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물에 빠진 나이프 정주행하고서 여운이 남아서, 이 작품이 물빠나가 냉탕이라고 치면 온탕 버전이라길래 여운 희석시킬 겸 한 번 봤거든?





초반 고딩 나나미와 야노 보면서 나나미는 무매력이고 야노는 가끔 진지먹고 그냥 무난한 연애담이잖아 계속 봐야 해? 했던 나 머리 박고 반성해 정말... 물빠나도 제법 후유증 있었는데, 물빠나가 심해에 잠겨 햇빛이 비치는 수면 위로 올라올 듯 말 듯 번뜩이는 나이프처럼, 날카롭고 예민한 감수성이 빚어내는 초현실적인 느낌이 있었다면. 이 쪽 야노는 여름날 더운 밤 따끈하지만 차게 식은 아스팔트 위로, 청춘이 무방비하고 거칠게 멱살 잡혀 내던져져서 시퍼렇게 멍이 들고 몸뚱아리가 으스러지는데 어떻게든 멀쩡한 듯이 숨은 붙어 있을 걸 강요당하는 현실 고통이라ㅋㅋㅋㅋㅋ 보면서 내가 울고 있더라... 와... 나 신파 코드 극혐하고 담백한 연출 좋아하고 슬픈 거 봐도 무표정으로 그냥 넘기는데 새벽에 봐서 그런지 야노가 힘든 게 너무 와닿았어.






도쿄편부터 야노가 뭘 해도 감당하기 힘든 시련에 짓눌리는데 누가 봐도 빛나고 잘 될 거라 생각했던 사람이 현실적으로 주변 상황 때문에 악운이 겹치고 겹쳐서 뭉개져 가니까 보기 힘들었어. 그런데도 이 시점부터 완전히 만화에 빨려들어가더라. 새벽감성 겹치니까 야노의 영혼이 손 뻗으면 잡힐 것만 같이 보이는 느낌이었고. 시간이 계속 흘러도 야노를 잊지 못하고 그의 중력장을 어떤 식으로든 떠나지 못하는 주변인들이 이해가 가고, 작가가 이런 애를 어떻게 잡아냈는지 대단하고 연출은 말할 것도 없고. 총체적으로 무릎갈리는 기분 오랜만이더라.



그리고 누가 만화방에서 그랬는데 물빠나 코우가 차가운데 가슴에 불이 있는 거라면, 이 쪽 야노는 따뜻한데 속은 얼음 같다, 아픈 손가락이다라는 말이 딱이었어ㅠㅠ







서브 여자 캐릭터들까지도 다들 공들여 만든 느낌이라 너무 마음에 들었고. 여캐 악역 1차원적으로 그리는 작가들? 전부 이거 필독서 삼아 보고 배워야 해 내 생각엔. 야마모토랑 아키코 둘 다 단순 연적들이 아니라서 너무 신선했고. 아키코는 특히 알면 알수록 정말 근사한 사람이더라. ㅠㅠ 섭남인 타케우치는 생불 수준이고. 현실이라면 나나미 타케우치랑 결혼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결말부의 돌고 돌아 만나는 둘 모습도 너무 좋았어. 야노도 그렇지만 외유내강인 나나미가 정말 반짝거리고 아름다웠고. 나나미 눈이 정말 올곧아서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실 내 마음 속 순정 최고 인생작은 나나인데, 우리들이 있었다 이게 명예의 전당에 자연스레 한 자리 차지하고 깔고 앉은 느낌이야. 최고야. 말이 필요없어. ㅠㅠ
  • tory_1 2019.07.08 18:17

    하..................

    중딩 때부터 읽어서 작가님 연재가 늦어지는 바람에 본의아니게애들이랑 같이 커가는 느낌으로 실시간 달린 만화였는데

    진짜 내 인생 순정만화 꼽아라고하면 바로 이거야ㅠㅠㅠ 애들 풋풋하던 느낌. 그 느낌의 사랑이 너무 귀엽고 좋았는데

    도쿄편은 진짜 마음 찢어졌어ㅠㅠㅠㅠㅠㅠㅠㅠ 나나미랑 나나와 야노ㅠㅠ 진짜 주옥같은 대사들도 많고 너무 소중해...

