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 읽었어. 이펍에 풀리기 기다리다가 못 참고 읽었다!
후기들 읽으면서 기대감 만땅이었고 재밌게 읽긴 했는데 인생작은 아니었어...ㅎ
스와핑, 반칙 읽고나서 느낀 건데 채팔이님 소설은 내 취향이랑 미묘하게 어긋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더라.
그래도 매력적인 캐릭터랑 사건이랑 L 보는 맛에 나름 재밌게 읽었음!
1.
까칠한 약수를 상상했는데 1권에서 하원이가 생각보다 남성미 넘쳐서 놀랐어.
그런 애가 권수 넘어갈수록 무너지고 약해지는게 보여서 마음 아팠다.....ㅠ
열여섯의 주하원만 생각하면 슬퍼져. 약한 소리 하고 싶어도 꾹 참는 우리 하원이..하..
글고 공이 강압적이라고 들어서 수편애자에 가까운 나토리 걱정했는데 권대표 품었다.
하원이한테 감정있는거 빤히 보여서 그렇게 밉진 않더라고. 아닌척해도 휘둘리는거 잘 보여...ㅋ
삐뚤어진 사람이 감당 못 할만큼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모양새가 오히려 귀여웠어.
그리고 하원이가 진심 내보일까봐 괴로워하긴 했지만 결국 먼저 인정하고 내려놓은 건 권대표였음..ㅠㅠ
3인칭으로 말하는 것도 하원이가 내 대표님이라 부르는거 좋아서 그러나 싶고ㅋㅋㅋ
돈으로 보인다는 말에 뒤끝 막권에서도 안 풀린거 진짜 애샛기냐구...
근데 둘이 배틀하는거 첨엔 두근두근 좋았는데 나중엔 떠보고 계산하는거 이젠 좀 그만했으면 싶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탐색하는 1~4권보다 몰아치는 5~6권이랑 L 넘치는 7권이 더 재밌었어!
2.
매력적인 주변 인물들! 귀여운 자하랑 바그너 좋았다!
의외였던 캐릭터는 탕방. 정체(?)도 그렇고 난 얘 이름에서 잘생김을 못 느껴서
잘생겼다는 언급 없었으면 내 상상속 탕방은 그저.......말잇못......이었을 것.....
하지만 반칙 캐릭터중에서 에일권이 제일 매력적이었어.
정병있는 싸패인데 면전에서는 예의차리는 미친 나쁜놈이라니.
근데 은근 연민 불러일으키고 또 괜히 오버하면서 하원이한테 찝적거리는거도 귀여웠던 거 아니..?
대표님 순정 생각하면 얜 사랑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하원이한테 특별함 느끼는 건 맞고 끝까지 집착싹 보이는 것도 좋았음.
내 감상으론 얘도 결여돼있는 애라 자기 감정 제대로 자각하진 못한 것 같기도 해. 얜 사랑이 뭔지 영원히 모를 것 같음.
그래서 좋았어 ^^ 이런 미친놈도 있어야지 ^^
3.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서 미칠 것 같은 사건!을 기대했는데 그건 아니어서 아쉬웠다.
카드게임 얘기는 재밌었는데 위키리크스는 솔직히 흥미를 못 느낌... 읽다가 중간에 몇 번 끊었어.
사실 권대표가 하원이한테 접근한게 위키리크스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되고 손잡는다고 했을 때 오~ 싶었는데,
만악의 근원 주상경이 한 짓 따라가는 게 재미없었어ㅠㅠㅠㅠ 주상경이 싫기도 했고.
아니 아들 그렇게 사랑하면서 왜 그따구로 남겨놓고 갔는지도 이해 안 가고
그렇게까지 욕심을 부렸어야 했나 알고 싶지도 않고 결과적으로 하원이 인생 구렁텅이에 빠뜨린 것..
주상경 얘기 나올 때마다 흐린눈으로 읽었어... 하원이가 권대표한테 죄책감 갖는 것도 주상경 때문.. 하.. 그만 좀..
