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기억이 닿는 어린 시절부터, 난 이 현상을 겪어왔다. 유치원 시절, 모두가 한 주에 7일이 있다고 했을 때,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왜냐하면 난 6일밖에 세지 못했으니까.

난 이걸 그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다. 심지어 내 아내에게도. 그러니 누구에게도 목요일의 내가 어떤지 물어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이리저리 돌려 물어본 결과, 목요일의 나도 평소와 정확히 똑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목요일에 뭔가 계획해 놓은 일이 있다면, 난 그날 그 계획에 따라, 내가 했을 행동을 정확하게 수행하는 것이다. 그저 난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당신이 물어보기 전에, 그렇다, 난 당연히 수요일 밤에 잠들지 않으려고 하거나, 밤 중에 일어나 보려 했었다. 하지만 한 번도 먹현던 적이 없다. 언제나 금요일 아침에 깨어나곤 했다.

난 목요일의 나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그는 주말이란 걸 모를테니까. 난 직장을 다니고 있고, 그는 7년에 한 번 정도만 크리스마스에 쉬었을 테니까. 내가 그 대신에 이토록 많은 삶을 즐기는 건, 불공평해 보였다. 

내가 그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일기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군가 내 일기를 보게된다면, 그 사람은 내가 목요일에만 일기를 쓰지 않는다는 걸 눈치 챌 것이다. 난 목요일의 내가 가끔은 일기를 써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가 그렇게 했다면 정말 나와는 다른 인격체인지 혹은 그저 몽유병 처럼 돌아다니는 내 무의식이던지 간에 알 수 있었을 텐데.

저번주에, 난 그에게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 난 목요일에 연차를 냈다. 그리고 수요일 저녁에 침대에 누우면서, 그가 그 휴가를 충분히 즐기기를 바랬다.

금요일에 일어나, 출근할 준비를 할 때였다. 부엌에서 아주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그건 기름에 찌든듯한 탄내였다. 그리고 마치 내 피부에 들러붙는 듯한 냄새였다. 난 페브리즈를 좀 뿌리고 쓰레기 봉투를 들여다 보지도 않고 내다 버렸다. 내가 출근하기 직전에, 아내가 파자마 차림으로 나와, 날 꼭 안아 주었다.

"자기야, 무슨 일이야?" 내가 말했다. "평소엔 이렇게 일찍 일어나서 나한테 잘 다녀오라고 인사해 주진 않았잖아"

"그냥, 자기가 어제 만들어 줬던 환상적인 저녁식사에 대해 너무 고마워서" 아내가 말했다. "그 음식이 뭐라고 했었지? 너무너무 맛있었어" 

"어, 내가, 음, 솔직히 잘 기억이 안나. 어머니가 써 준 요리 레시피의 아무 페이지나 펴 놓고 만든거거든. 오늘 다녀와서 한 번 찾아볼게"

아내는 나에게 키스해 주었다. 그녀의 입에선 부엌의 냄새와 똑같은 향이 느껴졌다. "그게 뭐든지 간에, 빨리 알아내서 다시 만들어줘. 당신 정말 너무너무 사랑해"

"나도 사랑해 자기야" 내가 말했다.

직장에서, 모두가 날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사무실 내 파티션 앞쪽을 쓰는 리치라는 남자가 내 등을 찰싹 때리며 말했다. "어젯밤 파티는 완전 환상이었어, 친구"

상사인 헬렌이 내 자리에 들렀다. "어제같은 번개 파티를 연다고 하면, 당신 쓰고 싶은 만큼 연차를 써도 좋아요. 내가 어제 얼마나 먹어댔는지, 아직도 믿기지가 않네요!" 그녀의 블라우스엔 커다랗고 기름진 얼룩이 묻어 있었다. 마치 아주 지저분한 턱받이를 입고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날 하루 종일,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내 손을 잡고 흔들고, 어디서 그런 요리를 배워 왔냐고 물어보았다. 거기엔 내가 한번도 이야기 해보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예를들면 청소부들이나 보안 요원 같은 사람들 말이다. 일이 끝날 무렵에는, 내가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여자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의 명찰을 보니, 그녀는 마을 반대쪽에 있는 우리 회사의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비서였다. 그녀는 "전 언제나 제가 온갖 음식에 다 도전해 보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어젯밤엔, 와우! 살면서 지금까지 그런 걸 먹어본 적은 없었어요. 그 음식 이름이 뭐라고 하셨죠?"

그녀의 앞니 사이엔 검정색 소스가 묻어 있었다. 난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믿지 못하시겠지만, 저도 그 요리 이름이 당장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어머니가 써주신 요리책에 있는 요리였거든요. 다시 한번 찾아보고, 알려드릴게요"

"제발 그렇게 해 주세요"

하루종일, 난 업무에 좀처럼 집중할 수가 없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 모르는 사람들이 - 나에게 말을 걸어왔고, 난 완전히 지쳐 버렸다. 집으로 차를 몰고 가는 동안, 난 경찰이 날 세워서 어제 그 요리가 뭐였냐고 묻는 상상마저 들었다. 그게 뭐였는지, 난 알아내야 했다.

집에 도착한 후에, 난 집 뒤의 골목으로 들어가서 쓰레기통을 열었다. 너무나 강렬한 냄새가 날 구역질하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평생 맡아본적도 없는 냄새, 기름지고, 탄내나고, 뭔가 쇠 향기가 느껴지는. 그 냄새는 역겨움과 동시에, 아주 매력적인 거의 중독적인 느낌을 주었다. 내가 쓰레기를 뒤질때, 마치 난 더 깊게 숨을 들이쉬어서 더 많은 냄새를 받아드리려 하는 것 처럼 만들었다.

