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과 결말 등 중요한 스포가 있으니 아직 안 봤는데 스포없이 볼 예정인 톨은 뒤로가기를 눌러줘!
경성스캔들(2007년작)이 벌써 12년 전 작품이란 게 믿기지 않는다...
메인커플인 선우 완x나여경 커플(완자)은 차세대 독립운동가를 상징하는 동시에 희망편이고
서브커플인 이수현x차송주 커플(수송)은 당대 전면에 나섰던 독립운동가를 상징하는 동시에 현실편임.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송은 서로 사랑함에도 마음이 통해 함께 했던 시간은 짧고, 송주의 죽음으로 비극으로 끝난 커플이야.
반면 완자는 결말에서 재회로 끝맺음으로써 열린 결말로 끝난 커플이고.
열린 결말이지만 제작 의도를 생각할 때 완자는 해피 엔딩쪽으로 생각하고 싶어짐.
1화
6화
송주: 그대의 연인은 독립투사, 나의 연인은 변절자
청춘은 언제나 봄, 조국은 아직 겨울
아 해방된 조국에서 실컷 연애나 해봤으면
송주의 이 대사처럼 1930년대 말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하고 힘들었던 시대에서 청춘은 사랑을 함.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경성스캔들이 그 시대를 살아간 분들에 대한 예의도 시대에 대한 고찰도 없는 드라마는 결코 아님.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독립운동가인 네 주연의 서사도 관계성도 짜임새가 좋아.
경성스캔들 구조가 비슷한 상황이나 대화 구도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번 보니까 완자 커플과 수송 커플 상황도 유사한 상황과 대사가 꽤 있더라고.
모르는 사람을 위해 간단히 인물 소개를 하자면
선우 완은 독립운동가인 형(선우 민)이 절친(이수현)의 밀고 때문에 죽은 이후 룸펜으로 살다가 독립운동가인 여경과 얽히며 독립운동가로 각성하는 캐이고
나여경은 남매같이 지내던 사람이 독립운동가인 아버지를 밀고해 고초를 겪었으나 죽은 아버지처럼 독립운동가인 캐이고 그 당시 독립운동가의 마음을 잘 알 수 있는 대사를 많이 하는 캐이기도 함.
이수현은 선우 완의 형을 밀고하고 총독부 관리가 된 변절자 친일파인줄 알았으나 사실 사연이 있었고 친일파로 위장했지만 정체는 독립운동단체 애물단의 수장인 캐이고,
차송주는 경성 최고의 기생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지만 사실 이는 정보를 얻기 위한 위장이고 독립운동단체 애물단의 제일 가는 저격수이고 하는 말마다 명대사인 명대사 제조기인 캐야.
완자도 수송도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트루럽이지만 그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최고 장벽은 다름 아닌 일제강점기 하의 조국. 송주의 시대로 청춘은 언제나 봄이지만 조국은 아직 겨울인 상황.
조국 해방(광복)이라는 대의를 위해서는 사랑 같은 개인 감정은 뒤로 접어두어야만 하는가?
이에 대한 경성스캔들의 답은 15화에 나옴.
15화
여경: 저는, 하루라도 빨리 조국을 해방시켜야겠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고통받지 않고, 아무도 위험하지 않고, 사람이 타고난 품성 그대로 살아가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겠습니다!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마음껏 공부하고, 웃고 싶은 마음은 마음껏 웃으면서 살아가고, 사랑하고 싶으면 마음껏 사랑하고, 그렇게 살 수 있는 세상을 하루라도 빨리 만들어야겠습니다.
수현: 우리 세대가 아닙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일입니다. 우리는 당분간 이 위험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욕심을 버리세요.
이 위험 속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으세요. 그게 혁명입니다.
여경은 총을 들고 친일앞잡이 순사 이강구를 죽이러 가는 대신 여경을 구하다 다친 완이 있는 병원으로 찾아감.
그리고 완자 커플의 세 번째 키스신이 나온다!
완: 위험 속에서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그게 혁명이다.
부메랑처럼 수현에게 이 말이 다시 돌아옴.
수현은 송주를 찾아가고, 마지막화를 앞에 두고서야 수송 커플의 처음이자 마지막 키스신이 나온다!
그리고 두 사람의 행복한 순간도 잠시, 15화 끝에서 송주는 목숨을 잃는다...ㅠㅠ
두 커플 다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살기를 간절히 바람.
수현은 송주가 위험해지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에 송주가 부상을 입은 이후 거사에서 제외시키려고 하지만, 거사에 참여하겠다는 송주의 뜻을 꺾지 못 한다.
14화
송주: 결국, 여전히 나는 안 된다는 말이군요 그러니까. 도대체 언제까지 절 거사에서 제외시킬 생각이세요?
수현: 당신이... 안전해질 때까지. 그래서 내가... 더 이상 당신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때까지.
