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히 여기까지 태워다줬는데 그게 다냐고."
"······그럼?"
"차비 내야지."
"아. 얼마? 나 현금 별로 없는데."
"내가 택시 기사냐? 키스."
"뭐?"
"키스로 내라고."
"지, 지금?"
"차비는 당연히 내릴 때 내는 거 아니야?"
"나, 늦었는데······."
"그냥 빨리 하지? 안 그럼 내가 직접 받아간다.
그리고 참고로 내가 직접 받으면 그냥 키스 정도론 안 끝나."
"······키스로 안 끝나면?"
"궁금하면 직접 확인해보든지."
눈을 꽉 감은 영호가 고개를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쪽, 하고 가볍게 이혁의 볼에 입술을 대었다가 뗐다.
그마저도 볼과 턱의 언저리였지만 사실 영호로서는 굉장히 용기를 낸 것이었다.
"돼, 됐지?"
"씨발, 지금 그걸 키스라고 하고 있어? 장난해?"
러닝타임
"안 되겠다 싶으면. ······키스해."
그럼 멈출 테니.
반칙
'웃을 거지?"
'네?'
'···만약 이게 첫 키스라고 하면, 비웃을 거지.'
그 말에 성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물어놓고서도 대답을 듣고 싶지 않아,
엄지로 성연의 아랫입술을 꾹 눌렀다.
사의 찬미
"너 하고 싶지."
"아닌······."
"아닌데 사람을 그렇게 봐?"
"내가 뭘···?"
"매달릴 때처럼 질척하게 봤잖아."
"······."
"내가 잘못 이해한 거라고 말하지 마. 너 지금 나랑 키스했어."
온종일 현란한
"저녁은."
"매점에서, 빵 먹었어요. 우유량."
"이리 와."
재리가 그에게 쭈뼛쭈뼛 다가갔다.
그 앞에 서서 고갤 숙이고 있는데,
약간의 웃음소리와 함께 놀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퇴근한 애인한테, 키스 안 해 줄 거니."
새벽 산책
"담배 다 피우면 키스해 줄게."
"키스를 해주는 거야?"
"···알았어, 같이 키스해."
봄비, 그리고
"키스 한 번만 해주세요. 그럼 비켜 드릴게요."
"······."
"사, 사귀는 사이에 이 정도는 얘기할 수 있잖아요.
대표님이 먼저 연애하자고 하셨잖아요.
사귀는 사람끼리 매일 키스한다는데
이번 주에 대표님 얼굴도 잘 못 봤잖아요."
대표님의 작은 방
"채헌아······."
"······."
"키스하고 싶어······."
머리를 잡는 손에 힘이 들어가서 더 다가가지 못하고 혀만 내밀었다.
하. 채헌이 비웃듯 일후를 보며 짧게 웃었다.
"너는······."
"채헌아······. 키스······. 흐, 채헌아······."
"이럴 때만 내 이름 부르더라."
탐색전
"기분 나빠졌으니 키스해."
"······."
"빨리."
"이 자세로는 힘들어."
"그럼 돌아서."
배드 블러프
"키스 처음 해 봅니까?"
"아뇨, 그, 그거 하실 줄은 몰라서 놀랐습니다."
"그래요? 키스할 분위기였다고 생각했는데."
"평소에 안 하시길래···."
"어떨까 궁금해서요."
미스터 디어
짧은 머리 때문인지, 아니면 정신이 열여덟 살이어서인지는 몰라도
어리게 보이는 얼굴이 개구지게, 그늘 없이 함박 웃었다.
은한은 저도 모르게 그 얼굴에 넋이 나갔다.
「내가 교차로에서 키스할 거라고 했잖아.」
바실리가 그렇게 말하더니 허리를 숙여 은한을 바라보았다.
「이걸로 화 푸는 거다?」
은한은 계속 그의 얼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구김 없이 웃는 그 얼굴이 너무나 근사했다.
페이데이
"얼굴 보고 싶은데."
팔 한쪽을 조수석 등받이 모서리에 올린 채, 무진이 속삭였다.
시선이 이쪽에 못 박혀 있다.
