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들 안녕. 칼출근과 칼퇴, 회사 단체방 카톡이 울리지 않는 주말이 목표인 직장인 토리당.
페북 과거 사진 알람 보다가 문득 내가 회사에서 안 웃기 시작한 이유가 생각나서 썰을 풀러 왔당.
Q. 회사에서 잘 웃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1. 방청객 역할을 요구받음
시덥잖은 농담을 하면서 본인이 유우머 감각이 있는 줄 아는 아재들은 어디에나 있음. 처음에는 예의상 웃어주는데, 한 번 그러기 시작하면 어떤 말을 해도 웃어줘야함. 문제는 이 아재들의 개그는 정말 재미가 없고 심지어 빻.았.다.
2. NO라고 하면 지랄함
직장 내에 포커 페이스가 있는데, 이 사람(편의상 A)은 좋아도 싫어도 얼굴에 별로 변화가 없음. 그냥 자기 일만 함. 회사에서 어떤 사안에 대한 피드백을 달라고 하는데, A가 뭐라고 하면 진지하게 받아들임. 근데 내가 '어떠어떠한 리스크 때문에 어려움'이라고 하면 '지랄하지 말고 그냥 까'라고 함. 왜죠 ???????
3. 호구 잡힘
잘 웃는 게 만만하다는 뜻은 아닌데, 온갖 진상들이 그런 줄 알고 시비를 텀. 심지어 지가 잘못한 일인데도 대충 넘어가려고 하거나, 사과도 없는 건 기본.
4. 사생활 심문 당함
웃으면서 앉아 있으면 '김 대리 요즘 무슨 좋은 일 있어?'부터 시작해서 주말에 뭐했냐, 남자친구는 있냐 등 사생활 질문이 꼬리를 물고 훅 들어옴. 아니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새끼야?
5. 모태솔로 찐따들 꼬임
난 그냥 예의상 웃어준 것뿐인데 지랑 나랑 뭐 있다고 생각함. 그냥 출근 시간대가 비슷해서 엘리베이터 같이 탔을 뿐인데 지 혼자 드라마 찍고 앉아있음. 심지어 못생겼어...... 너무 비위 상함
1, 2, 3, 4에 학을 떼서 3년차 정도부터는 안 웃기 시작함. 처음에는 무슨 일 있냐, 요즘 기분이 안 좋은 것 같다라고 하다가 이제는 그냥 그런가보다 함. 물론 몇번 트러블도 있었음. 하지만 개썅마이웨이로 나는 그냥 내 할 일만 하고, 포커 페이스 유지함. 그 뒤에 일어난 일.
Q. 회사에서 안 웃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1. 뒷담화를 당함
'OOO는 싸가지가 없다'라는 말이 뒤에서 돔. 업무 시간에 등산복이나 쇼핑하는 아재들이 주로 입을 텀.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훨씬 수다스럽고 입 가벼움) 근데 잘 웃어줬을 때도 뒤에서 나 가지고 지들끼리 북치고 장구친 거 알아서 노 상관 ㅇㅇㅗ
2. NO라고 해도 아무 말 안 함
3. 별로 답하기 싫거나 대화를 이어가기 싫은 티를 내면 바로 수긍하고 말 안 검 = 감정 노동에서 해방
이렇게 된지 몇년 됐는데, 그냥 싸가지 없다는 평 말고는 딱히 불이익 받는 거 없는듯. 대놓고 '그 입 닥치세요'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별다른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을 뿐인데도 이렇게 달라졌어.
나도 늘 하루를 웃으면서 시작하고 싶은데, 왜 웃는 사람에게는 병신이 꼬일까. 아니 왜 병신짓을 해도 된다고 생각할까? 특히 때와 장소 못가리는 중년 아저씨 및 꼰대들 진심 극혐... 이거 나만 이런 거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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