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주나 기안만화 같은 건 하이퍼 리얼리즘이니 뭐니 하면서 현실에 존재하는 부조리를 비판하는 모습은 별로 안 보이고 오히려 일부는 수용하거나 감사는 모습마저 보여. 그래서 지탄도 많이 받고 있지.
근데 소녀의 세계는 학창시절 인간군상을 리얼리즘으로 묘사하면서도 마무리를 건전하게 하려고 노력해서 너무 좋다...
왕따, 사이버 불링, 스토킹, 데이트 폭력 등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면서도 자극적이지 않고 또 마냥 좋게좋게만 풀어가지 않고 현실적이면서도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한다는 느낌이 들어.
왕따 가해자나 친구를 시녀 취급하던 아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게 만드는 전개라든지, 또 피해자가 그 사과를 받아줄 필요 없다는 점도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과가 의미 있는 일이었다는 걸 보여주는데 이런 작품 흔치 않잖아 ㅠㅠ 작가님이 굉장히 생각을 깊이 하고 그린 게 느껴져.
뻘하지만 이거도 라인웹툰에서 빼가서 일본어로 좌우반전이랑 창씨개명(ㅅㅂ)까지 해가면서 로컬라이징해서 서비스하는데 넘 한국적인 내용/요소들 많아서 위화감 대박이더라 일본 독자들도 사실은 한국인거 다 알고 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그 점에서 소녀의 세계가 좋아. 캐릭터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신경쓴 느낌이야
작가가 현실의 부조리를 그리는데 비판이 없다면 동조하는거라고 생각하거든
심지어 자극적이게 다루면 작가의 대가리가 너무 가벼워서 날라가지는 않을까 걱정돼
이 만화는 전혀 그런걸 걱정하지 않아도 돼서 좋았어
근데 라인으로 갔다는건 처음 들어봐. 창씨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