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톨은 영화 보는 게 취미라 자주 봐 공포만 빼고 장르 안 가리고 예술영화부터 상업영화까지 다 보는 편인데
여성혐오, 동양인혐오에 정말 예민해서 작품은 좋은데 약자혐오가 조금이라도 나오면 그때부터 마음놓고 감상하기가 힘들어
뭐 예를 들면 피치퍼펙트가 여성 영화라서 봤는데 동양인(심지어 한국인) 여자만 이상하게 그리는 인종차별 나올 땤ㅋㅋ
여성 영화니까 응원해야하는데 나는 동양인이기도 하니까 마냥 응원할 수 없는 거지
그렇다고 아시아 영화 보면 군데군데 숨어 있는 여성혐오를 발견할 때 2차 현탘ㅋㅋㅋ
일본 감독 중엔 고레에다 히로카즈 좋아하는데 일본인인데도 정치적, 역사적으로 올바른 견해를 갖고 있어서 일본 내에서도 공격 받고 있잖아
일본 사회를 비판하는 자기객관적인 영화를 자주 만드는데 심지어 작품성까지 좋으니까 영화를 만든다고 하면 기대하게 돼
근데 세번째살인에서 변호사사무실 일하는 여자를 멍청하게 그리는 거나
어느가족에서 성매수남 짠하게 그려서 성매매하는 여자가 그 남자를 품어주는 그림을 만드는 거나
두 영화가 만듦새 자체는 수작인 거 인정하면서도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 그 영화들을 마음껏 좋아할 수 없는 거야
이런 복잡한 심경을 최고치로 느꼈던 영화가 파라다이스로드라는 영환뎈ㅋㅋㅋ
글렌 클로즈, 프란시스 맥도먼드, 케이트 블란쳇 등등 주요인물이 전부 여자인 여성 영화고
세계2차대전 당시에 일본군에 포로로 잡힌 여성들이 수용소 안에서 합창단을 만드는 이야기야
케이트(왓챠기준 내 선호배우1위)랑 프란시스(내 선호배우 3위)에 글렌클로즈까지 나오면 안 볼 수가 없지 하면서 봤는데
일본군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말 너무 멍청해보이게 그리는 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영화에서 일본군이 진짜 끔찍한 짓을 하는데 그럴 때는 진짜 잔악무도한 일본군 느낌이었어 아직도 그 장면은 트라우마야
그다음에 포로들을 다 집합시켜서 일본군 대장이 그앞에 딱 서거든? 여자포로들보다 이 대장이 더 작아서 벌써부터 하찮음 이건 하이퍼리얼리즘인가..
그렇게 모아놓고 고심해서 하는 말이 "아메리카..이즈 넘버 텐! 재팬..이즈 넘버 원!"이러는 거야 너네 미국은 십등이고 일본이 일등이야 이런 거지
본지 꽤 됐는데 저 대사가 너무 충격적이라 잊을 수가 없다;;전범국 군대의 수장이 아니라 초등학생 수준의 영어를 하는 땅딸막한 원숭이1느낌
상식적으로 내가 대장이고 얘네가 포로인데 왜 내가 왜 잘하지도 못하는 얘네 나라 말을 하겠냐 없어보이게 ㅠㅠㅠ 통역도 있는데 ㅠㅠㅠㅠ
그러더니 글렌 클로즈가 노래부르는 거 보고 숲으로 데려가서 자기 앞에서 노래부르게 함;; 그노래 듣고 울어;; 영어 노래인데요;;
나도 일본의 피해자 국가인 한국 국민이니까 일본군을 이렇게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게 통쾌하기도 했다?
근데 한편으로는 서양인이 생각하는 미개하고 서양 문화에 감탄하는 아시아인이 그대로 투영된 것 같아서 그건 또 불편한 거야
그시대(1997년)에 이렇게 여자들만 떼로 나와서 성적대상화 일절 없이 여자들이 뭔가를 해내는 영화가 있었나 해서 여자로서는 좋으면서도
동양인을 미개하고 우스워보이게 그린 건 동양인으로서는 불편하고...근데 그건 일본군이니까 한국인으로서는 통쾌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왓챠에 별점은 3점을 줬는데 3점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 복잡한 심경을 한줄평으로 썼지
[일본군이 잔악무도하면서도 너무 우스꽝스럽고 미개하게 나와서 같은 피해자인 한국인로서는 웃긴데 동양인으로서는 떨떠름한 양면적 감상] 이라고...
어쩌다보니 글이 길어졌는데 이러다보니 1세계 백인 헤테로 남성들은 얼마나 편하게 영화를 볼까 싶어서 그것부터 부럽더라
영화 보면서 불편함이라는 걸 느껴본 적이 없을 거 아냨ㅋㅋㅋㅋㅋ
하지만 그렇다고 불편함을 못 느끼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서...아무 약자도 혐오하지 않고 비판할 건 비판하는 감독들이 많이 나와줬음 좋겠다ㅠㅠㅠㅠㅠㅠ
난 좀 다른 얘기지만 온전히 영화를 못즐기게된게 요즘 박찬욱 ㅊㅇㅍ소문 때문에 내 선호 감독1인데....지금 머 리틀드리머건 차기작이건 하나도 관심 안가고 차게 식어감...
ㅊㅇㅍ논란때 알게 된건데 아가씨때 정신병원한 건물이 수용소 인거 알았을때....너무너무 ㅊㅇ스러워서....너무 실망했음. 사실이 아니면 적극 부인하시길...근데 안하네...휴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