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2부의 레몬이 생각보다 인간적이었다는 거야.
3부 기억만 남아있어서 그런가 내게 레몬은 비인간적인 사이코패스에 무기질적인 느낌이 강했거든.
로즈를 정말 사랑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아니더라구?
잭과 키아라보다 자신을 우선(한다고 착각)하는 로즈를 보며 기뻐하는 레몬...
질투도 제대로 하고 있음.
나 너 사랑하고 있다고 어필도 함.
이 장면을 보면, 레몬이 육체의 시간을 멈추면서 마음의 시간도 그 시절로 고정되어 버린 것 같은데,
레몬이 완전한 인간으로 돌아가면 로즈에 대한 마음도 풍화되어 버리는 걸지도 모르겠네.
난 1,2부의 로즈 처돌이 레몬이 좋아서 그렇게 되면 아쉬울 듯.
카타콤에서 레몬의 인간적인 면이 희한할정도로 두드러졌는데, 3부의 레몬을 위한 포석인 것이 아닐까 싶음.
그래! 대화 좀 햬 얘들아.... 로즈 레몬 관계가 일그러진 것의 가장 큰 문제는 둘 다 제대로 말을 안 해서인 듯.
약간 모쿠렌 시온 과거편 보는 느낌도 들고.
로즈 처돌이 레몬은 좋아...
이때의 레몬은 신보다 로즈를 원한다고 직접적으로 말함.
레몬은 로즈가 보여준 관심에 들뜨고 기대하다가, 사실 로즈가 페터를 위해 그랬다는 것을 알고 여태까지 중 가장 깊은 상처를 받음.
애처럼 투정도 부려보지만 결국 로즈의 선택은 페터였지.
능력을 얻을 때 형제를 바쳐 이미 인간성을 상실한 레몬이지만, 사실 진정한 인간성의 상실은 로즈가 페터에게 삶을 돌려주기로 선택한 이 시점일 듯.
'인간' 로즈의 사랑을 갈구하던 자신은 버리고, 로즈를 신으로 만들어 영원히 자기 곁에 두려고 하거나, 로즈에게 완전한 죽음을 안기거나(로즈의 죽음과 동시에 자기도 같이 죽기를 소망할 듯)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여담으로, 로즈가 죽을 때 마지막으로 떠올린 건 레몬.
제발 서로 대화 좀 해 얘들아아아아아 2222222
2. 그리고 페터의 감정선.
난 3부에서 페터가 로즈 처돌이 된 게 엄청 뜬금없다 싶었거든.
근데 다시 보니까 2부에서도 페터가 로즈를 꽤나 신경을 쓰더라고?
'사냥꾼'으로서 극한까지 몰려있고, 로즈에 대한 증오를 불태웠던 시기에도 결국 이네스보다는 로즈에게 신경쓰고 있었고.
8년 전 풋사랑에 절절 매지 못하겠다는 로즈의 (거짓)말에 충격을 받기도 하고.
증오가 아니라 애증이었던 게 2부 후반부에 잘 그려졌던 것 같아.
그래도 증오가 더 컸겠지만, 로즈의 과거를 엿보고 연민이 강해지고-
2부 마지막, 자신을 희생해서 페터 그랑의 인간으로서의 삶을 돌려준 로즈에 대한 애정이 완전히 살아나는 페터를 보니,
3부에서 애정 뿜뿜하는 모습이 아예 뜬금 없지는 않더라고.
평생을 마녀를 증오하고 살아온 이안마저도, 어린 '로즈 뒤프레'로 살고 있는 마녀의 정체를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죽이지 못하잖아.
이안의 독백처럼, 계산할 수도 없고 모순적인 이것이 마음인 거지.
단, 페터는 사냥꾼으로서는 이안과 비슷한 삶(마녀를 증오하며 쫓는)을 살았지만 후반부는 다르리라 믿어..
예전에 실시간으로 달릴 때는 내용 왜 이렇게 어수선하고 정신 없냐.. 얘네들은 또 왜 이래... 이랬는데 쭉 이어 보니까 생각보다 잘 짜여져 있더라. 창말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톨들에게 정주행 추천해. //_//
레몬 이렇게 보니까 진짜 집착남주 같네... 3부에서 보여줬던 과거 모습만 아니었더라면 품을 수 있었을텐데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