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란국연가 결말 스포가 포함되어 있음
-안녕하세요 작가님.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서 정말 기쁩니다! <상수리나무 아래> 1부가 완결이 되었네요. 잘 지내고 계신지요?
잘 지내고 있습니다,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끝내서 너무 홀가분하고 기쁘네요. 사실 이만한 규모의 장편 소설을 시점 변화 없이 한 인물로만 끌고 오는 게 쉽지는 않았었거든요. 지금 외전을 쓰는 중인데, 새로운 인물의 시각으로 쓰니 신선하기도 하고 세계관도 좀 더 넓게 묘사할 수 있어서 글 쓰는 재미가 새록새록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학생 때부터 글을 쓰신 걸로 유명한데요. 처음으로 글을 쓴 것은 언제쯤인가요?
처음 글을 쓴 건 초등학교 5학년 때였어요. 그러다 중학교 때 전학을 간 학교에서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그 친구의 영향으로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나중에는 같이 카페도 만들어 릴레이 소설을 연재하기도 했습니다. 그 카페에서 연재했던게 바로 <봉루>이고, 후에 그걸 연재 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장르 소설을 쓰게 된 거죠.
( https://www.dmitory.com/novel/55274150 참고)
-<희란국연가>에 우리 소루와 야토는 잘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잘 지내고 있지 않을까요(삐질). 외전 이외의 방식으로 후일담을 풀기가 참 조심스럽네요. 제가 책을 읽고 나면 항상 뒷이야기를 공상하며 즐기는 편이라...각각 작품에 대한 감상이나 해석이 있을텐데, 제가 혹시 그 부분을 침해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요. 하지만 <희란국연가>는 워낙 뒷이야기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언젠가 외전을 쓸 생각입니다. 그때 조금이나마 풀어보겠습니다.
-<희란국연가>외전이라니요, 세상에! 혹시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지금 연재하고 있는 <상수리나무 아래> 완결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습니다. <상수리..>가 끝나면 <희란국연가> 외전 작업부터 할 계획이에요. 아직 쓰고 싶은 이야기가 남아 있기도 하고, 외전을 기다리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 것 같더군요. 그분들을 생각해서라도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외전을 쓰고 싶지만, 일단은 <상수리..>부터 마무리해야 시간적으로 여유가 날 것 같아요.
-<희란국연가> 진짜 남주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한데요.
독자분들 나름대로 각각 생각하신 게 있을 텐데 제가 '진짜 남주는 누구다!'라고 말하기가 어렵네요. 자현이 남주지만 조연과 맺어진 소설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처음부터 야토가 남주였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 수도 있고... 받아들이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의 남주, 여주를 만들 때 참고한 모티브가 있으신지요?
특정한 모티브가 있거나 실존 인물을 참고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아! 예외로 <상수리..>의 맥시는 외모 부분에 한해서 영향을 받은 작품이 있네요. 사실 초기작에서 맥시는 연한 갈색 머리였습니다. 그러다가 클림트의 <다나에>라는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풍성한 붉은 머리로 변경했죠. 물론 외모만 두고 보면 맥시가 좀 더 앳된 인상이고 클림트의 그림은 훨씬 더 성숙한 여성이긴 하지만요. 표지를 제작할 때도 일러스트 작가님께 클림트의 <다나에>를 모티브로 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그림이기도 하고 따뜻하고 관능적인 이미지가 소설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상수리..> 같은 초장편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으셨나요?
사실 <상수리..>는 아주 오래전에 써 둔 구 미완 습작입니다. <미온의 연인> 보다도 2년도 전에 쓴 글이죠.
당시 대학 기숙사에서 사귄 친구들에게 취미로 소설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는 바람에 저는 야시시한 소설을 쓰라는 협박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들의 요구에 못 이겨 쓰던 게 상수리의 초기작이죠.
-혹시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사랑'이 가장 부각되는 작품인 것도 그와 관련이 있을까요?
