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들 안녕 !
오랜만에 우리집 고양이 사진을 좀 쪄왔어.
애동방에 자랑하러 오고 싶었는데 계속 바빠가지고ㅠㅠ
미루다가 이제 올린다! 약 33장이니 데이터 주의~
사진은 우리집 고양이 후치쓰야!
우리 가족이 된 지 4개월이 된 고앵쓰지.
작년 11월에 길에서 목이 찢어지게 울고 있길래
한 번 불렀더니 날 따라와서 우리 집에 눌러 앉았어 ㅎㅎ
그전에 어떻게 살았는지나 정확한 나이 같은건 몰라!
왔을 때부터 사람 물건이랑 환경에 익숙해해서
집에서 길러지던 아이구나 하고 생각했어.
우리집에 오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냐고
가끔 물어보는데 한 번도 말 안해줌...
아픈 기억이라 생각하기 싫은가보다 하고
더 물어보지 않고 있어. -_ㅜ
특이사항 : 사람을 엄청 좋아함
처음 만났을 때부터 초면에 배 보이고
다리에 매달리는 게 범상치 않았는데
과연 슈퍼개냥이!!
부엌에 있으면 부엌에, 거실에 있으면
거실에, 침실에 있으면 침실에...
심지어 화장실 들어가면 문앞에 앉아서
나올 때까지 충실하게 기다리신ㄷㅏ
아무리 봐도 고양이 아닌 듯 ㅎㅎ
집에 있으면 계속 따라다니면서
정강이에 박치기를 엄청 해대서
멍이 들 지경이야 ㅎㅎㅎ
(고양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대상에게 머리와 몸을 부벼서
자기 냄새를 묻히는 습성이 있어)
어제 내가 회사 사람들하고 술 마신다고
밤에 좀 늦게 들어왔는데
집에 있던 남편이 이런 사진을 ㅠ
찍어서 보내줌....
밖에서 소리날 때마다 혹시 엄마가
왔는가 싶어 나와보는 후치쓰
발소리가 가까워지자 정말로 엄마인가
싶은 마음에 현관 중문까지 나가본다ㅠ
이때 술 마시고 있었는데... 맴찢
이 사진보고 마음 아파서
택시 타고 집에 왔어 ㅠㅠ...
원래 고양이는 사람을 약간 깔보고
자기가 더 윗사람인 듯한 제스처를
취하는 경우가 많아서 고양이 키우는
사람을 '집사'라고 부르는데,
후치쓰는 내가 길에서 데려와서
구해준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인지
나를 대장고양이, 엄마고양이
정도로 생각하는 거 같아.
계속 붙어 있으려고 하고
애교 부리고 잘 보이려고 하고
없으면 불안해하고 끊임없이 의지해
그게 버려진 기억 때문인가 싶어서
너무 마음이 아파.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사실은
지금은 내 남편이랑 엄청 친해져서
전보다 내가 없어도 잘 있는다는 거야.
처음 데려왔을 때는 길에서
남자한테 안 좋은 기억이 있었는지
남편 엄청 경계하고 피해다니고
나랑 붙어 있다가도 같은 방에
남편 들어오면 스윽 일어나서 도망가고
책꽂이 밑에 들어가 있고
침대 뒤에 숨고 난리였거든...
남편이 동물을 좋아하는데ㅋㅋㅋ
좀 친해지고 싶은데 엄청
까칠하게 굴고 옆눈으로 째려보고
다가가면 슥 일어나서 피하니까
완전 빈정상하셔서
'여긴 내 집인데 왜 네가 나한테
텃세를 부리는 거냐, 뻔뻔하다'며
"후"안무"치"ㅠㅠ라고
이름을 후치라고 지었어....ㅎ......
(TMI. 소설 [드래곤라자] 주인공 이름이기도 함)
나는 낮에 회사에 출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고, 남편은 집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작가이기 때문에
낮에 남편이랑 후치랑 둘이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있다보니까
지금은 나 이상으로 남편과 친해짐!
특히 남편은 나보다 겉으로
느껴지는 체온이 훨씬 높아서
후치가 침대 겸 핫팩으로
아주 애용하고 있어.ㅋㅋ
눈은 나를 보고 있지만 뜨끈뜨끈한
남집사의 몸을 떠나지 못하는 후치...ㅎㅅㅎ
몸 위에 올라와 있을 때 이렇게 담요를
덮어주면 더 좋아함!!
