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정원

어떤 특별한 계기로 트리거 눌려서 화산처럼 감정이 폭발하는거 보고싶어ㅠㅠ




(고전소설 스포주의.....근데 이렇게 나온지 백년넘은 소설도 스포주의 해야하나)










나 적과흑에 마틸드를 너무 좋아하는데 얘가 딱 이런캐릭터였음

후작의 딸로 태어나서 미모와 지성 뭐하나 부족한거 없이 자존심과 긍지가 하늘을 찌르는데

줄리앙처럼 가난하고 가진거라곤 머리랑 자존심밖에 없는 남자 만나서 사랑에 빠지는거 넘좋아ㅠㅠ

둘이 마주칠때마다 서로 자존심을 박박 긁으면서 상처주는데 텐션 오지고요


마틸드 솔직히 로설남주같아 

부족한거 없는 고귀한 신분에 구애하는 남자들도 많은데 다 시시하고 권태에 빠져있다가 자기를 자극하는 가난한 남자한테 끌리는거

근데 자존심이 너무 고고해서 죽어도 끌리는 티는 내기싫고ㅠㅠ

줄리앙 트루럽은 레날부인이라지만 마틸드랑 있을때가 훨씬 재밌었어 마틸드땜에 프라이드에 생채기나서 바들바들 떠는 줄리앙 ㅋㅋ존좋


이거 마지막 장면이 대박인데

줄리앙이 레날부인 총으로 쏘고 단두대에서 사형당하잖아

죽기전에 마부 한명을 고용해서 자기 처형시간에 맞춰서 레날부인이랑 마틸드 태우고 처형장에서 먼곳까지 가능한한 멀리 전속력으로 달려가라고 시키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처형이 끝난다음에 줄리앙 친구가 시체 받아와서 방에다 눕혀놓고 밤을 새움 다음날 장례치르려고...

한밤중에 혼자 남은 친구가 막 착잡하고 우울하고 이런 심정에 사로잡혀있는데 갑자기 누가 문을 쾅쾅 두드리는거야

그래서 문을 열었는데 마틸드가 머리는 산발을 하고 옷도 엉망이고 눈은 시뻘겋게 충혈돼서 숨을 몰아쉬고 있는거

마차에서 뛰어내려서 여기까지 다시 뛰어온거지 ㄷㄷ

 그러고 친구 제끼고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시트 젖히고 줄리앙 잘린 목을 들고 입을 맞추는데 그 장면이 너무 기괴하고 소름돋았어 

옆에서 줄리앙 친구가 입을 딱 벌리고 그걸 쳐다보는게 마지막장면....ㅎ


사실 레날부인 나타나고 줄리앙 과거 뽀록나면서 마틸드 자존심 갈기갈기 찢기고

좋아하긴 하는데 마틸드가 워낙 자존심이 더 중요해서 완전 싸늘해지고 마음 돌아선줄 알았거든?

근데 마지막장면에서 그러는거 보니까 완전 짜릿하더라고


처음 둘이 만나는 장면부터 마지막까지 서사 그저 갓벽


이렇게 고귀한 여자가 감정을 누르고 살다가 어떤 계기로 빡돌아서 광기어린 애정을 보이는거 너무좋다....


그리고 마틸드랑은 반대로 귀족이 아니고 쿼바디스에 나오는 노예 여자도 있는데 이 캐릭터도 좋았어


이 소설 남주는 로마 장군인데 남주의 삼촌이 네로황제의 최측근임 

남주 삼촌은 지략캐릭터고 머리가 엄청 좋아서 나라의 중요한 일은 얘가 다 결정함 사실상 로마제국 2인자야 알다시피 워낙 네로가 또라이 폭군이라 하는일은 없고 맨날 시나 쓰고 향락에 취해서 삼

이 남주 삼촌이 데리고있는 여자 노예가 하나 있는데 이 캐릭터가 엄청 인상적이야

남주삼촌도 주인공이 아닌데다가 그집에 사는 노예라서 거의 대사도 없고 시키는 일만 하는 캐릭터인데 남주삼촌이 얘를 이뻐함 

침실노예? 같은건데 얘는 노예라서 거부권도 없고 그냥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주인이 시키는대로 다함