4.
채팔이님 글 치명.... 섹시.... msg.... 스탈이라고 말하는데 난 그게 잘 맞는 것 같진 않음.
사실 1권 초반에 하차위기 잠깐 느꼈는데.. 하원이의 염세적인 태도가 드러나는 서술이었던가...
아직 얘가 어떤 앤지도 모르는데 벌써 분위기 잡고 있어서 친해지기 힘들었어... 난 사실 후반부 하원이를 더 좋아해.
그리고 대사 스포 밟고 읽어서 감흥이 덜했던 걸 수도 있지만 대사 취향이 잘 맞지는 않았던 듯.
몇몇 대사는 좋았는데 몇몇 대사는 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해서 여튼...
그리고 스와핑 수도 그렇고 캐릭터들이 상스러운 말을 입에 올리는데 이게 제일 안 맞는듯ㅠㅠ
스와핑에서는 소헌이가 그러면 서호가 그런 말 쓰지 말라고 싫은 티 내서 괜찮았던 건가봐.
공이랑 수가 둘 다 상스러운 말 쓰니까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었어.........흑흑.............
5.
전체적으로 중간 중간 장면이 쎄다고 해야 하나. 확실히 임팩트가 있는 것 같거든.
근데 간혹 장면과 장면 사이의 유기적인 연결은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어.
사건이 촘촘하게 깔려있긴 한데 아쉬웠던 건 다른 인물들-특히 에일권-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그 정보를 무슨 방식으로 손에 넣은 건지 의문이 남는 부분이 있었고
마지막에 밀러 배신이랑 권이재 발악하고 퇴장하는 부분은 좀 후다닥 느껴져서 아쉬웠으..
6.
이건 딴 소리지만 하원이가 7권에서 에일권한테 딴 돈까지 해서 총 70억 기부함에 넣었잖아.
하원이는 그 게임으로 즐거움도 조금 느끼고 통쾌함도 느낀 것 같았지만 나는 되게 허무했어.
왜냐면 얘가 40억때문에 그동안 어떤 고생고생을 하며 살아왔는데 싶은 거야.
있는 거 없는 거 다 딜 걸어야만 받을 수 있는 조건이었는데
에일 같은 사람한테는 그 짧은 시간에 아무렇지않게 내놓을 수 있는 돈이라니...
7.
다시 하원이랑 대표님 얘기로 넘어오자면, 우려했던 것과 달리 난 이리보고 저리봐도 L이 느껴졌어.
비정한 현실에 던져져서 지킬 거라고는 하나밖에 없는 하원이가 넝마가 되고나서,
고압적이고 비틀린 인간인 권태하가 휘둘리는 게 싫어서 상처 입히고 또 상처받고나서야
인정하고 받아들인 만큼 얘네 진짜 계속 예쁘게 사랑했음 싶더라.
재고 따지던 이들이 어디갔나 싶을 정도로 이젠 져준다는 자각도 없는 두 사람 ^^
대표님 아니면 누가 주하원 감당하고 하원이 아니면 누가 대표님 감당하겠어.
8.
아, 물론 대표님의 호구길을 응원하지만 하원이 총 맞은 건 다시 생각해봐도 열불남.
평생 안절부절하며 살아라 권대표 ^^
어떻게 마무리해야할지 모르겠네. 머쓱...........ㅎ
발췌를 남기고 이만 떠나도록 할게.
#
권태하는 자신이 걸치고 있던 회색 카디건을 벗어서 내게 입으라 말했다.
지시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카디건을 걸쳤다.
소매의 길이와 품이 원래 내 사이즈보다 넉넉했다.
"예쁘네."
#
"왜 울어."
여상하게 말하는 권태하를 바라봤다.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마냥 무심하고 여유로운 남자의 얼굴 그대로였다.
손을 뻗어 그를 끌어안았다. 덜덜 떨리는 몸을 그에게 한껏 붙이고 그의 몸에 매달렸다.