그런 상대를 마주 보다가, 강은 다시 불을 껐다.
그러고는 무진을 흉내내듯 속삭였다.
"난 키스하고 싶은데."
연애사업
"내가 촌스럽게 이런 거 물어볼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되게 궁금하네.
나랑 한 거 당신 인생 몇 번째 키스예요. 설마 첫 키스?"
"첫 키스겠어? 너 내가 몇 살인 줄은 알아?"
"열여덟?"
"뭐?"
"······부터 기억이 나는데. 교복이 엄청 잘 어울렸어요, 그때."
질서주의자들
이런저런 것을 생각하다 보니 오늘은
한 번도 키스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지난번에는 키스를 해 줬었는데. 그것도 몇 번씩.
이제 키스는 안 해 주는 건가···?
하프라인
"한 번만 더 해 보면 안 될까? 키스."
그렇게 말하는 동안에도 이미 입술은 몇 번이나 스쳤다.
내가 머뭇거리자 장윤성은 조금 애원하든 덧붙였다.
"그럼 뭔가 떠오를 것 같아."
해후
ㅡ올라가도 됩니까. 싫으면 싫다고 해요. 그럼 그냥 갈 테니까.
"······전무님 집인데 제가 오지 말란다고 안 오실 건 아니잖아요."
ㅡ내가 싫으면 그냥 가겠다고 했을텐데.
그 말, 내 귀에는 올라가도 된다는 것처럼 들립니다.
"전무님."
ㅡ올라가자마자 키스할 겁니다. 싫으면 발로 걷어차서라도 멈춰요.
소실점
"카렐, 카렐. 클레멘츠 씨."
"예."
정중한 대답만이 돌아왔다.
"저는 얼마 후에 첫 키스를 할 거예요."
그 말에 카렐이 쿡쿡 웃었다.
라 발스
"화난 줄 알았잖아요."
"내가?"
"···혹시나 오해하지 마세요.
놀라서 아무렇게 한 소리고 은형이한테 그런 적···."
"오해 안 해. 방금은 도망친 거야.
너 놀라서 벌벌 떠는 얼굴 보니까 꼴려서."
"······."
"하마터면 키스할 뻔했어. 얼마나 힘들게 참았는데."
인터미션
"그리피트 스쿨로 가 주세요."
조수석 창문에 기댄 딜런이 기사에게 말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기숙사로 돌아가야지."
"너는?"
내 반문에 딜런은 고민하듯 살짝 미간을 좁혔다.
그러고서 하는 말이 가관이었다.
"하지만 같은 차를 타면 넌 내게 키스할 거잖아."
"무슨 개소리를······."
"네 말대로 나는 새침하고, 수줍음이 많거든."
이노센트 틴
"키스해도 되나?"
"···얘기가 왜 갑자기 그렇게 되는 겁니까?"
"키스해도 되냐고 물었어.
그 날 키스한 이후로 시시때때로 네 달콤한 입술이 떠올라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야."
"그 날 우리가 한 건 키스가 아니라 사탕 맛을 알아보기 위한 가벼운 접촉이었습니다.
내 입술이 달콤했던 건 당신이 사탕을 빨던 중이었기 때문이고요."
지금까지 생존해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조금 전에 계약서에 사인했기 때문일까.
간이 많이 커져 있었고, 빈정은 있는 대로 상해 있었다.
"왜요. 그게 첫 키스라도 됐습니까?"
유진은 또 한 번 겁 없이 빈정거렸다.
"그래."
마피아 게임
"다음에 만나면 선배님하고 섹스하고 싶습니다."
가끔 조지현은 어처구니없을 만큼 직설적인 말을 쏟아냈다.
강석원은 그때마다 당혹감과 기쁨을 함께 느꼈다.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럽다.
강석원이 그래, 하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오늘은,"
조지현이 머뭇거리다가 눈을 든다.
열기가 어린 시선이 강석원의 입술에 닿는다.
"키스해주세요."
디어 조지
마지막으로 힘을 먹은 순간 그의 입술이 촉, 소리를 내며 떨어졌고
그리움이 흐를 것 같아 고개를 숙인 채 그의 가슴팍에 이마를 기댔다.
