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위스탈리아 클라리네스
Zen Wistaria Clarines
전부터 생각했던 게 있어.
내 지위는 때론 사람을 억압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지.
"있잖아, 미츠히데.
만약 언젠가... 나한테도 마음을 주고 싶은 상대가 생기면 말이야.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하고 상대가 그에 응해줬을 때.
그게 진심에서 나온 대답이라고,
거역할 수 없어서 나온 대답이 아니라고
내가 믿을 수 있을까?
상대가 나를 정말 필요로 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을 정도의 상대를
만날 수 있을까?
(만나서 다행이야 젠ㅠㅠ)
솔직히 내게 빨강머리 백설공주라는 작품이 훅 치고 들어온 게
젠의 이 대사 때문이었어서 젠은 내게 있어서 뭐랄까 조금 더 애틋한 캐릭터야.
아 훈훈해.... 꽃밭이구나.... 하며 빨백을 가볍게 읽고 있던 내게
이 대사에서 한 왕국의 왕자의 고민이 꽤 현실적이고 묵직하게 다가왔거든.
캐릭터가 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달까.
자신의 지위에 대해서도, 지위가 갖는 강압성에 대해서도 자각을 갖고 있어서
때로는 사람을 의심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강한 인연을 바라는,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진심을 보이려 노력하는 왕자님이 젠이야.
우리 예쁘고 이상적인 젠 왕자님. 젠이 백설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젠이 백설을 좋아하게 된 이유>
한결 같다고 하면 백설이 그렇겠지.
신분을 숨긴 내가 정체를 밝히건
관계가 어떻게 바뀌어도 틀림없이 근본은 변하지 않을거야.
계속 친구로 지내줄 거라고 생각해.
그런 아이니까.
백설은 숲속에서 만난 일개 청년인젠을 대할 때도, 젠이 왕자임을 알았을 때도 태도가 변하지 않았어.
위의 고민을 갖고 있던 젠이 이런 백설을 사랑하게 되는 건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 아니겠어?
백설: 젠이 너무 소중하고,
존경스러워서
힘이 되어주고 싶은데,
사랑도 한다는 걸 알았어.
젠: 네가 나한테 준 걸 얼마나 돌려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난 너와 쭉 함께하고 싶어.
곁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어.
넌 확실히 날 강하게 해주니까.
그러니까 내 손을 잡아주면 안될까.
백설: 네 왕자님.
서로 함께 걸어가자며 이 예쁜이들은 연인이 됩니다.
<백설을 만나 생긴 젠의 변화>
"넌 확실히 날 강하게 해 주니까"
"앞으로 몇 번이건
오늘의 기억이 내게 용기를 줄 거야."
'너를 만나서 강해졌다' 이런 건 진짜 진부한 소리이긴 한데 젠은 진짜로 강해지거든.
그게 보이는 게 형님과의 관계에서야.
젠은 국정 문제나 전략적 문제에 있어 형님의 선택에 대한 절대적 신임을 갖고 있고
안하무인 형님을 대하기 어려워하는 것도 있어서 이자나의 말을 따라왔어.
그런 젠이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피력하게 된 게 백설에 관한 문제 일 때거든.
이것 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습니다.
젠이 처음으로 형님에게 양보할 수 없는 의지를 표명한 순간.
와 젠 많이 콧따..................♥
이자나가 아마 가장 잘 알걸. 백설과 함께 한 이후로 젠이 자기랑 마주할 수 있게 됐다는 거.
젠은 백설로 인해 형님에게도 굽힐 수 없는 자기가 지켜야 할 인연이 생기고
그로 인해 이자나에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수 있게 되고
점점 이자나가 시키지 않은 일까지 스스로 할 줄 아는 왕자로 성장하게 돼.
백설이 진짜로 젠에게 힘을 실어준 게 맞음.
백설은 한나라의 왕자인 젠의 곁에 당당히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힘으로
젠은 백설을 왕자비로 맞을 수 있는 힘과 정당성을 갖겠다는 마음을 힘으로
서로 강해짐
<젠이 백설을 묘사하는 단어들>
"젠은 멋있어."
"너도 그래."
진짜 멋진데
넌 그냥 네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면 돼.
백설이 있는 그대로가 옳은 거라며 주변은 신경쓰지 말라고 격려해주고
무언가를 타파하기 위해 행동하는 건
그 아이의 특기니까요.
어떤 상대 앞에서도 당당하게 백설을 믿고 긍정하는 말을 해.
이래서 난 네가 소중해
2년이나 자기와 떨어져 연구를 하러 가려는 결정을 혼자 내린 백설의 말을 듣고 항상 앞을 향해 가는 백설이 소중하다고 얘기하는 젠. 언제나 백설의 선택을 존중하고 서포트 해준다.
(왜 비웃는 짤처럼 나왔찌.....)
소중해, 멋있어, 원하는 대로 행동하면 돼
물론 예쁘다는 소리도 하지.(우리 백설이 얼마나 예쁘다구) 그런데 젠의 언행을 보면.. 백설을 왕자비로 맞고싶은 사랑하는 여성 이전에 믿을 수 있는 한 사람으로서, 실력있는 약제사로서 존중하는게 먼저 보이고. 자기가 느끼는 그대로 항상 긍정의 말을 아끼지 않아.