나 결혼 전에 친정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는
이불이나 담요 덮으면 바로 도망갔는데
후치는 굉장히 좋아해.
뜨끈뜨끈하면 잠이 오는 게 인지상정
이 사진은 좀 귀족 고양이처럼 나옴!!
다리가 아주 길기도 하지 ㅎㅎ
이 사진은 내가 퇴근하고 화장대 앞에서
화장 지우고 있을 때 찍은 거야.
내가 집에 돌아오면 하루종일
나를 기다리고 있던 한 명과 한 마리가
이렇게 세트로 나를 따라다니는데
얼마나 웃긴지 모름 ㅋㅋㅋㅋ
후치 취미 중에 하나가 티비 보는 건데,
특히 동물 다큐멘터리를 좋아해.
원래는 새, 고양이, 사자, 표범, 치타
코끼리, 코뿔소 이런 것만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바닷 속 생물에도 관심을
붙이셔서 해양 다큐멘터리도
같이 보기 시작했어 ㅋㅋㅋ
작은 물고기 같은 거 집중해서 보는데
상어나 고래 나오면 눈 튀어나오게 커짐
ㅋㅋㅋㅋㅋㅋ 귀여워
남집사 다리 베고 누워서 티비 보는 폼이
어째... 사람이세요?? 'ㅅ';;
티비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에
후치 꼬리 가지고 놀기~~
후치 꼬리는 특이하게 맨 끝에만
하얀색의 포인트가 찍혀 있어.
게다가 꼬리는 묘하게 줄무늬가 있어서
더 매력적임 ㅠㅠ 젤 귀여워
사실 너무 귀여워서 가끔 입에 넣어봐...
그럼 뭐하는 짓이냐는 눈빛으로
쳐다보긴 하는데 막 싫어하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후치는 약 먹이는 거 외에
막 싫어하는 게 없는 거 같아.
목욕 시켜도 가만히 있구 울지도 않아.
꼬리 안쪽은 저렇게 노란빛이라 처음에는
삼색이인가? 하고 생각했었음 ㅎㅎ
전반적으로 털 컬러가 좀 특이한 듯해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뒤통수 안에도 고양이 한 마리 들었답니다
ㅎㅎㅎ 등쪽에 노란 부분은 길에서
옮아온 링웜을 치료하느라고 빨간약을
발랐더니 물이 들어서 그래!
지금은 거의 다 나았어 ^ㅅ^
재발방지를 위한 추적관찰 중.
귀진드기도 발견됐는데 그건 병원
한 번 가고 바로 나음!
귀진드기에 걸리면 귀가 가려워서
뒷발 솜방망이를 귀에다 통째로
넣고 긁고 그러더라고.
다행히 약이 잘 들어서 한 번에
바로 박멸되고 귀지도 안 생겨ㅎㅎ
빈백 발 받침에서 혼자 잠을 청하는 후치쓰
우리 빈백은 패브릭으로 되어 있는데
다행히 후치가 전혀 긁지 않아.
위에 올라가서 누워 있는 건 좋아해ㅎㅎ
후치는 기본적으로 사람 물건을
훼손하지 않는 착한 고양이야.
내가 아끼는 의자도 뜯지 말라니까 안 뜯고,
내가 키우는 스투키(길다랗게 생긴 식물)에
턱 긁어가지고 스투키 기울어져서
거기다 턱 긁지 말라고 했더니
화분도 두 번 다시 안 건드려 ㅎㅅㅎ
신기하지 않아??
아마 내가 엄마고양이라고 생각해서
말을 듣는 거 아닐까 생각함
새끼고양이들이 어릴 땐 엄마 말 듣잖아
후치는 아직도 자기가 아주 어린
새끼고양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
원래 고양이가 어느 정도 크면
안한다는 꾹꾹이+쭙쭙이도 하거든.
아 근데 하나 말을 안 듣는 거는
식탐 통제가 잘 안돼. 싱크대에 자꾸 난입함
특히 음식물 쓰레기! 절대 놔두면 안돼
전에 LA갈비 구워먹고 뼈다귀 모아서
비닐봉투에 넣고 쓰레기통에 담았다가
다음날 아침에 난리 남...
밤새 그걸 쓰레기통에서 끄집어내서
온 집안에 갈기갈기 펼쳐놨더라고.
