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판에서 로맨스와 판타지 중에 어느 쪽이 더 높은 게 좋은가 하는 건 개인 취향이지만, 난 판타지 서사가 많은 걸 좋아해. 미리 밝히고 추천함. 그러니까 로판에서 판타지 왜 있음, 로맨스 요소 적으면 안 읽음, 무조건 남주여주 많이 붙어있는 게 좋아, 이런 톨들은 뒷걸음질 해. 저 세 개 다 어기는 소설이야.
요새 리디에서 유연으로 읽고 있고, 예전에 조아라에서 연재할 때도 대따 열심히 추천했어.... (날 바이럴로 의심해도 할 말이 없다.. 크흡...)
일단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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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많음/로맨스중후반몰빵/능력녀/능력남/마법사/여주중심서사/인외존재/회귀X/빙의X/폭군X]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막 산단 소리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헨젤 백작가의 수치, 자유로운 망나니, 모두가 혀를 차는 오드리 헨젤.
차별 심한 아버지 몰래 상단 로렐라이를 운영 중인 그녀가 드디어 수도에 왔다.
가무잡잡한 피부, 초록색 머리칼, 파격적인 그녀가 가는 곳마다 사건이 일어나는데……!
기차에서 만난 아름다운 마법사를 시작으로 오드리 주변에 모여드는 사람들.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인연은 또다른 인연을 부른다.
우리는 운명이라며 낭만적인 로맨스를 속삭이는 남자와,
차가운 이성으로 변치 않을 사랑과 미래를 약속하는 남자.
과연 오드리는 누구를 선택하게 될까?
어쩌면, 그녀의 선택에 따라서 세계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는데.
오랫동안 문명의 기둥이었던 마법이 조용히 죽어가는 시기.
그 시작과 끝에 로렐라이와 오드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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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작품소개 그대로야. 레이디 오드리의 인생 얘기.
내가 레이디 오드리의 인생을 추천하는 이유는, 첫째로 판타지가 많아서야.
1. 독립적인 세계관
: 기계와 마법이 공존하는 세계(기계를 두고 비마법이라고 불러), 마법이 만능은 아닌 세계(마법은 언젠가 반드시 고장난다), 인간 외 다른 종족에 대한 역사(다른 종족의 마력을 훔쳐서 인간에게 이식한 고대의 인간 마법사들), 세계관 내 신에 관련된 어휘와 에피의 등장 등(여름에 찾아오는 폭풍을 두고 농경의 신과 바다의 신이 싸워서 생기는 거라고 한다든가. 그래서 가뭄이 오니까 두 신이 올해는 안 싸우나보다 이런 식으로 표현함).
판타지 좋아하는 톨들이 좋아하는 요소가 매우매우 많아.
2. 세계관과 등장인물이 얽혀 있음
: 단순히 세계관이 독특하기만 한 게 아니라, 이 세계관이 주인공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커. 인물만 똑 떼어다가 다른 세계관에 옮겨 넣을 수가 없어.
3. 판타지 서사가 확실함
: 편수가 쌓이면서 더 두드러지는데, 여주의 러브스토리 이외에도 확실히 판타지 세계관에 얽힌 다른 서사가 준비돼 있다는 게 눈에 보여. 소설 초입부터 특이한 세계관으로 쌓아 놓은 사건들이 최근 들어 막 터지는 중이야. 작가 트위터 보니까 플롯 짤 때부터 240화 이상이 나올 거라고 확신했다더라... 여러 이야기가 함께 얽혀 있다고.
이제 로맨스 얘기가 나와야 하는데... 음.. 작품소개부터 로맨스는 중후반에 몰빵이라고 돼 있어. 지금 110화 좀 넘었는데 로맨스 대체 언제 나오냐 싶었거든? 근데 작가가 생각한 회차가 240화 이상이면 아직 나올 때 안 돼서 안 나왔다고 보면 될 거 같아... 지금 한참 사건 터지는 중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아주 안 나온 것도 아냐. 일단 남주 후보가 두 명이고, 여주도 자기가 두 남자 사이에 있다는 걸 알아. 귀여운 짓 하고 글쎄? 내가 귀여웠나? 이런 거 하는 타입 아니라서 좋음. 로맨스 진전이 안 되는 건 여주가 자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야...=_= 감정과 이성이 별개로 굴러가는 타입. 대체 무슨 사건이 터져야 이 여주가 사랑을 긍정하고 태도를 바꾸게 될지 궁금해. 진짜로.
주연 커플이 느리게 나가는 대신 부족한 로맨스 요소는 서브커플이 채우고 있어. 작가피셜로는 이 서브커플의 운명은 주연커플의 선택에 달려 있다더라. 그래서 서브인 거라고. 주연커플은 세계의 운명을 건 스케일 큰 로맨스를 찍고, 서브커플은 오직 사랑을 위한 사랑을 할 거라 소설 내에서 가장 낭만적인 사랑을 할 거래. (조아라 연재 당시 언급함)
단점으로는 역시 느린 로맨스 진행과 요즘 로판답지 않게 상당히 많은 판타지 분량이야. 등장인물 어어어엄청 많아... 당장 여주 한 명, 남주 두 명, 속 터지는 여주 아버지에 고모, 여주 하녀 두 명과 여주 친구, 사촌, 동생, 에스코트 기사, 천재 마법사... 다 서사가 있는 인물들이고 스토리 내에서 역할을 하긴 하는데 가끔 헷갈려.
로맨스가 느려도 심리묘사가 자세하면 괜찮은데, 이 소설은 판타지 서사가 많아서 심리묘사가 잡아먹히는 경향이 있어. 등장인물들이 매력적이라 떡밥 조금 떨어지는 걸로 알아서 착즙하면서 읽고 있는데... 아... 작가님 제발 주연커플 서사 좀요.... 그리고 남주 후보 둘인데 어느 놈이 진남주인지도 좀 알려줬으면..... 내 주식..!!!!
그래도 사건 계속 터지니까 그거 보는 재미로 읽고 있다. 로맨스는 때 되면 나오겠지.(먼산)
조만간 판타지 많은 로판 추천하러 또 올게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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