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링크 : https://www.dmitory.com/comic/61948710
댓글 달아준 토리들 보고 씐나서 바로 다음 글 찌러왔어 ୧༼ ヘ ᗜ ヘ ༽୨
책 어떻게 구하냐고 물어보는 토리들이 꽤 있었는데, 나는 아마존재팬에서 중고로 구매했고 지금도 아마존에서 중고로 구할 수 있어!
다만 일본어 서적이고, 현지 배송+해외 배송때문에 배송료가 두배로 든다는 점 유의해야 해 TT
이번 글도 토리들이 잘 읽어줬으면 좋겠담 ㅎㅎ
이번 편으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코시로 얘기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미미, 죠, 타케루, 히카리 얘기는 3편으로 나눠써야 할 거 같아.
이렇게 길게 끌 생각 없었는데 괜히 민망시럽다 ㅜㅜ
그럼 부디 이번에도 잘 읽어주길 바래!
*
디지몬 어드벤처 소설판이란?
▶ 디지몬 어드벤처/02(파워디지몬) 의 시리즈 디렉터인 카쿠도 히로유키와 각본가 중 한 명인 마사키 히로가 집필한 공식 소설. 일본에만 발매되었으며(현재는 중고로만 구할 수 있음) 국내에는 미정발.
(※ 애니 대사는 더빙판 기준)
디지몬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vs 소설판 ~문장각성편~
3. 타케노우치 소라
> 소라는 시점의 차이만 있을 뿐 (애니메이션은 소라 시점에서 전개, 소설판은 피요몬 시점에서 전개) 애니랑 소설 전개가 거의 똑같기 때문에 소설판에서 드러난 소라의 심리 묘사만 설명하고 넘어갈게
(1)
(2권 p.111)
※ 피요몬 시점에서 소라와 대화를 하는 형식으로 전개됨
소라의 엄마는 모든 제자 분들의 엄마 같은 거야? 그런 건 아니지만, 언제나 모두를 신경써야만 하는 거구나. 당주의 입장이라니 그게 뭐야? 언제나 반듯한 모습으로 있어야 한다니 정말 힘들겠다. 당주의 아가씨라고 불리는 게 소라는 싫은 거구나.
아빠는? 소라는 아빠를 정말 좋아하는 거네.
그런데 학교의 선생님인데 언제나 집에 안 계시는 거야? 대학교의 선생님이란 건 바쁜 거구나. 그러면 소라의 엄마가 아빠의 대신도 하고 있는 거네.
엄마가 아빠를 소중히 생각하지 않다니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줄곧 집에 안 계시는데 엄마는 아빠를 만나러 가거나 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거구나. 엄마에겐 애정이 없으니까, 하고 소라는 생각하는 거지. 그렇구나, 그래서 소라는 자신에게도 애정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구나.
소라의 엄마는 소라가 축구하는 걸 반대하는 거야?
그건 아니지만, 그 시합은 안 된다고 말씀하신 거구나. 그래서 시합에서 져버린 거고.
그야 에이스 스트라이커가 없어선 안 되지. 소라는 모두를 위해 뛰고 싶었는데 말이야.
애니(어드벤처)에서는 소라의 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 소설에서는 이렇게 잠깐이나마 아빠에 대한 얘기가 나와.
사실 소라 아버지는 파워디지몬에서도 한 번 등장하는데, 일색 때문에 국내에선 방영되지 않았어.
↓ 이 분이 소라 아버님이고
어드벤처 기준으로 도쿄의 대학에서 민속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계신데 (파디 시점에서 교토의 대학으로 부임), 아무래도 학과 특성상 지방 장기 출장이 잦지 않았을까 싶어. 소라 아버지도 소라 아버지대로 일이 바쁘고, 소라 어머니는 꽃꽂이 가문의 당주인만큼 그 자리를 비우는 일이 쉽지 않았을 거야. 소라는 그런 집안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아버지에 대한 부재감이 컸을 테고, 그 때문에 엄마랑 더 부딪치기도 했을테지. 그리고 이건 내 추측이지만 '소라의 엄마는 모든 제자 분들의 엄마인 거야? 그런 건 아니지만, 언제나 모두를 신경써야만 하는 거구나.' 라는 부분을 보면, 엄마의 애정을 자신이 온전히 받지 못하는 것에 서운함을 느낄 때도 있었을 거 같아.
