테 "난 아키토를 너무 애증해. 그래서 엉망으로 짓밟아주고 싶어지는 때가 있는데 그때가 바로 지금이야"하고 설명해주는 것처럼도 보여
그리고 뼈 때리는 팩폭으로 아키토를 패는데 "그렇게 금방 '여자'를 부정하는 주제에 '여자'를 이용하려 드는군요"는 아키토조차도 도저히 우길 여지가 없는 설정붕괴야. 근데 아키토 반응이 심상찮더라고
17권을 아키토 시점에서 보면
: 이미 나한테 마음 떠난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으면서도 아무래도 맘 떠난 것 같은 썸남이 날 보고도 쌩까고 처음 보는 여자를 데리고 사라짐-> 사과한다고 찾아오더니만 그러고 있으니 더 남자 같다고 긁어댐 -> 날 이렇게 함부로 하는 걸 보니 역시 렌을 좋아하는 것 같고 날 버릴 것 같아서 따졌더니 까맣게 잊은 줄로만 알았던 어린 시절 프로포즈를 들먹임 -> 날 갖고 놀지 말라고 했더니 네가 쿠레노랑 잤으니까 렌이랑 잔 거라고 되려 독기를 품고 대들음 -> 돌아간다길래 이대로면 진짜로 버림받을 것 같아서 잡았더니 그거 가지고도 팩트폭행하면서 비웃음ㅠㅠ
아키토 성질머리에 이 정도면 천년의 욕정도 식을 수준인데도 가지 말라고 몸을 내줬다니...이쯤되면 생존본능이다.......ㅋㅋㅋㅋㅋㅋ큐ㅠ 시구레를 후드려패면서 콱 죽어버리라고 하고 싶을텐데 그 화를 참을 정도라는 건...ㅠ애정결핍 + 자존감 바닥(자존심과 자존감이 반비례하는 케이스지..) + 그릇된 성관념 + 혼령에 씌임 + 폐쇄적인 환경에서 학교도 못 다니고 십이지가 아니면 살아갈 방법도 모르고 존재의의로 못 찾도록 키워짐!의 콜라보만이 가능한 참사다...ㅠㅠㅠㅠㅠ
아키토가 처음부터 고분고분 시구레한테 당하진 않았을 것 같고 쌩지랄을 떨었을 것 같은데 그럴 경우엔 시구레가 1. 가차없이 아키토를 버리고 떠나버리거나 2. 더 수위 높여서 밟아댔을 것 같아... 17권에선 둘 다 했지.....ㅎ
성행위에 대해서도 아키토 딴에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야! 까짓거 걍 놀아주는 것 뿐이야!"하고 열심히 정신승리하려고 했을 것 같지만ㅠ 그렇게 자가세뇌하고 맘 편히 있을 수 있도록 시구레가 절대 냅두질 않았다고 본다....ㅋㅋㅋㅋ
"응 아니야^^ 넌 신이고 특별한 존재라 가만히 있어도 사랑받고 누구도 널 버리지 않는다면서 지금 하는 건 뭘까? 난 얼마든지 널 떠날 수 있고 넌 날 잡으려고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 네가 특별한 존재는 아닌 것 같다ㅎ 상처받았어? 헐ㅠㅠ 넌 특별한 존재고 난 그냥 십이지 중 하나일 뿐이라면서 어떻게 상처 받아? 아무래도 내가 너한테 특별한 존재인가보다?ㅋ"
하는 걸 꽉꽉 주입시켜줬을 것 같아. 본편 2권에선 이미 아키토도 시구레랑 몸을 섞으면서 털릴만큼 털리고 지랄거려봤자 소용없다는 걸 학습하고 체념한 상태였던 듯......
p.s. 다음편에서 이어서 얘기할게!
원래 혼덕질하면서 누구한테 보여줄 생각 없이 뭉텅이로 쓰고 수년을 묵힌 글들이라 보기 편하게 정리하려니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서 부담스러웠는데..댓글도 달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니까 역시 즐겁다ㅎㅎ 다음편은 빨리 올릴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