주방과 거실에 온통 소뼈가...^ㅅ^...
다행히 뼈를 통째로 삼킨 건 아니고
빨기만 해서 별 일은 없었는데
정말 난리였어. 그 뒤로 냄새 나는
음식물 같은건 바로바로 치우는데
그래도 아쉬운지 자꾸 싱크대에 들어가
먹을 게 없으면 물이라도 핥아 먹는 후치쓰
특히 닭 요리할 때 정말 그런 난리가 없다...
싱크대에서 생닭을 씻잖아
그럼 그 닭비린내가 나니까 ㅋㅋ
싱크대에 들어가서 온 싱크대를
혀로 다 청소하고 다녀ㅠㅠ
매일 간식도 주고 밥도 주는데
길에서 많이 배고팠는지
식탐 통제가 잘 안됐어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처음처럼 우리 부부 밥 먹는 동안 내내
목 찢어지게 울고 식탁에 덤비고
그러지는 않는데, 싱크대는 수시로
들어가서 핥아대기 때문에
싱크대 진짜 잘 닦아놔야 해
싱크대에 있는 사진이 하도 많아서
내 친구들은 너네 고양이는 왜 맨날
싱크대에만 있냐고 함 ㅠㅋㅋ
1. 여집사가 주방에 자주 있어서
2. 싱크대 찬장에 간식이 있어서
3. 주방의 음식이 탐나서
이런 다양한 이유가 있찌...
소파형 스크래쳐에서 주무시는 후치쓰
우리집에는 후치 스크래쳐가 4개 있어.
친정 엄마가 이게 고양이집인지 사람 집인지
모르겠다고 함ㅋㅋㅋ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친정엄마 집엔
고양이 터널에 대리석에 방석에
우리집보다 더했음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다는거 ^ㅅ^..
집사 마음은 다 똑같은 게 아닐까.
원래 이 소파형 스크래쳐 별로 안쓰고
원형 가리가리만 썼는데 최근에는 또
변덕이 일었는지 여기 주로 계셔.
고양이의 취향이란 정말 갈대같은 것
언제 어떤 걸로 변할지 알 수 없으니
최대한 많이 구비해놓고 수시로
바꿔쓰시게 하는 게 좋은거 같아.
스크래쳐 뿐 아니라 장난감도 마찬가지ㅠ
전엔 그렇게 카샤카샤를 좋아하시더니
이제 질려버림...
동물병원 의사쌤 말로는 장난감은
눈에 안 보이게 숨겨놓고 놀이 시간만
꺼내서 놀아주는게 좋다고 하더라고.
그래야 사냥감으로 인식한대
맨날 수시로 눈에 보이는 건 딱히
사냥감 같지 않은가봐ㅠㅠ
내 생각에 장난감이 안 나와 있으면
혼자 놀고 싶을 때도 못 놀고
놀아달라고 신호도 못 보내고
불편할 거 같아서 일부러 꺼내놨는데
그게 고양이를 장난감에 쉽게
질리게 한다고 하네
조만간 다른 걸 사줘봐야겠어.
현재 있는 장난감은 카샤카샤,
데빌스네이크, 양모공, 오뎅꼬치
요건데 장난감의 폭을 넓혀봐야 할 듯!
내 다리에 누워서 남편의 쓰담을 받는 후치쓰
우리 후치는 사실 아직도 남자를 무서워해.
집에 남자 오면 숨어서 나오지도 않아
그치만 남편은 이제 확실한 자기 편으로,
자기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보호해 줄 사람으로 여기는 거 같아.
사실 우리는 둘 다 동물을 좋아하는데
고양이를 키우면 신혼집의 가구나
벽지, 화분 등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잖아.
또 아이들마다 다양한 성격이 있는데
사람을 잘 따르지 않고 까칠하고
물거나 할퀴어서 상처를 낼 수도 있고,
아주 요란한 성격이라 툭하면 어디가
다치고 부러져서 병원비가 잔뜩
들게 될지도 모르고.
어떤 성향의 아이를 만나더라도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되더라도 동물을
미워하지 않고 다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게 사실 자신이 없어서 선뜻
반려동물을 데려올 수가 없었거든.
근데 정말 우연히 길에서
우리 부부의 성향과 잘 맞는
너무나 완벽한 아이가 우리를 따라와서
우리 삶을 좀 더 사랑스럽게 만들어줬어.