  • tory_2 2019.07.08 18:19
    크흡ㅠㅠ 그치그치? 진짜 다 받음ㅜ 난 특히 이걸 딱 내가 중2때 연재하고 내가 봤어서 지금 생각해도 겁나 각별한 작품이야. 애들이 진짜 잘 놀 때 보면 정말 애들처럼 연애하고 귀엽고 예쁜데 야노한테 남아있는 전여친의 잔상이나 집착하는 엄마나 야노의 어리석음. 같잖은 책임감.. 진짜 인물이며 서사며 복잡하고 다차원적으로 잘 짠 것 같음. 난 야노 못난짓 하는 것도 욕하면서도 이해가 갔고.. 고1때 나나미 눈에 빛났던 야노가 온갖 힘든 일도 겪고 또 존나 바보같은 선택들을 하다 무기력해보이고 초라해진 성인 야노랑 그 괴리감도 너무 안타까워서.. 진짜 야노 못놓는 나나미가 (당연히 나는 못하는 거지만) 이해되기도 했음. 대단하기도 했고.
    난 인생작 이런 거 하나 꼽는 거 못하지만 우있 정말 진짜 좋아. 각별함ㅋㅋ
  • tory_3 2019.07.08 18:21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07/22 11:31:49)
  • tory_4 2019.07.08 18:27

    아아악... 우리들이있었다 진짜 미쳤지 나나미는 너무나 너무나 사랑스럽고

    야노는 가슴을 아프게 하는 구석이 있는 남자애였고..

    난 이거 고딩대 넘나리 꽂혀가꼬 되게 힘들어했었는데 ㅋㅋㅋ

    벌써 20대후반이고.. 근데 아직도,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찡한 구석이 있는 만화야ㅠㅠ

  • tory_5 2019.07.08 18:27
    토리 감상 처음부터 끝까지 다 좋다ㅜㅜㅜㅜㅜㅜㅜㅜ 야노랑 나나미 이야기 정말 좋아... 둘이 반짝거리던 고등학생때도 나나미는 따뜻하게 반짝거렸다면 야노는 시리게 반짝였는데... 도쿄편은 정말 ㅜㅜ 전철에서 뛰쳐나오던 야노가 자꾸 생각나고 타케우치가 야노에게서 전여친이랑 엄마를 겹쳐볼 때 그 야노의 모습도 자꾸 생각나고..ㅝ
  • W 2019.07.08 18:35
    아 만화방 최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 가서 이런 얘기 하냐? ㅠㅠㅠㅠㅠㅠㅠㅠ 이 작품은 나이가 더 들어서도 주기적으로 정주행하며 추억이란 걸 다정하게 대해야 한다고 되새겨야 할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어. 등장인물들 보면 다들 조금씩은 어리석다고도 생각하는데 전부 진솔하고 이해가 가더라고? 야마모토까지도 이해가 가는 구석이 있더라. ㅠㅠ 사실 이 작품은 정말 냉정한 이야기야. 등장인물 전부 불완전한 사람들이고 늘 옳은 행보를 보이는 게 아닌데다가 시간이 지나고 나서 내가 기억하는 인물이 미화될 수도 있고, 내가 아는 그 인물이 아닌 것까지도 숨김없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다 까발려 놓는 작품인데, 그래도 작가 시선이 따뜻하다고 해야 하나. 등장인물들이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게 너무 위로가 되는 작품이었어. ㅠㅠㅠㅠㅠ

    https://youtu.be/QYRHHzvdVkU

    이 노래는 원작과 1도 관련없지만 내 안의 비공식 ost같은 느낌인데... 야노와 나나미 모습이나 작품 분위기가 이 노래 닮았단 생각이 들더라. 야노가 고통받던 모습이 계속 여운으로 남고, 현실의 내게도 위로가 되었어. ㅠㅠ
  • tory_4 2019.07.08 20:06

