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아선호사상 최고조에 태어난 톨이다. 반마다 몇대독자 누나 여덟명 있는 남자애 몇명씩 꼭 있었음
그 시대에 태어난 남자답게 어릴때부터 싹수가 많이 보였다 뭔말인지 알지ㅎ
개중에서도 정말 심한 남자애가 있었다.
누나가 6명인 3대독자.
이름도 똑똑히 기억나는데 당연히 쓰면 안되고ㅎㅎ
얘는 어릴때부터 정말 무서웠다.
갑자기 얘기하다가도 어? 지집년이 얘기하네?라면서 옆에 여자애를 무작위로 때린다거나
정말 유치한 말싸움중에 멱살을 잡는다거나 목을 조른다거나 그런 행위들을 해대서 남자애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좀 나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애가 뭘 배우고 자라서 이렇게 됐는지 알것 같음
문제는 얘가 학년을 거듭할수록 상태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나는 3학년때까지만 같은 반이고 4학년때 갈렸는데
쟤가 4학년이 되고나서 걸스카우트인 6학년 언니 얼굴에 탠트 못을 찍어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쟤는 보이스카우트였음)
당연히 양측 부모님이 왔으나 6학년 언니가 싸가지없게 대해서 쟤가 화나서 그랬다는 결론이 나고 학교 내에는 여자애들이 싸가지없게 하면 때려도 된다는게 불문율로 자리잡았다 ㅎㅎ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건 5학년 때였던 것 같다.
당시엔 학교 앞에서 매추리나 병아리 같은 걸 팔았는데 쟤가 병아리를 사왔더랬다.
그리고 그 병아리를 물통에 담아서 흔든 뒤에 굴리면서 놀다가 창문 사이에 병을 두고 창을 닫아서 병을 깨트렸다는 것이다.
이걸 전해준 애는 다른 남자애였는데 눈빛이 멍한게 제정신이 아니었다. 얘도 많이 놀란것 같았음.
놀라운 건 대부분의 남자애들이 저기에 동조했으며 중간까지 재밌어 했다는 거다.
생명을 희롱하다 죽이는 것에 일말의 양심도 없었던 것임 ㅎㅎ
학교에서도 아무말 없었음 병아리 판매자를 불법이라고 욕할뿐 ㅎㅎ
그리고 이 뒤에 중고등학교는 같이 안 가서 대학교때까지 잊고 살았는데 대학교때 쟤 소식을 또 들었다.
(아파트가 엄청 몰려있는 곳이라 어쩔수 없이 비슷한 연배들 소식이 꾸준히 들어온다. )
쟤가 여자애 하나를 좋아해서 쫓아다니는데 여자애가 자꾸 빼서 쟤가 여기저기 찾아다닌다고 ㅎㅎ
그 여자애는 나는 모르고 다른 친구는 아는 애였는데 쟤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고 함.
그 여자애네 엄마가 우리 딸 쫓아다니는 남자가 있다고 웃으면서 자랑했던 기억은 난다.
그리고 반년쯤 뒤에 그 여자애네는 이사갔다.
여자애가 크게 다쳤다고 했다.
여자애네 할아버지도 크게 다쳤다고 했다.
당시엔 이유를 몰랐어. 하지만 지금이라면 알 것 같다.
또 얼마 뒤에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괴한이 습격한 일이 있었으니 조심하라며 씨씨티비 사진이 엘리베이터에 붙었다.
몇호엔가 사는 여자 하나가 저 괴한한테 두들겨 맞았다는 것이다.
그 괴한은 곧 잡혔다.
쟤랑 초등학교때 잘 어울려 놀던 남자애 중 하나였다.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해서 여자애를 때렸다고 했다.
그리고 그 괴한과 여자친구라는 사람은 몇달 뒤에 결혼했다
사랑싸움 거하게 했다고 동네 아줌마들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쟤도 결혼했다.
잘 사는 것 같다.
잘 살고 있겠지. 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