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몇 년 후면 앞자리 4로 바뀌는 할미톨임

성당 다니지만 열심히는 아닌 설렁설렁이고;; 대학로나 길거리에서 천막 치고 사주 봐준다는 곳에선 몇 번 봤지만 신점은 내 평생 딱 한 번 봤음.

그 신점 봤던 얘기를 해볼게 


댓글에서 봐줘!


  • W 2019.06.10 12:52

    대학졸업반이던 해에 동기 하나가 신점 용하게 본다는 곳에 같이 가자며 졸랐는데 난 좀 무서워서 거절했거든

    다른 친구랑 둘이 점을 보고 와서는 그 친구가 그집 대박 용하다고 난리가 났는데 나는 응~응~ 대충 맞장구쳐주고 말았어

    몇 주 지나서 고딩동창들 만난 자리에서, 동기가 점 보고 왔는데 잘 맞춘다고 난리였다고 점이란게 정말 맞기도 하나봐? 이럼서 지나가는 말처럼 얘기했거든.

    그랬더니 애들이 거기가 어디냐 당장 가자며 택시 잡을 기세. 동기한테 전화해서 위치 알아내라고 들볶여서 뭐에 씌인 것처럼 바로 그 날 동창 둘에 나까지 셋이 점을 보러 가게됐어.

    위치가 지금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석계역에서 도보로 걸어갔고, 아파트 말고 주택가였던 것만 기억이 나. 골목길에서 헤매다가 동기가 알려준 점집 전화번호로 전화 걸어서 안내받고 찾아갔어.

    외관이 평범한 주택이더라. 간판이나 등 같은 것도 안걸려있어서 여기가 맞나 머뭇거려질 정도였어.

    대문 열고 들어갔더니 작은 마당에 집이 있었어 집 문은 열려 있고 거실에 중년 아주머니가 바닥에 앉아있더라. 

    아주머니는 화장기 없는 깨끗한 인상에 평범한 일상복차림이었고 옷 색은 흰색 계통이었던 것 같아. 묘하게 조용한 집이었는데 그게 인상적이었어. 생활소음들 있잖아 이웃집 말 소리나 개짖는 소리 새소리 이런 것도 없이 조용하더라.

    아주머니가 자기가 다리를 못써서 일어날 수가 없으니 양해해달라며 앉은 채로 방으로 들어가시더라구.

    우리도 그방에 따라 들어갔는데 방도 휑하니 별 거 없고 그냥 짐이 없는 가정집 같았어.


    나랑 친구a,b에 대해 설명하자면 셋이 고등동창이고 가정형편도 비슷하게 중산층은 되는 것 같고 대학은 다 달라. B만 중간에 어학연수로 1년 휴학해서 3학년이었어. A는 결혼하고 싶은데 남친이라도 생겼음 좋겠는데 왜 안생기나요 이게 고민. B는 프랑스로 유학가고 싶은데(어학연수를 파리로 다녀왔는데 그게 너무 좋았다고 해) 가는게 맞나요 이게 고민. 나는 취직을 할지 대학원을 갈지 그리고 당시 남친이랑 결혼까지 갈지 그게 고민이있어.


    아주머니랑 마주보고 앉았는데 셋다 처음이라 뭘 어떻게 시작하는 건지 모르겠더라. 복채를 먼저 드리는 건지 그런 것도 모르겠고

    아주머니가 우리 셋 얼굴을 둘러보시고 자기 시간 많으니 궁금한 거 있음 다 물어보라 하시더라. 웃음기는 없는 얼굴인데 편하게 해주고 싶어하시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 내 얘기로 오게 된 거니 내가 먼저 말을 꺼냈지. 아주머니가 우리한테 해주신 얘기 기억나는대로 써볼게


    A : 연애운 없지만 서른 넘기 전에 선봐서 결혼한다. 착하고 직업좋은 남잔데 돈은 못모은다. 너는 일복이 터져서 평생 바쁠 것이다.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못그만두는 상황이 이어진다. 정 그만두고 싶으면 55세는 넘기고 그만둬라. 공부를 더 하면 니 운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니 아버지가 지금 하시려는 일을 말려라. 망한다 이일로 네 부모님 말년이 어둡다. 

