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가방이랑 내용물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 가방사공이 뜸해서 서운해... 솔선수범해서 내 가방부터 열어서 보여주면 가방사공이 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사진 찍어봤는데, 주변인들 몇몇이 지적한대로 '적과 흑(+백)'으로 단박에 요약되는 내 취향이 너무 여실히 드러나있어서 웃김 ㅋㅋㅋ
왼쪽 위부터:
1. 몰스킨 2019년 플래너. 표지의 견고함이나 플래너 자체의 두께, 종이 두께, 내지 구성 다 마음에 들어서 매년 사고있어. 다 쓰면 책등 부분이랑 표지 우하단 부분에 사용연도를 적어서 보관하니까 헷갈리지 않고 좋더라고. 정말 실용성 그 자체를 위해 쓰는 플래너라 내용은 꾸룸에 공개할만한 것이 아니라 패스.
2, 3. 볼펜과 선글라스. 볼펜은 해외출장 다녀온 동료가 사다준 것. 잉크가 의외로 파란색이라 놀랐는데 유럽에서는 검정펜보다 파랑펜이 대세래.
4. 반스 앤 노블의 이북 리더 누크(NOOK). 글로우라이트 3 모델이고 한국에선 '누글삼'이라는 귀여운 애칭이 있더라 ㅋㅋㅋ 펼친 모습은 밑에서!
5, 6. 멸균티슈와 차키. 어쩌다보니 티슈마저 빨강이네. 키링 마음에드는 게 있으면 사서 달려고 벼르고 있는데 마땅한 걸 못 찾아서 맨키(?)로 갖고다니고 있어. 난 물건 살 때는 마음에 쏙 들지 않으면 아예 안 사는 게 낫다는 주의라 필요한데도 안 사고 있는 물건이 많음. 왜 적당히 타협할 줄 모르고 이렇게 까탈스러울까 ㅋㅋㅋ
7. 화장품 파우치. 견고하고 많이 들어가서 좋음. 대충 눈치챘겠지만 난 '적과 흑'만큼 '흑과 금' 성애자이기도 한데, 사진상에선 잘 안 보이지만 파우치의 폴카 도트 무늬를 이루고 있는 글리터가 금색이라 예뻐!
8. 지갑. 손이 작은 편이라 큰 지갑보다는 반지갑을 선호함. 두께도 얇은 걸 더 좋아하긴 하는데 미국에서 지내다보니 동전 쓸 일이 많아서 두툼한 두께를 감수하고 동전칸이 큰 지갑을 샀어.
9. 이어폰 케이스. 그냥 기본 아이폰 이어폰. 줄이 너무 잘 꼬여서 케이스에 넣어 들고다녀. 운전을 하다보니 한국에서처럼 이어폰 쓸 일이 자주 있진 않은데 없으면 서운한 순간이 은근히 생기더라. 운동할 때 요긴하기도 하고.
10. 탱글 티저 컴팩트형. 엉키기 대장인 내 머리카락의 구원자임.
1. 누크 케이스를 펼치면 이렇게 생겼어. 기기랑 맞닿는 케이스 안쪽면이 안경 닦는 천처럼 보들보들한 재질이라 마음에 듦. 누글삼에는 리디 페이퍼 프로 롬을 올려서 한국 책 전용 리더기로 쓰고 있어. 한국책은 웃돈을 줘야 구할 수 있는 미국에서 아주 요긴하게 사용 중.
2. 잘 정리한다고 해서 넣었지만 이미 엉켜있는 이어폰 ㅜㅠ 에어팟 사고싶다.
