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라는 말이 무색하게 강주한이 머물 방은 아늑하게 꾸며져 있었다. 하선우는 객실을 훑어보았다.
커다란 침대가 하나, 침구도 하나, 그러나 현관에 놓인 슬리퍼는 두 개였다. "꼭 두 사람이 한곳에 머물 것처럼 꾸며진 방이었다."
다 하난데 슬리퍼만 두개인 게 의심스럽다ㅋㅋ울산에서도 일부러 2인1실 사택 잡으신 전적이 있으시니ㅋㅋ
이래놓고 또 유혹하는 수컷 공작새 날개짓 한다ㅋㅋ
강주한은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청년 같은 분위기로 말했다.
“자고 가요.”
결국 선우가 눈치를 채잖아ㅋㅋㅋ
호텔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밀착되었던 몸, 곤돌라 안에서 무릎에 얹어진 그의 커다란 손의 감촉, 살결을 스치던 나직한 숨소리, 사나웠던 하선우의 시선에 이채를 띠던 눈동자, 그리고 그 당시로선 이해할 수 없었던 강주한의 말. 실수할까 봐요. 눈빛과 체온, 미묘한 뉘앙스의 작은 조각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가 늘어놓았던 단서들을 오독하지 않으려 신중함을 기울이던 하선우는 느리게 그것들을 매듭짓기 시작했다. 결국 모든 것이 한 점으로 수렴되었다. 성적 암시였다.
자꾸 이렇게 덫을 놓으니ㅋㅋ
강주한의 시선이 이마와 가는 잔머리 사이에 맺힌 땀에 머물렀다.
“덥습니까.”
땀에 젖은 앞머리를 개의치 않고 넘겨주며 그가 물었다. 진땀에 젖은 잔머리 사이를 부드럽게 헤집었다. 그의 검은 눈동자와 눈을 맞춘 하선우는 입술을 당겨 조금 웃었다.
ok.접수완료ㅋㅋ
고개를 들어 가까이 얼굴을 가져가자 매만지던 강주한의 손이 멈칫했다. 이런 빠른 충동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냉랭한 눈가가 흔들거렸다. 미처 생각할 겨를 없이 입술을 부딪쳤다. 닫혀 있던 강주한의 입술이 벌어진 것은 그로부터 수 초 뒤였다.
엄훠~
(중략)
그의 남은 손이 하선우의 손목을 잡아 침대로 눌렀다. 매트가 움푹 파이도록 힘을 준 팔에 강주한의 체중이 실렸다. 몸이 밀착되었다. 하선우는 강주한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강주한의 눈가 너머로 뭔가가 흔들거렸다. 검은 물이 응고된 것 같은 눈동자에 나약한 흰빛이 어른거렸다. 마치 그조차도 확신에 이르지는 못했다는 듯이, 엄격한 검은 눈 위로 너울 같은 고민과 의심이 포개졌다.
“없던 일로 하기엔 너무 늦어버렸죠.”
“그러니 오늘 밤 실수해버릴까요.”
강주한은 처음부터 하선우와의 실수를 기다려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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