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직접 타이핑한 건데 문제되면 삭제할게~
(이 사진은 옛날 사진)
이종언 감독은 "<밀양>의 스크립터로 일할 땐 전도연 배우의 눈도 잘 못 마주쳤다"면서 <생일> 초반까지도 전도연이란 배우는 본인에게 어려운 존재였다고 하더라. 물론 "감독이라면 전도연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말이지만. 감독이 자신을 어려워한다고 느낄 때 어떻게 감독과 거리감을 좁히려 하는 편인가.
내가 그 거리감을 좁힐 순 없는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내가 맡은 인물이 돼 연기하는 것이다. 이전엔 나를 불편해하고 어려워하면 신경쓰였는데 지금은 그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작품으로 감독과 소통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정도 존중이 생긴다. 나도 감독에게, 감독도 배우 전도연에게. 조금씩 서로 편해지기도 한다. 이종언 감독님이 그랬다. <생일> 전에는 감독님이 나를 '언니'라 불렀고 나도 감독님을 '종언아'라고 불렀다. 작품을 하기로 결정하고 나선 깍듯하게 감독님이라 불렀다. 감독님에 대한 존중, 글에 대한 존중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거니까 예의를 갖추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 게 내 소통 방식이다.
<생일> 이후에 찍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김용훈 감독도 신인인데, 젊은 신인감독에겐 전도연이란 배우가 거대하고 어려운 존재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부담이 크겠지. (웃음)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려워하지 않으면 섭섭할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날 편하게 생각하세요?" 하고 따져 물을 것 같다. 어느 정도 어려워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어려우면 긴장하게 되고 긴장감이 생기면 실수를 덜 하게 된다. "실수하지 마세요. 저 실수하는 거 싫으니까" 그러기도 한다. (웃음) 현장에서 치열하게 열심히 연기한다. 긴장감이 떨어져서 실수하고 불편한 것보다 오히려 조금 어렵더라도 긴장하고 실수를 최소화하는 게 좋다.
(중략)
2007년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칸의 여왕'이라 불리며 배우로서 누릴 수 있는 영광을 한껏 누렸다. 그다음 전도연의 선택이 궁금했는데, 언급했듯 <멋진하루>였다.
부담을 빨리 떨쳐버리려 했다. <멋진 하루>를 선택할 수 있었던 건 남들의 생각이나 시선보다 내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타협하지 않고 내 마음을 따라 결정한 작품이다. 뭐? 멋진 하루? 이윤기 감독? 주변에선 그런 반응이었지만. (웃음) 그래서 더 잘하고 싶었고, 영화가 잘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이윤기 감독을 다그쳤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땐, 그땐 하정우씨가 캐스팅되기 전이었는데, 완성된 영화와는 색깔이 다른 이야기로 읽었다. 그런데 하정우란 배우가 들어오면서 그 친구가 가진 특유의 유쾌함, 엉뚱한 발랄함이 더해졌다. 그게 좀 불편했다. 하정우씨의 연기가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특이함과 내가 섞이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편함이 약간 있었다. 내가 생각한 병윤이 아니었기 때문에 '병운 캐릭터가 저게 맞나?' 의심 하면서 감독님은 왜 하정우씨가 하는 대로 내버려둘까 싶었던 거지. 그래서 감독님한테 "이 작품 못나오기만 해봐요" 했던 거다. 근데 결과적으로 영화가 너무 좋았다.
(중략)
당근과 채찍 중 뭐가 더 자신을 전진하게 만드는 것 같나.
채찍.
칭찬은 충분히 들었기 때문일까?
잘 안 믿는다. 남의 칭찬을. 칭찬 듣고 싶을 땐 해달라고 말한다. 나 잘했으니까 칭찬해달라고. 내가 요구하지 않았지만 듣게 된 많은 칭찬과 찬사를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말에 안주하고 싶지 않다. 나 자신한테 냉정한 편이라고 해야 되나?
일상생활에서도 자신에게 엄격한 편인가.
전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는데, 원칙과 규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시간 약속 꼭 지켜야 하는. 그래서 사람들이 날 어려워한다. 난 실수 안하는데 넌 왜 실수하니? 이런 것 때문에. 예전에 제일 이해할 수 없는 말이 '그럴 수도 있지'였다. 내 입장에선 '실수를 안 하면 되잖아! 왜 그럴 수도 있어? 안 그럴 수도 있는데'인 거고. 지금은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게 됐다. 이게 여유인지 성숙한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나와 다름을 존중한다.
내가 저런 스타일이 전혀 아니라서 그런지 읽으면서 괜히 치인다......ㅋㅋㅋ
전도연이라서 가질 수 있는 자신감같은게 보여서 멋있어 ㅋㅋㅋ
자기랑 작업하면 당연히 부담이 커야하고 어려워해야한대 ㅋㅋㅋㅋㅋㅋㅋ 넘 신선해 저런 대답이 ㅋㅋ
보통 연예인들 저렇게 대답 안하잖아 ㅋㅋㅋㅋㅋㅋ
옛날부터 느끼지만 진짜 솔직한 배우인 것 같음ㅋㅋㅋㅋ
뭔가 전도연은 겸손함으로 무장된 스타가 아니라서 더 매력있는것같음ㅋㅋ
자기가 배우로써 대단한 것도 알고, 그래서 자기는 충분히 대우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배우라는 자의식이 있는 배우여서 더 좋아 ㅋㅋ
(인터뷰보면 그럼에도 불하고 같은 시기 데뷔한 남자배우들에 비해 할만한 작품이 너무 없어서 고민하는 지점들도 느껴져서 안타까웠음..)
칸 수상 이후에 아예 시나리오 자체가 안 들어온다는 인터뷰가 지금까지도 안 잊혀짐.
본업에서 저만큼의 경지에 이르려면 대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