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 아니게 기생충 영화를 두 번 보게 되었어.
두 번 보니까 확실히 첫번째 봤을 때는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들이 드문 드문 들더라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디토에라도 몇 글자 적어 놓으면 디토의 작은 유산(...)이 되지 않을까 해서 적어봐!
처음 영화를 보고 나름 해석을 여기 저기 찾아봐서 유명한 상징들은 제외하고 최대한 나의 독립적인 생각들만 적어볼게. (내가 혼자 생각해냈다는 말이지 다른 곳에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님!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ㅠ)
1. 박사장 부부가 소파에서 대화하는 장면의 의미
소파 위 부부 = 상위 계급. 가난한 사람들보다 높은 위치에 존재.
테이블 아래 = 소파 위에서는 보이지 않는 공간. 위와 아래에는 아래를 가리는 벽(테이블)이 있다.
박사장이 맡은 냄새 = 하위 계급의 고통, 가난
박사장 부부의 뒷담 = 하위 계급을 향한 상위층의 조롱, 무시. 자신 또는 부모의 험담을 듣고도 힘이 없는 하층민은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한다.
박사장 부부의 성관계 = 부자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은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 있어도 저들 눈에는 안보이니 없는 존재나 마찬가지이다.
기택네가 들키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 상위 계급 사람들은 결코 아래를 살펴볼 생각을 않음. 냄새가 나던말던 주위를 살펴보거나 찾아볼 생각을 않음. 오히려 좀만 지나면 후각이 금방 마비되어 상위계급은 냄새의 존재를 금세 잊게 된다.
단순히 자신을 조롱하고 업신여겼다는 것은 살인의 정당한 이유로는 약하다.
기우의 월급 = 원래 잡고 있던 액수에서 일정량을 덜어내는 연교(=박사장 아내). 그러면서 월급 줄 때는 더 넣었다고 뻥을 친다. 하위 계급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이익을 취하는 상위계급의 모습. 다른 이들의 급여 장면은 없었지만 기우와 마찬가지로 기존 직원들에게 주던 것보다 적게 줬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문광네와 기택네의 싸움 = 분노의 대상이 같은 계급을 향한다. 배려없는 당일 해고, 노동의 대가 삭감 등, 하층민들의 고통을 만들어낸 근원은 박사장네인데 정작 분노는 같은 하층민을 향해 있다. 그 이유는 자신들의 불행의 근본적 원인을 찾기 보다 눈 앞의 생존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
기택이 박사장을 찌름 = 자신이 진짜 분노해야 하는 대상을 깨달은 하층민을 표현. 상위 계급을 향한 하위 계급의 분노 이행 장면.
1회차 때는 잘 모르겠다가 2회차
때 슬금 슬금 깨달은 것.
기우의 “상징적이다!”라는 말 = 허상, 아무 것도 아님.
돌 = 처음에는 기택네에 재물을 가져다 주는 ‘행운의 부적’처럼 보인다. 그러나 곧 기우의 머리를 때리는 ‘발등 찍는 도끼’로 전락. 결국 아무 의미가 없다. 오히려 상위 계급이 온갖 의미를 부여하여 하층민을 유린하는 도구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애초에 돌덩이 주면서 생색낼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돌에 상위 계급(=민혁 할아버지)이 갖다 붙인 의미 때문. 처음 민혁이 돌을 주던 장면에서 충숙이 "먹을거나 갖다 주지.."라고 함. 실제로 돌은 기택네 가족에게 실질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우는 돌을 애지중지한다.
기우의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 돌을 버린 후 아버지에게 하는 기우의 독백. 상징보다 현실에 더 도움이 되는 말. 그러나 그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름.
여기까지야^^
어이 없다구~~? 그래도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구나~' 해주길 부탁할게!
사실 별방엔 처음 써보는 글이라 두근두근 하다아 ㅋㅋㅋ
긴 글 읽어줘서 고맙구 읽어준 모든 톨들 좋은 하루 보내~ *^^*
톨아 너무 글 잘썼다. 머리로만 생각한게 이렇게 글로 정리되니 내머리도 정리되는 느낌이야.
특히 테이블씬은 엄청 강렬하면서도 내가 잘 못찾아낸건데 속시원하다! 추쓰를 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