그래서 노예마음이 어떤지는 읽는 독자도 모르고 등장인물 아무도 몰랐는데 보다보면 이런 장면이 나와


이 집이 귀족저택이라서 집안에 집주인 그러니까 남주삼촌 조각상 같은게 실물크기로 복도에 놓여있는데

그 여자노예가 빨래감 같은걸 들고 지나가다가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지 둘러보고 몰래 그 조각상을 쓰다듬다가 입을 맞춤

남주삼촌이 로마제일의 미남이라는 설정도 있는데 이 노예가 주인을 짝사랑하는게 그때 딱한번 나와서 넘나 애틋...


남주삼촌은 내가 이소설에서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인데 얘도 엄청 매력있어

이남자가 네로의 최측근인데 옆에서 볼수록 황제 하는짓이 너무 한심하잖아 ㅋㅋㅋ그래서 황제한테 대놓고 엄청 비꼬는데 독설 장난아냐 근데 황제는 무식한 완전체라 뭔말인지 못알아들음 ㅠㅠ칭찬하는척 비꼬는데 다 진짜 칭찬인줄알고 엄청 총애해

이렇게 황제가 예뻐하는데 마지막에 남주삼촌이 네로황제 통수를 거하게 쳐


이 소설 남주가 로마장군인데 정복지에서 잡아온 여주인공을 노예로 삼았다가 이여자랑 사랑에 빠짐 이게 소설의 진짜 줄거리....근데 이 여주인공이 기독교도라서 엄청 박해를 받다가 결국 황제의 수배령을 받게됨 그래서 남주는 여주인공을 살리려고 여주랑 그나라 백성들을 모아서 로마를 떠나서 도망쳐

근데 이 남주일행의 탈출을 도와주는게 남주삼촌이야

결국 황제를 배신하고 조카를 로마에서 도망시켰으니까 죄를 지은거지 그래서 자살을 하는데

로마시대 귀족들은 자살이 죄도 아니고 귀족적인 죽음이라고 여기는 문화가 있어서 남주삼촌도 지인들을 다 불러놓고 작별인사도 다 하고 자기 이러이러해서 자살한다고 다 얘기한다음에 칼로 손목동맥을 끊음 

그와중에 네로황제한테 보내는 유서를 받아적게 하는데 ㅋㅋㅋㅋ이게 대박이야 그동안 당신을 섬기면서 역겨운 시 들어주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 시가 얼마나 형편없는 쓰레기인지부터 시작해서 니가 얼마나 쓰레기같은 황제인지 평생 ㅈ같았던 점을 하나하나 예의바른 말투로 줄줄이 멕이는 내용ㅋㅋㅋㅋ


그리고나서 여자노예를 불러서 노예에서 해방시켜준 다음에 저택이랑 남아있는 노예들은 너줄테니까 니마음대로 처분하라고 함

근데 얘가 그 말을 듣더니 남주 손목자른 칼을 잡아서 자기손목도 잘라버려

주인님이랑 같이 죽는게 자기 소원이라고 다른거 다 필요없다고

그래서 얘네는 그렇게 같이 죽음....

이 여자노예는 진짜 조연이고 비중도 거의 없는데 조각상에 키스하던 장면이랑 이 마지막장면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안잊혀져


요즘 로테기 와서 뭘봐도 시큰둥하니까 예전에 본 고전소설이 뜬금없이 생각나고 이런 여주 나오는 소설이 보고싶다

예시로 든 애들은 너무 심하게 뒷북쳐서 다 비극으로 끝났는데 이러면 곤란하고 여주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이 클라이막스인 소설 없을까....

여주가 감정을 누르고 참다가 어느순간 터지는거 너무 짜릿해ㅠㅠ






  • tory_1 2019.06.0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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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 2019.06.0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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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3 2019.06.0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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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1 2019.06.10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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