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톨은 집에 제사가 많아서 어릴때부터 음복하면서 술맛을 일찍 깨달음ㅋ
그래서 성인된 뒤로는 한입두입하는 음복주로 만족 못하고 흥청망청 술처먹고 다님녔음ㅋ
제사주 얻어마셔서 그런가 젊은애들 입맛같지 않고 쓴것도 센것도 잘 먹음
소위 건강주라는 칡주(근데 이건 진짜 존나 써) 가시오가피주 이런거도 잘 먹었음
그러다 어떤 날인가 아빠 시골에 내려가게 됐는데 동네 아저씨가 술담그는게 취미라는거임
내가 술 잘 마시니까 이것저것 가져다 주셨음
진짜 온갖걸로 술을 담그더라고 칡주도 저때 처음 먹어봤어(맛없음ㅋㅋ) 돼지감자주 이런거도 먹어보고
내가 잘 마시면서 이건 맛이 어떻고 저건 어떻고 하니까 그 아저씨가 신이나셔서 자기 콜렉션을 다 헐어서 주셨어
엄마는 평소에도 내가 술 마시는거 안 좋아해서 질색팔색하고
아빠도 어린 여자애(당시 21살)한테 자꾸 술 권하는 아저씨가 맘에 안든것 같았는데 아저씨 나이가 많아서 말도 못 하고 아무튼 둘 다 심기불편해 보였음
근데 쓴톨은 눈치없이 처먹고...잘 취하지도 않는다고 아저씨가 되게 좋아함
그러다가 이건 아무한테도 안주는데 나한테만 주는거라고 뭘 가져오겠다고 가셨음
이 사이에 엄마한테 겁니 혼나고ㅋㅋ 아빠도 심기불편한 얼굴로 자기 친구들한테 xx아재(저 아저씨 이름)좀 말려보라고 하고
근데 막 아빠 친구들은 이미 꽐라되서 많이 마시면 조은거지 이래가지고 아빠 되게 심기불편해하고 암튼 우리 부모님 극대노 버튼 눌리기 직전
저 아저씨가 앞에 식물주(??)가져올때는 재빠르게 오시더니 저땐 늦는거임
그래서 아빠가 꽐라된 아빠 친구들이랑 약간 말다툼 직전까지 갔음
나때문에 싸운건 아니었어 일단 첫 시작은 나였는데 중간에 전혀 다른 이야기로 튀어서 나는 모르는 사람 이름 나오고 화제가 아예 그쪽으로 돌아간 뒤였어 아마 돈 빌려가고 먹튀한 사람 얘기였던거 같은데 이 얘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음
근데 아빠 절친이 아빠를 진짜 심하게 놀리는거임
그냥 놀리는게 아니고 진짜 사람 빡치게 하는...남매인 톨들은 알텐데 오빠나 남동생이 자기 말 따라하는 그런식으로 사람 되게 빡치게 하는 그런 놀림이었음
아빠 안그래도 나땜에 심기불편했는데 진짜 극대노 99% 상태
아빠 다른 친구들은 쟤네 또 저런다ㅋㅋ 이럼서 말리지도 않아서 아빠 더 빡친상태고
근데 그렇게 놀리던 아빠 절친이 갑자기 정색하면서 나한테 '쓴톨아 너 이번에는 진짜 마시면 안 된다.' 하시는 거임
진짜 한 0.4초 전까지 꽐라상태로 쓴톨 아빠한테 헤헤헼ㅋㅋ븅신쉐뀌~ㅋㅋ 이러던 아저씨가 핏기 다 가신 얼굴로 저런 말을 하시면서 몇번이나 당부하시더라
엄마랑 아빠 극대노 직전인거 보이니까 네ㅎㅎ;;;안그럴게용ㅎㅎㅎ;;; 했는데 아빠 절친이 계속 안된다 안된다 알았지 하셔서 아 이 아저씨도 겁내 취햇나보네;;; 하고 걍 네 네 네 하고 말았어
술 가지러 간 아저씨는 이때까지도 안 오고...거의 20분넘게 안 오시더라고
아빠 다른 친구가 어디 묻어놓은거 파오시나보네ㅋㅋ 이랬는데 진짜 그런거 같았음 아빠 절친이 정색하고 나서도 한 20분 더 있다 오셨어
시골이다보니까 길이 탁 트여있어서 아저씨가 오는게 보였어
동구밖길이라고 하나? 시골하면 생각나는 논있고 좁은 길 쭉 이어진 그런 풍경있잖아 거기서부터 아저씨가 걸어오는데
거리가 멀었거든? 서울로 치자면 짧은 버스정류장 두세개 구간정도의 거리인데
와...그 거리에서 진짜 듣도보도 못 한 냄새가 나는 거야
아저씨가 가까워져 올 수록 냄새가 진해졌음. 정황상 술병에서 나는 냄새였지
이건 진짜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는 냄새였음 토사물 냄새같기도 하고 피냄새같기도 하고...
