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오피스를 재주행했는데 오피스를 보고 나니까 더더욱 모던패밀리에 나오는 여러가지 차별적인 조크들 (특히 인종차별) 그게 풍자나 비꼼이라기보다는 은연중에 드러나는 진심이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
오피스의 경우는 누가봐도 블랙코미디고 사카즘이 넘치고 마점장이 제일 심하고 대표격이긴 하지만ㅋㅋㅋㅋ 암튼 극중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각종 빻은 면모를 냉소적으로 보고있다는 티가 엄청 나더라고
시즌이 진행될수록 모든 캐릭터한테 자연스레 정이 들어서 연민이 가기도 하고 감동을 받을 때도 가뭄에 콩나듯 있지만 ㅋㅋㅋㅋ
잠깐 그렇게 마음 따수워지려다가도 마점장이 또 막 빻은 발언하고 사고치고 이래서 시청자들을 다시 ㅡㅡ <-이 표정으로 돌려놓는것에 온 총력을 기울이는 드라마라는 느낌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보니까 마점장이 극중에서 성차별 인종차별적인 발언 엄청 하면서도 자기 스스로는 '전 차별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차별이란게 뭔지 아예모르거든요 ㅇㅅㅇ' 이런 인터뷰를 할때의 그 아이러니가 너무 희극적이어서 곱씹을수록 웃게되거든 ㅋㅋㅋㅋ
근데 모팸에서 나오는 차별적인 조크들은 약간 곱씹을수록 '얘네가 그걸 비꼬는게 아니라 진심인가....?' 하게 만드는게 좀 있어
모팸에서 특히 가감없이 나오는게 인종차별 조크라고 생각하는데
글로리아의 출신지인 콜럼비아를 마약, 살인이 만연한 깡촌의 나라 정도로 그리는 조크가 진짜 많은데 그걸 또 글로리아 본인이 진실인 양 말하게 만들고
인종차별은 캠을 주 발화자로 설정하는데 아시안계 입양아인 릴리를 키우는 부모인 캠이 자꾸 그런 발언을 하거나 편견이 있다는게 개그포인트일수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되게 묘해...... 차별하는데도 뭐라고 시원하게 비난 못할만한 캐릭터를 통해서 자꾸 아시안 편견 얘기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리고 극중에서 제일 연장자인 제이 할아버지를 통해서는 인종차별 성소수자차별 등등 각종 차별적인 발언을 자주 시키는 편인데 이거를 모팸 자체에서 '할아버지는 옛날 사람이시잖아 어쩔 수 없어~ 그냥 웃어~' 이런 분위기로 퉁치려한다는 느낌이 굉장히 많이 들지 ㅋㅋㅋㅋ
그리고 오피스랑은 다르게 모팸은 결정적으로 여기 나오는 캐릭터들이 결국은 모두 다 '좋은 사람'이라는 걸 굉장히 강조함
에피소드 내내 막 아무리 사고치고 이상한 말 하고 그랬어도 매 에피 끝날때는 항상 가족들 다같이 하하호호 하면서 교훈주는것처럼 끝내는게 모팸의 특징이잖음?
그래서 '훈훈한 면이 있어도 이상한 사람'에 방점이 찍히는 오피스 캐릭터들과는 달리 모팸의 가족들은 전부 '조금 부족할 순 있지만 좋은 사람'으로 항상 마무리 됨
생각해보면 이 부분이 너무 이상하고 불편하더라...
내가 모팸에서 필을 제일 좋아하긴 하는데 필이 꾸준히 글로리아한테 성희롱적인 어떤 행동을 하는데 (본인이 의도하든 하지않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을 극중에서 결국은 '좋은 아빠'로 마무리되잖아
모팸 모든 캐릭터들이 다 이런 식이니까 에피소드 보면서 좀 사소하게 '저건 좀 차별적인거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겨도 자꾸 마무리를 '그래도 좋은 사람이에요!' 하면서 그런 의문을 갑자기 없는 것처럼 만들려고 함 드라마 자체가
나도 모팸을 정말 좋아하고 여러번 재탕하긴 했고 그전에도 모팸에 대해서 공화당 지지자들이 좋아하는 드라마 ㅋㅋㅋㅋ 라는 비판이 있었던거는 알지만 그게 확 와닿지는 않았는데
최근에 오피스를 달리면서 풍자나 사카즘에 대한 감각을 다시 새기다보니까 모팸에 대한 저런 지적이 왜 나왔는지 딱 체감이 되더라
그걸 깨닫고 나니까 뭔가 모팸 보면서 예전만큼 속시원하게 웃지는 못할거 같고 재밌게 봐도 속에 이상한 앙금이 남을 것 같고... 그런 기분이 됐어 요새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