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객관화 넘나 잘되어있고 자기 잘난 거 넘나 잘 아는 정한이....
1. 그런 걸 묻는 의도가 뻔해서 웃음도 나지 않았다. 대청소에 내가 방해인가.
하지만 나 자고 있을 때 살뜰히 암막 블라인드도 치고 가습기에 물도 채워줬으면서 새침한척 하기는..
가소롭다는 비웃음을 숨기지 않고 쳐다보자 일조가 먼지떨이를 쥔 손에 힘을 줬다.
마치 그걸로 나를 털어내 버리고 싶은 것 같았다.
2. 이것이 저 두사람을 주인공으로 세워 놓은 각본의 드라마라면,
나는 재수없는 연적 역할일 것이다. 악당인 나를 물리치고 두 사람이 사랑에 골인하는 구도와 다를 바 없었다.
원래 적이 있어야 연애가 극적인 법이지만, 둘이 연애를 하건말건 썸을 타건말건 ....
가난한 이일조한테 커피를 무한제공하며 환심을 사건말건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니
둘의 연애에서 날 빼줬으면 좋겠는데.
---> 라고 하지만 둘은 1도 상관안하고 서찮은 혼자 끼어드는 중이라는게 킬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그나저나 49,000원이라... 삼겹살 3인분에 소주 한 잔, 냉면 한 그릇인가.
근데 왜 3인분만 먹었지?
---> 일조가 밖에서 카드긁고 결제문자 본 다음 혼자 추리하는건데 너무 하찮고 귀여움 ㅠㅠ
4. 고과가 안 좋아도 어쩔 건데. 까라 그러지 뭐. 오랜만에 불량한 마음으로 차를 거칠게 몰았다.
주차도 싸가지 없게 했다.
5. 그리고 진료를 받는 일조를 기다리면서 쪽팔리게도 또 울어버렸다. 왜 그걸 참아, 미치겠네.
혼자 얼마나 아팠을까, 하면서. 어린애처럼 엉엉 울었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냥 아주 조금, 눈물 살짝... 물론 일조는 모른다
---> 열받으니까 주차 싸가지없게 하고 혼자 훌쩍이는 정한이 ㅠㅠㅠ귀여워
6. 일조랑 같이 있는 중 정한이 폰으로 자꾸 전화오는데 안받으니까 일조가 받아야 되는 전화 아니냐
물었더니 정한이가 일조한테 짜증내버림.
" 미안, 짜증 내서 "
" 이런거 가지고 뭘... 난 익숙해"
일조의 덤덤한 표정에 마음이 쓰렸다. 친척들의 폭행이나 폭언에 익숙해졌기 때문이겠지.
이렇게 초연해 질 때까지 겪어야 했을 고통이 전이된 듯 가슴이 아팠다.
" 넌 자주 그러잖아. "
" ..... "
아, 내가 문제구나.
양심에 쿡 찔렸지만 나는 일조의 한 손을 꾹 잡은 채로 못 들은 척 했다.
7. 나한테 기적이 올 리 없지. 나는 절망적인 기분으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쿨럭쿨럭, 처량한 기침소리가 베개에 막혀 나왔다. 병원은 무슨? 그냥 이렇게 앓다가 죽자.
그럼 일조가 장례식에라도 찾아와 주겠지.
일조가 내 영정 사진 보면서 조금이라도 울어줬으면...
---> 일조가 안받아주니까 ㅋㅋㅋㅋㅋㅋ 사후에라도 관심받고 싶어함.
외에도 하찮은거 엄청 많은데 눈에 보이는것만 긁어옴 ㅋㅋㅋㅋ
아 엘베 발로차고 작동 안하니까 발로 안차기로 다짐한거랑
열받아서 핸들 내려쳤는데 흔들거리는거 보고 핸들 부여잡는것도 휴
정한이는 왜이렇게 하찮고 귀여울까
일조가 일침날리는것도 넘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정한이가 사실 크게 잘못한건 없는거 같은데 나중에 너무 매달리는거 보고 맘이 쫌 아팠음
하지만 일조도 너무너무너무 귀엽고 안쓰러워서 ㅠㅠㅠ 그냥 둘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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