3. 지갑 두께 보여주려고 찍은 사진. 전에 쓰던 얄팍한 지갑에 비하면 정말 엄청난 볼륨임 ㅋㅋㅋ 그래도 (사진에선 안 보이지만) 지퍼로 잠그게 되어있는 저 동전칸이 아주 크고, 동전칸 내부가 둘로 나뉘어 있어서 만족. 미국 동전들은 한국 동전이랑 크기도 다르고 구분하기도 헷갈려서(왜 5센트짜리가 10센트짜리보다 큰 건지 정말 의문... 그리고 5센트짜리랑 25센트짜리 크기가 너무 비슷해서 급할 땐 아주 성이 남) 미리 분류해놓을 수 있게 되니 아주 편리해.
4. 파우치 내용물은 아래에서.
5. 탱글티저 컴팩트형은 이렇게 아래쪽에 끼울 수 있는 케이스가 있어서 빗살 부분이 보호됨! 머리 잘 엉키는 사람이라면 제발 사세요.
파우치 내용물들.
1. 세포라표 기름종이. 한국 국민 기름종이인 클린 앤 클리어 파랑 기름종이랑 색상이나 재질 다 비슷한데 크기가 훨씬 크고 흡수도 잘 되어서 쓸만함. 그런데 8달러나 해... ㅜㅠ
2. 파우더 팩트.
3. 롤온 퍼퓸 오일. 액체형이 아니라 오일혐이라 그런지 향이 은은하게 오래 가. Riddle이라는 브랜드인데 난 다른 곳 향수는 안 쓰고 여기에 정착함.
4. 핸드로션. 태국 바와 스파에서 산 건데 보습력이나 향이나 진짜 나무랄 곳이 없는 내 이상형 핸드로션 ㅜㅠㅠㅠ 더 사올걸. 막간을 이용해 바와 스파를 평해보자면 정말 강추 대강추임. 건물 내외부 다 아름답고 분위기도 편안한데다 마사지사분들 실력, 친원분들 친절 다 최고였어.
5. 멀티밤. 밀크 메이크업이라는 데사 나온 건데 미니 사이즈고 롤온 타입이라 갖고다니기 편해서 요긴하게 사용 중. 쿨링 효과가 있어서 열감 느껴질 때 바르면 좋더라고.
6. 한국에서 공수해온 인공눈물. 일회용인데다 용기가 플라스틱이라 불필요한 쓰레기가 많이 생겨서 대체품을 찾고 있는데 좀처럼 사용감이 똑같은 걸 못 찾겠네 ㅜㅠ
7. 바이트 뷰티 아가베 립 마스크. 이건 립밤계의 혁명이야...! 본래 용도는 자기 전에 바르는 립마스크인데 난 갖고다니면서 수시로 바르고 자기전에도 바름. 세상 입술건조인들이 다 이걸 썼으면 좋겠어. 아가베 시럽으로 만들어서 심지어 맛도 달고 좋음.
8. 립슬로스. 끈적임 적으면서도 광택이 유리알 같음. 어째 점점 화장품 리뷰가 되어가네 ㅋㅋㅋ
9, 10. 미국을 휩쓴 글로시에의 베스트 셀러 '보이 브로우'(우)와 그 짝퉁인 컬러팝의 '브로우 보스'(좌) ㅋㅋㅋ 색소가 들어잇는 브로우젤(브로우 마스카라?)인데 세상 편하고 좋음. 보이 브로우를 알게 된 이후 난 펜슬 안 쓰고 젤만 씀. 짝퉁은 어디 쓸만한가 보려고 사봤는데 용기 크기까지 똑같이 맞추고 색깔 상하 반전만 시킨데서 최대한 베껴보려는 컬러팝의 성의가 느껴짐 ㅋㅋㅋㅋㅋ 보이 브로우만큼 좋진 않은데 가격이 3분의 1인 걸 감안하면 쓸만해.
과연 위의 물건들이 저 가방 하나에 다 들어가나 싶겠지만 들어갑니다! 대신 테트리스처럼 크기를 맞춰서 차곡차곡 잘 쌓아야 함 ㅋㅋㅋ 그럼 여기까지 할게. 가방사공이 늘어나는 꾸방이 되면 참 좋겠다 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