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witter.com/Shaytyen_10/status/1135131759215910912
https://twitter.com/Shaytyen_10/status/1135132079237128192
나는 한글을 못 배웠습니다.
어릴 때 마을에 한글 알려주는 할아버지가 있어서
나도 한글을 배우고 싶어 찾아가도
'가시나가 글은 배워서 뭐할라꼬!'하면서 쫓아냈습니다.
그래도 자꾸 찾아가니까 이름만 알아라 해서
제 이름 박무순만 썼습니다.
영감님 만나 서울로 시집을 갔습니다.
처음 지하철이 생기고 탔는데 글을 모르니 못 내렸습니다.
몇 번을 타고 내리고 타고 내리고 했는지 모릅니다.
하루 종일 지하철만 타다가 파출소에 갔습니다.
많이 창피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해서 책가방 챙길 때도
글을 알면 챙겨줄 텐데 모르니까 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어린 애들이 밤늦게까지 가방을 못 싸면
눈치로 어림잡아서 이거 아닌가 하고 골라줄 때 속상했습니다.
다 늙어서 배우면 어따 쓰겠느냐고 하는데
나는 모르고 살기가 서러웠습니다.
나 대신 글을 읽어주던 영감님이 죽고 나니 앞이 깜깜했습니다.
그래서 내 고향 탁현 마을로 왔습니다.
노인들 모아다 한글을 알려준다는 학교가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 공부하러 갑니다.
교장이 잘하고 담임 선생님 항상 감사합니다.
좋은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 한글을 공부하고 정말 즐겁습니다.
TV에 나오는 자막도 읽을 수 있고
우리집 주소도 쓸 줄 알아서 정말 좋습니다.
이제 서울 사는 딸네 집에 가도 지하철 잘 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