<백설을 지켜줘야 할 때와 아닐 때의 온도차>
백설은 약학자이자 약제사이며, 학자로서의 힘은 있지만 전투력이나 무력은 거의 없어.
그러니까 흔히 '납치당하는 공주님' 포지션이 되기도 하는데 이럴 때 젠은 당연히 백설을 걱정하고 안달나서 지켜주려고 해
그래서 지키러 열심히 달려오고, 늦어서 미안하다고 책임감을 느끼며 사과도 함.
젠 울먹이는 거 보이니?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에 처하니 자기도 가슴아파하는 모습ㅠㅠ 그냥 분노나 걱정이 아니라 공감하고 진짜 가슴아파 하는게 느껴짐. 젠백설 진짜 너무 예뻐,,
'백설. 목소리를.'
당황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백설에게 괜찮냐고 묻는 방법이 목소리를 들려달라는 거ㅋㅋ
대사 너무도 왕자님이셔.
하지만 학자로서는?
'할 일이 있으니까. 너도 그렇잖아? 백설'
알 수 없는 병으로 벌써 수 많은 사람이 쓰러져 중요한 관문을 폐쇄해야 하는 상황까지 온 시점인데도
백설을 걱정하는 반면, 지켜주지는 않아.
학자로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이 있는 백설이거든.
그래서 이 때는 손을 맞잡거나 끌어안으면서 '마음'을 나누기보다는
이렇게 하이파이브 하듯 '결의'를 나누고 헤어진다.
그리고 학자로서 자신을 믿어주고
자신의 일을 하도록 등을 떠밀어 준 젠이 고마운 백설.
사랑하는 '젠'이 아닌 '젠 왕자님'께 고맙다고 인사하고 눈물을 찔끔 흘린다.
왕자와 약제사로서의 신뢰가 찡하지 않니.
젠은 백설을 걱정하고 백설이 위험에 처하면 그게 가슴아파서 진심으로 슬퍼하기까지 하면서 지켜주면서도
젠은 학자로서 자신이 할 일이 있는 백설은 지켜주기보다는 믿어줘.
항상 한 사람으로서, 약제사로서,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백설을 믿어주는 젠.
최고.
<백설의 선택은 온전히 백설의 몫>
네가,
백설이 앞날을 정할 때에는
난 네 옆에 있고 싶어...
정말로....
난 여기서 젠이
백설이 앞날을 정할 때 상담해 줬으면 좋겠다거나, 의견을 물어봐줬으면 했다거나.. 그게 아니라
'옆에 있고 싶다'는 게 너무 좋더라ㅜㅜ
네 앞날의 선택은 온전히 너의 몫이란 거.. 그저 거기에 자기도 힘을 실어주고 싶다는 거.
아 진짜 쓰면서도 찡해ㅠㅠ 진짜 젠은 이상의 왕자님이야.
<백설의 마음과 기분과 페이스가 중요한 왕자님>
"백설은... 이곳에서 며칠간 의미있는 생활을 했습니까?
웃었습니까?"
"음.."
"다행이다."
클라리네스 왕국으로부터의 손님인 백설이 납치당해 자칫하면 외교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 탄바룬 왕자가 사과하니
탄바룬에게 책임을 물으러 온 게 아니란 것도 드러내며 백설이 어땠는지를 묻는다.
자기에게 중요한 것. 백설이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는지, 웃었는지. 그게 중요한 젠.
그리고 백설을 잘 대해줘서 고맙다고 되려 탄바룬에 예를 표하는 젠.
백설에 대해 묻는 것도 라지 왕자에게 정중하게 예를 표하는 것도 너무도 왕자님다웠다.
백설! 즐거웠어?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일을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자기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절대 조급해 하지 않아.
백설의 기분이랑. 백설이 얼마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지랑.
백설의 페이스를 항상 먼저 생각하는 젠.
<키스는 또 얼마나 다정하게 하게요?>
밀어붙여도 백설 머리 다치지않게 감싸주는 건 잊지 않는 젠
스윗하고 다정하고
<끝내기 아까워 올리는 얼굴도 예쁜 젠>
엉엉ㅠㅠ 마음도 언행도 얼굴도 다 예쁜 우리 젠 왕자님ㅠㅠ
젠은 멋지고 잘나서 왕자님이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정중하게 진심을 다해 대하는데 있어 특히 더 왕자님스러움이 느껴지는 왕자님이야.
(왕자님은 필요없어도 젠 같은 남자는 많아야 하는데!)
연인다운 행동은 코딱지만큼 하고, 맨날 일만하면서 잘 만나지도 못하는 근로커플인데다
뜨거운 질투도 없고, 불타는 사랑도 아니지만
젠&백설 관계는 사랑 이전에 존중과 신뢰의 서사야. 그 이후에 사랑이 잔잔히 스며드는 거지.
그래서 난 얘네가 너무너무 예뻐.
언제나 많은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서로 믿고 사랑하며 나란히 서있길♥
전에 썼던 오비 글과 비교해봐도 재밌지 않을까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