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나의 꿈이 뭔지 걔 입으로 들어본 적이 없다는 거야...
나는 그걸 생각하면 너무너무 미칠 것 같애
그 똑똑하고 잠재력 많은 애가... 저기 나오는 애들 중에 젤 천재성 엿보이는 앤데
늘상 채우려고 했던 게 고작 밥 빌어먹을 욕구, 어딘가에 소속되고픈 욕구였다는 게...
예서처럼 서울의대에 가고싶다든가.. 허무맹랑하더라도 하버드도 꿈은 꿔볼 수 있잖아
근데 세리가 하버드 대학 얘기할 때 혜나 표정 기억하는 톨 있니
다른 애들 다 감탄하면서 들을 때 얘 혼자 어두웠던 거
매번 밑바닥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서 그런 꿈은 꿔보지도 못 했다는 게
너무너무 슬프고 그 생각만 하면 눈물 나...ㅠㅠ
우리 혜나 잠재력은 이~~~따만한 앤데 틈만 나면 허겁지겁 그 밑바닥 욕구부터 채우려했던 거...
수행평가의 취지가 무엇인지도 알고 있는 애가 다른 애 대리수행평가해줘가며 자기 양심 접고 이건 우리 엄마를 위해서야 라고 합리화했을 그 시간들 생각하면....ㅠㅠ
그런 삶을 살아야했다는 게,
돈이 필요해서, 엄마가 필요해서 그렇게 살아야 했다는 게 너무 슬퍼ㅠㅠ
엄마 있을 땐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돈도 벌고 엄마랑 이런 저런 얘기 하면서 어느 정도 안정돼 있었던 거 같은데
캐슬 들어간 뒤론..ㅠㅠㅠㅠㅠ 너무 외로워보였어...
혜나가 우주한테 너는 내가 왜 좋아? 나 같은게.. 물을 때 혜나의 근본적인 외로움이 너무 깊어보여서 이거는 가족 말곤 아무도 못 채워주겠구나.. 싶더라.
혜나가 평생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거 유년의 행복 유년의 기쁨 충만함 사랑 같은 단어들 말이야
혜나는 늘 그게 갖고 싶어서 밑바닥 박박 기며 살겠구나 싶어서 ㅠㅠ 너무 마음이 아팠어
나는 혜나 꿈이 뭐였는지 딱 한 번이라도 들어 보고 싶었어
어쩌면 혜나도 의사가 되고 싶었거나 아님 이수임처럼 작가가 되고싶었을 수도 있고 교사가 되고싶었을 수도 있고 아님 정말 돈 안 되는데도 너무너무 하고 싶은 직업이 있었을 수도 있었잖아...
근데 이젠 그걸 영영 들을 수 없게 됐네...ㅠㅠ
혜나가 내 앞에 있으면 꼭 안아주고 말하고 싶다... 너를 왜 좋아하냐면 너만이 그렇게 살 수 있어서였다고.. 니가 너무 열심히 살아서 좋아졌다고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