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초반에는 남->남<-여 구도라서 신선하다는 반응과 호의적인 감상이 많았어 그래서 인기 끌었겠지
내 기억으로는 소미와 신나루가 헤어질 때를 기점으로 순정에 비엘을 끼얹었다는 비판이 많이 생긴 걸로 알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독자들은 스토리 초중반부터 남남여 구도임을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단순히 소미와의 커플링이 깨진 것 때문에 분노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아
나는 헤테로에 비엘을 끼얹었다는 비판의 근본은
스토리 저변에 깔린 지성준 캐릭터 미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이 점이 작품 마음에 안들면 하차하면 된다는 궁색한 변명이 안통하는 이유라고 여김
만약 지성준도 욕 많이 먹고 있는데 미화됐냐고 반문한다면..
정말 미화가 안됐다고 생각하냐고 되묻고 싶다
지성준은 인기캐릭터의 요소가 합쳐진 캐(잘생긴 외모와 의뭉스러운 모습, 집착과 계략적인 모습이 합쳐진 절절한 짝사랑)이고
지성준이 여캐들을 이용할 때도 매력적인 면모들로 그려지고,
소미와 신나루가 헤어질 때도 지성준은 걔가 잘못한 모습보다는
상처받은 표정과 나루를 걱정하는 표정이 그려지면서 독자들에게 동정을 유발해
무엇보다 중요한 건 주인공은 신나루인데도 조연 지성준을 위해 모든 캐릭터들이 사용된다는 점이야
지성준이 이용한 여캐들은 적당히 행복한 척 그려진 뒤 하차하는 거 보면서 기가 찼어
심지어 결말즈음에는 지성준을 감싸줄 에피소드도 그려줌
나는 작가를 필두로 한 지성준 최애들이 쉴드를 위해 주인공까지 이용하는데 정이 다털렸어
지성준이 정말 자기가 너를 좋아하는지 몰랐냐고 물었을 때
재회한 신나루는 다시 생각해도 정말 몰랐다고 재차 언급했잖아
그런데 나루가 몰랐든 알았든은 이제 중요하지 않아
오직 신나루가 지성준을 그렇게 만든거라는 합리화된 사고만 남았지
^영악한^ 신나루 유죄만 선고 받고 있으니 어이가 하늘로 날아감
어떻게 그걸로 지성준이 피해자라고 정당화할 수 있지?
작가도 그렇고 독자들의 반응도 나는 이해할 수 없었어
지성준과 이어주고 싶으면 그러면 돼
물론 이경우도 헤테로 코인을 샀을 경우 배신감이 뒤따르겠지만
남남여 구도로 시작한 웹툰이기 때문에 지성준과의 커플링도 있을 수 있는 일이지
그런데 거기서 나아가 지성준의 잘못들까지 희석시키는 건
이미 걔로 인해 상처받은 캐릭터들을 봐온 입장에서는 지성준만을 위한 스토리란 느낌 혹은 타 캐릭터들은 이용당했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어
캐릭터를 미화시키는 이유는 뭘까?
그 캐릭터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그 캐릭터가 욕먹는 게 싫으니까 정도겠지
저변에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숨겨져 있을 거야
후기에 밝힌 지성준캐릭터가 작가들의 이상형이라는 건 이를 뒷받침 해주지
그럼 이 작품을 지성준을 위해 돌아간다는 반증밖에 더 되지 않니?
지성준에게만 향하는 애정과 욕 안먹게 하기 위해 미화해서 그리는 게 마음에 안드는 근본원인데,
자기 주식이 망해서 작품이 마음에 안드는 거면 그냥 하차하라니 너무 궁색하다
소미도 나루도 소라도 각각 사랑을 잃고,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성장했어
하지만 지성준의 참회는 오로지 신나루만을 향하고 있고,
그 순간 마저도 지성준이 상처받은 묘사로 가득해
또, 지성준이 결과적으로 잃은 건 뭐가 있니
나한테 이 웹툰이 불쾌한 건 순정장르에서 남남커플로 이어진(이어질듯한 열린결말) 게 주된 이유가 아냐
조연 지성준을 위해 스토리와 다른 캐릭터들, 심지어 주인공까지 소모적으로 이용된 웹툰인 걸 느꼈을 때가 진심으로 불쾌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