시골에서 흔히 나는 축사나 비료냄새랑도 다름 진짜 지금에 와서도 설명하기 힘듬
원래 술 안취해있는 상태였는데 술이 다 깼음 토나올거 같더라
근데 이 냄새 맡은게 나랑 아빠 절친뿐인거 같았어 아빠 절친은 진짜 토하셨어...
토하면서도 계속 나한테 저거 마시지말라고 하셨고...
아빠 다른 친구들은 이 냄새1도 안나는지 갑자기 이런다고 아빠 절친 놀리고
이러는 사이에 저 아저씨가 왔는데 술병 두세개를 안고 오셨더라고
담금주하면 생각나는 그 길다랗고 엄청 큰 유리병인데 병 하나빼고 천같은걸로 칭칭 감겨서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안 보였음
천 안 감긴 병에 들어있는 술은...ㅋㅋㅋ세상에 말벌주였음ㅋㅋㅋㅋㅋㅋ
그거보고 우리엄마 비명지름 아빠 친구들 아내분들도 비명지르면서 난리남
비주얼이 숭악하다보니까 아빠 친구들 중에서도 술 번쩍 깨서 아 이건좀;;;이런 분도 생기고
와중에 냄새가 너무 심해서 난 대답도 못 하고...
아무튼 아저씨가 처음엔 말벌주를 권하는데 안 먹었음
아저씨가 진짜 끈질기게 권했는데 안 먹었음 일단 징그럽기도 징그러웠거니와 이 말벌주를 마시면 다음엔 천에 감겨서 안 보이는 병에 들어있는것도 마시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에...
그리고 아 냄새가 너무 심했어 진짜
다른 사람들은 이 냄새가 안 나나???? 진짜 이상해서 엄마한테 뭐 이상한 냄새 안 나냐고 물어보고..(빡친 엄마는 니년이 술독에 빠졌다 온 냄새라고 꼽줌ㅋㅋ ㅠㅠ)
근데 다른 사람들은 멀쩡하더라 저 냄새 맡은거 아빠 절친이랑 나뿐인거 같았어
아무튼 내가 거듭해서 술 거절하니까 아저씨는 좀 빈정상한거 같았음
빈정상한 티 너무 내셔서 아빠 놀리던 아빠 친구들도 아저씨 말리고...어린 여자애한테 주접떤다고 아빠 친구들도 욕했던 기억남
와중에 아빠 절친은 토하러 가셔서 그대로 정신잃으셔서 그 길로 술자리가 끝남
이후에 당연히 쓴톨은 엄빠한테 겁나 혼나고 ㅋㅋㅋ ㅠㅠ
그러고 솔직히 잊고 살았음 사실 나도 아빠친구들 앞에서 너무 주접떨었다고 생각해서 좀 쪽팔려서 ㅋㅋ 잊으려고 노력했어...
그러다가 저 아빠 절친을 다시 만나게 될 일이 생겼는데(병원때문에 서울로 오셔서) 아빠 절친이 그제서야 설명해주시더라
저 아저씨 진짜 온갖걸로 술 담그는데 인간으로서 하면 안 될 짓까지 한다고...
아빠가 장난으로 신선되기 직전 구랭이(구렁이)라도 잡아 담그나? 하고 물어봤는데 맞다고 하심 ㄷㄷ
그 천으로 가려진 병 중에 하나가 그거였나봄
그럼 나머지는 뭐냐고 아빠가 물어봤는데 아빠 절친이 답 안해주심
근데 나 잠깐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아빠 절친이 아빠한테는 말해줬나봐
아빠가 뭐 그딴새끼가 다있냐 사람새끼가 맞냐면서 아저씨 욕 존나 하고 나한테 어디가서 남자 술 절대 받아마시지 말라고 당부에 당부에 당부를 함. 뭐였는지는 지금 물어봐도 말 안해줌...그래서 도대체 무슨 술인지 몰라.
그리고 당시엔 살아계셨던 우리 할머니가 그 아저씨 겁나 싫어했어 (어린 여자애한테 술 권하고 그러니까 그런거 같음)
뱀술 잘못 담궈먹으면 말년에 설설 기어다닌다고 천벌 받을 놈이라고 욕을 겁나게 했음
실제로 그 아저씨 지금 풍인지 뭐 병와서 걸어다니질 못함
근데 이건 뭐 술 많이 먹다보면 올 수 있는 병이니까 오컬트적인 요소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아무튼 그때 난 냄새랑 천에 감겨있던 그 술병 모양이 가끔 생각나.
뱀술이었나보다....... 섬뜩해,,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