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 부분은 없음
(즉 마지막 발췌랑 결말 상관무)
♪ Theme Generique Fin 'Golden The Pony Boy' - Kimiko Ono
1~4화:Be careful of mad guy in the summer(한 여름의 미친놈을 조심해)
https://www.youtube.com/watch?v=aot7pZAIiZw
가끔 지독하게 운수가 나쁜 날이 있다.
*
완은 홀로 급식을 먹고 비가 내리는 바깥을 바라보며 복도 창가에 턱을 괴고 섰다.
건조한 흙 알갱이만 돌아다니던 운동장 흙이 빗방울에 젖어 든다.
“우산도 없는데.”
*
무정후는 귓바퀴를 스치고 지나가는 미세한 물기에 잠에서 깼다.
*
헐렁한 교복은 교복의 주인이 팔을 들어 올릴 때마다 겨드랑이 속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무정후는 작열하는 햇빛에 눈을 좁히며 눈앞의 소년을 바라본다. 속살은 햇빛을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것처럼 뽀얗다.
*
완은 새파란 하늘을 향해 고개를 젖혔다. 되는 일 하나 없는 지독히 운수 나쁜 날이라고 생각하면서.
♪ Prologue (Tango Apasionado) (Instrumental)- Astor Piazzolla
7~12화:A 1% shortfall(1%의 결핍)
https://www.youtube.com/watch?v=T8bm8le5oL0
그의 눈은 기쁨의 눈물이 차오른 것처럼 빛이 났다.
“도련님이 너 도련님네 학교로 전학시켜주신대!”
“뭐?”
*
등 떠밀려 너무 섣부른 결정을 내린 건 아닌가 싶었지만 남자가 말한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남자의 등 뒤로 금방이라도 소나기를 퍼부을 것 같은 까만 먹구름이 점차 밀려오고 있었다.
*
그들은 완의 등을 향해 무자비하게 공을 집어 던졌다. 완은 날개뼈, 등허리, 골반, 엉덩이, 허벅지를 연달아 강타하는 하얀 공들이 발치에 떨어질 때마다 울음이 나올 것 같았다.
*
“완아.”
그가 완의 이름을 다정히 불렀다.
“너 내 방에서 살아라.”
♪ final warning- Skylar Grey
13~19화:Once bit, twice shy(한 번 물리고 나면 두 번째는 겁내는 법)
https://www.youtube.com/watch?v=ToOFtvvFGGo
“부담 가지지 말고 편안하게 생각해. 네가 살던 칙칙한 컨테이너 집처럼.”
*
바지가 내려가자 언젠간 벗겨 보았던 것처럼 뽀얀 허벅지가 나타난다. 침대 턱에 발을 올려놓은 다리가 잘 빚은 도자기 같다. 그 다리를 물 흐르듯이 내려오면 역시나 가느다란 발목이 눈에 밟힌다.
아직은 이르다. 급히 먹으면 체하는 법이다.
*
둘은 채도가 낮은 복도를 나란히 걷고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잘 자.’
완은 무정후의 말에 바로 대꾸했다.
‘너도.’
*
“기부 앤 테이크 몰라? 난 네게 기부를 했고 넌 내게 값을 치르는 거야.”
*
완은 이상한 음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눈을 감았다. 지난밤의 일을 잊고 싶지만, 그리 쉽지 않았다.
*
“너 때문에 내 인생 조지고 싶지 않아.”
“내가 얽혀서 인생 조진다는 사람 처음 봐.”
♪ COCO(feat. Lilja Bloom)-Parov Stelar
20~24화:The vortex of fate(운명의 소용돌이)
https://www.youtube.com/watch?v=MgnwUgROfZw
이사장의 말을 끝으로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완은 군중들 틈에서 푹 삶은 양배추처럼 쪼글쪼글해졌다.
*
하얀 세상 속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두 세 명의 사람들이 군데군데 뭉쳐 있었다. 하얀 설원 위에 점점이 박혀 있는 그들은 무덤을 파는 것처럼 삽으로 깊은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
그들의 행동은 한여름에 털모자를 쓰고 있는 것처럼 이상했다.
*
눈을 감자, 보호자를 따라와 환호하던 어린 꼬마들이 기억났다. 아마 그들은 커서 무정후처럼 될 것이며, 무정후의 어린 시절도 저런 추억으로 얼룩져 있을 것이다.
*
“헌신짝처럼 버려지기 전에 나한테 빨대 꽂아.”
무정후가 웃으며 말했다.
♪ RADIO HEAD - Exit Music (for a Film)
50화:Unpredictable(예측할 수 없는)
https://www.youtube.com/watch?v=50rlHVe6g9Q
해가 밝았다. 완은 주방 바닥으로 들어오는 햇볕에 눈을 떴다.
*
완은 기다랗고 커다란 식탁 안에서 완전히 몸을 빼내었다. 색종이 접기 처럼 반 접고 잔 몸은 움직일 때마다 관절이 삐걱댔다.
*
몸을 가리기 무섭게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조그만 수영장 하나 파고, 그 주위로 정원을 세울 계획이라서요.”
“오.”
*
바퀴가 굴러가자 트럭의 진동이 거세게 올라왔다.
완은 처음 올라탔을 때보다 심해지는 진동이 자신의 가슴 속에서 나는 진동일지도 모른다고 느꼈다. 트럭이 정원을 지나 대문으로 향할수록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 I Feel Like I'm Drowning - Two Feet
72화~ Dear my horror(친애하는 나의 호러에게)
https://www.youtube.com/watch?v=i_WTHkBuqbg
완은 문득 무정후의 속내가 궁금해졌다.
박 완의 첫 번째 호기심은 책에 낙서하는 무정후가 자신만의 일기장은 없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
꽃의 시든 뿌리는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
*
“어떻게 아빠가 죽은 걸 숨겨!”
“어떻게 아빠가 죽은 걸 숨겨!”
“어떻게 아빠가 죽은 걸 숨겨!”
*
얇은 유리가 얼음 결정체처럼 깨졌다.
무정후가 깔고 앉은 자리 밑으로 따가운 유리 조각들이 그의 몸에 박혔다.
로그인 해주세요.