참고로 소라의 문장은 더빙판에서 '사랑의 문장' 으로 로컬라이징 됐지만 원래는 '애정의 문장' 이기 때문에 계속 '애정' 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거야. 우리나라에도 원판대로 들어왔더라면 용기우정사랑 드립 같은 건 애초에 생기지도 않았을텐데 TT
4. 이즈미 코시로
(1) 코시로와 베이더몬이 만나게 된 경위
[애니] 24화
코시로랑 텐토몬은 흰수염 도사를 찾으러 다니다가
갑자기 이런 표지판과 조우함 (디지몬도 아동만화이긴 하다는 걸 알려주는 부분)
그러더니 갑자기 땅이 꺼져서 아래로 떨어짐
은 피코데비몬이 한 짓
그리고 요상한 우주 속에서 베이더몬을 만나게 돼
[소설]
긴 내용이지만 코시로가 어떤 생각을 하는 아이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 최대한 안 자르고 가져와봤어.
남은 부분을 더 읽으면 알 수 있겠지만 코시로 에피소드는 애니랑 소설이 꽤 많이 달라. 대강 큰 줄기만 똑같고 디테일한 부분은 아예 다르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야 ㅋㅋㅋ
근데 나 같아도 애니메이션 내용 뜯어 고치고 싶었을 거 같아서 제작진들 마음 너무 이해 감 ㅎㅎ^^
디지몬 입덕한지 n년 차인 나토리지만 코시로 에피는 봐도봐도 뭘 얘기하고 싶은 건지 1도 모르겠는 것...
그런데 소설판 코시로 에피가 코시로를 이해하는 데 되게 큰 도움을 줬고, 그래서 디지몬 좋아하는 토리면 길어도 이 부분 꼭 읽어주면 좋겠엉 ㅜㅜ
소설에서는 애니와는 달리 베이더몬이 의도적으로 코시로에게 먼저 접근해.
중요한 점은 코시로 스스로가 베이더몬을 찾으러 갔다는 거야.
우선 코시로는 뚜렷한 목적 없이, 저 산에 올라가면 디지털월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것만 같아 텐토몬과 함께 산을 오르고 있었음.
그러던 중에 작은 가게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쉬어 가기로 해. 그리고 그곳에서 베이더몬과 만나게 됨.
(2권 p.78)
"정상까지는 얼마나 남았나요?"
하고 코시로가 묻자 베이더몬은,
"당신은 어째서 이 산에 정상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하고 역으로 되물었다.
"어째서라니... 그야 산인 이상 정상이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요."
코시로의 대답에, 베이더몬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이 산에 처음 오르는 것일터. 그런데 이 산을 다른 산과 똑같이 생각하고 있어. 내 말이 틀린가?"
"그, 그렇긴 합니다만..." 코시로는 어영부영하며 긍정하였다. "아닌가요?"
"나는 알 수 없어. 대답할 수 없는 것엔 침묵하라, 인 것이지."
하고 베이더몬은 대답을 얼버무렸다.
(중략)
베이더몬과의 만남은 코시로에게는 컬쳐쇼크였다.
텐토몬에게 기력 잃은 목소리로,
"저는 지금까지, 수수께끼는 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어떤 수수께끼라도, 지식을 쌓으면 반드시 대답을 찾을 수 있다고요. 하지만, 지식을 쌓으면 쌓을수록 수수께끼는 늘어만 가요. 하나를 풀었다고 생각하면, 또 새로운 수수께끼가 나타나고, 그것에는 한계가 없어요. 그런데, 수수께끼를 풀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어째서일까요? 수수께끼를 푸는 것은 두근두근 거리는 일이고 수수께끼를 풀었을 때의 기쁨은 참을 수 없는 정도니까─ 라고 지금까지 저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어요. 아마도,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수수께끼를 수수께끼인채로 두는 것이 불안하기 때문이에요."
"(중략) 베이터몬은 말했습니다. 말할 수 없는 것은 침묵하라, 라고요. 정말 그 말 그대로입니다. 지식에는 한계가 없으니 아마 제가 평생을 노력한다해도 모든 지식을 얻는 것은 불가능할거예요. 만약 불안을 없애고 싶다면, 처음부터 말하지 않는 것, 생각을 하지 않는 겁니다.
(2) 코시로가 호기심을 버린 이유
[애니] 24화
"지옥에 떨어지고 싶나?"
"아니요!"
