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랑 붙여놔도 텐션 쩔어..............
농약가튼 쉐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놓을 수가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신해범 + 하신성]
하신성은 담배를 꺼내 물었다.
라이터를 켜려는 순간,
하신성의 코 앞으로 금색 듀퐁이 다가들었다.
두 남자는 서로의 얼굴로 연기를 내뿜었다.
"차라리......."
하신성이 말했다.
"차라리 진짜 배우를 하지 그랬어.
평생 남의 인생을 연기하면서 사는 게
네겐 더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류연비 대신이 됐겠지. 곽재헌이랑 엮여서."
"확대해석 하지 마."
"가능성 있는 얘기야."
하신성은 담배를 문 채 소파에 등을 기댔다
속에 뭘 채웠는지 몸을 푹 감싸주는 촉감이 예술이었다.
돗대를 미련 없이 재떨이에 비비며 신해범이 말했다.
"면회는 해서 뭐하려고?"
"얼굴 한 번 보고 가려고."
"로맨틱하기도 하시지."
"면회 가능하다는 거 알고 왔어."
"누가 그래?"
"내가 알기로는 풍기대 규칙이....."
"규칙? 지금 규칙이라고 했나?"
군홧발로 내려친 테이블이 흔들렸다.
찻잔에서 흘러넘친 물이 하신성의 휴고 보스를 적셨다.
신해범이 상체를 앞으로 내밀고,
두 손은 깍지를 낀 채
하신성을 올려다보았다.
긴 겨울잠을 끝내고 굴에서 대가리를 내민 코브라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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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시. 지하 1층 엘리베이터 앞이었다.
문이 열리자 마자 차가운 총구가 뒤통수에 와 닿았다.
"돌아보지 말고 타."
시키는 대로 했다.
신해범이 사는 고급빌라 엘리베이터 내부에는
거울이 없었지만,
언제나 벽면이 새것처럼 매끈매끈해서
신해범은 습격자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잇었다.
총구는 뒤통수에서 옆구리로 옮겨갔다.
CCTV 를 의식한 행동이었다.
"3층 눌러."
"내가 몇 층에 사는지도 조사했나보네. 하신성."
"시키는 대로 해."
차가운 총구가 옆구리를 꾹꾹 찔렀다.
"실형 나왔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마음 푹 놓고 있었어?"
"꼭 그런 건 아니고."
옆구리를 찌르는 힘이 강해졌다.
보안을 어떻게 뚫고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죽였을지도 모른다.
신해범은 그가 오늘을 위해 충분한 사전조사를
거쳤음을 확신했다.
층수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사실이 소름끼쳤다.
신해범은 속으로 한탄했다.
너나 나나 나쁜 것만 배워가지고 이게 무슨 꼴이냐.
신해범은 지금 이 상황이 재미있었다.
하신성의 흐트러진 표정이, 필사적인 목소리가,
흔들리는 두 눈이 재미있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놈은 언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당연히 숙지해야 하는
제 1원칙을 잊어버렸다. 상대의 말에 흥분하지 말 것.
그건 내 밑천이 이만큼이요, 까발리는 짓이니까.
신해범은 데저트 이글을 만지작 거리며 웃었다.
[신해범 + 진치우]
엘리베이터 안에서 신해범은 킬킬 웃었다.
진치우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왜 그래?"
"한심해서."
".........."
"총 들고 칼을 맞네.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다."
"미친 새끼. 웃음이 나오냐."
"아니 진짜 웃기잖아."
"최유신이 오면 얌전히 치료나 받아."
"좆나 한심해."
진치우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슬픈 동질감이 엘리베이터 안을 부유했다.
친구끼리 나란히 [백사자]에 테러다한 셈이었다.
신해범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말했다.
"너 자고 가라."
"엉."
"냉장고에 술 있어."
"술 생각이 나냐?"
냅다 째려보다 입 다물고 얌전히 얼음을 꺼낸다.
얼음이 가득 든 차가운 컵을 건네받았다.
진치우는 숙성기간이 짧아 기름 냄새가 나는 위스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냉장고를 뒤져 탄산수를 꺼내가지고 왔다.
신해범이 잔을 흔들자 얼음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따라줘."
"어리광 부리고 지랄이야, 징그럽게."
"위로 받고 싶어졌어."
[신해범 + 장승희]
장승희를 바라보는 신해범의 눈동자는
검은 바둑알 같았다.
"당신이 두렵습니다. 당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봐.
당신에게 버려질까봐."
"해범아."
"저는 가졌다가 잃어버린 것들의 무게를 압니다.
그 상실감을 극복하고 일어서는데 오래 걸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켜야만 했고,
용서받을 수 없는 짓들을 수도 없이 저질렀습니다.
