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가 시작한 얘기지만 웹소설 얘기도 나왔고, 웹소설 연재 MG까지 말이 많은데.. 솔직히 웹툰이랑 웹소설을 동일비교할 수 있나? 난 없다고 생각해
원래 창작물은 안 팔리면 끝이야. 창작이라는 일이 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데...
터지면 대박, 안 되면 쪽박. 그게 창작의 장점이자 단점이지.. 월급쟁이들이 왜 월급쟁인데? 로우리스크인 대신 로우리턴인 거야
직원이 아무리 대박 쳐도 월급쟁이인 이상 거의 회사 수익으로 돌아가고 개인은 보너스 좀 받는 게 끝이잖아
하이리턴인데 로우리스크인 일? 그런 게 있나.. 둘 다 가지고 싶다는 건 꿀 빨고 싶단 소리지
그렇지만 창작에 노동력이 많이 들어갈수록 안 팔리면 끝이라는 말로는 그 판을 유지하기 힘들어져
그래서 발생하는게 투자야
영화 잘되면 대박이지만 영화를 혼자 소설 쓰는 것처럼 만들 수 있어? 불가능함. 그러니까 남의 돈을 미리 가져와서 만들고 나중에 이익이 생기면 분배하잖아
게임도 마찬가지고... 노력과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창작물일수록 그래
이 투자는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님. 발생할 수익을 분배할 걸 전제하고 돈을 미리 땡겨주는 거뿐이야
만화는 소설처럼 개인이 창작하는 콘텐츠이긴 한데, 이게 상업 연재물이 되면 사실 개인 창작물 스케일로는 힘들어져
어시스턴트 써야 하고 그 사람들 월급 줘야 하고.. 사람마다, 인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무실 하나 운영하는 거랑 비슷하게 됨. 만화 좋아하는 톨들은 알 거야
거기다 웹툰은 컬러 기반에 연재 텀도 빨라져서 예전 출판만화보다 더 노동력이 들어가는 콘텐츠가 됐어
그래서 MG제도가 생긴 거임 MG 자체를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합리적일 수도 불공정할 수도 있지만 이 제도가 그렇게 말이 안 되는 건 아냐
출판도 원래 선인세라고 인세 땡겨주잖아? 이걸 월급처럼 바꿔서 나눠 지급하는 게 MG야
요즘 어떤 작가들은 MG 자체가 불공정한 거라고 말하는데 난 여기에 동의 못하겠어
예전에 원고료를 따로 받았던 이유는 원고료는 잡지 연재료, 인세는 단행본 인세라고 따로 나눠져 있었기 때문이지
그런데 시스템이 변해서 연재와 단행본이 분리가 안 되게 됐잖아
웹툰 웹소설 시스템에서는 잡지가 사라지고 단행본도 사라졌어 그게 그거야.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수익과 저기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분리가 안돼
당장 이북으로 소설 보는 노정 톨들만 해도 유연이랑 이북이랑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하나? 아니잖아
옛날에는 잡지 몇 천원 주고 사면 거기서 내가 좋아하는 작품 싫어하는 작품이 다 모여 있었고, 그중 하나라도 보고 싶으면 나머지 안 좋아하는 작품에도 다 돈을 내야 했음 한 권에 들어 있으니까
그러다가 내가 좋아하는 작품 단행본이 나오면 그걸 또 따로 샀지.. 잡지 원고는 미완성 초고, 단행본 원고가 수정 완료된 완고인 경우도 많았고
그러니까 수익이 따로따로 창출이 되는 거야.. 잡지 자체를 만들어서 팔아 돈을 버는 구조였고, 그러니 당연히 잡지라는 물건을 채우는 작가들에게 원고료를 준 것임
대신 잡지가 아무리 팔려도 작가들에게 돌아가는 다른 수익은 없지. 정해진 원고료를 받을 뿐이고 개인 수익은 단행본이 팔려야 벌 수 있는 거
그런데 지금은 플랫폼에서 내가 원하는 작품에만 결제를 함. 한 작품에 돈을 아무리 써도 나머지 작가들 작품에는 파이가 안 돌아가
그러니 안 팔리는 작품에 원고료를 줄 이유가 없어 그냥 그 결제된 작품 수익만 셰어하게 돼
그러니 플랫폼은 작품을 연재하는 잡지보다는 각각의 단행본을 전시한 서점 역할을 하고 있는 거에 가까워
웹소설 웹툰 기반이 되면서 서점과 출판사가 혼종이 됐는데, 서점이 자사 출판사를 차리고 PD라는 새 직업군을 두게 되면서 플랫폼=연재 잡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거 같아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플랫폼은 옛날 연재잡지보다는 웹소설, 웹툰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를 판매하는 온라인 서점에 가까워
만약 원고료를 지급받고 싶다면 연재 시스템이 바뀌어야 함..
예전처럼 아예 정액제로 여러 작품 볼 수 있게 하고 대신 그 플랫폼에 광고 같은 거 많이 걸어서 수익 올릴 수 있게 하든지
네이버나 다음 웹툰이 무료로 제공되면서도 작가들한테 원고료 줄 수 있는 이유가 그거지
그러면서 연재 안 된 분량 미리보기 같은 시스템 개발해서 그 수익은 작가들이랑 셰어하고
신문 사이트 같은 곳도 그렇잖아 사람들은 기사 공짜로 보는 대신 광고 수익 얻고, 회사는 기자들한테 월급 주잖아
지금은 단행본 서점한테 우리가 책 올린 거에 대한 원고료 달라는 말이랑 크게 다른 게 없음
주면 좋겠지만 그렇게 장사하는 게 가능할까..?
교보문고에서는 책 판 돈을 셰어할 뿐이지 작가 원고료 주진 않잖아
그리고 이런 것도 창작하는 동안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는 창작 직종이라 만드는 동안의 경제적 위험 때문에 선투자를 받는 거지
소설은 투잡으로 하는 사람들도 많고 정신적인 고뇌는 크더라도 육체노동 집약적인 일은 아님..
지금 이 글도 그냥 회사에서 일하다가 틈틈이 창 띄워놓고 쓰고 있는 거야
이게 만화라면 그렇게 그리진 못하겠지
그래서 웹툰이 MG 받는다고 웹소설도 연재하는 동안 MG 받아야 한단 말에는 동의 하기 힘들다
선인세를 월급처럼 주는 MG는 요즘 생긴 개념이지만 선인세란 말은 엄청 옛날부터 있던 말이야.. 종이책 출판계에서 쓰는 말
웹소설 작가들도 선인세 받는 사람들은 많겠지.. 굳이 MG 받을 이유도 없을 듯
소설이든 만화든 독점 유통하면서 프로모 따돌린 건 갑질 맞다 생각하지만 플랫폼이 작가 원고료를 줘야 한다는 말엔 동의가 안됨
엄밀히 말해서 플랫폼은 작가들을 고용한 회사도 아니고 출판사도 아니라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유통사야..
플랫폼이 하는 일이 없어 보인다면 유통사 거치지 말고 개인 블로그에서 판매해보면 왜 아까운 수익 분배하면서 유통사를 통하는지 알 수 있겠지
말은 연재, 연재처라고 하지만 그 안에서 팔리는 상품의 형태는 개별 단행본과 차이가 없어... 그러니까 결국 플랫폼은 유통사야
옛날식 연재 수익 생각하는 건 시스템 자체를 잘못 이해하는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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