    B : 넌 외국에서 살게 되지만 그게 프랑스는 아니다 태평양 건너인 것 같다. 늙어서도 못돌아온다. 거기가 네 집이다. 공부는 더 해라. 너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니 남편이 외로운 사람이니 평생 잘 감싸줘라 그게 네 가정이 유지되는 길이다. 니 남편 뿐만이 아니라 니 주위의 외로운 사람들을 챙겨주면 운이 좋아진다.

    나 : 넌 대학원을 간다. 취직은 못한다. 글을 쓰고 싶겠지만 써봐야 잡문일 것이다 ㅜㅜ 지금 남친이랑은 헤어진다 남친엄마가 갈라놓는다. 27살에 결혼한다 애가 둘이 보이는데 하나는 잃을 수도 있다. 하나든 둘이든 자식이 잘된다. 니 말년은 자식으로 인해 빛이 난다. 너도 외국에서 살 운이 있다 하지만 10년 안쪽이다.


    기억나는대로 써봤는데 난 사실 이날 기분 엄청 별로였거든 써봐야 잡문이라니 ㅠㅠ 그리고 내 인생이 궁금했는데 자꾸 자식 잘된다는 얘기만하고.. 대학생한테 1도 관심사가 아니잖아. 물론 지금은 저 얘기가 들어맞기를 너무 바라지만 ㅋ


    15년 지난 지금 저 말들이 얼마나 맞았는지 보면,

    A : 30살에 선본 의사랑 결혼함 착하고 잘버시는 분임. 그러나 시댁에 들어가는 돈이 상상 이상이라 아직 내집이 없는 상황. 일복공부복 터져서 직장 다니며 박사까지 함. 일은 애들 때문에 그만두고 싶은데 시댁에 들어가는 돈 -.- 때문에 계속 같이 벌어야 함. 친정아버지가 은행지점장이셨는데 투자를 잘못 하셔서 재산이 1/10 로 줄었고 엄마아버지 서류상으로 이혼 상태이심.

    B : 프랑스 유학은 안갔고 미국에서 살고있음. 남편이 가자고 해서 간거임. 남편이 배다른 형들 때문에 일찍 독립한 케이스. 어머니마저 일찍 돌아가셔서 한국엔 정 붙일 곳이 없었다고 함. 미국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음. 돌아올 계획 없고.

    나 : 대학원 갔고 잡문조차 못쓰고 있음;;; 3년 사귄 남친과 헤어졌고 27살에 지금의 남편과 결혼. 남편이 주재원 발령 받아 미국에서 8년 살고 귀국했음. 아이는 지금 아들 하나. 아들 낳기 전에 딸이 하나 있었는데 50일을 못채우고 천사가 되었음... 내가 죽는 게 두렵지 않은 건 딸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야.

  • tory_17 2019.06.11 02:21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06/11 02:21:53)
  • tory_28 2019.06.15 18:28
    어머 나 소름 쫙돋았어.....
  • tory_2 2019.06.10 12:59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10/24 08:57:45)
  • W 2019.06.10 13:01

    맞지 않은 것도 있어. 내가 울 친정 부모님 건강하게 오래 사시는지 물어봤었는데 두분다 장수는 아니지만 남들만큼은 산다 그랬거든. 근데 울 엄마 58세에 돌아가심 ㅠㅠ

  • tory_20 2019.06.11 11:25
    @W 사람죽는 건 일부러 얘기안해준거 아닐까? 자식은 아직안태어나서 그런거같고..
  • tory_3 2019.06.10 13:28
    하 ㅠㅠ 이런거 보면 사주팔자 못 벗어나나 싶기도 하고 ㅠㅠ 나도 결혼할때 하나같이 잘 보는곳에서는 몇년도 몇월에 만난 남자랑 결혼한다 했는데 실제로 그 일이 벌어짐 ㅠㅠㅠ 거기다가 더 소름돋는건 어딜가나 나보고 평생 일해야 한다고 눼??? 뭐라구요 ?? 전 일하기 싫은데 흑흑
  • tory_4 2019.06.10 13:42

    글 다읽는데 정말 놀랬고, 톨 마지막 글이 제일 기억남는다..