그런 일을....두 번 다시 반복할 자신이 없어서....
지금도 겁이 납니다."
신해범은 자신의 손등을 덮은 장승희의
가느다란 손을 마주 잡았다.
지금 이 곳의 모든 게 완벽했다.
분위기, 타이밍, 목소리,
이 모든 말이 진심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상처받은 남자의 눈빛까지.
"저를 끝까지 데려가 주실 수 없다면."
피날레다.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말아주십시오."
밤새 장승희를 상대했다.
감정과 육체노동의 환상적인 콜라보에
입이 돌아갈 지경이었다.
그녀의 브래지어 후크까지 채워주고 나서야
신해범은 해방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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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희는 짜증난다는 표졍으로
퍼스널 쇼퍼에게 손짓했다.
옆구리에 태블릿을 낀 그녀가 구두 굽 소리를 내며
도도도 뛰어와 리모컨을 집어들었다.
"죄송합니다."
신해범은 한숨을 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틀어놓은 뉴스에서는 풍기교육대의
진압현장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장승희로부터 전임자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퍼스널 쇼퍼는 어째 볼 때 마다 마르는 듯했다.
까다로운 부인의 성격을 맞추느라
마음고생이 심한가보았다.
신해범은 그 퍼스널 쇼퍼에게 묘한 동지애를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불평을 속으로 삼켰다.
빌어먹을, 텔레비전도 마음대로 못 보게 해.
그는 테이블 밑으로 긴 다리를 쭉 뻗었다.
몇 시간 내내 정면시선, 구십 도 허리를 유지하느라
온 몸의 관절이 다 삐걱거렸다.
심지어 장승희는 신해범과 자신이 다닐 때,
행사용 정복을 갖춰 입고 나오기를 요구했다.
한 여름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이 장마철에.
신해범은 하절기용 반팔셔츠를 가방에 넣어가지고 왔다.
장승희에게서 풀려나는 즉시 갈아입을 계획이었다.
그 전까지는 계급장이 주렁주렁 달린
묵직한 재킷을 입고 있어야 했다.
백화점 VIP실의 최신식 에어컨이 힘을 냈지만,
모자도 재킷도 벗지 못하는
가엾은 군바리에게는 있으나마나했다.
[신해범 + 정류진]
신해범은 류진의 팔을 낚아채 그늘 속으로 끌어당겼다.
"아!"
"어딜 함부로 돌아다녀."
깜짝 놀랄 거라고 생각했던 류진은,
뜻밖에 침착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실물이 궁금했어."
"너 이러고 다니는 거 예나가 알아?"
"이제 갈 거야."
"사람 실망시키네. 정류진.
예나는 네가 마음에 들어서
시키지도 않은 짓까지 하는데 이렇게 뒤통수치기야?"
"아무한테도 안들켰어."
"나한테는 들켰잖아?"
"어떻게 찾았어?"
"이런데서 모자 뒤집어쓰고 있으면 더 눈에 띄지."
신해범의 손가락이 모자챙을 툭 건드렸다.
"하지 마."
"하지말라면 더 하고 싶어지는데."
"개새끼."
"새삼스럽게."
쿵 소리가 났다.
신해범의 오른손이 류진의 목을 움켜쥐고
나무기둥으로 밀어붙였다.
"이거 놔."
"소리 질러 봐. 누가 와서 도와주나 보게."
"미친 새끼야, 나한테 신경 꺼."
"그러려고 했는데 네가 눈에 띄잖아."
신해범은 왼손으로 류진의 모자를 벗겼다.
희미한 조명에 드러난 얼굴은 기대이상으로
상태가 좋았다.
"예뻐졌네, 정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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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보여."
그가 속삭였다.
"감춰도 다 보인다고."
".........."
"괜찮아. 예뻐."
뺨에 축축한 입술이 닿았다.
신해범이 키들거렸다.
"너도 네가 예쁜 거 알지?"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가늘어졌다가, 굵어졌다가를 반복하는
빗줄기 소리가 요란했다.
밀폐된 공간을 가득 채운 뜨거운 공기에
질식할 것만 같았다.
류진은 주먹을 바르르 떨었다.
"몰라........"
"겸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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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 위에 놓인 손을 바라보았다.
피부가 얇아 실핏줄이 고스란히 비쳐보이는 여린 손바닥
군데군데 박힌 굳은살이 눈에 띄었다.
신해범은 홀린 듯, 마른 손가락 사이에
제 손가락을 끼워넣었다.
신해범이 죽은 듯이 자는 류진의 얼굴을 바라보며
입술을 벙긋거렸다.
일어나
나랑 같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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