초라하게 떨리는 등을 널따란 손이 끌어안았고,
뒤이어 하명현 이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의 마지막 키스도 아닌데 왜 이렇게 서운해합니까."
미등록자
"들어가서······."
"들어가서 뭐 하자고, 재현아."
"······."
"들어왔잖아. 그 다음은, 응?"
"일단··· 지금은······."
"······."
"···더 하고 싶어요,"
"······."
"···키스."
각자의 밤
"당신이 끝끝내 입술을 열어 주지 않겠다면 저도 생각이 있습니다."
테르스가 웃는 얼굴을 내려 내 이마에 키스했다.
"다른 곳에 키스 받는 게 더 좋습니까?"
그러면서 그의 입술이 내 이마에서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아래로 내려왔다.
민감한 귓불이 그의 입술 사이에 물리자 몸이 움찔 굳어졌다.
"당신의 온몸에 밤새도록 입 맞출 수도 있습니다."
체인드
그의 따뜻한 손가락이 귓바퀴를 부드럽게 애무하고
손바닥이 턱을 매만지며 얼굴의 절반을 감쌌다.
하선우는 숨을 죽이고 애써 장난스럽게 속삭였다.
"키스하기에 최고의 장소인데 아쉽죠?"
강주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키스 대신이라는 듯 몰랑한 아랫입술의 주름 위로 엄지를 더디게 미끄러뜨렸다.
못사람들의 시선을 더욱 잡아끄는 행동이라는 걸 알지만,
하선우 역시 키스를 하는 것처럼 숨을 쉬지 않고 그와 눈믈 맞추었다.
도둑들
"······키스해도 괜찮을까요?"
"그런 건 허락받지 않아도 돼."
당신의 지옥, 나의 에덴
"사실 아파."
"······어?"
"깊게 베였나 봐. 점점 아파."
나는 허둥대며 지혈하고 있는 손가락을 들여다보았다.
많이 아프냐고 물으며 기색을 살피는데, 고정원이 여상한 투로 말했다.
"키스해 주면 좀 괜찮아질 것 같아."
"······."
"정말로."
비밀한 연애
'한 기자님은 나랑 키스하는 거 싫지 않았고, 나는 한 기자님이랑 연애하고 싶고.'
'나는, 연애는 좀······.'
'그래요? 그럼 온 동네방네 다 티 나게 기자님 꼬셔야겠네요.'
'······네?'
'나랑 키스하는 게 끔찍하게 싫은 건 아니었잖아요.
원래 더 좋아하는 쪽이 지는 거라고 하니까, 내가 좀 더 노력해야죠.'
무표정판 얼굴로 내뱉는 말이 농담인지 진심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더 무서웠다.
'그렇게 울 것 같은 얼굴 할 것까지야 없잖아요.'
'······.'
'한 기자님. 나랑 키스한 거 싫지 않았죠?'
'······네.'
'······그래요. 일단 그거면 됐어요. 그건 잊어버리면 안 돼요.'
크로스 플레이
"잘 자."
"···응."
"제대로 인사해야지."
"···잘 자."
"굿나잇 키스할까?"
"······."
그리고 답지 않게 가만 기다리고만 있는 것에,
나는 흘끔 눈치를 살피다가 쭈뼛쭈뼛 고개를 내밀며
뒤꿈치를 얼른 들어 삐쭉 턱을 붙이 재빨리 입을 맞추고 떨어졌다.
으음···, 수상한 콧소리를 흘리며 그는 적이 실망스럽다는 듯이
미간을 모은 채 빈정거려왔다.
"치치는 치치여서 키스도 애기처럼 하나?"
응답하라, 치치
한팀장은 내 얼굴을 들게 해서 한참 뚫어져라 나를 내려다봤다.
시선이 내 이목구비를 구석구석 살폈다.
내 눈가를 느릿하게 문지른 손가락이 앞어미를 쓸어 넘겼다.
드러난 이마에 그의 입술이 가볍게 닿고, 머물렀다.
뜨거운 시선이 집요하게 내 입술을 훑었다.
"키스하고 싶어 미치겠네."
토요일의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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