이젠 후치가 우리에게 고마운 게 아니라
우리가 후치에게 너무 고마워.
남편은 막연히 러시안블루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는데
이제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대.
우리는 멋진 고양이가 아니라
그냥 후치가 필요해.
남편 바지에 손 넣고 있는 후치 ㅋㅋ
이 사진은 후치가 좀 화났을 때 찍었어.
약 먹기 싫은데 남편이 억지로 먹여서
기분이 언짢아졌거든 ㅋㅋ
몹시 삐쳐서 몸 위에는 있기 싫은데
몸이 가까이 좀 닿긴 했으면 좋겠고
하지만 삐진 티는 내고 싶으니까
저렇게 옆에 가서 살 안 닿게
바지 속에 손 넣고<- ㅋㅋㅋㅋㅋ
눈은 안 마주치려고 외면하고 있는 중
하는 짓이 진짜 웃기다니까ㅠㅠ
이 사진은 어떻게 된 거냐면ㅋㅋ
저 의자가 내가 아끼는 패브릭 의자인데
후치가 우리 집에 온 초반에 저 의자를
발톱으로 겁나 뜯은 전적이 있단 말이야
그래서 뜯지 말라고 의자 위에 항상
후치 바구니(원래 바구니 아니고
숨숨집인데 안 들어가는 바람에
그냥 눌러서 바구니로 씀)를 올려놨는데
요놈이 웬일로 바구니를 치우고
의자 위에 그냥 앉아있는거...
요새는 저 패브릭 의자 안 뜯긴 하는데
그래도 혹시 몰라서 바구니 놓게
비키라고, 바구니 안에 들어가서
앉으라고 했는데 말을 안 듣잖아 ㅋㅋ
일부러 모른척 하고 앉아 있는 폼이
어째 의자 뜯으려고 하는 거 같아서
위에다 그냥 바구니 올려버림ㅎ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당황하는 후치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등짝에 그냥 바구니 올려버릴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나봄ㅋㅋㅋㅋㅋㅋ 바부 ㅋㅋㅋㅋㅋ
이런 게 너무 귀여워 진짜ㅠㅠㅠ
무릎냥이를 넘어 가슴냥이로 진화중인 후치쓰
이 사진은 채광이 좋을 때 찍어서 눈이 가느다랗네!
최근에는 후치의 링웜이 거의 나아서
침대에서 같이 재우고 있어.
후치가 우리집에 온 첫날 밤새 안 자고
울면서 집을 돌아다니고 우리 부부를
발로 꾹꾹 밟아 잠을 설치게 만든
전적이 있어가지고, 침실에 들이면서도
나 출근해야 되는데 수면 방해할까봐
좀 걱정한 게 사실이야.
고양이들은 자기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새벽 5시 정도에 사람을
깨우는 경향이 있거든 ㅠㅠ
간식을 달라거나 심심하니 놀자거나...
근데 역시 우리의 갓고양이 후치쓰
나와 남편의 잠을 방해하지 않는
발 근처에서 웅크리고 조용히 자고,
우리 부부를 전혀 건드리지 않는다?
우리가 자다가 뒤척이면
혹시 일어났나, 하고 확인하러 오는데
그때도 조심조심 몸 안 밟게
이불을 골라 디뎌서 다가오고
아직 안 일어났다 싶으면 다시 발치로
내려가서 웅크리고 기다려.
(사실 깼는데 자는 척 하고 있어봤음)
그러다가 알람이 울리면 그때는
당당하게 내 몸을 밟고 가슴팍으로
올라와서 야옹 울고 꾹꾹이를 해 ㅋㅋ
아침을 깨워주는 후치쓰가 되었다
근데 정말 신통방통한 게
주말엔 10시까지 퍼 자도
깨우지 않는다는거...ㄷㄷ
주말을 이해하는지도 모르겠어.
친정고양이는 자기 놀고 싶으면 시간에
관계없이 와서 머리를 때렸었는데...
난 잠이 진짜 많은 잠탱이라
후치가 나 안 깨우는거 너무 고마워ㅠㅠ
내가 디토에 글을 너무 오래 쓰고 있으니까
후치가 기다리다가 짜증났는지 크게 울고
자꾸 키보드 밟으려고 올라온다
다음에 움짤 쪄서 또 올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