모든 찌꺼기들은 검은색 방울들로 뒤덮혀 있었다. 아까전의 비서가 이빨에 묻히고 다니던 것 처럼. 내가 쓰레기 봉투에서 길다랗고 휘어진 뼈들과 살점으로 만들어진 주머니들을 뽑아낼 때에도 방울들은 나에게 튀었다. 내가 꺼낸 건, 아주 작은 사람의 손처럼 보였다. 한 3센치 정도 되고 한쪽 손에 엄지손가락만 두개 인것만 빼고. 그것들은 힘줄같은 조직으로 너덜너덜하게 붙어 있었다. 난 손목에 매달려 있는 힘줄 하나를 건드렸고, 그건 다시 열 수 없는 자그마한 주먹에 부서져 버렸다.

난 도저히 다른 동물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두개골을 집어 들었다. 가로가 5센치 정도 되고, 회색의 지방질의 고기가 여전히 얼굴에 너덜너덜하게 붙어있었다. 하지만 그것에 뚫려있는 하나밖에 없는 동공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마치 누군가 아주 긴 혓바닥으로 빨아 먹어버린 듯이. 그것의 턱은 너무나 조그마했고 마치 비명을 지르는 것 처럼 열려져 있었다. 난 검은 액채 방울이 꽉 들어차 있는 촉수를 찾았다. 내가 만약 그걸 건드리면, 바로 터져버려 순식간에 증발해 버릴 것 같았다. 난 피부 조각을 찾았다. 밝은 적색의 피부에 그릴 무늬가 새겨져 있었고 반대쪽은 끝이 뾰죡하고 늘어진 고무같은 회색의 털로 뒤덮혀 있었다.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난 먹은걸 게워냈다. 난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 쓰레기를 버려두고 쓰레기통을 골목에 놔 둔 채 뒷문으로 뛰어들어왔다. 손에서 여전히 부엌과 같은 냄새가 나서 욕실에서 씻어야 했다. 난 거실로 들어갔고 아내가 나에게 웃으며 다가왔다. 난 아내에게서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나 배고파, 자기야" 아내가 말했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먹었어. 오늘밤 당신이 만들어줄 요리를 기다리면서 말야"

난 불편한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난 침실로 들어갔다. 내 일기가 탁자 위에 펼쳐져 있었다. 목요일 날짜로, 한 줄이 적혀 있었다 : 

이 기회를 줘서 너무 고마워, 오랜 친구야. 다음주엔 좀 더 많은 날을 가져가겠어.


출처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cydly1/i_dont_experience_thursdays
https://blog.naver.com/fallequation/221642925594

  • tory_1 2019.09.09 12:32

    으......

  • tory_2 2019.09.09 12:34
    쥐?..
    ㅠㅠ
  • tory_3 2019.09.09 14:24

    으으......ㅠㅠ 

  • tory_4 2019.09.09 14:33
    인생을 빼앗겼다고 생각해서 증오의 대상이 된 건가?
    나라면 목요일마다 회사도 안나가고 놀거임 다른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지
  • tory_5 2019.09.09 14:43
    그래서 뭐먹은거야? 궁금쓰
  • tory_6 2019.09.09 14:45
    원문도 가봤는데 의견이 분분하더라ㅋㅋ 쥐인줄 알았는데 촉수얘기도 있고 눈은 하나고 하니 그냥 괴물같은거 아닐까
  • tory_7 2019.09.09 17:58
    뭐지 도대체 목요일에 뭘 요리하고 뭔 짓을 한거야????
  • tory_8 2019.09.09 19:38
    요리사였구나
  • tory_9 2019.09.09 19:4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7/23 23:41:40)
  • tory_10 2019.09.10 02:40
    앜ㅋㅋㅋㅋㅋ
  • tory_17 2019.09.14 07:15
    ㅋㅋㅋㅋㅋㅋ 최고다 진짜
  • tory_11 2019.09.10 06:07
    하루 시간줬다고 아주 판을 벌여놨네 ㅠㅠㅠㅠ
  • tory_12 2019.09.10 10:22

    아니 대체 뭘 어디서 구해다가 어떻게 요리한 거여 ㅠㅠ

  • tory_13 2019.09.10 10:23

    해야 할 일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못 하다가 폭주 시작한 건가....

  • tory_14 2019.09.10 13:42
    ㄷㄷ...
  • tory_15 2019.09.10 23:16
    사람 고기인가 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고 모르겠네...어쨋든 내가 저 주인공이면 너무 소름끼칠듯ㅜㅠ나름 너새끼 배려해서 휴가 줬는데 넌 은혜를 원수로 갚냐ㅠㅜ너 뭐하는 새끼야 진심ㅜㅜ내가 저 주인공이면 내 안에 저런 존재가 있나 싶고 주위 사람들도 다들 이미 미친 것 같아서 너무 무섭고 미쳐버릴 것 같아...
  • tory_16 2019.09.11 08:53

    오.. 몰입감있다..

  • tory_18 2019.09.14 12:2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2/20 19:07:22)
  • tory_19 2019.09.19 13:28
    친절을 베풀어줬더니만 ㄷㄷㄷ
  • tory_20 2020.02.21 17:15

    잘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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