    톨의 천사가 톨 가족 다 잘되게 지켜보고있어. 천사가 항상 도와주고 지켜줄꺼라서 조금 많이 늦게봐도 괜찮어!!

    톨 천사도 아들도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면 좋겠다.

  • tory_5 2019.06.10 14:02

    와 세상에....너무 신기해...

  • tory_6 2019.06.10 14:28

    아 너무 신통하고 두려워.....저런게 신점이라면, 난 안볼래

    너무 잘 맞추시네.....

    토리 딸은 천사가 되어 할머니랑 함께 엄마 지켜보고 잘 지내고 있을거야. 아들도 대성할거구...토닥

  • tory_7 2019.06.10 16:16

    세상에 너무 소름끼친다... 저런게 다 맞을수가 있구나...

  • tory_8 2019.06.10 16:21
    잘읽었어 톨아 ㅎㅎ!!
    전반적으로 얼추 다 맞으니 난 미래가 두려워 보고 싶지가 않네...
  • tory_9 2019.06.10 16:30

    와,,정말,,,거의 다 맞췄다는게 신기하다,,,,

  • tory_10 2019.06.10 17:33

    미래는 대부분 못맞춘다던데 신기하다.

  • tory_29 2019.06.21 16:4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14 23:17:03)
  • tory_11 2019.06.10 17:4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5/02 03:14:38)
  • tory_12 2019.06.10 18:47
    난 절대 안본다 주의였는데 너무 힘드니까 보러가고 싶은거야 방향이라도 알려달라고 진짜 ㅜㅜㅜㅜㅜ ㅋㅋ 근데 저런 소름끼치게 잘 맞는 곳도 참 없더라..... 그래서 아직도 답답 ing 중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너무 신기하다.... ㅜㅜ 나도 한번쯤 저런곳 가보고 싶다 ㅠ 암튼 톨의 딸은 하늘에서 톨네 지켜보며 잘지내고 있을거야! 톨도 친구들도 여기 댓글단 톨들도 다 잘되었음 좋겠다
  • tory_13 2019.06.10 20:0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06/28 02:30:09)
  • tory_15 2019.06.10 22:15

    남편때문에 고생하는건 아니니까 좋게 생각하자ㅋㅋ 

  • tory_14 2019.06.10 22:03

    우와 신기하다. 현생 막막한 나도 어떻게든 찾아서 보고싶을 정도... 톨이 딸이 하늘에서 톨이 지켜보며 재밌게 놀고있길 바라. 왠지 엄청 예쁜 얼굴로 환하게 웃으면서 가족들 지켜주고 있을 것 같아 

  • tory_16 2019.06.10 22:38
    우와...진짜 신기하다 한번도 안봤는데 보고싶은 마음이 생긴다
  • tory_17 2019.06.11 02:22
    막줄에서 갑자기 눈물이 핑돌았어 딸도 하늘에서 뛰어놀며 엄마를 기다리고있을거야ㅠ.ㅠ
  • tory_18 2019.06.11 03:33
    나도 신점 보고싶은데 그런 미신있잖아 이십대의 미혼여성은 보면 안된다고ㅠㅠㅠ 톨은 안무서웠어!? ㅠㅠ
  • tory_19 2019.06.11 11:11
    우와 신기하고도 무섭고 슬프고 그렇다 ㅠ 진짜 운명이라는 게 있는 것일까 ...
  • tory_21 2019.06.11 13:03

    톨이 막줄에서 눈물이 펑펑난다 ㅠㅠ 예쁜 아기 천사가 엄마를 지켜봐주고 있을거야...

