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유머방에 적어야하나 공포방에 적어야하나 엄청나게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메인 주제가 귀신들린 집이다 보니까 공포방에 적어볼게...
이거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썰이라서 번역 자신없지만 톨들과 공유하고싶었어
심한방탈이거나 문제되면 자삭할게ㅠㅠ
이 이야기는 2017년에 인터넷에서 굉장한 화제가 된 한 미국 여성의 트위터에 올라와있는데
시작전에 알고있어야할점은 - 미국은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 관련 우스갯소리가 몇몇개 있어
(여기서 말하는 고정관념은 인종차별이나 혐오라기 보단 그냥 뭐 대체로 그런 성향이 있더라 정도?)
미국 공포영화들을 보면 대체로 흑인들은 의심이 엄청많고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캐릭터들이 많은 반면
백인들은 순진하게 악마의 불구덩이속으로 직진하는 캐릭터들이 많아..
예를 들면, 백인들은: "어머, 저 호텔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네? 무섭지만 들어가서 확인을 해야겠군!"
하지만 흑인들은: "어이쿠, 저 호텔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네? 얼른 뒤도 안돌아보고 토껴야겠군!"
이걸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읽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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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1일 - Oliva A. Cole @RantingOwl
여러분. 오늘 제가 말할게 있는데요...
오늘 아마 세상에서 가장 백인스러운 짓을 한것같네요.
저는 제가 이렇게 뼛속까지 백인여자일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하지만 이미 일어난일에요. 제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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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제 남편은 얼마전에 루이스빌로 이사를 했고 저희 새 아파트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다른 집을 알아보려고 여기저기 수소문했죠.
오늘은 부동산 중개인이 한 집을 보여주기로 한 날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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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살고있는 아파트보다 넓은 공간을 원했기에 주택을 알아보고있었어요.
오늘 본 주택은 조금 오래됐지만 정말 사랑스러운 집이였어요. 방갈로 양식의 주택이라니!
그걸 본 제 얼굴은 막 이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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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따라 또 비가 내리는 바람에 날씨도 참 우중충했어요.
오래된 주택. 그리고 탁하게 젖은 바위들...
제 남편이 읊조렸죠, "흠... 을씨년스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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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가 막 이랬어요,
"아냐아냐, 그냥 지금 비가와서 그래보이는거야! 진짜 사랑스러운 집인데 왜그래"
그리고 곧 중개인이 저희를 집 안으로 들여줬어요.
저희 눈에 제일 먼저 띈것은 집 안에 수상한 쇠격자 같은거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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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희*라고 했지만 사실은 제 *남편*이 눈치 챈거에요.
제가 막 왕관모양의 가장자리 인테리어를 칠렐레 팔렐레 구경하고있을때
남편은 그 쇠격자를 가리키며 물어봤어요 "어... 이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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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인: 오 그건 그냥 에어컨이랑 히터 송풍구에요!
나: 아 그렇구낭! (끄덕끄덕)
남편: ... 근데 그게 왜 이렇게 무슨 지하감옥 철창같이 생겼어요...?
중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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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집을 둘러보는걸 계속했어요.
이번엔 주방을 둘러볼 차례였죠.
저는 요리를 자주하는데 이 주방은 제가 원한것보다 작아서
저도 여기서는 그닥 탐탁치는 않았어요.
그리고 남편은 또 무언가를 발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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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창문에 이 긁힌 자국들은 뭡니까?
중개인: 오, 그건 그 창문이 조금 뻑뻑해 열기 힘들어서 그런거에요 그러다보니 여기저기 긁힌거겠죠.
나: 아 넹! (똘망똘망)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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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2층으로 올라갔어요.
정말 완벽한 미래의 아기방도 있고,
침실은 조금 작은듯했지만 정말 멋지고 큼직한 옷방이 딸려있었어요!
이 쯤 됐을때 제 표정은 막 이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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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옷방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어... 여기있는 이 작은 문은 또 뭡니까???
중개인: 무슨 문이요? ...어머, 이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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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그 문을 열었고 그 너머에는 아주 작고 어두운 방이 있었어요.
남편이 저를 보더니 귀에 속삭였어요.
"올리비아... 이거 ㅅㅂ 그 영화 [겟 아웃]에 나오는 그거같다...?"
그걸 들은 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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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인: 자,자! 그러면 이제 지하실로 가볼까요? 자 갑시다-
나: 네, 그래요!
남편: 글쎄...그...
우리는 지하실로 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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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은 사실 굉장히 깔끔하고 생각보다 어둡지 않았어요.
선반들도 많고, 의자 몇개가 놓여있었죠.
그리고 저 뒤에는 문이 하나 있었어요.