"그럼 뭐든지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을 버려라"
"알았어요! 버릴게요! 버린다구요!"
코시로가 호기심 버린 이유
= 베이더몬이 호기심 안 버리면 지옥에 간다고 해서
...???
디지털월드에서 갑자기 지옥이요...?
[소설]
그렇다면 소설에선 어떤 식으로 전개가 되느냐,
(2권 p. 80)
베이더몬은 지구와 닮은 파란 별 위에 코시로를 좌선시키고,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가진 불안함의 씨앗은 당신의 마음 속에 있는 '알고 싶어하는 마음'이야. 그것은 훈련을 통해 없앨 수 있어"
코시로는 앞서 자신의 알고 싶어하는 마음에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베이더몬은 그 호기심이 코시로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해.
그래서 강제로 호기심을 버렸던 애니판과는 달리 소설에선 코시로가 스스로 알고 싶어하는 마음을 버리게 되지.
애니보다는 훨씬 납득이 가는 전개지 않니? 나만 그러면 미안 ㅎ
(3) 베이더몬이 시킨 수련
[애니]
?
대체 이것은 무엇인가
뭔가 심오해보이긴 하지만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이다
2n살을 먹었건만 이 장면은 봐도 봐도 뭘 얘기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음
[소설]
소설판은 이 해괴한 수련을 소설에서만 가능한 방식으로 잘 풀어냈어.
개인적으로 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부분이야.
(2권 p.80)
"또한, 말을 버려라. 말이 있기 때문에 쓸데 없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부터 말을 하나씩 하나씩 버려나가는 것이 좋아. 가장 첫번째는 'ㄴ(ん)' 이다."
그리고 코시로는 'ㄴ(ん)' 을 버렸다.
"테토모도 같이 수행을 하며 좋을테데, 왜 하지 않ㅡ 겁니까?"
(중략)
이틀째, 코시로는 '모(も)' 를 버렸다.
"테토 은 이해 ㅅ할지도 르겠지만, 왜지 기부이 굉장히 펴해지 기부이 듭니다"
칠일째, 코시로는 '테(て)' 를 버렸다.
텐토몬은 자신이 그저 '토(ト)' 가 되어버린 것이 어쩐지 슬펐다.
십팔일째, 코시로는 '토(と)' 를 버렸다.
결국 텐토몬은 이름이 없어졌다.
(중략)
이 슬픔이 텐토몬을 모치몬으로, 더욱이 슬라임형태의 쪽쪽이 모양을 한 입을 가진 바부몬으로까지 퇴화시켜버렸다.
난 처음에 이거 읽고 머리가 띵했어.
처음에 'ん ' 을 버리라길래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했거든?
근데 코시로가 텐토몬의 이름을 부를 수 없게 된 거 보고 와 이거였구나, 싶더라.
애니메이션에도 텐토몬이 퇴화하는 연출은 나오지만 애니만 봐서는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고, 왜 유년기까지 퇴화하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어.
근데 코시로가 텐토몬의 이름을 부르지 않음으로써 텐토몬은 존재 이유를 잃었고, 그렇기 때문에 진화가 아닌 퇴화를 거듭했던 거야. 더욱이 자신조차도 코시로의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유년기까지 말이야.
처음부터 이 연출을 고려했던 건지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히 이런 연출이면 애니메이션으로는 구현해낼 수 없겠다 싶더라고.
소설판 읽으면서 사길 잘했다는 생각 여러 번 했지만, 코시로 에피 읽을 때는 책 산 내 머리 쓰다듬어주고 싶을 정도로 좋았어 ㅜㅜ
그래서 이 부분은 꼭 디지몬 좋아하는 토리들이랑도 공유하고 싶었음! ㅎㅎ
그럼 2편은 여기서 마무리 할게! 읽어줘서 고마워 토리들아!
근데 소설은 진짜 철학적이고 좋다 ㅠㅠㅠㅠ
엄청 신경쓰고 공들인 티가 팍팍나..
아마 톨이 글을 찌지 않았으면 잘몰랐을 거야 고마워♥♥
그리고 소라 부분도 난 그저 엄마가 소라보고 여자다워지라고 몰아쳐서 말다툼하고 사이 안 좋아진 줄만 알았는데...ㅜㅜ그것만이 아니구나..
소라 마음 이해간다 ㅠㅠ초5면 부모님의 애정 받아야할 나이지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