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나는 힐러가 불호야 불호. 그런데 재밌었단 말이야?
분명 약을 하는 건 차이석이고 약은 애들 이름인데 세계 밖에서 글을 읽고 있는 내가 약을 빤 이 기분.
1) 캐릭터
차이석: 겉으로 보기엔 망나니 같은 싸이코 재벌이 사실 뱃속이 검다... 너무 개처발리는 것
크윽 언뜻보면 한량처럼 보이지만 야망 쩔고 계략 쩔고 게다가 당연히 잘생겼고요? 나른하고 섹시하고
수한테 미쳐서 물 불 안 가리고 마구 뛰어들고 "너는 내 계산에 없었어" 같은 대사랑 "이런, 또 다쳤어" 처럼 입터는 것도 너무 좋았음.
그런데
네크로필리아 설정은 대체 뭔지 알수가 없네. 얘가 진짜 네크로필리아인지 나중에는 밝혀지겠지, 하고 외전까지 읽었던 나로서는
어이가 모르핀 고환 주머니처럼 퓌시식 되어버렸다. 그리고 야바를 고양이처럼 생각하는 건 알겠는데 진짜 고양이처럼 취급하는 건 우스웠어.
존나 비웃으면서 봄. 진짜 나비야 할 때마다 뇌가 다 쪼그라드는 느낌이었는데도 꾸역꾸역 봤음. 항마력 테스트급 대사는 차이석이 대부분 다 쓴듯.
장세준(반푼이)한테 가서 고해성사 하는 것도 개오바였고... 아무리 야바랑 차이석이 건강한 연애, 바른 연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도
끝까지 칩 아이디어 본인이라고 말 안 할 생각인 거 같던데 그게 너무 찝찝했음 (들키면 야바 도망 못가게 하려고 스토리 짜뒀다는 것도 참 얘답다 싶었음)
아무리 야바한테 잘해준다고 해도 지나간 시간에 대한 보상은 절대 돈으로 할 수 있는게 아닌데?ㅋㅋㅋㅋㅋ 끝까지 기억 안 난다고... 뭐 이것도
충분히 얘답지만, 야바도 눈치는 챈 거 같고 본인도 알고 있으니 입 다물려고 하는 거래도 좀 그랬어.... 그리고 쓰레기 또라이인 건 너무 좋은데
장세준한테 그 머리로 어쩌고 할 때 졸라 달려가서 정원용 가위로 이석이 찌를 뻔 ㅎㄷㄷㄷ 아니 이석아??
....하지만 까리함은 품었다. (반전드라마) 진짜 지뢰 엄청 눌리는 캐릭턴데 입 터는 게 까리해서 좋음.
(위로금 1억은 작가님이 1억이 큰 돈이라 생각하신 거고 다시 쓰면 100억씩 주고 싶었다고 하시니 내 머리에선 한 10억쯤 준걸로 치고 넘기겠음)
(홍대 외전 나비 한 잔에 코 박고 죽고 싶다 이석아 미쳤냐 하지마라 진짜)
장세진(야바): 할 말 다 하고 존재 자체가 oh 유 혹 oh 하는 치명적인 느낌이 좋았음. 과대망상증 때문에 자신의 겉모습을 왜곡하는 것부터
주변 상황을 과하게 몰아서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설정이었고 그래선지 글 쭈르륵 읽을 땐 정말 재밌었다. 야바 시점에서 서술할 땐
그 시궁창 같은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왔을 정도임. 하지만 얘가 차명환을 대하는 태도(막대하는 거 말고 확 자르지 못했던거), 다른 가수들한테 대하는 건
읽는 나를 너무 답답하게 함. 물론 이유가 있지 있는데 확 와닿게 납득이 안 돼서 짜증났어. 말빨 좋아서 막 내뱉는 대사들은 좋았는데 가끔씩 너무
떼 쓰거나 궤변 늘어놓으면 훈장님 표정돼서 이눔아!!! 하면서 회초리를 들어도 맴매를 할 수 없으니 (차이석한테 살해당함) 대신 내 핸드폰을 던짐
채우(코카인): 나한테는 야바나 코카인이나 둘 다 혐성에 쓰레기인데 왜 코카인만 저렇게 되는지...? 이것이 바로 주인수 버프인가 했음.
아니 뭐.... 죄의 중함을 따져서 보자면 코카인이 좀 더 무거울 수야 있지. 아니 쉬팔 그럼 차이석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심 코카인을 보면 ㅠㅠ 이석야바 해피엔딩은 주인공수 버프라고 밖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뭐 그거랑 별개로 코카인이 처음에 왜 그렇게 야바를 뜯어 말렸는지, 후반에 야바가 어떤 어린 애기보고 본능적으로 뜯어 말리잖아
그거 생각나서 짠했어. 에휴................. 에휴................(한숨 밖에 안 나옴)
강기하: 오히려 강기하가 개쓰레기공으로 후회 루트를 탔다면 무난한 BL 소설 하나 나오지 않을까 싶던데, 난 얘 싫지 않았음.
죽길 바랐지만 싫은 건 아니었어. 뭔가 다른 애들이 다 미쳐있으니까 이정도로 미쳐있는건 미친거 같지도 않더라.