    톨아 링크된 노래 잘들었어ㅜㅜ

    진짜 톨 말이 딱이야 어디가서 이런얘기하니..?ㅋㅋㅋ

    고딩땐 친구들한테 재밌다고 추천하고 같이 보기라도 했지

    20대 후반되니까 만화나 소설 얘기하면 '먼개소리야' 하는 눈빛으로 쳐다봐섴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나두 딤토와서 푼다구ㅠㅠㅠㅠ

  • tory_7 2019.07.08 18:3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04/24 15:03:25)
  • tory_8 2019.07.08 19:12
    톨 감상글이 너무 멋져서 영업이 강력하게 된다...톨 당신...문학 작품 좋아하지...!나도 나중에 봐봐야겠다 좋은 글 고마워~
  • tory_9 2019.07.08 19:20
    야노 짜증나고 똥차라고 생각할 수도 있긴한데 나도 실시간으로 달려서 그런지 정 많이 들었어 갠적으로 명작임
  • tory_10 2019.07.08 21:2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07/12 20:09:15)
  • tory_11 2019.07.08 22:06
    야노는 종이 남친이 아니라 동생 같음ㅋㅋ 도쿄 상경 이후로는 어휴 얘 어떡하냐 진짜 하 이런 마음으로 봤다ㅋㅋㅋ 초반에 작가가 잘하는 간질간질한 그것도 좋은데 나이 먹어가면서 다시 볼 수록 성인 이후의 얘기들이 좋더라구 도쿄-고등학교 시절은 진짜 내가 다 진이 빠져서 괴롭고...ㅜ 애들 다 동네 동생들 같아서 술한잔 하자 얘덜아 하고 싶고 그래ㅋㅋㅋ
  • tory_12 2019.07.08 22:20

    그때의 우리가 참을 수 없이 그리워지면 눈을 감아, 그럼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어. 이거 내 인생 최고 명대사 ㅜㅜ 

  • tory_16 2019.07.09 14:29
    ㅠ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이것만봐더 눈물핑돈다ㅠㅠㅠ
  • tory_13 2019.07.08 23:01

    와 나는 카레맛 똥이랑 똥맛 카레밖에 기억 안나는데...

  • tory_14 2019.07.08 23:09
    나도 작년에 봤는데 느낀점 진짜 비슷하다ㅠㅠㅠ나나미 사랑스럽고 반짝반짝 빛나면서 외유내강인점 너무 좋아ㅠㅠㅜ야노 도쿄편은 나도 새벽에 봤는데 짊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되서 보다가 울었어ㅠㅠ다 보고나니까 왜 서로가 서로를 그렇게 좋아하는지가 이해 되는게 진짜 명작같아 아직 물에 빠진 나이프는 안봤는데 담에 기회되면 한 번 봐야겠다ㅋㅋ
  • tory_15 2019.07.09 11:08

    나도 내 인생작이야...ㅠㅠ 야노 생각하면 마음아파 아직두

  • tory_17 2019.07.09 16:14
    진짜 순정만화 넘버원 인생작임ㅜㅜ당시 학생땐데 애니먼저알고 만화도보고 영화도보고 보게되더라ㅜㅜㅜ야노ㅜㅜㅜ아픈 손가락ㅜㅜㅜ나나미 착해..ㅜㅜㅜㅜㅠ참 야노 보면서 별의별 감정이 들었지ㅜㅜㅜ학생때 너무 좋아ㅜㅜㅜ 난 애니부터봐서 애니연출,음악 그림체 너무 찰떡이였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못 잊음ㅜㅜㅡ
  • tory_18 2019.07.09 18:03
    이거 내 인생작...ㅠㅠㅠㅠ
  • tory_19 2021.01.16 12:53
    토리 글 보니까 안그래도 지금 아련해져 있었는데 완전 앓게 된다 특히 '야노의 영혼이 손 뻗으면 잡힐' 것 같다는 부분..방금 정주행하고 토리 리뷰 읽었는데 나 울거같아 마음이 너무 아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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