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의 배우 아마 아베브레세가 주도한 ‘나는 타고난 피부색을 사랑해’ 캠페인 포스터.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한 보건소. 한 여성이 고통에 울부짖는 생후 2개월 아기를 데려왔다. 아기의 몸 곳곳에 커다란 종기가 있었다. 여성은 자녀의 피부를 희게 만들기 위해 스테로이드 크림과 시어버터를 섞어 발라줬다고 했다. 의사 이시마 소반데(28)는 AFP통신에 “몹시 비참한 광경이었다”고 회상했다.
남수단의 수도 주바에 사는 아쿠올 덩(25)은 1년간 써온 피부 미백 화장품들을 화장대에서 치웠다. 그는 “내가 쓴 비누와 로션들이 피부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깨닫고 사용을 중단했다. 피부색을 되찾는 데 3개월이 걸렸다”고 보이스오브아메리카에 말했다. 덩과 동갑인 메리 야르는 “아름다움을 가져다준다”며 미백 제품을 계속 쓰겠다고 했지만, 조만간 사용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미백크림 금지령’을 내리고 있다. 하이드로퀴논·수은 등 위험 성분이 들어 있는 크림들이 여성들의 피부 건강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간다, 케냐, 탄자니아, 남수단, 르완다, 브룬디 등 6개국으로 구성된 동아프리카입법의회(EALA)는 최근 하이드로퀴논이 들어간 화장품의 제조·수입·판매를 금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남수단 기디언 개트판 의원은 “검은 피부의 아름다움을 증진시키고 부작용으로부터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간다 수잔 나카우키 의원은 “남성들에게도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 여성 40%가 미백 제품을 사용한다. 하이드로퀴논은 멜라닌을 생성하는 세포를 파괴하는 유기화합물로 미백 효과가 뛰어나다. 문제는 피부염, 변색, 실명 등 부작용도 강하다는 것이다. 유럽과 한국에서는 일반화장품에 하이드로퀴논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코트디부아르, 가나, 르완다 등도 이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 판매를 금지했다. 몇몇 국가들은 자신의 피부색을 사랑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하지만 무허가 제품이 암암리에 성행하는 결과만 불러올 뿐이었다. 이에 동아프리카 국가들이 머리를 맞댄 것이다.
‘밝은 피부’는 아프리카에서 성공을 의미하는 사회적 기호가 됐다. 피부색이 연할수록 좋은 일자리를 얻고 이성을 사귀는 데 수월하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 흰 피부를 향한 갈망은 오랜 식민지배와 미디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많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로즈 대학의 싱기 므테로 박사는 “사람들은 백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지위에 오르기를 원한다”며 “누군가의 아내, 엄마, 존경받는 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해 밝은 피부를 가지려 노력한다”고 아프리카리뉴얼에 말했다. 나이지리아의 의사 아지 스콧은 “피부 표백’은 불안함에서 비롯되며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재정의하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하여튼 거슬러올라가보면 다 홍인들이 문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