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 났다고 해서 라발스 쭉 보고 있는데 글은 참 재밌다.
작가님 천구비도 좋아했어서 역시나 잘쓰시는구나 싶고 글도 잘 읽히고 몇시간 앉아서 뚝딱 읽을 정도로 재밌는데...
몇가지 잡생각들이 한 번 떠오르니까 계속 발목을 잡는다.
우선 라발스를 계속 볼까말까했던 게 이게 솔포에 환생이란 얘기 때문이었는데
솔포를 안봐고 봐도 된다는 얘기를 보고 그냥 읽었거든.
그런데 Q&A보니까 주연 두명 뿐만 아니라 꽤 많은 캐릭터가 솔포에 등장했던 것 같더라고.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자연스런 그들의 감정선들이 갑자기 '아'하고 깨닫게 되는 느낌이었어.
캐릭터간에 쌓아올린 서사도 없는데 이미 감정선이 충만한 느낌? 그래서 자기들끼리 잘 지내게 된 사정을 나만 모르고 가끔 소외받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었거든.
특히 옛날 사샤 얘기 나오면 나는 그 캐릭터의 서사를 모르는데 이미 그의 삶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을 전제하고 얘기를 풀어나가는 느낌이 들더라고.
그리고 사샤가 나이에 비해서도 좀 어리게 굴잖아?
그리고 편지같은 부분에서도 어설픈 영어를 약간 귀엽게 소비하는? 그런 느낌이 있어서
나도 처음엔 흐뭇한 마음으로 계속 귀엽게 봤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사샤가 좀 걱정스럽더라고.
좀 심하게 말하자면 사샤는 가벼운 자폐증이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고
애가 멘탈적으로 상당히 불안정하고 어딘가 고장이 나긴 난 거 같은데
그 모습을 귀엽게 보는 내가 너무 불편한 거야.
처음엔 그 불안정한 느낌이 콜바넴에서 느꼈던 청소년 특유의 불안정함이라고 생각했는데
라발스는 뭐랄까... 좀 더 병적인 구석이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확 깬 느낌이 든 부분이 사샤 가운 입었을 때 그걸 방울뱀이라고 생각한 카렐 때문인데
사샤가 정신빠진 어린애라는 거 다 아는 사람들이 그걸 보고 기자한테 정보를 넘기려 했다고 생각한 부분이 너무 뜬금없게 느껴졌음.
가뜩이나 자기가 숭배하는 사샤때문에 애 키우는 불순한 사람이 어린애한테 그런 생각했다고 하니까 좀 꺼림칙하더라.
발레분량은....가끔 너무 길다 싶은 느낌이 들 때가 있지만
내가 잘 모르는 단어의 나열들을 보는 걸 좋아해서 그부분은 좋은 것 같아.(아직 읽는 중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원래 불호평은 절대 안쓰는 주의인데 읽고 있으려니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잠깐 털어놓으러 왔어.
보통 이런 감정이 들면 말없이 하차하고 마는데 작가님 글 너무 좋아하니까 계속 꾸역꾸역 읽게 된다.
뒤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서 일단 보고 있는데 보다가 하차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ㅠㅠㅠㅠ
그냥 연재 보지 말고 바로 이북사서 피규어할걸... 그런 생각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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