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그러니까, 네이버 웹툰이 한창 중심 잡고 웹툰판 이끌어나갈 때 네이버 웹툰에서 3탑으로 치는 작품이 있었어.
진짜 어느 면으로도 빠지는 게 없어서 이 작품들 만큼은 정말 엄청나다 싶었던 작품들. 완결도 깔끔하고
완결까지 과정도 엄청나고, 연출력도 끝내줬던 작품들.
이 3 작품엔 참 독특한 공통점들이 있는 데, 첫째로 모두 작가들의 네이버 데뷔작이고,
(안성호 작가는 [휘파람 왈츠단]으로 데뷔해서 정식 데뷔작은 아니야.)
작가가 20대때 그린 작품들이란거야.
키스우드 안성호 작가
네이버 웹툰이 아예 사라지더라도 영원히 언급될 명작, 키스우드야. 나무가 다 없어지고, 주인공만 나무를 키우는 세상에
누군가 주인공 집에 불을 지르면서 주인공은 집과 함께 불타 끔찍한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게 돼.
하지만 정신을 잃고 식물인간이 된 것 같았던 주인공은 사실, 육체만 두고 나무들이 숨쉬고 있는 다른 세상에 떨어졌었어.
그곳에서 주인공은 숲의 지배자 '무아'라는 여성을 만나게 돼. 이 곳에 온 모든 이들은 나무를 함부로 다룬 죄인들이니 일을 해야한다며
무아는 주인공을 내보내지 않으려하고, 이런 무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서 다시 바깥세상에 나가려고 노력하는 게 이 작품의 이야기야.
아름다운 그림체도 그림체지만, 그 그림으로 표현하는 연출이 정말 아름답다 못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작품이야. 영원히 보고 싶은 작품이라고 할까.
작 중 지배자로 등장하는 무아.
개판 현욱 작가
개판의 특징은 짐승 냄새 물씬나는 강렬한 연출과 캐릭터야. 다소 마이너하다고 볼 수 있는 수인물과 느와르 장르를 모두 섞어서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어냈어.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연출도 연출이지만 매 에피소드마다 캐릭터들의 신념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구성이 매우 탄탄한 작품이야. 초반엔 다소 투박하고 큼지막한 그림체라 살짝 부담스러울지도 모르지만, 2부로 넘어가면서 작품의 선이 세밀해지면서 액션도 점점 정말 짐승들이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을 강렬하게 주고 있어.
특히 캐릭터들이 모두 짐승이다 보니까 안광과 먹물 이펙트로 동세를 많이 강조하는 데, 이 때문에 액션이 정말 박진감 넘쳐. 액션과 더불어 주제 의식까지 잡아낸 개판은 네이버 웹툰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작 중 하나지.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 모래인간
이 작품은 그림이 되게 별로야. 특히 초반부는 패러디까지 떡칠해서 되게 기괴한 느낌까지 주는 작품이야. 하지만 그 초반부를 살짝만 참고 넘어가면 갑자기 그 이상했던 그림이 극화체로 막 셀프 보정되서 그냥 쭉 바라보게 돼. 작품의 스토리와 연출력은 그만큼 독보적이야.
작품은 좀비 사태가 치료제 개발로 끝나고, 치료제를 투여받은 사람들과, 아직 가족이 치료불가능한 좀비로 남은 사람들, 그리고 좀비 바이러스와 치료제를 모두 개발한 과학자의 이야기가 얽혀가며 이뤄지는 군상극이야.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으면서도 다양한 곳에서 서로 얽혀 결말로 향해가는 연출이 인상적이지.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실험적인 연출과, 과감한 시도를 자주해서 보는 동안 대단한 몰입감을 주던 작품이야. 그냥, 작품이 대단해. 그림의 장벽을 뚫고 감명을 준 작품이니까.
이 작품들 말고 다른 작품들은 별로다! 이런 이야기 하려고 쓴 건 아니야! 그냥 옛날 명작들 다시 보면 좋으니까 한 번씩 재탕하자고 글 올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