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들 안녕! 연예부 기자 8년차였던 토리당. 지금도 기자이지만, 전혀 다른 분야로 이직했어.
그동안 연예부 기자하면서 느꼈던 점,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는 점을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볼게.
1. 어떻게 입사했어?
채용 공고 보고 ㅋㅋ 문과인데 합격시켜주는 곳이 손에 꼽을 정도라 ㅠㅠ
근데 이 업계는 매체력이나 처우가 정말 극과 극이야. 경제지 끼고 있는 연예부는 월급도 그런저럭 잘 받는데, 인지도 없는 온라인 매체는 박봉 중의 박봉이야. 1800~2000에서 시작함. 난 어중간한 곳에서 시작해서 이직해서 메이저로 올라갔던 케이스. 아마 포털 연예 뉴스에서 내 이름을 몇 번 본 토리들도 있을 거야.
매체력을 가늠하는 기준은? 간단해. 포털 메인에 자주 보이거나, 예전부터 이름 있던 스포츠/연예 일간지들 생각하면 됨.
2. 연예인 자주봐?
정말 토나올 정도로 자주 봐. 드라마 제작보고회, 영화 시사회, 인터뷰, 간담회 등등. 처음에는 신기했는데 이제는 얼굴만 봐도 피곤함. 일을 해야한다는 신호니까. 가끔 강남이나 핫플레이스 지나가다가 그들을 봐도 내가 먼저 피한다... 귀찮...
3. 뭐가 제일 힘들어?
(1) 야근!!!! 야근!!!!!!!! 평일은 물론,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당직 서면서 기사 써야 돼. 요즘처럼 큰 사건들 빵빵 터지면 경찰서랑 공항에 죽치는 건 물론이고, 법원도 가야함. 결혼 안 했는데 가정법원 몇 번 갔다가 결혼에 대한 환상이 와장창...
(2) 사건 사고 터지면 법원이랑 경찰서에서 밤낮없이 진을 쳐야하는 거.
(3) 사실 (1) (2)는 내 직업상 원래 해야하는 거라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그러려니 하는데. 나도 관심없는 사안들로 기사 쓸 때 자괴감 너무 심했어. 대표적으로 열애설. 그냥 둘이 행쇼했으면...
4. 듣기 싫은 질문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겨운 질문. 내 직업을 밝히면 자주 듣는 질문들이 있음.
(1) 실제로 보면 누가 예쁘냐
그냥 TV 나와서 안 부해보이고 '예쁜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면 실제로 보면 다 이쁘고 잘 생김. 그리고 골격 자체가 달라. 뼈대가 얇고 길다고 해야하나?
(2) 찌라시 진짜냐
나도 모름...ㅋ 진짜일 때도 있는데 허무맹랑한 것도 많아서
(3) 연예인이랑 사적으로 연락하냐
가끔 술자리에서 만나거나, 인터뷰 때 자주 봐서 알게 되는 경우는 있음. 하지만 그들에게 나는 언제나 기자님(보다 정확히는 기레기)이기 때문에, 진짜 친분을 쌓는 경우는 0에 수렴한다고 보면 됨. 나도 일하는 대상 만나서 피곤하고, 그들도 입 잘못 놀렸다가 난리나는 대상이라 피하고 싶은. 미묘한 관계임. 거래처 과장님이랑 만나는 거라고 생각하면 됨.
(4) 정말 카메라 앞이랑 뒤랑 다르냐
그런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고. 근데 일하면서 짧은 시간 (1~3시간)을 보는 거라 나도 잘 모름. 이건 직업을 떠나서 사회생활하면 별 또라이가 많은 건 진리잖아요...?
5. 행복할 때
(1) 자기 일을 악착 같이 잘해내는, 경탄이 절로 나오는 사람들을 만날 때. 분야가 분야인 만큼 재능이 몰빵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음. 그럴 때마다 '나는 쓰레기구나' 생각하면서, 집에 가서 책이라도 한 줄 더 보려고 노력했음.
(2) 첫 번째랑 비슷한 맥락인데, 내 시간을 들여 파고들고 싶을 만큼 쩌는 드라마/영화를 만났을 때. (가요 파트는 안 해봐서 모름) 존경심이 마구 마구 솟아오름. 요약하자면 '존잘들을 만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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