  • tory_22 2019.06.11 15:47

    진짜 신기하면서도 무섭다...그래도 한번쯤은 봐보고 싶긴하다

  • tory_23 2019.06.11 19:05
    세상에.... 눈물이 날 것 같다... 운명이란 뭘까? 석계면 우리 동네랑 붙어있네. 나도 가고 싶다...
  • tory_24 2019.06.12 14:22

    이렇게까지 들어맞는 신점 후기는 처음 본 것 같아..... 너무 신기하면서도 묘하다...

  • tory_25 2019.06.12 17:16

    어딘지 알고 싶다ㅠㅠ진짜 이렇게 미래 잘맞추는 신점 후기는 첨이다

  • tory_26 2019.06.12 22:28
    하 웬만하면 물어보지않는데 석계역이 우리동네야... 너무궁금해 쓴톨아ㅠㅠㅠ
  • tory_27 2019.06.15 02:21
    딸이 하늘나라에서 토리를 지켜주고있을거야ㅜㅜ
    근데 정말 운명은 정해져있는걸까 싶다..
    너무 답답해서 몆번 갔었는데 자세하게 말해준 사람은 없었거든 ㅠ 나도 저런 곳 가보고싶다 신기행
  • tory_30 2019.07.03 14:58

    마지막 톨에 말에 눈물이 핑돌았어.. 신점이 참 신통하긴 하다.. 그래도 결론이 다 나쁘지 않아서 톨이랑 톨이 친구들 모두모두 잘되었으면 좋겠다

  • tory_31 2019.10.05 17:42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10/31 16:22:59)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제76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 🎬 <퍼펙트 데이즈> 시사회 15 2024.06.10 1951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85696
공지 꿈글은 오컬트방에서 작성 가능합니다. 2021.02.25 265140
공지 공포방 공지 69 2017.12.18 281256
모든 공지 확인하기()
540 실제경험 난 이제 취객들 도와주기 무서워 32 2019.06.13 7920
539 실제경험 납치범이었을까 소름돋았던 경험 16 2019.06.13 4966
538 공포괴담 [펌]외할머니의 신기 27 2019.06.13 6963
537 공포괴담 [펌]학창시절(90년대 후반) 부산에서 봤었던 싸이코패스 이야기 12 2019.06.12 6536
536 공포괴담 [펌]내게는 언니가 있다. 21 2019.06.12 6062
535 공포괴담 실화) 기가 센 사람 14 2019.06.11 8866
534 공포괴담 [펌]그녀석 집의 냉동실에는... 27 2019.06.11 5311
533 공포괴담 직장동료의 신기한 동생이야기 20 2019.06.10 6368
» 실제경험 소소한데 점 본 얘기 써볼게 33 2019.06.10 8683
531 공포괴담 [레딧] 18살이 되는 해, 사람들은 '스킬포인트'를 영구적으로 분배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신은 갖고있는 20포인트를 모두 '행운'스탯에 몰아넣기로 결심한다. 16 2019.06.10 7145
530 공포괴담 [펌]무더운 여름밤, 괴담으로 식히세요~[괴담+스압주의] 13 2019.06.08 3443
529 공포괴담 [펌]저희 어머니가 불교를 믿는 계기 24 2019.06.08 7843
528 공포괴담 남편의 신기있는 동기 이야기(안 무서움) 35 2019.06.08 7044
527 실제경험 일본 귀신집에서 살았던 후기 22 2019.06.08 6937
526 공포자료 목포를 울린 아시아나 733편의 끔찍한 유튜브 댓글 27 2019.06.07 9005
525 공포괴담 [레딧 ] 내 학생이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충격적인 "살아있는 역사" 과제를 제출했다. 18 2019.06.07 8224
524 실제경험 소소한 나의 이야기 25 2019.06.06 3530
523 공포자료 갑툭튀:Jump Scares 없는 공포 영화 36 2019.06.05 6647
522 공포괴담 [레딧] 사후에는 지옥 대신, 7대 죄악을 상징하는 천국의 집들이 있었다. 35 2019.06.04 8709
521 공포괴담 [레딧] 한 92세 노부인의 전화번호는 지역 자살상담센터 핫라인과 딱 한자리가 달랐다. 번호를 바꿀 수도 있었지만, 노인은 그러지 않았다. 20 2019.06.04 7906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