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만화에서 늘 곁다리로 등장하는 친구1
"특징: 왕자림의 친구," 라고 적어도 무방한 중학교 시절
중학생 민지에겐 익숙한 풍경
반 애들 사이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자림이의 곁다리로 느껴졌을 상황이 많았던 민지
그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순정만화 여주 친구지만...
연애에도 제법 관심있고
조금은 시선을 받고 싶고
꾸미는 것도 관심있는 평범한 여중생에게는
조금 가혹했을
" 얠 두고 걜 사겼냐? ㅋㅋㅋ "
" (아람) 넌 안중에도 없는듯 "
" ㅋㅋㅋㅋㅋㅋㅋㅋ "
" 연락 그만하자, 미안해. "
사건의 중심에는 늘 자림이가 있어.
자림이 잘못은 없어, 민지도 알아.
하지만 민지의 얘기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
나름 첫 이별이었어.
최정우의 농락으로 피해 입은건 피차일반이지만
민지의 얘기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 애들이 묻지도, 씹지도 않아. 관심 밖이야.
존재하지도 않았던 일처럼.
자림이 서사에 비해 초라하고, 우습고, 찌질해 보여서
자존감 낮은 민지는 초라하고, 우습고, 찌질한 거짓말을 해.
할머니가 돌아가신 친구 앞에서 햄스터가 죽어서 슬프다는 말을 차마 못해.
자림이는 모를 수밖에 없음... 자림이가 겪은 상처와 결이 다르기에
민지가 받은 상처들은
본인이 생각하기엔 거진 하찮고, 찌질하고, 유치한 것 같아서
말도 못 나오고 쌓여가기만 함
말해봤자 예쁜 친구를 질투하는 못난이 이미지만 덧붙여질게 두려워
그냥 예쁜 친구의 평범한 친구 1로 남는게 나아.
적어도 예쁜 친구랑 같이 다니면 재밌는 일은 많이 생기니까
이경우한테 예슬이를 소개시켜주고 못난 소리 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을거야
순정만화 여주 친구니까, 저 포도는 신 포도.
순정만화 여주 친구가 여주 포지션을 탐내면 다들 비웃을게 뻔하니까
비웃음 받는거, 무시 받는 것보다 무서운 일은 없으니까
기본적으로 이런 마인드가 내재되어 있었을거임
그리고 민지의 거짓말에 다들 속아 넘어가
왜? 관심이 없으니까
민지 속마음, 민지 본심, 민지 취향 전부
조금만 깊히 관찰하면 알법도 한데
그만큼 관찰할만한 인상깊은 애는 아니니까.
그나마 민지의 본심을 꿰뚫어본 눈치 좋은 아람이는
모진 소리만 해
아람이는 민지 "같은 타입"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진정한 친구가 아닌 아이의 알량한 자존심 따위 살려줄 필요가 있나
자림이의 상처는 보듬어줘야하지만
민지의 상처는 혼나야해.
왜? 그 차별이 억울하고 서운하고
사실 나한테도 잘해줬으면 할 뿐인데
모두가 자림이에게 해주는 반이라도 나한테 해줬으면 좋겠는데
더 깊숙히 파고 들어가면
뿌리깊은 자격지심, 낮아진 자존감도 언급해야되기에
민지는 그냥 남탓으로 회피해
태어나면서 포지션은 이미 정해져있어,
남주 여주 섭남 섭녀 곁다리 곁다리 곁다리
이런 학습된 믿음 속에 살고 있으니 민지 속이 헬일 수밖에
자림이 말이 맞는 것 같음
이 상황에서 굳이 아람민지 화해시켜서 곁에 두려는건
그 둘한테도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함. 이미 넘 멀리 갔어.
솔직히 자림이가 눈치 못 채고 넘어간 수많은 상처가 있었을걸.
겪어보지 못한 부류의 상처라 몰랐겠지만, 민지에겐 그걸 공감해줄 사람이 한명이라도 필요해.
그리고 민지 본인도 그 상처를 별거 아니라 치부하지 말고
솔직하게 인정해야함.
셋이 아기자기 노는거 넘 귀엽고 좋았지만
자림이의 굴레를 벗어나야 민지도 좀 힐링하고 성장할 것 같아
당장 민지에게 필요한건 일침이나 독설이 아닌 토닥임 같음
ㅠㅠ 그 어떤 컾보다 놓기 힘들었던 3인방을 오늘 놓아준다 ... 징징글 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