아버지, 아버지. 당신은 어째서 그렇게까지.......
"위로해주는 거야?"
오히려 그가 내 등을 쓸어내렸다.
"감동인데."
#
"너무 쏘아붙이지마. 그렇지 않아도 난 충분히 불행해."
그가 망고를 씹으며 무성의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우리 둘이 핥아볼까?"
#
"도망갈 정도로 내가 무서웠어?"
이 역시도 사실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입술을 열었지만,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네가 무슨 짓을 하든지 내가 용서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고?"
#
"그게 문제야?"
"그게......?"
"내가 사채업자에게 너를 사창가에 넘기지 말라는 지시를 했고,
죽지 않을 정도로 서서히 숨통만 조이라고 했던 게?"
불현듯 그가 내 심장을 꽉 조여 버렸다.
아니, 숨이 갑갑한 걸 보니 목이 조이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 새끼는 널 가지면 안 되나?"
#
"앞으로는 너와 내 사이에 딜 같은 건 없을 거야."
"......."
"더는 주하원과 계산하고 싶지 않아."
#
[아....... 주하원.]
가슴이 꽉 옥죄이는 느낌이 났다.
[너무 똑똑하면 사랑받기 힘들다고 하던데 큰일 났어. 난 주하원이 똑똑해서 좋은 것 같으니.]
"고백은 나중에 정식으로 하시죠."
[주 딜러 심장 가지려면 호구되는 게 답이었어?]
#
"사람이 왜 그래요?'
"뭐?"
"왜 또 시험하려고 합니까?"
"시험하는 거 아니야. 네 마음을 알고 싶은 거지."
내 마음이라.......
"대표님 마음은 어떤데요?"
"널 좋아하지. 호구돼도 상관없을 정도로 아주 많이."
#
"그럼 너무 억울한데요."
"뭐가."
"대표님은 저도....... 가지게 됐고, 살았고... 운도 좋지 않습니까."
"어차피 내가 더 좋아하잖아?"
#
"왜 이렇게 예쁜 짓을 해."
"대표님 질리지 말라고요."
"은근히 뒤끝 있네."
그가 비 오는 골목에서 만났던 때처럼 주하원의 뺨에 얼굴을 가져다 댔다.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 솜털까지 일어나는 것 같았다.
"난 어떻게 하면 잘 보이나?"
"계속 돈만 많으면 되죠."
"쫄딱 망하면 버리겠다는 소리야?"
"대표님 매력은 돈에 있는 거 모르셨습니까?"
"대표님은 얼굴도 능력도 비범하잖아. 그 짓도 잘하고."
#
대답하는 사이에 그는 새로 꺼낸 동그란 얼음을 주하원의 입에 쏙 넣었다.
주하원이 얼음을 입에 물고 그를 바라봤다.
"대표님 열 좀 식혀줘 봐."
화났으니까.
#
"내가 아무리 아끼면 뭐해.
좆같게도 너 같은 새끼들이 자꾸 넘보는데 말이야."
#
"왜 귀엽게 굴어요?"
주하원이 꼭 그날 같잖아.
자신의 입에서 피가 나와 놀랐던 날처럼 그답지 않은 반응을 보고 중얼거렸다.
"날 보고 귀엽다고 하는 사람은 세상에서 너뿐일 거다."
#
"주하원이 깨어나면......."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깨어나기만 하면 다시 태어난 것처럼 사랑해주기로 했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아이처럼 무한한 마음을 주고 싶었어."
#
"하원아."
권태하의 부름을 주하원이 듣지는 못했다.
"이렇게 부르니 더 애기 같네."
그는 소파 끄트머리에 접혀있던 차렵이불을 펼쳐 주하원의 몸을 감쌌다.
둘둘 고치처럼 말아 침실로 안고 가는 와중에도 주하원이 깨는 일은 없었다.
#
"알 게 뭐야. 너한테만 뜨거우면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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