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아이위시는 연재 당시 차곡차곡 단행본 모으면서 봤고

대학교 방학때 사놓은 거 정주행했다가 놓을 데 없어서 옛날 책들은 다 구석구석 처박아놨는데  

이번에 네네에서 할인 이벤트 하길래 10여년 만에 이북으로 다시 봤어. 


사실 이북으로 봐서인지 정독이 안 되긴 하더라ㅠㅠㅠㅠ  

눈이 피로해지니까 후다닥 작은 글씨는 그냥 넘기고... 

폰말고 다른 뷰어로 봤는데도 가독성은 종이책 못 따라가.... 

아니 그냥 나이먹어서 그런가ㅠㅠㅠㅠㅠㅠ




여튼 감상. 


좋았던 점

 - 다시 봐도 데뷔작이라는 게 놀라울 정도의 탁월한 이야기꾼. 컷 연출은 평이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도 극적인 부분에서는 이야기 자체의 힘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연출력을 극복해 냄. 

 - 옴니버스라 의뢰인 위주의 독립된 이야기 구성들에서도 주인공들의 중심서사를 크게 해치지 않음. 초반에는 의뢰인들 중심의 따뜻한 사랑 이야기 모음인가? 했다가도 후반부부터 주인공 중심으로 서사가 모아지고, 첫장의 말도 안되는 비행기 사고 복선도 기막히게 회수됨. (초반 첫장 떡밥 회수 안 되는 만화 너무 많자너... 할많하않...) 

 -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초장부터 마법사라는 말도 안 되는 설정을 탄탄하게 깔아놔서인지 요정이니 개기일식이니 뱀파이어니 하는 웬만한 판타지 찜쪄먹는 전개로 훌쩍 건너뛰어도 뭐야, 말이돼? 존나 현실성 없네 ㅉㅉ;; 라는 소리는 전혀 나오지 않음. 예를 들어 요정마을 이야기에 초반 설명을 대충 SD로 얼랑뚱땅 떼우고 넘어가도 완전 스무스하게 지나갈 정도로 전혀 거슬리지 않음.

 - 현대 인간 의뢰인들, 인외 종족의 의뢰인들, 그리고 그 둘을 합쳐놓거나 그 경계에 있는 의뢰인들까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에피소드 배치를 탁월하게 한 것 같음. 

 - 남녀의 사랑 뿐 아니라 보편적인 애정 전반을 다룬 이야기라 첫연재 시작한지 2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음. (요건 사실 좀 애매하다. 내 감성이 올드한 거일 수도 있음ㅜㅜ)



별로였던 점

 - 세븐의 존재감? 초반부터 한명의 제자가 더 있다는 이야기는 계속 해왔지만 그걸로는 복선이 약했는지 갑툭튀한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K의 목숨줄까지 쥐고 흔든 최종보스치고 막판에 너무 전개가 휘몰아친 느낌이야. 와이가 세븐의 등장을 경고하긴 했지만, 뱀파이어 에피소드로 낚시 한번 끌어서인지 피로감이 더 했음. (요건 실시간 챙겨보던 때에는 못 느꼈는데 내가 이북으로 휘리릭 읽어서 그런 걸 수도 있어.) 

 - 후반부 에피소드들 힘이 떨어져. 순애 이야기가 주를 이루다보니 자기복제적인 느낌도 들고, 특히 뱀파이어가 세븐 아닌 걸 알았을 때는 아, 갈 길 바쁜데ㅠㅠ 케이가 더 급한데ㅠㅠ 하면서 에피소드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더라. 그러고 나니 결말이 자극적이었던 의뢰들(치정살인, 자살, 아버지의 죽음) 말곤 이야기가 기억에 안 남아. (사실 뱀파이어 이야기도 다른 종족 간 충분히 사랑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암시였는데도 내가 마음이 급했나봄)

 - 그리고 인체...ㅠㅠㅠ 

   요새 워낙 잘 그리는 작가들이 많아서인지 인체 기본기가 안 되어 있는 게 눈에 너무 많이 들어오더라. 딴 건 괜찮은데 중요한 장면(특히 갈등이 고조되면서 뒷모습만 보이며 뛰어가는? 도망가는? 장면들. 특히 한 페이지 다 잡아먹는 컷들)에서 오른발, 오른손이 같이 움직이니까 몰입해야할 순간에 집중이 안 되더라. 한 두 컷이 아님...ㅠㅠ 



불호인 점을 너무 많이 쓴 것 같은데, 그래도 이 작품은 명작반열에 들 만큼 충분히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해. 

전반적으로 어떤 형태든 사랑을 이야기 하고 있고, 작가가 따뜻하고 낭만적인 사람이란 건 작가의 말에서도 잘 묻어나. (특히 3권) 

가장 큰 강점은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평이해서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점이야. 나 막 다른 거 하면서 대충대충 봤는데도 전혀 이해가 어렵지 않을 만큼. 클리셰(부모 자식간의 애정, 알고보니 쌍방 짝사랑)도 자주 나오긴 하지만 촌스럽지 않을만큼 적절히 잘 쓴 것 같아. 쓸데없이 난해하고 알 수 없는 나레이션으로 있어보이려고 하거나 궁금증만 유발해놓고 수습도 못할 떡밥 뿌리는 만화들에 너무 지쳐서 간만에 이런 만화 보니 마음이 다 힐링되더라ㅠㅠ 요새 웹툰이나 판타지물도 드라마화 많이 되던데 좀 옛날 만화라 그런가 영상컨텐츠화 안되는게 아쉽 ㅠㅠㅠ 


아직 안 본 토리들이 있다면 봐줬음 좋겠어ㅠㅠ

나랑은 또 다른 감상들도 들어보고 싶다!  

  • tory_1 2019.08.23 13:33

    나도 예전에 실사화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K 비쥬얼로 떠오르는 남배우가 안떠올라ㅠㅠㅠㅠㅠㅠㅠㅠ 일본밴드 라르크앙시엘 보컬인 하이도 젋었을적 비쥬얼 상상했었는데 이런 비쥬얼 거의 없고ㅠㅠㅠ

  • tory_2 2019.08.23 13:51
    내용은 나도 호인데 그림체 공감...ㅠㅠ나도 아이위시 연재로 보고 이작가님 평생 따라가야지 했었는데 점점 퇴화?하는것 같았어.. 그 다음작 보고 놨던 기억이.. 특히 너무 자주 나오는 자세가 무릎 세우고 앉는 자세.. 너무 많이 나와서 인체 그리기 귀찮나 보다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 이 작가 덕분에 그 자세가 너무 싫었음..
  • tory_4 2019.08.23 14:13
    나도 아이위시 좋아하는데ㅋㅋㅋ그 무릎세우고 앉은자세 바로 떠오름ㅋㅋㅋㅋㅋㅋㅋ아웃겨ㅋㅋㅋㅋ
  • tory_3 2019.08.23 14:08
    나랑 아쉬운점 개똑. 인삐랑 뱀파이어에피도 불호고 세븐도 좀 갑툭튀느낌...그래도 명작은ㅇㅈ. 근데 인삐는 세기말감성이라 포장하며 봤는데 윗톨말대로 더 나아진게 없다면 좀 음....나도 무릎세우고 앉는자세 거슬렸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톨말대로 한국배경인데 판타지세계관 안거슬리는것도 진짜 신기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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