장세준: 존나 싫었다. 그런데 그거와 별개로 작중 장애인인 세준이 취급이 너무 혐오스러웠음. 세준이가 장애인인 것도 세진이의 고달픈
어린 시절을 보여주려는 장치 중 하나인 것 같단 생각에 더욱 거북스럽... 차라리 망나니 형이 있었다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ㅋㅋㅋㅋ
나온지 좀 된 소설이니까 감안하고 보지 않으면 장세준 캐릭터 때문에라도 재탕을 못 할듯;;; 근친 인것도 모자라서 하........
작가가 이 캐릭터를 야바의 설정 도구로 쓸 생각이었으면 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봄. 아무리 모럴 없는 소설이라 해도 거북했어.
스위치 다 끄고 봤는데도 거.북.했.어
헤쉬쉬: 얘가 만약 거세 당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함. 그럼 코카인도 흔들렸을까 싶어서. 그러나 본편에는 그런 거 없고요.
존나 불쌍하기도 했지만 이유 없이 별로였던 게 코카인의 마음 알 것 같기도 (헤쉬쉬: ?)
모르핀과 나머지 가수들: 이상하게 모르핀이 안 싫었다. 나머지 가수들도 불쌍하기만 했음. 열등감과 뒤틀린 생각, 그런 환경에 있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거고 환경이 달라지면 생각도 달라질 테니까. 그렇지만 홍대 외전에서 뻘짓하는 거 보고 가슴을 침. 어휴....
차명환 부인과 차명환: 아 존나 싫었다 길게 쓰고 싶지도 않음. 그리고 이 소설 너무 여성 혐오가 심해서 불쾌했음. 버튼을 끄고
보려고 해도 자꾸 보여서 힘들었어. 아 차명환 집먼지 진드기 같은놈 진짜;;; 너무 징그러워서 나올 때마다 김구라 표정함
순이: 진짜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 모르겠음. 야바가 허벌나게 유혹적이라는 걸 부각시키려는 장치라고 쳐도 너무 많이 나옴. 심지어 외전까지 있음.
처음에 야바가 얘 냉장고에 넣고 냉동실에 넣으면서 요망한 것은 알아서 잘 해두었다는 식의 묘사 나오면 야바가 너무 귀여워서 뱀 있는 것도 좋았는데
순이 외전보고 와 젠장 이 소설은 뱀팔자가 상팔자네 소리기 절로 나옴
2) 스토리
본편: 진짜 치사량 수준인 msg에 졸라 기침 하면서 봄. 다른 소설들 msg가 미원이잖아? 그럼 힐러는 미원 통에 담긴 마약 가루 같았음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설정도 과한데 문체도 졸라 과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도 재미있는 건 진짜 스토리가 재밌어서인 거 같음. 스토리가 나쁘지 않았어. 심지어 차이석 태령 가질 때 내가 다 태령을 가진 줄 ㅅㅂ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뭐냐 야바 머리에서 칩 빼기 전에 검사할 대부터 더미 시체 태워서 위장한 다음
칩 빼는 부분 있잖아 하;;; 그거 존나 존나 존나 쩌럿어 진짜 숨 참고 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일 재밌었던 거 같아 그 씬ㅠㅠㅠㅠㅠㅠ
외전: Ah~~~~~~~~~~~~~~~~~~~~~~~~~~~~~~~~~~~~~~~~~ 없어 외전 같은 거~~~~~~~~~ ah! ah~~~~ 난 홍대를 못 가 이제~~~
3) 그 외
작가의 독특한 음식 묘사가 인상적이라서 혹시 작가분이 비건인가 했다.
'불판에서 몸부림치는 버섯과 고기가 죽음의 냄새를 뱉어 냈다'
= 고기 굽는 냄새
'그가 작은 갈퀴로 달팽이 집에서 달팽이 시체를 끄집어내고 내밀었다'
'차이석이 냅킨을 야바의 턱 아래에 대자 그 위에 달팽이 사체를 뱉었다'
= 달팽이 요리
좋았던 건
'저 밀폐된 세계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자신뿐이므로, 다 큰 형 뒤치다꺼리나 하는 자신이 불쌍하면서도 종종 우월감을 느꼈다'
"이런, 또 다쳤어"
"너는 내 계산에 없었어"
'내가 너의 죽음이 돼 줄게'
'벽면 유리 너머 도시를 투과해 온 무언가 안으로 쏟아져 그림자를 몰아냈다. (중략) 야바는 빛의 분말을 혀로 받아먹었다.'
"날로 먹다뇨? 내가 얼마나 좆 빠지게 머리를 굴렸는데"
"운전해요. 이대로 가면 처박을 것 같으니까. 5분 안에 트리움 펠리스에 도착하면 이 차 가져요" (이거 그냥 좋았음 이유 x)
"나는 네 거야"
'원죄를 따져 묻자면 끝도 없다'
'그만하면 화려한 환영 인사였다'
하여간 다 읽고나서 너무나 울렁거리고 힘들고 전체적으로 불호인데도 재미는 있었다. 이게 참 신기함........
힐러 한줄 후기: 이 소설을 읽고 힐링 받아야 하는 건 내 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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