제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너무 어둡다, 로맨스 소설답지 않다, 라는 평가가 있어서 좀 신경쓰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리메이크를 하면서 나름대로 이번만큼은 로맨스에 충실한 소설을 써 보자고 작정하고 쓰기도 했어요. 그래서 기존작들과는 작풍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맥시와 리프탄의 체격을 현실 단위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정확한 프로필은 리프탄이 196cm, 맥시는 162cm 입니다. 맥의 머리가 리프탄의 어깨쯤에 오죠.
-독자들의 눈물을 쏙 뽑은 장면이 있죠. 바로 맥시와 리프탄이 서로 마음을 터놓는 장면인데요. '널 생각할수로 고독하고 외로워져. 너는 날 상처투성이로 만들겠지' 이부분은 언제쯤 구상하셨나요.
리프탄이 맥시를 오래전부터 짝사랑했다는 설정은 초기작을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정해 놓은 설정이었는데, 이 남자의 과거를 디테일하게 짜기 시작하면서 맥시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리프탄은 적당히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자기 신분에 걸맞지 않은 여자를 짝사랑하게 되면서 명예도 손에 넣어야지, 부귀영화도 손에 넣어야지, 보답을 받으리란 보장도 없고 항상 공허하고 외롭지... 사랑 하나 때문에 참 고생스럽게 살아가게 되죠. 너무 고되어서 차라리 해방되고 싶지 않았을까..그런 심정을 상상하며 쓴 대사였습니다.
-<상수리...>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하나는 맥시가 원정길에 빗속에서 목욕을 하는 장면이고, 또 하나는 맥시가 함락 직전에 놓인 에텔렌성을 구하는 장면, 마지막 하나는 맥이 학대당하는 것을 리프탄이 목격하게 되는 장면입니다.
-맥시가 세계탑으로 떠나면서, 세계탑에서 리프탄과 만날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독자분들이 많으셨어요. 세계탑은 정말 면회가 안되는 건가요?
마법사들은 가능합니다. 루스는 노르누이에 발을 들이는 순간, 탑 꼭대기로 끌려가 연금될 테니 얼씬도 못하겠지만, 평범한 탑 소속의 마법사들은 면회가 가능합니다.
-외전 이후 2부에서는 어떤 내용이 진행될지 살짝 귀뜸해 주실 수 있을까요?
2부는 맥이 고위 마법사가 되어 아나톨에 귀환하는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세계탑의 이야기는 앞에만 살짝 나오고 본격적인 스토리는 맥이 세계탑을 나온 뒤 부분부터 진행될 거예요.
-<상수리...> 관련 마지막 질문입니다. 중요한 질문이죠. 해피 엔딩인가요?
제가 원래 결말이 이렇다 저렇다 미리 말하는 걸 싫어하는데, 상수리는 그냥 못 박아 두겠습니다. 상수리는 로맨스 소설다운 로맨스 소설을 써 보겠다고 작정하고 쓰기 시작한 거라 괜찮을 것 같아요. 당연히 해피엔딩입니다. 새드 엔딩은 물론, 뒷맛이 찝찝한 반오픈 엔딩도 내지 않겠다고 공약 걸겠습니다.
-차기작 계획에 대해 꼭 여쭤보고 싶어요. 작품 키워드나 설정, 소재 등 간단하게라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상수리처럼 긴 장편 소설은 향후 몇년간은 쓰지 않을 생각입니다. 중편이나 단권, 혹은 2권~3권 정도의 분량을 주로 쓰려고 작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으신지 포부나 소망이 있다면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지구력이 강한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은데 속도가 따라붙지 않아서 속상합니다. 제가 끈기가 부족한 편이라 힘든 일이 있거나, 슬럼프가 오면 접어 버리는 일이 많거든요. 상수리도 연재를 하면서 몇 번이나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유료 연재를 하면서 끈질기게 계속 쓰면 또 써진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써서 은퇴할 즈음에는 최소 40종은 남기는 게 목표입니다.
-독자분들꼐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릴 때부터 글을 쓰면서 제가 느낀게, 누군가가 읽어 주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물며 동생이나 친구를 붙들고라도 내 글을 읽게 만들고 싶은 게 글 쓰는 사람들이 가진 공통된 욕구가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제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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