송주는 마지막까지 거사를 생각하며 총독부에 정체가 들통 난 자신이 애물단 수장이라고 속여 수현의 위장이 총독부에 들키지 않게 한다. 수현이 차마 송주를 쏘지 못 하고 팔을 내리려하자 수현이 총독부의 의심을 받지 않게 하려고 일부러 수현의 왼팔을 쏘는 송주. 참고로 수현이 총상을 입은 곳은 전에 송주가 총독부와 대치했을 때 입은 부상과 같은 위치인 왼팔이다.
16화
완: 잃고 싶지 않아서 그래.
너는, 너만은 잃고 싶지 않아서 그래. 너만은 살아줬으면 해서 그래.
존경했던 형을 잃었어. 친구였고, 누나였고, 동지였던 송주를 잃었어.
어쩌면 힘들게 다시 찾은 수현이마저 잃게 될지도 몰라...
너까지 잃는다면 나는... 살 수가 없어. 살아갈 이유가 없어져.
여경: 그래서, 날더러 지금, 당신 혼자만 사지로 보내놓고, 편하게 정화수 떠놓고 기도나 올리고 있으란 말씀입니까?
싫습니다. 못합니다.
저는 그렇게 비겁하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경의 결심은 굳건하고 완은 결국 여경을 설득하지 못 한다.
여기서 완자와 수송 결말이 달라지는 지점은, 애물단 수장인 수현이 여경에게 송주 이야기를 하면서 만주에 있는 조직본부에 군자금을 조달하는 일을 부탁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칠필살 6번째 대상인 친일앞잡이 순사 이강구의 처분도)
수현: 거사에서 살아남은 자가 있으면... 제가 됐든, 완이가 됐든 여경씨와 함께 갑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엔... 나여경씨 혼자 가주세요.
혼자만 살아남아달라는 어려운 부탁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수현의 대사처럼 이는 여경에게 쉬운 길을 맡긴 것은 아니다.
민이 형의 죽음에 이어 송주의 죽음까지 두 번 십자가를 지게 된 수현은 "나는 마음대로 죽을 자유도 없는 거야?" 하고 감정을 울부짖지 않았던가.
16화
수현: 왜, 나만 살아가라는 거야 왜!
나는 맘대로 죽을 자유도 없나? 나는 맘대로 살아갈 자유도 허락되지 않는 거야? 민이 형도, 그 여자도, 왜 나만 살려놓고 가는 거냐구 왜!
내가 이렇게 아픈데! 두 사람 대신 살아갈 내 앞날이 깜깜한데!
왜 조국의 앞날까지 생각해야 돼 내가! 내 인생이 이렇게 아픈데, 왜 다른 사람 인생까지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되냐구, 왜! 왜! 왜!
13화
수현: 살아있어줘서 고맙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아, 내 동지가 돼 주어서 감사합니다.
이 시점에서 수현은 송주에게 자신이 애물단 수장임을 밝히고, 송주에게 살아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함.
3화
수현: 죽지 마. 절대로 살아. 너를 죽이지 못 한 고통은 너를 강하게 만들 뿐이란 사실을 보여줘, 세상한테.
과거에 잠시 만났던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의 첫사랑임. 그때 수현이 했던 말은 송주가 기생집에 팔려갔을 때도 자결 대신 독립운동가로서 살아가길 결심하게 하는 데에 일조한 말이기도 함.
16화
여경: 살아있어줘서 고맙습니다.
여경이 완에게 하는 이 말은 경성스캔들 말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대사이기도 함.
16화
애물단의 마지막 거사 이후,
수현은 애물단의 비망록을 보며 죽은 송주를 떠올린다.
이때 내레이션으로 송주가 수현에게 남긴 말이 흐른다.
송주: 그래도 살아주세요. 당신은 살아서 반드시 행복해주세요.
한편 여경은 경성역에서 완이 오기를 기다린다.
이때 내레이션으로 완이 여경에게 마지막 거사 전 했던 말이 흐른다.
완: 살아줘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줘.
기차 출발 시간이 되고 완이 오지않았지만 여경은 떨어지지 않는 걸음을 떼며 만주행 기차를 타려고 한다.
완: 쉿! 쫓기고 있습니다. 잠시만 이대로 걸어가 주시겠습니까?
여경: 뻐꾸기
완: 뻐꾸기는 둥지로 날아갔겠죠.
여경: 검문이 있을지도 모르니, 미리 신발끈을 단단히 묶어 두시지요.
완과 여경은 1화 첫 만남 때와 같은 대화를 주고받고 둘이 포옹을 하며 경성스캔들은 막을 내린다.
제작진 인터뷰를 보면 이러한 결말이 그 시대를 살아간 분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경성스캔들은 일부러 열린 결말로 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