그 문에는 3개의 큰 자물쇠와 1개의 걸쇠가 걸려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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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보자마자) 저 문은 어디로 이어지는거죠???
중개인: (빠른답변) 어디로도 안 이어지는 문입니다! 저희는 저걸 열 열쇠도 없어요.
나: 오 ㅇㅋㅇㅋ (빠른수긍)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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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인: 음... 제 생각에는 아마도 뒷뜰과 연결될수도 있겠네요
남편: 그럼 대체 왜 저렇게 자물쇠가 많은거죠?! 막 몇개야 저게 다...?!??
중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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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인: 그으...러면 이제 뒷뜰을 보러 갈까요?
나: 좋아용!
남편: 아 신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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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뒷뜰로 나갔고 꺅! 저는 첫눈에 사랑에 빠졌어요!
정말 정말 정말 마음에 쏙 들더군요!
완연히 핀 장미꽃들과 그 및 예쁜 식물들, 모닥불을 피울수있는 공간도 있고...
아마도 마귀를 막기위해 자물쇠가 달려있었던 문은 이미 기억 저 너머로 날려버린 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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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뜰에는 격자로 된 나무 판막이 같은게 집 하단부분을 살짝 가리고있었어요.
저는 그 격자 뒤로 문을 하나 보았죠.
나: 저기있네! 저기 문 있잖아~ 뒷뜰로 나오는게 맞네! (씐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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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자기야... 저 문은 방향 상 지하실 반대쪽에 있는 벽에 달려있는거야...
(아무것도 없는 벽을 가리키며) 이 쪽이 자물쇠가 있는 문이 달려있던 쪽 벽이야...
내 표정: (동공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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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이 맞았어요....
다시 보니 제가 본 문은 지하실 안쪽을 볼수있는 작은 유리창문같은게 달려있었어요...
자물쇠가 있는 문이 있어야할곳은 반대쪽 벽이였는데 정작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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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인: 자 그럼 이 집을 계약하기 위한 서류는 여기있고 혹시 온라인상으로 발급받고 싶으시면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다른 세부사항을 보여주기 시작함)
나: 아...예...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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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차에 타서 지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잿빛도로를 운전해 나갔어요.
저는 남편에게 조심스레 물어봤죠, "그래서... 어떻게 생각해?"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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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여러분,
우리는 모두 다 이런 스토리의 영화를 본적이 있어요.
백인 여자가 누가봐도 멍청한 행동과 결심을 하며 너무나도 뻔한 마귀의 수작에 걸려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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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러분! 접니다!!
제가 오늘 그 멍청한 백인 여자였습니다!!!
빌어먹을 장미정원과 고풍스런 붙박이 식기서랍장때문에
귀신에 씌일뻔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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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백인스러움이 그 놈의 하드우드 플로어와 포르셀린 욕조에 반해
마귀의 굴로 당당히 들어가 12개월동안 컨저링을 찍을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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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이 쳐진 베란다에 홀려 헬렐레하는 제 멍청한 꼬라지를 본 마귀가 저를 쫒아 저희 집까지 따라왔을까봐
걱정돼서 세이지 향신료에 불을 붙여야하나 심각하게 고민중입니다.
(※서양에서는 귀신을 쫒을때 세이지에 불을 붙임. 우리나라가 소금뿌리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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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여러분.
그 보다 더 중요한건, 이런 멍청한 여자와 결혼한 제 불쌍한 남편을 위해서 더욱 기도해주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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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방금 어떤 백인여자가 저한테 이런 답글을 단 걸 봤어요.
"어머, 포르셀린 욕조가 있었다구요? 아 그럼 이해가 되네요ㅎ"
이것봐요. 우리는 정말 못미더운 존재랍니다.
스티븐 킹이 쓰는 인테리어 프로그램도 아니고...;;
(※스티븐 킹 - 미국의 공포스릴러 거장 작가. 대표작: [샤이닝], [미저리], [그것]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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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이 트윗이 유명해진후
어떤 흑인 여성이 이런 답글을 달았다.
"하 이거 엄청 웃기네요. 저기 그런데... 궁금한게 하나 있는데요.
뭐 못된 심보로 물어보는게 아니구
혹시 남편이 흑인이에요???
그 의심증 레벨이 보통 레벨이 아닌것 같은데?ㅋㅋㅋㅋ"
올리비아:
"ㅋㅋㅋㅋㅋ 네 맞아요. 저희가 살아남을수있었던 유일한 이유죠ㅋㅋㅋ"
출처:
https://twitter.com/RantingOwl/status/862681410565525504
ㅋㅋㅋㅋㅋ존웃ㅋㅋㅋㅋ번역 수고 찰지게 잘했어 고맙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